應詔讌曲水作詩(응조연곡수작시)顔延之(안연지)
道隱未形(도은미형)治彰旣亂(치창기란)帝跡懸衡(제적현형)
皇流共貫(황류공관)惟王創物(유왕창물)永錫洪算(영석홍산)
仁固開周(인고개주)義高登漢(의고등한)
【解】
도는 아직 숨어 형상이 없고, 정치는 이미 어지럽게 나타나니
인군의 행적은 저울질 같이 공평하여, 三皇(삼황)과 같은 감화가 일관하노라.
오직 왕만이 만물을 창조하는 덕을, 길이 많이 하늘에서 하사 받으니
어진 덕은 주나라를 이운 것 같이 굳으며, 의로움은 漢(한)과 같이 높네.
【註】
顔延之(안연지)...384~456. 자는 延年(연년). 산동성 사람. 소년 시절 매우 가난하고 고독했으나 즐겨 책을 읽고, 술을 좋아했으며 細行(세행)을 지키지 아니했다. 詩(시)는 당시 謝靈運(사영운)과 대적했으나 재주는 그에게 미치지 못했다. 금자광록대부에 이르렀으며 문집을 남겼다.
曲水(곡수).......3얼 3일 九曲(구곡)의 흐름에 술잔을 띠워 술을 마시며 시를 짓는 연회.
帝跡懸衡(제적현형)... 황제의 행동은 분명하고, 저울로 물건의 무개를 재는 것 같이 공평하다.
錫(석).............賜(사)와 같음.
開周(개주)........문왕이 仁德(인덕)으로 周王朝(주왕조)를 연 것과 같이 송왕조를 열다.
登漢(등한).......한의 고조가 의리로서 천하를 취했을 때, 五星(오성)이 동편 성좌에 모여 든 것처럼, 宋(송)의 태조도 義(의)로서 나라를 얻으니 그 덕이 우러러 보인다.
其二(기이)
祚融世哲(조융세철)業光列聖(업광열성)太上正位(태상정위)
天臨海鏡(천임해경)制以化裁(제이화재)樹之形性(수지형성)
惠浸萌生(혜침맹생)信及翔泳(신급상영)
【解】
복덕은 여러 대의 성군보다 더 밝고, 업적은 많은 성왕 중에서도 더욱 빛나네
왕이 바른 자리에 오르셨으니, 하늘이 내려다보고 바다가 비춰보듯
제도를 마르고 만들어 나가니, 만물의 형체와 성품에 은덕이 나타나
은혜는 싹트는 모든 것에 미치고, 믿음은 날짐승 물 고기에까지 미치네.
【註】
祚(조)............천자의 자리에 오른 복덕.
世哲(세철)......대대로 내려오는 군주.
融(융)..........밝게 빛나다.
太上(태상)......文帝(문제)를 말함. 天子(천자).
天臨海鏡(천임해경)... 하늘이 만물에 임하는 것 같이 인민을 다스리고, 바다가 거울이 되어 빛을 반사하듯 밝게 정치를 함.
化裁(화재).......주역에 있는 말. 감화해서 만들어 나가다.
萌生(맹생)........싹이 터나오는 만물.
翔泳(상영)........새와 물고기.
其三(기삼)
崇虛非微(숭허비미)積實莫尙(적실막상)豈伊人和(기이인화)
實靈所貺(실령소황)日完其朔(일완기삭)月不掩望(월불엄망)
航琛越水(항침월수)輦賮踰嶂(연신유장)
【解】
허망한 것을 겹쳐도 증표가 없으나, 진실 된 것 쌓니 더 바랄 나위 없네
치안이 어찌 사람들의 화합만으로 된 것이리, 신령의 내린 덕 때문일 거다.
그래서 태양은 초순에도 완전하고, 달은 보름에도 형체를 감추지 않네
사방 나라에서 배는 보배를 싫고 오고, 수레는 보물을 싫고 산을 넘어 오네.
【註】
崇虛非微(숭허비미)... 가공적인 것을 겹쳐도 아무 증표가 없다.
積實莫尙(적실막상)... 진실 된 것을 쌓아 이 이상 없다.
貺(황)..........내리다.
日完其朔(일완기삭)... 태평한 때에는 朔日(삭일)에 일식이 일어나는 일이 없고 완전하다.
月不掩望(월불엄망)... 보름달이 월식 되는 법이 없다.
航琛越水(항침월수)... 배로 운반되는 보물이 멀리 물을 건너서 오다.
