CAFE

자유게시판

잊혀진 계절 21

작성자경매이야기(전주)|작성시간26.06.20|조회수58 목록 댓글 15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를 모르겠습니다.

모든 꿈도 희망도 날아갔으니 인생이 끝난 것 같습니다.

패배자로 전락한 모자란 아이의 방황이 시작됩니다.

2학년이 되었지만 학교도 가지 않고 정처 없이 떠돌다가 아무 버스나 타고 종점까지 가서 헤매기도 하고 공사장에 찾아가 며칠간 모래통을 지기도 합니다.

어수선한 시기라 학생들의 데모는 학교에서도 시내에서도 수시로 열리는데 무슨 투사나 된 것처럼 괜히 데모대열에 합류하기도 합니다.

그런데 이쁜 아이가 서울로 가지 않고 같은 학교에 입학했다는 소식이 들려옵니다.

열등감에 사로잡혀 방황하던 모자란 아이는 이쁜 아이가 같은 공간에 있다고 생각하니 더 보고 싶습니다.

그러나 죽도록 보고는 싶은데 한편으로는 이쁜 아이와 마주칠까 봐 학교에 가기가 더 두렵습니다.

패배자로 전락한 자신의 초라한 모습을 이쁜 아이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너무 보고 싶으면 가끔씩 학교에 가 우연을 가장해서라도 이쁜 아이를 만날까 하여 캠퍼스 여기저기를 돌아다녀도 매번 이쁜 아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몇 달이 지나고 어느 날입니다.

리포트를 내라고 하여 자료를 찾기 위해 학교 도서관에 갔습니다.

자료를 구해 빈자리를 찾는데 빈자리가 하나 있습니다.

양쪽 3명씩 6명이 앉는 테이블이고 가운데 한자리가 비어 있습니다.

모자란 아이는 앉아 있는 사람들 얼굴도 보지 않고 자리에 앉아 자료를 정리하고 있는데 앞자리에 앉아 있는 학생이 손을 뻗어 테이블을 툭툭 칩니다.

쳐다보니 그렇게 보고 싶었던 이쁜 아이입니다.

숨이 콱 막힙니다.

심장이 멎어버릴 것 같습니다.

나가서 얘기라도 하고 싶은데 패배자가 되어버린 처지라 그냥 눈인사만 하고 다시 자료를 보는데 글씨가 눈에 들어오지 않습니다.

이쁜 아이와 같은 공간에 있기가 힘듭니다.

어색함을 참지 못하고 잠시후 먼저 간다며 그냥 나와 때마침 시위중이던 대열에 합류하고 맙니다.

데모를 하는 내내 이쁜 아이를 보고 싶었으면서도 피해버린 자신을 탓하면서 마음은 온통 이쁜 아이에게 가 있습니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 작성자초록단비(김해장유) | 작성시간 26.06.20 속마음을 밖으로 표출을 못하시니 본인은 얼마나 답답했을까요,~
  • 작성자하이택(전주) | 작성시간 26.06.20 거참 시골뜨기는 어쩔 수 없네요..
    그래도 이야기 전개가 잘 될것 같은 예감......
  • 작성자정희야 파주 | 작성시간 26.06.21 첫사랑은 모든게 서툴어서 그렇게
    서로의 길에서 그리움만 담아 가는 거래요 ㅎㅎ
    순수했던 그 시절
  • 작성자노송동 | 작성시간 26.06.21 지나고 나니 용기기 없던거에
    더 열받겠어요~ㅠㅠ
  • 작성자소리(고성) | 작성시간 26.06.21 지금은 이쁜아이와
    모자란아이는
    함께 가족이 되어
    잘살고 있습니다
    라는 생각이 들어여
댓글 전체보기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