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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적의사(利敵意思) 없는 군사작전을 외환의 죄로 단죄한 위헌적 판결

작성자김태환|작성시간26.06.18|조회수1 목록 댓글 0

이적의사(利敵意思) 없는 군사작전을 외환의 죄로 단죄한 위헌적 판결

  • 이재원(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북한에 몰래 거액의 달러를 보냈던 전현직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는데

무인기를 보낸 어떤 대통령은 징역 30년이라니 누가 이런 판결을 납득하겠는가.

 

지난 12일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합의 36부는 이른바 ‘평양 무인기 작전’과 관련하여

윤석열 전 대통령에게 형법상 일반이적죄 등을 적용하여 징역 30년을 선고하였다.

그러나 이 판결은 외환의 죄 성립의 본질과 죄형법정주의의 근간을 허물었을 뿐 아니라

국가안보 및 방위 체계 전반에 중대한 위험을 남긴 판단임을 지적하며, 깊은 우려 속에 규탄한다.

재판부는 이 사건 작전이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였다”고 보아,

형법 제99조의 일반이적죄의 성립을 인정하였다.

일반이적죄는 외환유치죄·여적죄·간첩죄 등 특정이적죄에는

해당하지 않는 경우에 적용되는 외환죄의 보충적 규정 내지는 그 구성요건이라는 점에서,

재판부가 그 구성요건 중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행위’ 부분을 인정한 것이다.

그러나 외환의 죄로 처벌될 정도라면 경중을 가리지 않고 우리 군에 손실을 끼친 모든 행위가 아니라,

외부의 적과 통모하거나 적을 이롭게 함으로써

국가의 외적 안전을 위태롭게 하는 행위의 정도까지 포섭되어야 한다.

또한, ‘외환의 죄’ 전체가 ‘적국’을 전제로 그에 가담하거나 협력하는 행위를

무겁게 처벌하는 체계로 되어 있는 이상,

일반이적죄 역시 적국을 이롭게 하려는 이적의사(利敵意思)를 그 성립의 본질적 요소로 갖추어야 한다.

문언상 ‘적국을 위하여’라는 표현이 명시되지 않았다는 사정만으로 이 요건이 면제될 수는 없으며,

만약 그러한 의사 없이 결과적으로 대한민국의 군사적 이익을 해하였을 것이라는

추상적·추측적 판단만으로 모든 군사 작전이 외환의 죄에 포섭된다면,

‘외환의 죄’는 북한이라는 예측 불가한 집단에 대한 군사 작전 운용 전반을

사후적·정치적으로 단죄하려는 정치적 범죄로 변질되고 만다.

그런데 이 사건에서 우리 군의 무인기 작전은 그 외형과 실질에서 북한을 이롭게 하려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잇따른 오물풍선 및 무인기 도발에 대응하는 방향으로 이루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 원인을 제공한 반국가단체인 북한을 이롭게 하려는 이적의사가 도대체 인정될 여지가 없음에도, 재판부는 행위자의 내심에 비상계엄의 명분을 조성하려는 정치적 목적이 있었다는 사정을 들어 이를 외환의 죄로 포섭하였다. 그러나 그러한 정치적 목적은 직권남용 등 다른 범죄의 구성요건으로 포섭될 수는 있어도, 적국을 이롭게 하려는 이적의사로 포섭하려는 것은 한참 빗나간 논리적 비약이다. 국내적·정치적 동기를 외환의 죄 성립의 이적의사로 손쉽게 치환하는 것은,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하는 행위’라는 문언 본래 의미의 한계를 피고인에게 극단적으로 불리하게 해석한 것이다. 형벌법규의 해석에 있어 해당 형법 조항 명문의 의미를 피고인에게만 불리한 방향으로 확장하거나 유추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나 허용되지 아니한다는 것이 확립된 법리이자 헌법 및 형사법의 대원칙인바, 이 사건 판단은 죄형법정주의의 한계를 한참 벗어난 것이다. 결국 비상계엄의 명분 조성이라는 국내적· 정치적 목적을 인정하면서 동시에 북한을 이롭게 하려는 이적의사까지 인정하는 것은 논리의 비약이거나 그 자체로 양립하기 어려운 모순이므로, 이는 외환의 죄가 본래 요구하는 주관적 요건을 법원이 헌법원칙까지 저버리면서 사실상 형해화한 것이어서 결코 용인될 수 없다.

