古文眞寶 前集 卷二
五言古風短篇
049.長歌行(장가행)-沈約(심약)
靑靑園中葵(청청원중규) : 푸릇푸릇 채소밭 아욱
朝露待日晞(조로대일희) : 아침 이슬 햇빛에 마르기를 기다린다
陽春布德澤(양춘포덕택) : 따뜻한 봄은 은택을 펴
萬物生光輝(만물생광휘) : 만물이 그 생기를 발한다
常恐秋節至(상공추절지) : 항상 두려운 것은 가을철이 와
焜黃華葉衰(혼황화엽쇠) : 불고 누런 꽃과 나뭇잎이 시드는 것이라네
百川東到海(백천동도해) : 모든 냇물은 동해로 흘러
何時復西歸(하시복서귀) : 언제나 다시 서쪽으로 돌아가나
少壯不努力(소장불노력) : 젊고 장대할 때 노력하지 않으면
老大徒傷悲(노대도상비) : 늙어서는 헛되이 마음 아프고 슬퍼지리라
050.잡시1(雜詩1)이것저것 읊음-陶淵明(도연명)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 인생이란 뿌리가 없는 것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 날리는 길 위의 먼지와 같아라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 흩어져 바람 따라 구르는지라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 이는 이미 항상 내 몸만은 아니로다
流落成兄弟(류락성형제) : 유랑하여 형제로 되어서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 꼭 친형제로 될 것도 없도다
得歡當作樂(득환당작락) : 기쁜 일 생기면 즐겁게 지내야 하니
斗酒聚比隣(두주취비린) : 한 말의 술로 이웃을 모으는도다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 젊은 날운 다시 오지 않고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 하루는 두 번 새벽 되기 어렵도다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 때맞춰 힘써야 할 것이니
歲月不待人(세월불대인) :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도다
051.잡시2(雜詩2)이것저것 읊음-陶淵明(도연명)
白日淪西阿(백일윤서아) : 밝은 해 서쪽 언덕에지고
素月出東嶺(소월출동령) : 흰 달은 동쪽 산에 솟는구나
遙遙萬里輝(요요만리휘) : 멀고 먼 만 리에 빛나는
蕩蕩空中景(탕탕공중경) : 넓고 넓은 공중의 경치로다
風來入房戶(풍래입방호) : 바람 불어 방문에 드니
中夜枕席冷(중야침석랭) : 밤중에 베개와 자리가 차도다
氣變悟時易(기변오시역) : 기후 변해 철 바뀐 것 깨닫고
不眠知夕永(불면지석영) : 잠을 못 이뤄 밤이 긺을 알게 된다
欲言無予和(욕언무여화) : 말하려도 나와 어울릴 사람 없어
揮杯勸孤影(휘배권고영) : 잔비우고 외로운 그림자에 술 권한다
日月擲人去(일월척인거) : 해와 달은 사람을 던지고 가버리고
有志不獲騁(유지불획빙) : 뜻을 품고서도 내닫지를 못하는구나
念此懷悲悽(염차회비처) : 이 일을 생각하니 비참한 마음 들어
終曉不能靜(종효불능정) : 새벽 다가도록 내 마음 진정되지 않는다
52. 擬古7(의고7)고시를 본받아-陶淵明(도연명)
