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기창(董其昌)의 次董思翁過訪山居三字韻(차동사옹과방산거삼자운)
동기창의 시로서 초서(草書)의 정법을 익히기에는 더 없이 좋은 자료입니다.
미국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次董思翁過訪山居三字韻
다음은 동사옹이 산거(山居)에 방문하고 나서 삼(三)자의 운(韻)이다.
동기창(董其昌, 1555 ~ 1636) : 중국 명나라 말기의 문인, 화가 겸 서예가.
저서인《화선실수필(畵禪室隨筆)》에서 남종화(南宗畵)를 북종화(北宗畵)보다도 더 정통적인
화풍으로 한다는 상남폄북론(尙南貶北論)을 주창했다. 문학에도 능통하였고, 서가로서도 명대 제일이라고 불리며 형동(邢侗)과 어깨를 겨루어, 북형남동(北邢南董)이라 불린다.
주요 저서에는 《용태집(容台集)》등이 있다.
檢點殘經了數函(검점잔경료수함) 꼼꼼히 점검하여 남은 경전 몇 개를 마치니
如人專宿好深談(여인전숙호심담) 성인과 같이 하나 되어 깊은 말씀에 좋게 잠드네.
晚來一枕梧桐雨(만래일침오동우) 늦게 베개에 누우니 오동나무에 비 내리고
秋到吾家水竹庵(추도오가수죽암) 가을이 내 집 물가 대나무 암자에 도착했네.
池學羊腸多折九(지학양장다절구) 연못에서 배우는 것은 양 창자가 많아 아홉 번 끊어야 하고
月猶蛾黛正初三(월유아대정초삼) 달이 이미 나방 눈썹을 한 정월 초삼일이네.
荷花采采田田葉(하화채채전전엽) 연꽃은 무성하고 잎은 뒤덮혀 있어
不飲從容也半酣(불음종용야반감) 여유가 있어 마시지 않아도 반쯤 취하네.
* 檢點(검점) : ①점검하다 ②신중히 하다 ③단속하다 .
* 羊腸(양장) : ①양의 창자 ②꼬부랑길 ③꼬불꼬불한 오솔길 .
* 蛾黛(아대) : 나방 눈썹. 예쁜 눈썹
* 正初(정초) : ①奠基 ②岁初 ③年初 .
* 采采(채채) : ① 무성하여 많은 모양 ② 색채가 화려한 모양 ③ 눈부신 모양
* 田田(전전) : ① 연잎 따위가 수면을 뒤덮고 있는 모양 ② 담장 따위가 무너질 때
나는 거대한 소리
* 從容(종용) : ①침착하다 ②여유가 있다 ③넉넉하다
十畝松杉百頃潭(십무송삼백경담) 열 이랑의 소나무 삼나무에 백 이랑의 못
清機蕭麗許誰探(청기소려허수탐) 맑은 날 소소하고 고운 때를 누가 찾도록 허락할까
臥遊有岳懸圖畫(와유유악현도화) 와유(臥遊)가 있어 큰 산을 그림으로 그려 메 달고
執政無書不上三(집정무서불상삼) 권력을 잡아도 글이 없으니 제 일류가 아니네.
久絕移文山以北(구절이문산이북) 오래도록 끊고 이동하니 문산(文山)은 북쪽이고
閑來隱几郭之南(한래은궤곽지남) 한가하게 와서 안석에 기대니 둘레의 남쪽이네.
槐宮日月終虛幻(괴궁일월종허환) 성균관의 해와 달은 허망하게 끝나니
卻笑人間蟻戰酣(각소인간의전감) 개미 싸움이 흥겹다고 웃는 사람을 물리치게.
* 臥遊(와유) : 누워서 유람한다는 뜻으로, 집에서 명승이나 고적을 그린 그림을 보며 즐기는 것을 이르는 말
* 上三(상삼) : 오음 약보에서, 궁에서 위로 셋째 음. 제 일류
* 文山(문산) : ① 산더미 같은 서류 ② 원산
* 槐宮(괴궁) : 성균관을 괴시(槐市) 또는 괴관(槐館)이라 함.
* 虛幻(허환) : ①가공의 ②비현실적인 ③허황한
偶逢崦曲水雲酣(우봉엄곡수운감) 짝을 만난 산은 굽은 물에 구름이 흥겹고
縛托黃茅結个庵(박탁황모결개암) 얽혀서 받힌 누런 띠로 한 초막을 짓네.
山石點頭如咄咄(산석점두여돌돌) 산돌이 머리를 끄덕이니 괴이한 소리 같은데
輕霞痼疾已憨憨(경하고질이감감) 가벼운 노을이 고질병으로 너무나 어리석네.
化身雖有百千億(화신수유백천억) 화신이 비록 천억년 있을 지라도
彈指難參五十三(탄지난참오십삼) 어려움에 참여한지 순식간에 53년이네.
辛苦半生應學道(신고반생응학도) 맵고 쓴 반평생 배움의 도에 응하나
不知蔗境幾時甘(부지자경기시감) 맛난 부분이 어느 때 단지 알 수가 없네.
* 點頭(점두) : ①머리를 끄덕이다 ②승낙하다 ③허락하다 .
* 咄咄(돌돌) : 뜻밖의 일에 놀라 지르는 소리
* 憨憨(감감) : 어리석고 또 어리석다.
* 化身(화신) : 영웅적인 인물을 찬탄할 때에 종종 민족의 화신이라는 표현을 쓴다.
좋은 인연의 인물을 일컬어 행복의 화신이라든가 사랑의 화신으로
비유하기도 한다.
