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필역(籌筆驛)〈주필역(籌筆驛)에서〉(제갈공명을 그리워하며) -이상은(李商隱;812-858)
猿鳥猶疑畏簡書,(원조유의외간서), 원숭이와 새들은 아직도 장군의 군령을 두려워하고
風雲常爲護儲胥.(풍운상위호저서). 바람과 비는 언제나 전위부대가 된다
徒令上將揮神筆,(도령상장휘신필), 상장군 제갈량으로 좋은 계책을 쓰게 하였으니
終見降王走傳車.(종견강왕주전거). 끝내 후주의 항복하려 달려가는 역마를 보는구나
管樂有才原不忝,(관락유재원부첨), 관중과 악의가 가진 재주 원래 욕되지 않았는데
關張無命欲何如.(관장무명욕하여). 관우와 장비가 무명하니 어찌해야 하는가
他年錦裏經祠廟,(타년금리경사묘), 어느 다른 해에 금관성의 제강사당 지나면
梁父吟成恨有餘.(량보음성한유여). 양보음을 다시 불러 남은 한을 풀어보리라
*籌筆驛(주필역): 주필역참. 지금의 사천성 광원현 북쪽. 제갈량이 위나라를 칠 때 군사를 주둔시켜 지휘했던 곳.
*猿鳥猶疑畏簡書(원조유의외간서): 짐승들도 제갈공명의 군령을 두려워했다는 것은 군령이 아주 엄했음을 뜻함.
*疑(의): 추정하는 의미.
*簡書(간서): 군령을 적은 문서. 簡: 대쪽.
*儲胥(저서): 군영. 울타리.
*徒令(도령): 부질없다.
*上將(상장): 상장군. 제갈량.
*降王(항왕): 투항한 왕. 유비의 아들 유선(劉禪).
*傳車(전거): 거가(車駕). 위나라 장군 등애가 거느린 대군이 촉한의 도읍 성도에 접근해오자 촉의 후주 유선은 투항하여 낙양으로 갈 때 주필역을 지나갔음.
*管(관): 관중(管仲).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의 재상.
*樂(낙): 낙의(樂毅). 전국시대 연나라의 장군.
*忝(첨): 더럽히다. 욕보이다.
*關張無命(관장무명): 관우와 장비가 장수할 명이 없었음.
*錦里(금리): 성도시 성남에 있음 장소 이름.
*祠廟(사묘): 제갈량의 사당인 무후사(武侯祠).
*梁父吟(양보음): 양보음(梁甫吟). 제갈량이 남양 융중에 은거할 때 부르던 노래 이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