日暮天無雲(일모천무운) : 날이 어두어져 하늘에는 구름 하나 없어
春風扇微和(춘풍선미화) : 봄 바람은 부채질하듯 따뜻하게 불어오는구나
佳人美淸夜(가인미청야) : 미인은 맑은 밤을 좋아하나니
達曙감且歌(達曙감차가) : 새벽까지 술마시고 노래한다네
歌竟長歎息(가경장탄식) : 노래가 끝나 길게 탄식하니
持此感人多(지차감인다) : 이에 많은 사람들을 감동케 하는구나
皎皎雲間月(교교운간월) : 교교하다, 구름사이 달
灼灼葉中華(작작엽중화) : 작작하다, 잎 속의 꽃이로다
豈無一時好(기무일시호) : 어찌 한때의 좋음이 없으리오마는
不久當如何(부구당여하) : 오래지 않아 응당 어찌할 수 없으리라
053.鼓吹曲(고취곡)-謝脁(사조)
江南佳麗地(강남가려지) : 강남은 아름답고 고운 땅이고
金陵帝王州(금릉제왕주) : 금릉은 제왕의 도읍지로다
逶迤帶綠水(위이대녹수) : 녹색을 띤 강물 구불구불 흐르고
迢遞起朱樓(초체기주누) : 멀고 아득히 붉은 누각 늘어서 있다
飛甍夾馳道(비맹협치도) : 날아 갈 듯한 용마루 지붕 큰 길에 면하고
垂楊蔭御溝(수양음어구) : 수양버드나무 궁궐 도랑을 덮고 있네
凝笳翼高盖(응가익고개) : 엉키는 피리소리 조공하는 수레덮개를 돕고
疊鼓送華輈(첩고송화주) : 여러 북소리로 화려한 수레채를 보낸다
獻納雲臺表(헌납운대표) : 공을 아뢰어 운대에 표하니
功名良可收(공명양가수) : 공명이란 진실로 받을 만하여라
054. 和徐都曹出新亭渚詩(화서도조출신정저시)-謝脁(사조)
서도조가 신정의 물가에 나가다라는 시에 화답하다-(謝脁)
宛洛佳遨遊(완락가오유) : 완땅과 낙양은 아름답고 놀기 좋은 땅이지만
春色滿皇州(춘색만황주) : 봄빛은 황도에 가득하다
結軫青郊路(결진청교로) : 수레를 푸른 야외 길로 몰아
迴瞰蒼江流(회감창강류) : 멀리 창강이 흘러가는 것을 바라본다
日華川上動(일화천상동) : 해는 냇물 위를 뭄직이고
風光草際浮(풍광초제부) : 풍광은 풀밭 위에 떠있다
桃李成蹊徑(도리성혜경) : 복숭아와 오얏나무로 사람들 모여들고
桑榆蔭道周(상유음도주) : 뽕나무와 느릅나무는 길 둘레에 그늘을 지운다
東都已俶載(동도이숙재) : 동도에는 이미 농사일 시작되니
言歸望綠疇(언귀망록주) : 돌아가 푸른 밭 언덕을 바라보자 말하고 싶어라
055. 遊東園(유동원)동쪽 별장에 놀다-謝脁(사조)
戚戚苦無悰(척척고무종) : 시름겨워 즐거움 없어 괴롭고
攜手共行樂(휴수공행락) : 손을 맞잡고 함께 나가 즐긴다
尋雲陟累榭(심운척루사) : 구름 찾아 여러 층의 누대에 오르고
隨山望菌閣(수산망균각) : 산을 따라 오라 향기로운 누각을 바라본다
遠樹曖芊芊(원수애천천) : 멀리 보이는 나무들은 어른어른 욱어지고
生煙紛漠漠(생연분막막) : 피어오르는 안개 여기저기 아득하다
魚戱新荷動(어희신하동) : 물고기가 노니 새로 난 연꽃이 움직이고
鳥散餘花落(조산여화락) : 새들이 흩어져 날아 남은 꽃이 떨어진다
不對芳春酒(부대방춘주) : 향기로운 봄 술은 보지도 않고
還望靑山郭(환망청산곽) : 도리어 푸른 산 둘레를 바라본다
056.怨歌行(원가행)원망의 노래-班婕妤(반첩여)
新裂齊紈素(신열제환소) : 제 땅에서 난 비단을 새로 잘라내니
皎潔如霜雪(교결여상설) : 눈 같이 희고 깨끗하여라
裁爲合歡扇(재위합환선) : 잘라서 합환선 부채를 만드니
團圓似明月(단원사명월) : 달 같이 둥글어라
出入君懷袖(출입군회수) : 임의 품 속을 출입하며