* 彈指(탄지) : 손톱이나 손가락 따위를 튕김. ①아주 짧은 시간 ②순식간에 .
* 蔗境(자경) : 담화나 문장 사건 따위의 내용이 점점 재미있어 지는 부분
有客何來意氣酣(유객하래의기감) 손님이 있으니 어찌 마음에 흥겨운 기분이 나지 않으리
憂時慷慨是奇男(우시강개시기남) 근심스러운 때 슬프게 탄식하는 기이한 이 남자.
真才自古元無兩(진재자고원무량) 참 재주는 스스로 예부터 둘도 없는 으뜸인데
姓氏誰今不朽三(성씨수금불후삼) 어느 성씨가 지금 썩지 않는 세 가지가 있을까?
白面談天如稷下(백면담천여직하) 백면서생의 말씀은 하늘과 같아 아래로 몸을 삼가고
青山捷徑似終南(청산첩경사종남) 청산(青山)의 지름길이 남쪽 끝과 닮았네.
浮雲幾日重開霽(부운기일중개제) 떠 있는 구름이 몇일간 거듭되다 비 그쳐 개이니
老我梅花月一龕(로아매화월일감) 늙은 나는 매화월에 첫 번째로 취하네.
* 不朽三(불후삼) : 춘추좌씨전에 나오는 말로 군자(君子)는 후세에 영원히 전하는 세 가지 일에 전념해야 하니 그것은 입덕(立德), 입공(立功), 입언(立言)을 말함.
* 梅花月(매화월) : 음력 2월
* 龕(감실 점):1. 감실(龕室: 신주를 모셔두는 장(欌)), 2. 절의 탑, 3. 그릇, 4. 취하다(醉)
乾坤野馬不停驂(건곤야마불정참) 천지를 달리는 야생마는 곁마로 머물지 아니하고
十載逃虛槁木庵(십재도허고목암) 모두 싣고 달아나니 나무가 마르고 초막이 비네.
逐電無才空冀北(축전무재공기북) 아주 빠른 재주가 없어 헛되이 북쪽을 바라는데
朝風隨意詠周南(조풍수의영주남) 아침 바람이 따르는 뜻은 두루 남쪽을 노래하네.
吾師面壁年常九(오사면벽년상구) 내 스승은 면벽[좌선]으로 항상 9년인데
天子心齋月已三(천자심재월이삼) 천자의 마음은 제월[수양의 달]이 석 달이네.
釣水樵山頑亦得(조수초산완역득) 낚시하는 물과 나무하는 산은 또한 무디게 얻어지니
野花拈向滿頭簪(야화념향만두잠) 들꽃을 집어 머리에 가득 꽃아 채우네.
* 逐電(축전) : 매우 빠름.
* 面壁(면벽) : ① 면벽 ② 좌선 ③ 벽을 마주 대하다
* 齋月(제월) : 한 달 동안 팔재계를 지키며, 심신을 깨끗이 하고 정진해야 할 음력 1월,
5월, 9월의 석 달
當山柱笏亦朝參(당산주홀역조참) 산기둥은 마땅히 홀(笏)로써 또한 조정에 참여하니
四面芙蓉擁翠嵐(사면부용옹취람) 사면의 연꽃이 푸른 기운에 싸여있네.
但使伏龍名第一(단사복룡명제일) 단지 사신이 엎드리니 용명(龍名)이 제일인데
何須狡兔窟營三(하수교토굴영삼) 모름지기 교활한 토끼가 동굴에서 어찌 3년을 계획하리.
紛紛諸子風斯下(분분제자풍사하) 어수선한 이들은 바람이 모두 아래에 두고
落落惟君斗以南(락락유군투이남) 생각 많은 임금은 남쪽에서 다투네.
長嘯出門秋萬里(장소출문추만리) 휘파람 길게 불며 문을 나서니 가을이 만리인데
滄浪直接百花潭(창랑직접백화담) 큰 물결이 굳세어 못에 백가지 꽃으로 일렁이네.
* 芙蓉(부용) : ① 연꽃 ② 아편의 다른 이름
* 紛紛(분분) : ①잇달아 ②몇 번이고 ③쉴 사이 없이
* 落落(낙낙) : ① 대범하고 솔직하다 ② 어울리지 못하다 ③ 많은 모양
清華湛湛此中含(청화담담차중함) 깨끗하고 아름다움이 깊고 깊어 이 가운데 품고 있어
秋思秋聲靜始諳(추사추성정시암) 가을에 사색하고 가을에 소리 내어 비로소 고요하게
암송하네.
水綠蘋香鷗自舞(수록빈향구자무)물은 푸르고 수초는 향기 있어 갈매기가 스스로 춤을추니
天空月白鶴如驂(천공월백학여참) 하늘은 비고 달은 깨끗해서 학이 견마와 같네.
君能招隱分山半(군능초은분산반) 그대는 능히 숨어서 불러 산을 반으로 나눌 수 있으니
我欲先祇退舍三(아욕선지퇴사삼) 내가 우선 하고자 하는 것은 다만 세 칸의 집으로 물러 남이네
海内憐才真意少(해내련재진의소) 세상에 참뜻 가진 가련한 재주 적으니
其人燕北與鴻南(기인연북여홍남) 그 사람은 제비가 북쪽가고 기러기가 남쪽 갈 때 함께 가네.
* 清華(청화) : ①청아하고 아름답다 ②깨끗하고 화려하다
* 湛湛(담담) : 물이 깊은 모양
* 海内(해내) : ① 국내 ② 온 천하 ③ 전 세계
출처 : http://blog.naver.com/kalsanja/2204546153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