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22] 早冬조동(초겨울) - 白居易
十月江南天氣好 시월강남천기호 강남의 시월은 날씨가 좋아
可憐冬景似春華 가련동경사춘화 겨울에도 풍경이 봄을 닮았네
霜輕未殺萋萋草 상경미살처처로 풀들은 서리가 내려도 시들지 않고
日暖初乾漠漠沙 일난초건막막사 햇살은 따뜻하게 온 대지를 비쳐주니
老柘葉黃如嫩樹 노자엽황여눈수 산뽕나무 누런 잎은 새봄 빛을 닮았고
寒櫻枝白是狂花 한앵지백시광화 앵두나무 가지 끝에선 때 아닌 꽃 피었네
此時却羨閑人醉 차시각선한인취 이럴 때 부러운 건 마음 편히 취하는 것
五馬無由入酒家 오마무유입주가 나도 몰래 발걸음이 술집으로 향하네
▶ 萋萋(처처): 초목이 무성한 모양을 가리킨다. 쇠락하여 쓸쓸한 모양을 가리킨다. 왕장王嬙은 「怨詩」에서 ‘秋木萋萋, 其葉萎黃(가을 나무는 삭막하고 잎들은 시들었네)’이라고 했다.
▶ 漠漠(막막): 광활한 것을 가리킨다. 적막한 것을 가리킨다. 왕유王維는 「積雨輞川莊作」이란 시에서 ‘漠漠水田飛白鷺, 陰陰夏木囀黃鸝(드넓은 논밭에선 백로가 날고 / 그늘 짙은 여름 숲에선 꾀꼬리가 지저귀네)’라고 읊었다.
▶ 柘葉(자엽): 산뽕나무 잎을 가리킨다. 귀한 나무를 가리킨다. 누에농사를 가리키기도 한다.
▶ 狂花(광화): 겨울에 피는 복사꽃처럼 때를 맞추지 못하고 피는 꽃을 가리킨다.
▶ 閑人(한인): 관계가 없는 사람을 가리킨다. 식객食客을 가리킨다.
▶ 五馬(오마): 《玉台新咏옥대신영⋅일출동남우행日出東南隅行》에서 ‘使君從南來, 五馬立踟蹰(태수가 탄 수레가 남쪽에서 왔는데 / 다섯 마리 말들이 가지 않고 서 있네)’라고 한 데서 알 수 있듯이 한漢나라 때 태수들이 타던 수레를 끄는 말이 다섯 마리였는데 이로부터 유래하여 태수太守를 대칭代稱하는 말이 되었다.
▶ 無由(무유): 까닭도 없이. 방법이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