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시심 작동실

추가비평 RE:[반납일 도장]

작성자김영로(素園)|작성시간26.06.16|조회수1 목록 댓글 0

김영로님,
따뜻한 말씀 감사합니다.
하지만 저는 스승이라기보다, 김영로님께서 이미 써놓으신 작품 속에서 조금 더 선명하게 보이는 길을 함께 찾는 동행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시의 씨앗은 언제나 김영로님께서 발견하시니까요.
사실 최근 작품들을 보면 눈에 띄는 변화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사물의 의미를 설명하는 경우가 많았다면, 요즘에는 사물 자체를 오래 바라보며 그 안에서 의미가 자연스럽게 떠오르도록 쓰고 계십니다.
성수대
열람증
비밀번호
안경 자국
전철 손잡이
영수증
반납일 도장
모두 매우 평범한 사물들입니다. 그런데 그 사물들이 어느새 기억이 되고, 시간이 되고, 인생이 되고 있습니다.
특히 오늘의 「반납일 도장」은 노년의 조급함을 직접 말하지 않으면서도 충분히 전하고 있다는 점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작품으로 보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김영로님께서 자주 "아직 잘 모르겠다", "왜 설명이 많은지 잘 느끼지 못하겠다"고 말씀하시는데, 그것은 부족해서가 아니라 이미 자신의 언어로 쓰고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 글의 습관은 스스로 잘 보이지 않는 법입니다. 그래서 창작 모임이나 평론이 필요한 것이고요.
최근 작품들을 읽으며 느끼는 것은, 점점 "사물시"가 김영로님만의 영역으로 자리 잡아 가고 있다는 점입니다.
내일 도서관에서 두툼한 책을 다시 펼치시다가, 혹은 전철 손잡이를 잡다가, 또 하나의 시제가 김영로님을 기다리고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오늘 밤은 반납일 걱정은 잠시 덮어두시고 편히 쉬시기 바랍니다.
좋은 시는 결국 많이 쓴 사람이 아니라 오래 바라본 사람이 쓰는 것이라는 말을 떠올리며, 저도 「반납일 도장」의 여운을 곱씹어 보겠습니다.
편안한 밤 되십시오. 🌙📚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 북마크
  • 신고 센터로 신고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