動搖微風發(동요미풍발) : 흔들림에 일어나는 바람이어라
常恐秋節至(상공추절지) : 가을이 찾아와
凉飇奪炎熱(량표탈염열) : 서늘한 바람이 더위를 몰아낼까 두렵다오
棄捐篋筍中(기연협순중) : 대나무 상자 속에 버려지면
恩情中道絶(은정중도절) : 임금의 사랑이 중도에서 끊어지고 만다오
057.擬怨歌行(의원가행)원가행을 본떠서 짓다-江淹(강엄)
紈扇如圓月(환선여원월) : 흰 비단 부채는 둥근 달 같고
出自幾中素(출자기중소) : 베틀의 흰 비단으로 만들었다오
畫作秦王女(화작진왕여) : 진나라 왕녀의 모습 그리니
乘鸞向煙霧(승란향연무) : 난새 타고 안개 속을 나는 모습이구나
采色世所重(채색세소중) : 채색은 사람들이 귀중히 여기는 것이지만
雖新不代故(수신불대고) : 비록 새것이라 해도 옛 것을 대신할 수 없다네
竊愁凉風至(절수양풍지) : 어느새 서늘한 바람 불어와
吹我玉階樹(취아옥계수) : 우리의 섬돌 앞 나무로 불어든다
君子恩未畢(군자은미필) : 임금님 사랑이 채 다하기도 전에
零落在中路(영락재중로) : 중도에서 시들어 떨어지는 것이 두렵다오
058. 古詩1(고시1)-無名氏(무명씨)
迢迢牽牛星(초초견우성) : 멀리 아득한 견우성
皎皎河漢女(교교하한녀) : 교교한 직녀성이여
纖纖擢素手(섬섬탁소수) : 섬세하게 흰 손을 뽑아
札札弄機杼(찰찰농기저) : 찰각찰각 북 놀리는 소리
終日不成章(종일불성장) : 종일토록 무늬를 넣지 못하고
涕泣零如雨(체읍영여우) : 눈물을 비 오듯 흘린다
相去復幾許(상거복기허) : 또 서로 얼마를 떨어져 있는가
盈盈一水間(영영일수간) : 물 가득한 물 사이에 두고
脈脈不得語(맥맥불득어) : 말없이 서로 생각만 하네
059.古詩2(고시2)-無名氏(무명씨)
生年不滿百(생년불만백) : 사는 해 백년도 차지 못하는데
常懷千歲憂(상회천세우) : 항상 천년의 근심을 품는구나
晝短苦夜長(주단고야장) : 낮은 짧고 밤은 길어 괴로운데
何不秉燭遊(하불병촉유) : 어찌 촛불 잡고 놀지 않으리
爲樂當及時(위락당급시) : 즐김은 마땅히 때가 있으니
何能待來玆(하능대내자) : 어찌 다음을 기다겠는가
愚者愛惜費(우자애석비) : 어리석은 자는 비용을 아껴
俱爲塵世嗤(구위진세치) : 모두 세상의 비웃음거리가 된다네
仙人王子喬(선인왕자교) : 신선 같은 왕자교가 있지만
難可以等期(난가이등기) : 그와 같기는 어려운 일이라네
060. 綠筠軒(녹균헌)-蘇軾(소식)
可使食無肉(가사식무육) : 식사에 고기가 없을 수 있다 해도
不可居無竹(불가거무죽) : 거처에 대나무가 없어서는 안 되네
無肉令人瘦(무육영인수) : 고기가 없으면 사람이 수척해지지만
無竹令人俗(무죽영인속) : 대나무가 없으면 사람을 속되게 한다
人瘦尙可肥(인수상가비) : 사람이 수척해지면 살찌게 하지만
士俗不可醫(사속불가의) : 선비가 속되면 고칠 수가 없다
傍人笑此言(방인소차언) : 곁에 있는 사람들은 이 말을 비웃지만
似高還似癡(사고환사치) : 고상한 것 같지만 바보 같다 하네
若對此君仍大嚼(약대차군잉대작) : 만약 이 대나무를 대하고서도 크게 먹는다면
世間那有楊州鶴(세간나유양주학) : 세상에 어찌 양주학 같은 신선이 있을까
061. 月下獨酌1(월하독작1)달빛 아래서 혼자 술을 마셨소-李白(이백)
花間一壺酒(화간일호주), ;꽃나무 사이에서, 한 동이 술을
獨酌無相親(독작무상친). ;친구 없이, 혼자 술을 마신다.
