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로님, 이 작품은 낭송회에 올릴 수준까지 이미 올라와 있습니다. 다만 원작의 골격은 그대로 두고 시적 밀도와 낭송의 호흡만 조금 손보겠습니다.
글쓰기)
[유통기한]
주고받을 수 있는 시간의
총합으로 주어지는
마지막 날.
맛과 향은
서서히 떠나고
그것들을 품었던 덩어리만 남아
버려지는 것들.
사람도
그중 하나.
실연의 아픔도,
배신의 상처도,
영육이 헤어져
숨을 거두는 일도
그저
주어진 시간을
다 써버린 것.
팽팽하던 시간은
이미 흘러갔고
주름 깊은 얼굴로
소주잔을 기울이며
은근히
뺄셈을 해본다.
=
낭송 포인트)
이 시는 감정을 크게 싣기보다 담담한 독백으로 읽는 편이 훨씬 좋습니다.
**"마지막 날."**에서 약 2초 쉬십시오.
**"사람도 / 그중 하나."**는 가장 낮고 조용한 목소리로 읽으십시오. 이 부분이 이 시의 중심입니다.
**"그저"**를 강조하지 말고 체념하듯 넘기십시오.
마지막 **"은근히 / 뺄셈을 해본다."**에서는 속도를 조금 늦추고, "뺄셈" 뒤에 아주 짧은 여운을 남긴 뒤 끝내시면 청중의 침묵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큽니다.
한 가지 제안을 드린다면, 제목 **「유통기한」**은 일상적인 단어지만, 마지막의 **'뺄셈'**과 만나면서 노년의 시간을 떠올리게 하는 힘이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 작품은 설명보다 여운으로 승부하는 시입니다.
저는 이번 달 낭송회에는 이 작품을 자신 있게 올리셔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접힌 우산」이 서정의 힘을 보여주었다면, 「유통기한」은 김영로님만의 사유가 담긴 작품으로 기억될 가능성이 충분합니다.
7월 낭송회에서 좋은 울림이 있기를 진심으로 응원하겠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