輦賮踰嶂(연신유장)... 수레에 싫은 보물이 고개를 넘어서 들어 온다.
其四(기사)
帝體麗明(제체려명)儀辰作貳(의신작이)君彼東朝(군피동조)
金昭玉粹(금소옥수)德有潤身(덕유윤신)禮不愆器(예불건기)
柔中淵映(유중연영)芳猷蘭祕(방유란비)
【解】
황제가 될 황태자는 황제로서의 덕이 밝고 빛나며
천상의 북두성에 비교되는 천자와 나란히 다음 대의 인군이 된다네.
저 동궁 처소에 군으로서, 몸의 장식은 금과 같이 빛나고 옥같이 인품이 좋으며
몸에서는 덕이 품겨 나오고, 예의와 법도로서 몸을 다스리고 있네.
부드러운 마음은 연못같이 깊게 반조 되고
향기로운 계략은 난초의 신비로운 향과 같다네.
【註】
帝體麗明(제체려명)... 제왕으로서의 몸을 이어 받은 황태자가, 황제의 빛나는 덕과 나란히 있다.
儀辰作貳(의신작이)... 하늘의 북극성에 비교되는 천자의 위에 들어, 다음 대에 君(군)이 된다.
東朝(동조).......東宮(동궁)
金昭玉粹(금소옥수)... 태자의 덕을 말함.
潤身(윤신)......몸에 광택이 나다.
不愆器(불건기)...예가 사람의 몸을 다스리는 그릇이라는 것을 잊지 않는다.
柔中(유중).......柔(유)로서 中(중)을 삼는다.
芳猷(방유).......향기로운 생각.
蘭祕(난비)........난초에서 은은한 향기가 나는 것처럼, 숨겨져 있다.
其五(기오)
昔在文昭(석재문소)今惟武穆(금유무목)於赫王宰(어혁왕재)
方旦居叔(방단거숙)有睟叡蕃(유수예번)爰履奠牧(원리전목)
寧極和鈞(영극화균)屛京維服(병경유복)
【解】
옛날에 高祖(고조)는 文王(문왕)과도 같이, 종모 昭(소)에 배향되고
지금의 陛下(폐하)는 주의 무왕같이 고조의 아들로 穆(목)의 자리에 해당하네.
아아, 功業(공업) 혁혁한 제왕의 제상으로,
周公旦(주공단)에 비할만한 숙부의 관계도 있고,
온화하고 덕이 있는 藩屛(변병)과 같은 이 있다네.
여기 나라를 정하고 백성을 다스리러 임지에 가서
예절로서 화합하고 法制(법제)로서 평등하게 다스리며
경성을 지키는 울타리로 五服(오복)의 먼 나라를 가로막고 있다네.
【註】
昔在(석재).......옛날에는
文昭(문소).........高祖(고조)는 주나라의 문왕같이 廟(묘)의 昭(소: 북쪽에서 남향인 곳)에 아버지로서 배향되다.
今惟(금유)........지금의 천자는
武穆(무목)........주나라의 무왕이 아들로서 묘의 穆(목: 북면) 위치에 배향되는 순서에 해당 된다.
於赫王宰(어혁왕재)... 혁혁하게 빛나는 왕의 재상.
方旦居叔(방단거숙)... 주단공에 해당함. 숙부의 관계가 있다.
有睟叡蕃(유수예번)... 온화하고 덕이 있는 藩屛(번병)을 가리킴.
履(이)............그 땅에 가다.
奠牧(전목)......高山(고산)大川(대천)을 기도하고 그 지방을 다스림.
極和鈞(극화균)...백성을 편안히 하고 잘 다스림.
屛京(병경)........京都(경도)를 지키는 병풍이 됨.
維服(유복)........五服(오복)의 먼나라를 왕조에 복종하도록 한다.
其六(기육)
朏魄雙交(비백쌍교)月氣參變(월기참변)開榮灑澤(개영쇄택)
舒虹爍電(서홍삭전)化際無閒(화제무한)皇情爰眷(황정원권)
伊思鎬飮(이사호음)每惟洛宴(매유락연)
【解】
초삼일 밤, 달의 밝은 빛과 빛이 없는 부분이 서로 相交(상교)하며
달의 氣象(기상)이 세 번 변해서 삼월이 되노라.
초목은 꽃이 피고 雨露(우로)의 비가 촉촉이 내려서
무지개는 빛을 내고 번갯불은 붉게 빛을 내노라.