擧杯邀明月(거배요명월), ;잔 들어 밝은 달을 맞고
對影成三人(대영성삼인). ;그림자를 마주하니 셋이 친구 되었네
月旣不解飮(월기부해음), ;달은 술을 아예 마시지 못하니
影徒隨我身(영도수아신). ;그림자만 부질없이 나를 따라 다니네
暫伴月將影(잠반월장영), ;잠시 달을 친구하고 그림자 거느리고
行樂須及春(항낙수급춘). ;즐거움을 누리는 이 일 봄에야 가능하리
我歌月徘徊(아가월배회), ;내가 노래하면 달도 따라다니고
我舞影零亂(아무영령난). ;내가 춤추면 그림자도 덩실덩실 춤을 춘다
醒時同交歡(성시동교환), ;깨어서는 함께 서로 기뻐하고
醉后各分散(취후각분산). ;취한 뒤에는 각자 나누어 흩어진다.
永結無情游(영결무정유), ;정에 얽매이지 않는 사귐을 영원히 맺어
相期邈雲漢(상기막운한). ;저 멀리 은하수에서 만나기를 서로 기약하자
062. 春日醉起言志(춘일취기언지)어느 봄날 취하여 말하다-李白(이백)
處世若大夢(처세야대몽) : 세상살이 큰 꿈과 같아
胡爲勞其生(호위노기생) : 어찌 그 삶을 피곤하게 살까
所以終日醉(소이종일취) : 이것이 종일토록 취하는 까닭이네
頹然臥前楹(퇴연와전영) : 퇴연히 앞 기둥에 누웠다가
覺來盼庭前(각내반정전) : 깨어나 뜰 앞을 곁눈질 해보니
一鳥花間鳴(일조화간명) : 한 마리 새가 꽃 사이에서 운다
借問此何時(차문차하시) : 지금이 어느 때야고 물어보니
春風語流鶯(춘풍어류앵) : 봄바람이 나는 새와 이야기 한다
感之欲嘆息(감지욕탄식) : 이에 감탄하여 탄식하려는데
對酒還自傾(대주환자경) : 술을 보니 다시 또 술을 기울이네
浩歌待明月(호가대명월) : 호탕히 노래부르며 밝은 달 기다리니
曲盡已忘情(곡진이망정) : 곡이 끝나자 그 마음 이미 잊어버린다
063.蘇武(소무) - 李白(이백)
蘇武在匈奴(소무재흉노) : 소무는 흉노 땅에 있으면서
十年持漢節(십년지한절) : 십년동안이나 한나라의 지절을 간직했다
白雁上林飛(백안상림비) : 흰 기러기 상림원으로 날아
空傳一書札(공전일서찰) : 공연히 서찰을 전하였네
牧羊邊地苦(목양변지고) : 변방에서 양치며 고생하는데
落日歸心絕(락일귀심절) : 지는 해에 가고 싶은 마음 간절하였다
渴飲月窟水(갈음월굴수) : 목마르면 달이 나오는 월굴의 물 말시고
肌餐天上雪(기찬천상설) : 배고프면 하늘에서 내리는 눈을 먹었다
東還沙塞遠(동환사새원) : 동으로 가려니 사막인 변방은 멀기만 하고
北愴河梁別(북창하량별) : 북쪽 강가의 다리에서 이별을 슬퍼했다
泣把李陵衣(읍파리릉의) : 눈물을 흘리며 이릉의 옷자락을 잡고
相看淚成血(상간루성혈) : 서로 보며 피눈물을 흘린다
064.雜詩(잡시)-陶淵明(도연명)
人生無根蔕(인생무근체) : 인생은 뿌리도 꼭지도 없는 것
飄如陌上塵(표여맥상진) : 길 위의 먼지처럼 부질없이 나부낀다
分散逐風轉(분산축풍전) : 흩어져 바람 따라 떠도니
此已非常身(차이비상신) : 이는 이미 무상한 몸이라
落地為兄弟(락지위형제) : 세상에 태어나면 형제 된 것이니
何必骨肉親(하필골육친) : 어찌 반드시 골육끼리만 친할까
