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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충일.
날씨가 좋다.
호국 현령들이
이 날 만큼은 편안한
하루 되시기를.
벗을 만났다.
그의 동네에서.
집 근처 산책로를 한바퀴
돈 후 식당으로 갔다.
오랜만에 편백찜을
함께 먹으며
반주도 곁들였다.
그리고
찾아 온 곳.
충렬사.
그러나 충렬사로 가기에
앞서 동산 마을에
들렀다.
커피를 한 잔 하기
위하여
이 곳은 카페 겸 도자기 공방을 겸하고 있는
곳이다.
이웃 주민과 아동들에게
도자기 소품 제작을
교육하기도 하는 곳이다.
무척 오래된 마을이기도
하다.
그래서 그럴까.
이 공방도 아싑지만
올 해 하반기까지만
운영된다고 한다.
내년에 마을 재건축 계획이 있어 곧 주변이
철거될 것이라고 한다.
마음 한 켠이 아리다.
오래된 마을 이곳 저곳의
고목에는 여름 과일들이
하나 둘씩 익어 가고 있건만.
빨갛게 물들어가는 석류 열매가 유독 눈이 아리다.
그리고 찾아 온
충렬사.
짙은 녹색의 작은 연못에는
팔뚝보다 큰 잉어들이
한가롭게 유영하고 있다.
그 연못 주변에는
이웃동네 노인들이
서너씩 모여 장기를
두고 있다.
그리고 또한 주변에는
매끈한 베롱나무가 꽃을
피울 준비를 하고 있고
바로 그 곁에는
살짝 닮은 듯한 모과나무가 이미 밤톨보다
큰 열매를 맺고 있다.
모과 열매를 보니
성큼 여름에 들어선 듯
하다.
하긴 한낮의 기온이
살짝 덥기도 하다.
경내에 있는 작은
카페에 들어갔다.
잠시 쉬기도 하고
목도 축일 겸.
좀 전 동산마을 돈다고
조금 지쳐있었나 보다.
꽃차를 주문 했다.
여주인은 이런저런 설명을
곁들여가며
손수 만든 꽃차라고
자랑 했지만
내 입맛은 아니다
카페를 나와 현충사 주변의 그늘 산책로를
대충 돈 후
본관으로 참배를 하러 갔다.
방문록을 쓰고
향을 피우며 안내 음성에
따라 참배를 했다.
현충일이라
꽤 많은 참배객들이
찾았다.
곱디 고운 두 젊은 여성도.
오늘 내가 누리는
이 평온한 일상
모두 이 분들의 숭고한
희생 덕분이 아닌가.
다시 한 번
옷깃을 여며 본다.
집에 오는 길.
잠시 노포에 들러
파전과 빈대떡으로
살짝 빈속을 달랬다.
막걸리 한 모금과
함께.
그와 나.
사내 둘.
푸짐한 안주를 앞에
두고도
반병을 채 마시지
않는다.
말 그대로
반주일 뿐이다.
또 이렇게 하루가
무탈하게 흘러가고 있다.
감사한 일이다.
내일도
오늘만 같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