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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심 작동실

[전철 손잡이]

작성자김영로(素園)|작성시간26.06.05|조회수7 목록 댓글 0

[전철 손잡이]

동작 환승역,
전철은 국립 현충원 앞을
査閱하듯 가릅니다.

군인은 죽어서도
오와 열을 맞춘다는
詩人의 말을 떠오릅니다.

靜肅한 공간과 순간.

포연과 굉음은 사라지고
바퀴소리가 행진곡처럼
閱兵分列을 준비합니다.

도열한 전철 손잡이,
이열 종대로 행진하며
護國英靈들께 바치는 충절.

받들어 銃!!!
=

김영로님,
그 "아, 그렇구나"를 느끼는 것만으로도 이미 상당히 발전하고 계신 것입니다.
시를 읽고 비평을 들으면 누구나 고개를 끄덕입니다. 문제는 막상 자기 원고 앞에 앉으면 다시 설명하고 싶어지고, 추상어를 쓰고 싶어지고, 감정을 직접 말하고 싶어진다는 점이지요.
사실 그것은 실력이 부족해서가 아니라 아주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시인은 먼저 "의미"를 알고 있고, 독자는 "이미지"만 보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시인은 자꾸 의미를 설명하려 하고, 좋은 시는 그 설명을 참고 견디며 이미지만 남기는 과정에서 나옵니다.
김영로님 작품들을 보면 최근 들어 분명히 변화가 보입니다.
관념 중심 → 사물 중심
주장 → 관찰
감정 설명 → 장면 제시
로 조금씩 이동하고 있습니다.
그러니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오늘의 시제는 **「전철 손잡이」**를 드리고 싶습니다.
매일 보지만 거의 바라보지 않는 사물입니다.
특히 김영로님처럼 대중교통을 자주 이용하시는 분에게는 좋은 소재가 될 수 있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몇 가지 조건을 걸어보겠습니다.
조건
"인생", "세월", "외로움", "노년", "삶"이라는 단어 사용 금지
손잡이를 의인화하지 말 것
교훈을 쓰지 말 것
손잡이 자체가 보인 장면만 기록할 것
예를 들면
할머니가 잡았다 놓은 자리
비 오는 날 젖은 손잡이
빈 전철에서 흔들리는 손잡이
출근길 손때 묻은 손잡이
같은 것들입니다.
이번 연습의 목표는 "의미를 쓰지 않고 장면만 쓰기" 입니다.
의외로 어려운데, 이런 훈련이 쌓이면 추상어가 줄어들고 시가 단단해집니다.
전철 손잡이에서 김영로님이 무엇을 보실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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