得歡當作樂(득환당작악) : 기쁜 일 생기면 마땅히 즐기리니
斗酒聚比鄰(두주취비린) : 한 말의 술 있으면 이웃을 불러 모으게
盛年不重來(성년불중래) : 청춘은 다시 오지 않으니
一日難再晨(일일난재신) : 하루에 새벽 두 번 오기 어려워라
及時當勉勵(급시당면려) : 때가 되면 마땅히 힘써 노력할지니
歲月不待人(세월불대인) : 세월은 사람을 기다리지 않는다네
65.歸園田居2(귀원전거2)전원에 돌아가 살다-陶淵明(도연명)
野外罕人事(야외한인사) : 들 밖에는 사람과의 일도 없고
窮巷寡輪鞅(궁항과륜앙) : 좁은 골목엔 거마의 출입도 드물다
白日掩荊扉(백일엄형비) : 대낮에도 사립대문 닫고
虛室絕塵想(허실절진상) : 빈 방에서는 세상 생각 전혀 없다
時復墟里人(시부허리인) : 때때로 빈 고을 사람 돌아오고
披草共來往(피초공래왕) : 풀을 헤치고 서로 오고간다
相見無雜言(상견무잡언) : 서로 만나면 잡된 말 하지 않고
但道桑麻長(단도상마장) : 뽕나무나 삼나무의 성장에 대서만 말한다
桑麻日已長(상마일이장) : 뽕나무, 삼나무는 이미 자라나고我土日已廣(아토일이광) : 우리의 땅도 날마다 넓어진다 066.鼠鬚筆(서수필)쥐 수염 붓-蘇過(소과)
太倉失陳紅(태창실진홍) : 나라의 창고에서 오래된 붉은 곡식 잃고
狡穴得餘腐(교혈득여부) : 교활한 쥐굴 뒤져서 썩은 고기 찾아냈다네
旣興丞相歎(기흥승상탄) : 이미 승상 이사의 감탄을 받았고
又發廷尉怒(우발정위노) : 또 정위 장탄을 화나게 했었다
磔肉餧餓猫(책육위아묘) : 쥐고기를 찢어 굶주린 고양이 주고
分鬚雜霜兎(분수잡상토) : 수염을 잘라내어 토끼털과 섞어서 붓을 만드네
揷架刀槊健(삽가도삭건) : 붓꽂이에 꽂으면 창을 세워둔 듯 하고
落紙龍蛇騖(락지용사무) : 종이에 글씨를 쓰면 용이나 뱀이 달리는 듯 하다
物理未易詰(물리미이힐) : 사물의 도리는 따지기 어려워
時來卽所遇(시내즉소우) : 만물은 때를 만나야 구실을 하는 것이라네
穿塘何卑微(천당하비미) : 뚝을 뚫으면 얼마나 비천하고 한미한 것인가
託此得佳譽(탁차득가예) : 이를 맡아 좋은 명예를 얻기도 한다네
067.妾薄命1(첩박명1)첩의 운명이 기박하여 -陳師道(진사도)
主家十二樓(주가십이루) : 주인 집 열두 누각에서
一身當三千(일신당삼천) : 삼천 명 총애를 한 몸에 다 받았다오
古來妾薄命(고래첩박명) : 예부터 여자 팔자 박명하다더니
事主不盡年(사주불진년) : 주인 섬기어 일생을 다하지 못하였네
起舞爲主壽(기무위주수) : 일어나 춤추며 만수무강 빌었더니
相送南陽阡(상송남양천) : 남양 무덤길로 주인을 보냈다오
忍着主衣裳(인착주의상) : 차마 주인이 수신 옷 입고
爲人作春姸(위인작춘연) : 남을 위해 고운 자태 지을 수 있으리오
有聲當徹天(유성당철천) : 내 울음소리 하늘을 뚫고
有漏當徹泉(유루당철천) : 내 눈물은 황천까지 흘러간다오
死者恐無知(사자공무지) : 죽은 자는 아무것도 모르니
妾身長自憐(첩신장자련) : 이 몸은 영원히 그대를 슬퍼하리라
068. 妾薄命2(첩박명2)첩의 운명이 기박하여 -陳師道(진사도)
落葉風不起(낙엽풍불기) : 낙엽은 지는데 바람은 일지 않고
