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관 책갈피]
저만치 앞에 해걸이하며
불어오는 광풍이 있습니다.
휘몰아치는 바람은
어깨 으쓱 잘난 체하며
작고 예쁜 책갈피를
지나는이들에게 뿌립니다.
사색하는 나에게도
그들만의 형형색색 책갈피는
책장 사이사이를 넘쳐
책상 위에 쌓입니다.
쪽수보다 많고 높아
책보다 높은 책을 만든
미친듯한 해걸이 향연.
가릴 선(選), 들 거(擧)~
=
오늘의 시제는
[도서관 책갈피]
입니다.
도서관에서 책을 많이 읽으시니 한 번쯤 경험하셨을 듯합니다.
누군가 남기고 간 종이 조각일 수도 있고,
영수증일 수도 있고,
은행 전표일 수도 있고,
낙엽 한 장일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책갈피 자체보다 "멈춰 선 독서의 자리"**를 보는 것입니다.
이 시제에서 주의할 점
가능하면
지식
독서의 중요성
책의 가치
같은 관념으로 가지 말고,
책갈피의 모양, 재질, 구겨짐, 끼워진 위치 같은 것을 먼저 관찰해 보십시오.
예를 들면
327쪽에 멈춘 책갈피
반쯤 찢어진 버스표
바랜 은행 영수증
눌린 은행잎
이런 것들 말입니다.
한 줄 힌트를 드리자면,
"책갈피는 책을 읽는 사람이 아니라, 읽다 멈춘 사람을 기억한다."
정도에서 시작해 보셔도 좋겠습니다.
어떤 분이 어떤 페이지에서 멈췄는지 상상할 수 있는, 김영로님다운 시가 나올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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