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월(初月)-최익현(崔益鉉)
초승달-최익현(崔益鉉)
誰將崑玉削如鉤(수장곤옥삭여구)
掛在雲霄萬里頭(괘재운소만리두)
依俙淡影侵虛室(의희담영침허실)
異域孤臣謾賦秋(이역고신만부추)
누가 곤륜산 옥을 깎아 갈고리 만들어
저 구름 끝, 만 리 먼 곳에 걸어 두었나. (俙=비슷할 희미할 희)
맑은 달빛 받으며 빈 집에 들어오니
외로운 신하는 타향에서 덧없이 가을을 읊는다.(謾=속일 만)
숙심촌(宿深村)-최익현(崔益鉉)-심촌에서 묵다-최익현(崔益鉉)
結廬堪愛占淸幽(결려감애점청유) :
古木荒藤閱幾秋(고목황등열기추) :
多謝村翁勞遠客(다사촌옹로원객) :
引傾大白勸遲留(인경대백권지류) :
아끼는 집 한 채 지었는데 때끗한 곳 차지하고
고목 거친 등덩굴은 몇 해나 되었을까.
너무 고마워라, 먼 길손 위로하는 고을 늙은이
큰 막걸리 잔에 부어 술부어 주며 못 가게 말린다
모박진촌(暮泊鎭村)-최익현(崔益鉉) -저물녘에 진에 묵다-최익현(崔益鉉)
窮源到處眼偏明(궁원도처안편명) :
短壁層巒縱復橫(단벽층만종부횡) :
借問居人何所事(차문거인하소사) :
澤魚山麥做平生(택어산맥주평생) :
물 막다른 곳 당도하니 눈이 문득 밝아져
낮은 절벽이 층층이 이리저리 둘렀구나.
묻노니, 이곳 사는 사람들 하는 일이 무엇인가
고기 잡고 농사짓는 일을 평생동안 한단다.
상추(傷秋)-최익현(崔益鉉) - 가을을 슬퍼하여-최익현(崔益鉉)
小戶風生警晝眠(소호풍생경주면) :
亂峰秋色夕陽邊(란봉추색석양변) :
堪憐昨日瀛洲客(감련작일영주객) :
又向斯中度一年(우향사중도일년) :
작은 창에 바람 들어 놀라 낮잠을 깨니
봉우리마다 가을빛 석양 가에 잠겼구나.
가련한 이 신세 어제는 제주의 나그네
또 다시 이 곳에서 한 해를 보내는구나.
황국(黃菊)-최익현(崔益鉉) - 노란 국화
佳色兼淸馥(가색겸청복) :
端宜處士培(단의처사배) :
羞同桃李節(수동도리절) :
遲向九秋開(지향구추개) :
아름다운 빛깔에 맑은 향기
처사가 재배함이 마땅하여라.
복사꽃 시절이 부끄러워
늦어서 구월 가을에 피는구나.
우음(偶吟)-우연히 읊다-최익현(崔益鉉)
聖言千載也分明(성언천재야분명) :
島戶猶聞讀字聲(도호유문독자성) :
可惜滔滔名利窟(가석도도명리굴) :
每緣身計國憂輕(매연신계국우경) :
성인의 말씀은 천년이 가도 분명하니
섬 마을에도 글 읽는 소리 들려오는구나.
애석하다, 명리 소굴을 다투는 무리이여
매사에 제 몸만에 매여 나라 근심 몰라라.
별도진승선1(別刀鎭乘船1)- 별도진에서 배를 타면서-최익현(崔益鉉)
幾年絶域隔紛塵(기년절역격분진) :
四月南風雨露新(사월남풍우로신) :
山靄都收波面靜(산애도수파면정) :
一場快做壯遊人(일장쾌주장유인) :
몇 해를 낙도에서 세상과 등졌었나
사월 초여름 바람에 풍경 우로마저 새롭다.
산안개 모두 걷히고 파도는 고요하여 (靄=아지랑이 애)
한바탕 멋지게 노는 사람 되었구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