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8] 贈衛八處士(증위팔처사) - 두보(杜甫)
위팔(衛八), 위(衛)는 성(姓)이고 팔(八)은 출생한 순서. 이름은 빈(賓). 처사(處士)는 관직(官職)에 나아간 일이 없이 집에 거처하고 있는 선비를 이른다.
이 위팔처사(衛八處士)의 전기(傳記)는 자세치 않은데, <당사습유(唐史拾遺)>에 두보(杜甫)와 이백(李白), 고적(高適), 위빈(衛賓)은 옛친구 사이였는데, 위빈(衛賓)이 가장 어리므로 소우(小友)라고 호(號)했다고 했다. 두보가 20년 만에 위빈과 재회(再會)를 기뻐하며, 옛 친구와의 두터운 우정(友情)을 표현한 작품이다.
人生不相見(인생불상견) 인생살이 헤여져서 서로 보지 못하기가
動如參與商(동여삼여상) 자칫하면 못 만날 삼성(參星) 상성(商星) 같았는데1)2)
今夕復何夕(금석부하석) 오늘밤 이 밤은 어이된 밤이런가?
共此燈燭光(공차등촉광) 등잔불 불빛을 그대 같이 했으니
少壯能幾時(소장능기시) 젊은 시절 지난간지 얼마나 되었기에
鬢髮各已蒼(빈발각이창) 귀밑 머리 머리카락 희끗희끗 비치고3)
訪舊半爲鬼(방구반위귀) 옛 친구들 찾아보니 반이나 귀신 됬네.
驚呼熱中膓(경호열중상) 놀래어 불러 보니 뱃속이 뜨거웁다.
焉知二十載(언지이십재) 이 어찌 알았으랴? 이십 년만에
重上君子堂(중상군자당) 그대의 방안으로 오를 수 있으리라는 것을!4)
昔別君未婚(석별군미혼) 옛날에 이별할 땐 미혼 총각이었는데
兒女忽成行(아녀홀성행) 지금은 자녀가 수두룩하다.5)
怡然敬父執(이연경부집) 상냥한 표정으로 아비 친구 공경하며6)
問我來何方(문아래하방) 나에게 물어 오길 어디서 오셨냐고
問答未及已(문답미급이) 물어보고 대답하기 끝나지도 않았는데
兒女羅酒漿(아녀라주장) 아들 딸들 들어와서 주안상을 벌려 논다.
夜雨剪春韭(야우전춘비) 밤비를 맞으면서 봄 부추를 베어오고7) 8)
新炊間黃粱(신취간황량) 새로 지은 밥에는 노란 좁쌀 섞었다.
主稱會面難(주칭회면난) 주인이 이르기를, 만나보기 어렵다고
一擧累十觴(일거누십상) 한 번에 권하는 술 십여 잔인데
十觴亦不醉(십상역불취) 열 잔의 술에도 취하지를 않는 것은
感子故意長(감자고의장) 친구의 우정에 감복했음이리라.
明日隔山岳(명일격산악) 내일 다시 헤어지면 산악(山岳)을 격(隔)할텐데.
世事兩茫茫(세사양망망) 세상 일이 어찌될지 두 사람도 캄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