이러한 사법기관의 법리적 오류는 단지 한 사건의 결론에 그치지 않고 국가방위 체계 전반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하게 된다. 군사력의 운용은 그 본질상 위험과 손실의 가능성을 내포함에도, 당시 군 통수권자의 이적의사를 손쉽게 추단하고, 그 작전의 결과가 아군에 불리하였다는 사후적 평가만으로 외환의 죄라는 가장 무거운 범죄의 성립을 인정한다면, 앞으로 군 통수권자를 비롯한 군 지휘부와 장병들은 적의 위협과 도발 앞에서 즉각적 대응에 나서기보다 사후의 형사책임을 먼저 우려하여 본능적으로 면피하려는 소극적 대응으로 일관할 것이 뻔하다. 이는 군의 즉응성과 상명하복이라는 지휘체계의 본질을 흔들고 적의 도발에 대한 억제력을 약화시키는 것이라서 국가안보에 미칠 해악이 결코 가볍지 않다. 이러한 전반적인 국가 기관의 안보 경시 풍조는 최근 국방부 산하 전쟁기념사업회가 6·25전쟁을 중국의 선전 용어인 ‘항미원조(抗美援朝)’의 시각과 병렬로 소개하는 교육을 기획하였다가 국민적 공분 끝에 중단한 사태와도 무관하지 않다.

나아가 이번 판결은 책임과 형벌이 비례하여야 한다는 헌법적 원칙에 비추어도 납득하기 어렵다. 앞서 본 바와 같이 적국을 이롭게 하려는 이적의사가 쉽게 추단될 수도 없고, 실제로 북한의 강력한 무력도발이라는 결과도 발생하지 아니하였음에도, 재판부는 법정형 중 사실상 최고 수준에 근접한 징역 30년을 선고하였다. 이는 책임과 형벌의 균형이라는 비례의 한계를 현저히 벗어난 것으로서 탄핵된 대통령에 대한 양형의 정당성에 대하여도 중대한 의문을 남긴다.

국가권력의 남용은 마땅히 그 누구든지 법의 심판을 받아야 한다는 큰 원칙에는 동의한다. 그러나 그 심판은 아무리 탄핵된 대통령이라도 반드시 죄형법정주의의 틀 안에서 이루어져야 하고 각 범죄의 구성요건에 포섭되는지 여부의 판단 기준은 누구에게나 평등해야 한다. 최근 다른 법원이 간첩 혐의를 받고 있는 국가보안법 위반 사범에 대하여는 무슨 관용의 자세인지는 몰라도 온갖 증거들을 갖은 트집을 잡아 부인하며 피고인의 이익으로 무죄를 선고하였던 태도와 너무나 대비된다. 게다가 북한에 몰래 거액의 달러를 보냈던 전현직 대통령은 어느 누구도 처벌받지 않았는데 무인기를 보낸 어떤 대통령은 징역 30년이라니 누가 이런 판결을 납득하겠는가. 처벌의 필요성이 구성요건의 엄격성을 압도하는 순간 형벌법규는 자의적 단죄의 도구로 전락한다. 이적죄와 같이 법정형이 지극히 무거운 외환의 죄에서 이적의사라는 본질적 요건의 엄격한 심리가 더욱 절실함에도 이번 판결은 이적의사를 인정하기 어려운 군사작전을 외환의 죄로 손쉽게 단죄한 것으로 죄형법정주의에 위반한 위헌·위법적인 판단이다. 아직 항소심 절차가 남아있다지만, 아무리 1심이라도 이번 판결은 법리적으로 도저히 수긍할 수 없고, 국가안보에 치명적 위해를 초래할 무법적 자의적 판결이므로, 한변은 그 경박함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앞으로 상급법원을 포함한 대법원이 이러한 해괴한 판결을 바로잡아 국가안보와 헌법수호자로서의 사명을 다할 것인지에 대해서도 주권자인 국민들과 함께 예의주시할 것임을 분명히 밝힌다.

2026. 6. 16.
한반도 인권과 통일을 위한 변호사 모임

회장 이 재 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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