천자의 감화는 間隙(간극)이 없는 미세한 곳에 가지 미치어
어진 마음은 만민을 보살펴 주시도다.
그리하여 옛날 주의 무왕이 鎬京(호경)에서 주연을 베풀며 즐긴 일과
주공이 항상 洛邑(낙읍)에서 연회를 연 曲水(곡수)의 고사를 생각나게 하네.
【註】
朏魄雙交(비백쌍교)... 3일을 말 한다. 朏(비)는 달빛. 달이 초3일이 되어 발하는 빛과, 빛이 나지 않는 魄(백)의 부분이 서로 相交(상교)하는 것.
月氣參變(월기참변)... 달의 氣象(기상)이 세 번 변해서 3월이 된다.
化際無閒(화제무한)... 감화가 간극이 없는 작은 곳 까지 미치다.
鎬飮(호음)......주나라의 무왕이 長安(장안) 서쪽이 鎬京(호경)에서 주연을 베푼 일.
洛宴(낙연)......周公旦(주공단)이 洛邑(낙읍)에서 연회를 열고 흐르는 물에 술잔을 띄운 고사.
其七(기칠)
郊餞有壇(교전유단)君擧有禮(군거유예)幙帷蘭甸(막유란전)
畵流高陛(화류고폐)分庭薦樂(분정천락)析波浮醴(석파부례)
豫同夏諺(예동하언)事兼出濟(사겸출제)
【解】
교외까지 왕을 전송하고, 전별을 위해 道神(도신)의 제단을 설치하니
폐하의 거동은 모두가 예절에 합당 하도다.
난초 무성한 강변에 천막을 치고
휘장을 내리니 고귀한 어전 곁을 강물은 흐르네.
음악에 맞춰 동서 넓은 뜰을 양분하니
강물의 파도를 가르듯 술잔을 띄운다.
즐거움은 하나라 때 격언과 같고
모든 일은 시경 濟(제)에서의 고사와 같네.
【註】
郊餞(교전)....교외까지 전송하다.
有壇(유단).....단을 모아 도로의 신을 제사 지냄.
擧(거)..........거동. 행동.
蘭甸(난전)....난초 무성한 강변.
畵流(화류).......땅의 구획을 지어 물을 흘리다.
高陛(고폐).......높은 언덕에 있는 궁전.
分庭(분정)......넓은 뜰을 둘로 가른다.
薦樂(천락)......음악을 연주하며 진행하다.
析波浮醴(석파부례)... 물의 흐름을 가르듯 술잔을 띄워 보내다.
豫(예)............즐거움.
夏諺(하언).......夏(하)나라 때 격언. 「우리 왕이 즐기지 않으면, 나 어찌 쉴 수 있으리.」.
事兼出濟(사겸출제)... 송별연과 함께 시경 북풍천수편에 「나가서 濟(제)에서 자고, 禰(이)에서 전별의 술을 마시다」라는 고사를 이루다.
其八(기팔)
仰閱豐施(앙열풍시),降惟微物(강유미물)。三妨儲隸(삼방저례),
五塵朝黻(오진조불)。途泰命屯(도태명둔),恩充報屈(은충보굴)。
有悔可悛(유회가전),滯瑕難拂(체하난불)。
【解】
우러러 천자의 풍성한 은혜를 처다보고
내려다 이 몸 보잘것없다는 것 생각하네.
어리석게도 세 번이나 출사해서 적임자의 진출을 막았고
다섯 번이나 임용되어 불초한 몸으로 朝服(조복)을 더럽혔네
왕도는 태평한데 내 운명은 순조롭지 못하고
천자의 은혜는 충분한데 내 보은의 길은 생각 되로 아니 되네.
잘못이 있다면 뉘우칠 수도 있으나
쌓인 이 몸의 결함은 떨쳐버릴 수가 없다네.
【註】
微物(미물).....내 몽이 미천하다는 것을 말한다.
三妨儲隸(삼방저례)... 세 번이나 東宮(동궁)의 신하로서 적당한 사람의 지위를 막았다.
五塵朝黻(오진조불)... 다섯 번이나 朝服(조복)을 더렵혔다. 재주 없는 몸으로 朝臣(조신)에 임용되었다는 말.
途泰命屯(도태명둔)... 왕동의 정치는 잘 이루어지고 있는데, 자신의 운명은 평탄하지 못하다.
報屈(보굴)......報恩(보은)의 길은 마음대로 되지 않고 정체된다.
滯瑕(체하)......쌓이고 정체된 옥의 티. 많은 결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