山空花自紅(산공화자홍) : 산은 고요한데 꽃들은 절로 붉게 피는구나
捐世不待老(연세불대노) : 늙지도 않았는데 세상을 떠나니
一死尙可忍(일사상가인) : 죽은 이는 그래도 참을 수 있다네
百歲何當窮(백세하당궁) : 남은 나는 평생토록 궁함을 어찌 견딜까
天地豈不寬(천지기불관) : 천지가 어찌 관대하지 않으리오만
妾身自不容(첩신자불용) : 이 한 몸 용납되지 않는구나
死者如有知(사자여유지) : 죽은 임이 나를 알아나 준다면
殺身以相從(살신이상종) : 이 몸을 죽여서라도 임을 따르리라
向來歌舞地(향내가무지) : 지난날 춤추고 노래하던 곳에는
夜雨鳴寒蛩(夜雨鳴寒蛩) : 밤비 내리는데 차가운 귀뚜라미 소리만 들려온다
069.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푸른 물 속의 창포-韓愈(한유)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 푸릇푸릇한 물 속의 창포여
下有一雙魚(하유일쌍어) : 창포 밑에는 한 쌍의 물고기가 논다
君今上隴去(군금상롱거) : 임은 이제 농상으로 올라가니
我在與誰居(아재여수거) : 나 홀로 누구와 같이 살까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 푸릇푸릇한 물 속의 창포여
長在水中去(장재수중거) : 언제나 물 속에 있구나
奇語浮萍草(기어부평초) : 부평초에게 말 전하노니
相隨我不如(상수아불여) : 서로 따라 사는 너희들 보다 나가 못하구나
靑靑水中蒲(청청수중포) : 푸릇푸릇한 물 속의 창포여
葉短不出水(엽단불출수) : 잎이 짧아 물 밖으로 나오지도 못하는구나
婦人不下堂(부인불하당) : 여자는 집안을 벗어나지 못하고
行子在萬里(행자재만리) : 임은 만 리 먼 곳을 떠돌고 있다오
070.幽懷(유회)그윽한 정회-韓愈(한유)
幽懷不可瀉(유회불가사) : 가슴 속의 시름 씻지 못하고
行此春江潯(행차춘강심) : 이 곳 봄 강가를 걷노라
適與佳節會(적여가절회) : 마침 좋은 시절이라
男女競光陰(남녀경광음) : 남녀들 다투어 시간을 즐기네
凝妝耀洲渚(응장요주저) : 화장한 얼굴은 빛나는 물가에 어리고
繁吹蕩人心(번취탕인심) : 요란한 피리소리 사람의 마음을 들뜨게 한다
間關林中鳥(간관임중조) : 숯 속엔 새소리
知時爲和音(지시위화음) : 때 맞춰 아름답게 노래한다
豈無一樽酒(기무일준주) : 어찌 한 통의 술 없으리오
自酌還自吟(자작환자음) : 스스로 술 마시며 시를 읊어본다
但悲時易失(단비시이실) : 다만 때를 잃기 쉬움을 슬퍼하노니
四序迭相侵(사서질상침) : 사철은 차례대로 번갈아 들고
我歌君子行(아가군자행) : 나는 군자행을 부르나니
視古猶視今(시고유시금) : 옛일이 오히려 지금 일 같아라
71.公讌(공연)공자의 연회-曹植(조식)
公子敬愛客(공자경애객) : 공은 객을 좋아하고 공경하여
終宴不知疲(종연불지피) : 잔치가 끝나도록 피곤한 줄 모르네
清夜遊西園(청야유서원) : 맑은 밤을 서편 동산에 노니는데
飛蓋相追隨(비개상추수) : 수레의 지붕이 서로 이어 따른다
