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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 이야기

[스크랩] 매니저라는 녀석이-

작성자부싯돌|작성시간13.07.29|조회수30 목록 댓글 1

 

지난 월요일 밤에

까니투안에 있는 제2 공장에 물이 차 들어오기 시작했습니다.

까가얀데오로쪽에는 큰 비가 내리지 않았는데

위쪽 지역인 산간에 폭우가 내려 강이 범람하면서 물이 역류했기 때문입니다.

 

잠 잘 준비를 하다가 이 보고를 받고는

급히 공장으로 내려 갔더니 황톳물이 벌써 사무실 입구까지 넘실대고 있었습니다.

마음이 급해져 공장 마당에 있던 각종 기구들과

작은 차량들을 빼 내기 위해 흙탕물 속에서 이리저리 뛰고 있는데-

그 때서야 매니저라는 녀석이 나타났습니다.

 

그러더니 한다는 소리가

-더러운 물에 들어가면 병에 걸릴 수 있다는 겁니다.

그러면서 장화가 없느냐고 묻는 겁니다.

 

순간 머리에 열이 확 올라 왔습니다.

지금 차가 침수되느냐 마냐는 상황인데 수질을 따지고

장화가 있네 없네 하고 있으니 말입니다.

 

-아 예. 그렇습니까. 그럼 장화 한 켤레 사다드릴깝쇼. 매니저님

워낙 싸가지 없는 소리를 듣고 나니 이 말조차 하기 싫었습니다.

이 날 밤 매니저는 끝내 흙탕물속에는 들어오지 않고

물 가장자리서 다른 직원들에게 이래라 저래라 잔소리만 하다가 들어 갔습니다.

 

설령 흙탕물속에 독극물이 들어 있다손 치더라도

나는 개의치 않았을 겁니다.

우선 중요한 것들이 침수되지 않도록 단도리를 해야 했기 때문입니다.

그럴 의무가 주인에게는 있습니다.

삯군과 주인의 가장 큰 차이일 겁니다.

 

이 날 밤 다행이 물이 차다가 빠지는 바람에 큰 일은 없었지만

평소 믿을 만 한 피노이라고 여겼던 매니저가 방관자 였다는 사실을 알게 된 것은

오히려 큰 수확이었습니다.

다음 번 계약 연장 때-

아마 이 매니저는 더 이상 우리 회사 직원이 아닐 겁니다.

사람은 어려운 일을 당했을 때 그 진정성이 나타나나 봅니다.

 

필리핀서 사업하기 힘든 것 중 하나가

바로 내 일 처럼 회사를 돌 봐줄 사람을 찾기가 힘들다는 겁니다.

암튼 이번에 좋은 경험 했습니다.

홍수 때문에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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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크랩 원문 : 필리핀서 쓴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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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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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고인돌 | 작성시간 13.07.31 당연히 내 보내야겠습니다. 헌신, 희생, 충성심, 애사심이 없다면...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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