奉和聖制從蓬萊向興慶閣道中留春雨中春望之作應制
(봉화성제종봉래향흥경각도중류춘우중춘망지작응제)-왕유(王維;699-761)
-〈황제가 지으신 〈봉래궁(蓬萊宮)에서 경희궁(興慶宮)으로 가는 도중 봄비 가운데
머물며 봄 풍경을 바라본다〉는 시를 받들어 화운(和韻)하여 응제(應製)하다〉
渭水自縈秦塞曲,(위수자영진새곡), 위수는 자연스레 진나라의 변새를 둘러쌓고
黃山舊繞漢宮斜.(황산구요한궁사). 황산궁은 한나라 궁궐을 둘러 비껴있다
鑾輿逈出千門柳,(란여형출천문류), 임금의 수레는 멀리 천문의 버들로 나아가고
閣道回看上苑花.(각도회간상원화). 누각의 길을 돌아 상원의 꽃들을 바라본다
雲里帝城雙鳳闕,(운리제성쌍봉궐), 구름 속 서울에는 쌍봉성 궁궐이 있고
雨中春樹萬人家.(우중춘수만인가). 빗속의 봄 나무엔 만백성의 집들이 있다
爲乘陽氣行時令,(위승양기항시령), 봄기운 타고 시절 행사를 행함이요
不是宸游玩物華.(부시신유완물화). 임금의 놀이 행차는 결코 아니라네.
○ 奉和(봉화) : 임금이나 귀인의 시구에 시로 화답함.
○ 聖制(성제) : 임금의 마련. 임금의 거룩한 제도. 여기서는 당 현종이 지은 시를 말한다.
○ 蓬萊(봉래) : 궁궐 이름으로, 대명궁(大明宮)을 말한다.
○ 興慶(흥경) : 흥경궁(興慶宮)을 지칭하는데, 이는 당(唐) 현종(玄宗)이 번왕(藩王)일 때 지내던 흥경방(興慶坊)의 고택을 고쳐서 지은 것이다.
○ 閣道(각도) : 누각 사이에 연결된 통로인 복도(複道)를 말한다. 여기서는 대명궁에서 곡강(曲江) 부용원(芙蓉園)까지의 복도를 의미한다.
○ 留春(유춘) : 소궁전(小宮殿)의 이름. 유춘각(留春閣)。
○ 応制(응제) : 천자의 명령에 따라 시문을 짓는 일。
○ 秦塞(진새) : 당나라 도읍지인 장안(長安)을 지칭한다. 장안이 예전에는 진나라 땅이었으므로 ‘秦塞(진새)’라 한 것이다.
○ 黃山(황산) : 황록산(黃麓山)으로, 섬서성(陝西省) 흥평현(興平縣)의 북쪽에 있다. 또는 한(漢)나라 혜제(惠帝) 때에 지어진 황산궁(黃山宮)으로 보기도 한다.
○ 鑾輿(난여) : 황제의 수레로, 황제를 지칭하기도 한다.
○ 千門(천문) : 궁전의 문.
○ 上苑(상원) : 상림원(上林園)으로, 여기서는 황가(皇家)의 정원을 의미한다.
○ 雙鳳闕(쌍봉궐) : 대명궁 함원전(含元殿) 앞의 동서 양쪽에 있던 상란궐(翔鸞闕)과 서봉궐(棲鳳闕)을 말한다. 이곳에 동(銅)으로 주조한 봉황 장식이 있었기 때문에 ‘鳳闕(봉궐)’이라 하였다.
○ 陽氣(양기) : 봄날을 가리킨다. ≪漢書(한서)≫ 〈律曆志(율력지)〉에 “양기(陽氣)가 만물을 생동하게 하니 이에 때는 봄이 된다.[陽氣動物 於是爲春]”라고 하였다.
○ 時令(시령) : 계절에 따라 농사와 관련된 정령(政令)을 제정하는 것을 말한다. 이 구절과 관련해서는 ≪禮記(예기)≫ 〈月令(월령〉에 “입춘 날에는 천자가 친히 삼공(三公)·구경(九卿)·제후(諸侯)와 대부(大夫)를 거느리고 동쪽 교외에서 봄을 맞이한다.[立春之日 天子親帥三公九卿諸侯大夫 以迎春於東郊]”는 내용이 있다.
○ 宸游(신유) : 황제의 유락(遊樂)을 말한다. ‘宸(신)’은 북극성이 있는 곳으로 자미원(紫微垣) 즉 황제가 거처하는 곳을 지칭하며, 인신하여 왕위 또는 황제를 뜻한다.
○ 物華(물화) : 아름다운 경치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