明月澄清影(명월징청영) : 밝은 달빛 맑으니 그림자도 맑고
列宿正參差(렬숙정참차) : 늘어선 별들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
秋蘭被長阪(추란피장판) : 가을 난초는 긴 언덕을 뒤덮고
朱華冒綠池(주화모록지) : 붉은 꽃은 푸른 못을 가득 덮고 있다
潛魚躍清波(잠어약청파) : 물에 잠긴 물고기 맑은 물결에 뛰어놀고
好鳥鳴高枝(호조명고지) : 고운 새는 높은 나뭇가지에서 노래한다
神飆接丹轂(신표접단곡) : 신비한 회오리바람 붉은 수레바퀴살 통에 불고
輕輦隨風移(경련수풍이) : 빠른 수레는 바람 따라 움직인다
飄颻放志意(표요방지의) : 바람에 날리듯 마음을 풀어놓으니
千秋長若斯(천추장약사) : 천년만년 이렇게만 살고 싶어라
072.月下獨酌2(월하독작2)달 아래서 혼자 술을 마시며-李白(이백)
天若不愛酒(천약불애주) : 하늘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酒星不在天(주성부재천) : 주성이 하늘에 없을 것이다
地若不愛酒((지약불애주) : 땅이 만약 술을 좋아하지 않았다면
地應無酒泉(지응무주천) : 땅엔 응당 주천이 없을 것이다
天地旣愛酒(천지기애주) : 하늘과 땅이 이미 술을 좋아하였으니
愛酒不愧天(애주불괴천) : 술을 좋아함이 하늘에 부끄럽지 않도다.
已聞淸比聖(이문청비성) : 나는 이미 들었다네, 청주는 성인에 견주고
復道濁如賢(복도탁여현) : 다시 탁주는 현인이라고 말하는 것을
聖賢期已飮(성현기이음) : 성인과 현인이 이미 마셨으니
何必求神仙(하필구신선) : 어찌 반드시 신선이 되기를 바랄까
三杯通大道(삼배통대도) : 석 잔 술로 대도와 통하고
一斗合自然(일두합자연) : 한 잔 술을 마시면 자연으로 돌아간다.
俱得醉中趣(구득취중취) : 이 모두가 술에 취한 중에 얻는 것
勿謂醒者傳(물위성자전) : 술 깬 사람들은 전하지 말지어다
073.歸田園居2(귀전원거2)전원으로 돌아가다-陶淵明(도연명)
種苗在東皐(종묘재동고) : 동쪽 언덕에 살면서 곡식 씨앗을 뿌리니
苗生滿阡陌(묘생만천맥) : 싹이 자라 둔덕에 가득하다
雖有荷鋤倦(수유하서권) : 호미 메고 김매기가 진저리도 나지만
濁酒聊自適(탁주료자적) : 막걸리 한잔에 즐겁기만 하다
日暮巾柴車(일모건시거) : 날이 저물어 나무한 수레를 덮고
路暗光已夕(로암광이석) : 길은 어둑하여 이미 저녁이 되었구나
歸人望煙火(귀인망연화) : 돌아가는 사람들은 저녁연기와 불빛 바라보고
稚子候簷隙(치자후첨극) : 아이들은 처마 밑에서 기다린다
問君亦何爲(문군역하위) : 그대에게 묻노니, 또한 무엇을 하려는가
百年會有役(백년회유역) : 일생에 반드시 할 일이 있을 것이네
但願桑麻成(단원상마성) : 바라기는, 뽕나무와 삼나무 잘 자라고
蠶月得紡績(잠월득방적) : 누에치는 달에는 길쌈할 수 있기를
素心正如此(소심정여차) : 평소의 마음이 이와 같다면
開逕望三益(개경망삼익) : 좁은 길 열어놓고 좋은 친구 기다린다
