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06/23(火) 세월은 고장이 없기에! (2,399)
檀紀 4359年 陰曆 05月09日
세월은 고장이 없기에!
문득 벽시계를 바라본다.
초침은 쉼 없이 제 길을 간다. 오래된 시계는 멈추기도 하고, 건전지를 갈아 주어야 다시 움직인다.
자동차도 수시로 점검을 받아야 하고, 사람 또한 피곤하면 쉬어야 한다. 그러나 세월만은 다르다.
세월은 단 한 번도 고장이 난 적이 없다. 누구의 사정도 봐주지 않은 채 묵묵히 흘러간다.
살다 보면 인생에도 고장이 나는 순간이 찾아온다. 몸이 아프고, 마음이 무너지고,
믿었던 사람과 이별하기도 한다. 때로는 모든 것이 멈춘 듯한 절망 속에서 하루를 보내기도 한다.
그럴 때마다 우리는 시간마저 멈추기를 바란다. 하지만 세월은 잠시도 걸음을 멈추지 않는다.
처음에는 그런 세월이 야속했다. 슬픔 속에 머물고 싶은데도 세월은 나를 앞으로 떠밀었다.
그러나 돌이켜 보면 멈추지 않는 세월 덕분에 오늘의 내가 존재한다. 깊은 상처도 세월이 어루만져 주었고,
눈물로 지새운 밤도 세월 속에서 차츰 추억이 되었다. 세월은 말없이 흐르지만,
가장 따뜻한 위로를 건네는 치유자였다.
세월은 고장이 없기에 우리에게 오늘이라는 선물을 준다.
어제의 후회에 머물기보다 오늘을 사랑해야 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미루었던 안부를 전하고, 고마운 마음을 표현하며, 작은 행복에도 감사할 수 있다면
그 하루는 결코 헛되지 않을 것이다.
세월은 오늘도 변함없이 흐른다.
우리가 할 일은 그 흐름을 붙잡는 것이 아니라, 세월과 함께 아름답게 늙어 가는 일이다.
고장 없이 흐르는 세월 속에서 향기로운 추억 하나씩 쌓아 간다면,
인생 또한 고장 없는 아름다운 여행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세월은 멈추지 않기에 더욱 소중하고, 고장이 없기에 더욱 겸허히 살아야 함을 새삼 느껴본다."
아울러, 흐르는 세월은 막을 수는 없지만, 그 세월을 아름답게 채우는 일은 우리의 몫이 아닌가 싶다.
정 희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