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4] 賊退示官吏 幷序(적퇴시관리 병서) 〈적이 물러간 뒤 관리에게 보인다〉병서- 元結(원결)
昔歲逢太平(석세봉태평),지난 날 태평시절엔
山林二十年(산림이십년)。산림 속에서 스무 해를 보냈지요
泉源在庭戶(천원재정호),샘은 뜨락에 있었고
洞壑當門前(동학당문전)。깊은 계곡도 문 앞에 있었으며
井稅有常期(정세유상기),세금에도 정해진 기한이 있어
日晏猶得眠(일안유득면)。해가 높이 솟아도 잠잘 수 있었답니다
忽然遭世變(홀연조세변),갑자기 시절이 변해
數歲親戎旃(수세친융전)。수 년 동안 병란을 겪다
今來典斯郡(금래전사군),지금 이 고을을 맡게 되었는데
山夷又紛然(산이우분연)。산적들이 또 어지러이 일어났습니다
城小賊不屠(성소적부도),마을이 작아 도적들조차 해치지 아니하니
人貧傷可憐(인빈상가련)。가난하고 상처 입은 백성들이 가련해서랍니다
是以陷隣境(시이함린경),이에 이웃 지역은 함락됐지만
此州獨見全(차주독견전)。이 고을만은 홀로 온전했습니다
使臣將王命(사신장왕명),사신들은 왕명을 받들고 왔으면서
豈不如賊焉(개부여적언)。어찌 도적보다 못한 것인지
令彼徴斂者(영피징감자),지금 저 세금 거두는 관리들
迫之如火煎(박지여화전)。백성들 핍박하길 불에 볶듯 하니
誰能絕人命(수능절인명),누가 사람 목숨 해치고서
以作時世賢(이작시세현)。시대의 현인인들 될 수 있겠습니까
思欲委符節(사욕위부절),생각 같아선 부절 버리고
引竿自刺船(인간자척선)。상앗대 가지고 홀로 배를 저어
將家就魚麥(장가취어맥),가족과 함께 곡식과 해산물 풍성한 곳으로 가
歸老江湖邊(귀로강호변)。물가에서 만년을 보내고 싶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