074.和陶淵明擬古(화도연명의고)도연명의 의고 시에 화운하다-蘇軾(소식)
有客扣我門(유객구아문) : 어떤 나그네가 우리 집 문을 두드려
繫馬門前柳(계마문전류) : 문 앞 버드나무에 말을 맨다
庭空鳥雀噪(정공조작조) : 빈 뜰에는 새와 참새들 지저귀고
門閉客立久(문폐객입구) : 문은 닫혀있어도 나그네는 오랫동안 서있네
主人枕書臥(주인침서와) : 주인은 책을 베고 누워
夢我平生友(몽아평생우) : 평생의 벗을 꿈꾼다
忽聞剝啄聲(홀문박탁성) : 갑자기 벗기고 두들기는 소리가 들려
驚散一杯酒(경산일배주) : 한 잔 술에 놀라 달아나버린다
倒裳起謝客(도상기사객) : 바지를 거꾸로 입고 일어나 사과 하니
夢覺兩愧負(몽각양괴부) : 꿈에서 깨니 우정을 저버린 것 부끄러웠다
坐談雜古今(좌담잡고금) : 앉아서 고금의 여러 이야기를 나누니
不答顔愈厚(불답안유후) : 답하지 못하니 얼굴 더욱 무안하다
問我何處來(문아하처래) : 어느 곳에서 왔느냐고 나에게 묻기에
我來無何有(아래무하유) : 나는 무하유 꿈나라에서 왔노라 했다네
075.責子(책자)자식을 나무라다-陶淵明(도연명)
白髮被兩鬢(백발피량빈) : 흰머리 양쪽 귀밑머리 덮고
肌膚不復實(기부불복실) : 살결도 다시는 충실하지 못하도다
雖有五男兒(수유오남아) : 아들이 다섯이나 있으니
總不好紙筆(총불호지필) : 모두가 종이와 붓을 싫어 한다
阿舒已二八(아서이이팔) : 아서는 벌써 열여섯 살인데
懶惰故無匹(라타고무필) : 게으르기론 본부터 비길 데 없도다
阿宣行志學(아선행지학) : 아선은 열다섯 살이 되는데
而不愛文術(이불애문술) : 그래도 글공부는 좋아하지 않는구나
雍端年十三(옹단년십삼) : 옹과 단은 나이가 열세 살이나 되어도
不識六與七(불식육여칠) : 여섯과 일곱을 분간 하지 못 한다
通子垂九齡(통자수구령) : 통이란 녀석 아홉 살이 되는데
但覓梨與栗(단멱리여률) : 배하고 밤만을 찾고 있구나
天運苟如此(천운구여차) : 천운히 진실로 이와 같다면야
且進杯中物(차진배중물) : 잠시 잔 속의 물건을 마셔나 보련다
076. 田家(전가)농가-柳宗元(류종원)
古道饒蒺藜(고도요질려) : 낡은 길가에 남가새가 무성하여
縈廻古城曲(영회고성곡) : 옛성 모서리에 얽혀있네
蓼花被堤岸(료화피제안) : 여귀꽃은 제방 위를 뒤덮고
陂水寒更綠(피수한갱녹) : 못물은 차고도 푸르다
是時收穫竟(시시수확경) : 이제는 추수도 끝나
落日多樵牧(낙일다초목) : 날은 저물어 나무꾼과 목동들이 돌아오네
風高楡柳疎(풍고유류소) : 높이 부는 바람은 느릅나무와 버드나무에 성기고
霜重李棗熟(상중이조숙) : 서리는 짙어지고 배와 대추는 익어간다
行人迷去徑(행인미거경) : 행인은 갈 길을 잃고
野鳥競棲宿(야조경서숙) : 들의 새들은 잠자리를 다툰다
田翁笑想念(전옹소상념) : 늙은 농부 웃으며 생각해주는데
昏黑愼原陸(혼흑신원육) : 날이 어두워 들길을 조심하라 하네
今年幸少豊(금년행소풍) : 다행히 금년은 작은 풍년이라
無惡饘與粥(무오전여죽) : 범벅이든 죽이든 싫어말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