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 宮詞(궁사)/宮中詞(궁중사)- 朱慶餘(주경여)
寂寂花時閉院門(적적화시폐원문),/꽃피는 시절 적막하게 궁정의 문을 닫아놓고
美人相並立瓊軒(미인상병립경헌)。/미인들은 어울려 행랑에 서 있다
含情欲說宮中事(함정욕설궁중사),/정을 품고 말하고픈 궁중의 일들
鸚鵡前頭不敢言(앵무전두부감언)。/앵무새 앞에서는 감히 말을 못한다
[通釋] 백화가 만발한 봄이 왔건만 적막하게 문이 닫힌 궁정 안에는 아름다운 궁녀들이 서로 어울려 행랑에 서 있다. 깊은 원망의 마음을 가슴에 품고 궁중의 일에 대해 말하고 싶지만 인간의 말을 따라하는 앵무새가 앞에 있으니, 저 새가 혹 말을 전할까 두려워하여 감히 말도 할 수 없구나.
역주1> 朱慶餘(주경여) : 이름은 가구(可久), 경여(慶餘)는 자로서 월주(越州:지금의 절강성(浙江省) 소흥시(紹興市)) 사람이다. 당(唐) 보력(寶歷) 2년(826)에 진사가 되었으나 관료로서 성공을 거두지 못하였으며, 장적(張籍)으로부터 인정을 받아 시명(詩名)을 얻었다. 《全唐詩(전당시)》에 그의 시집 2권이 수록되어 있다.
역주2> 瓊軒(경헌) : 행랑의 미칭이다.
역주3> 鸚鵡(앵무) : 사람 소리를 흉내내는 새로, 《禮記(예기)》 〈曲禮 上(곡례 상)〉에 “앵무새는 능히 말을 하나 날짐승에서 벗어나지 않는다.[鸚鵡能言 不離飛鳥]”라고 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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