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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심 작동실

[안내 방송]

작성자김영로(素園)|작성시간26.06.15|조회수7 목록 댓글 0

[안내 방송]

어둠을 헤치는 전철,
속으로 비비고 짓이깁니다.

이땅의 젊은이들,
동굴 마냥 자리를 남겨두어
고맙고 또 미안한 마음이지만...

대나무 숲에 든듯 빼곡하여
바람에 이는 이파리만 출렁이듯,
내릴 곳일까 올려보니
여기는 '죽의 장막'입니다.

모두 웃고 즐거워 하지만
이제 멀어져 가는 나의 귀에
안내방송은 바퀴소리에 묻힙니다.

일어나 확인해볼까?

하지만,
자리를 빼앗길까 두려워
안절부절하다가
내릴 곳을 그만 지나칩니다.

=

좋은 선택입니다.
「안내방송」은 눈에 보이지 않는 존재를 다룰 수 있어서 생각보다 깊은 시가 나올 수 있습니다.
몇 가지 시상(詩想)을 드려보겠습니다.

1. 보이지 않는 배려
전철 안내방송은 누구도 얼굴을 보지 못합니다.
문이 닫힙니다. 안전선 안으로 들어와 주십시오.
하루에도 수백 번 반복하지만, 감사 인사 한 번 받지 못하는 목소리입니다.
이를 "보이지 않는 헌신"으로 풀 수 있습니다.

2. 인생의 안내방송
우리는 늘 누군가의 안내를 받으며 살아갑니다.
부모의 목소리
선생님의 가르침
종교의 말씀
삶의 경험
그러나 정작 중요한 순간에는
본 역은 종착역입니다.
라는 안내 없이 내려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3. 사라지는 목소리
안내방송은 말이 끝나는 순간 흔적이 없습니다.
마치
젊은 날의 충고
어머니의 잔소리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의 목소리
처럼요.

이 방향은 김영로님이 쓰셨던 「빈 성수대」 계열의 정서와도 잘 어울립니다.

시의 첫머리 예시
[안내방송]
전철 안, 얼굴 없는 사람이 하루 종일 말을 건넨다.
문이 닫힙니다. 안전선 안으로 들어와 주십시오.
누구도 대답하지 않지만 그는 오늘도 같은 말을 반복한다.

여기서부터 "어머니의 당부", "삶의 경고", "보이지 않는 배려" 중 어느 방향으로 가느냐에 따라 전혀 다른 작품이 될 수 있습니다.

김영로님은 평소 사물을 통해 인간의 삶을 비추는 방식이 강점이므로, 안내방송 자체를 설명하기보다 그 목소리가 떠오르게 하는 어떤 사람을 붙잡아 보시면 좋은 시가 나올 것 같습니다.

초고가 완성되면 늘 하던 방식대로 비평 + 보존형 퇴고 + 재창작형 압축본으로 함께 살펴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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