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들 클래스 하이엔드 스피커 12-북셀프의 귀족 Wilson Benesch Arc
윌슨 베네시를 말하자면 어떤 스피커를 먼저 이야기해야 할까? 이번에 시청한 아크를 생각해 보면 이런 질문이 너무 우습게 들릴지 모른다. 그래서일까? 유난히 아크에 대한 리뷰나 시청기는 다른 기종에 비해 많지 않은 것 같다.
어쩌면 상급기에 눌려 빛을 바라지 못한 탓도 있지만, 숨은 장기를 제대로 세상에 알리지 않은 것도 변명이 될 것인데, 무엇보다 ACT, 키메라, 비숍 등 윌슨 베네시를 대표하는 제품들이 모두 화려한 개인기들로 각종 평론이나 리뷰를 통해 집중적인 스포트라이트를 받은 것이 아크가 많이 소개되지 못한 요인일 것이다.
그리고, 최근에 동사의 스피커 제작 형태를 떠올리면 스피커 유닛을 맞대는 방식의 아이소배릭형을 먼저 떠올리게 되어 기존 방식의 제품들에 관심이 가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이번 시청기를 통해 제대로 재조명 해보고자 한다.
아크가 처음 나왔을 때 대리점을 통해 제품 카탈로그를 받은 적이 있는데, 그 당시 느낌은 윌슨 베네시가 ACT one과 Curve를 북셀프형으로 개발한 것과 같은 느낌을 많이 받았는데, 소리에 대한 느낌은 한참이 지난 뒤 어떤 차이가 있는지 알게 되었다.
ACT one과는 다소 차이가 있으며 Curve의 후예라는 느낌으로 또 다른 매력이 있는 작은 거인이라고 할 수 있는데, 전용 스탠드와 일체형으로 제작되어 견고함과 함께 윌슨 베네시의 고품격 사운드를 고스란히 제공하는 제품이다.
외관에서 풍기는 이미지가 윌슨 베네시라고 말해주듯이 독특한 마감 재질이 무려 8가지나 준비되어 사용자가 원하는 마감 색상이나 재질을 선택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마감에 따른 소리 차이는 어떨지 모르겠지만, 인클로저의 견고함과 스탠드의 안정성을 보아선 사운드 차이는 크게 없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번 <월간오디오> 특집이었던 인티앰프의 시청회 때 필자는 이 스피커를 레퍼런스로 사용했다. 그래서인지 이번 시청에서도 다시 한번 아크를 통한 그들의 사운드 철학을 되새겨 보고 싶었다. 북셀프형이지만 충분히 그들이 말하고자 하는 사운드를 재현하는 카리스마를 지니고 있다.
아크는 상급기종인 Curve와 동일한 유닛을 사용하고 있고, 디스커버리와 같은 트위터를 채용하고 있는데, 특히 우퍼에는 페라이트가 아닌 네오디뮴 자석을 사용하고 있어 유연한 구동을 제공한다.
바닥쪽으로 두 개의 덕트가 뚫려 있는데, 특이하게 아래를 향하고 있어 전용 스탠드와 함께 적절한 저역 컨트롤이 가능하다. 독특한 부분은 스피커 터미널인데, HF, LH가 상하로 일직선상으로 놓여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아크는 다른 북셀프 스피커들과 달리 공간의 제약을 크게 받지 않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그로 인해 좁은 공간에서도 저역이 상당히 단련된 듯한 느낌을 제공하는데, 조금의 흐트러짐 없이 간결하고 깔끔한 구동이 이루어진다.
낮은 음압과 탄소섬유 재질의 에지로 인해 겉보기엔 고출력 앰프에서만 구동이 될 것 같지만 앰프의 출력이나 구동력의 영향보다는 음색의 표현을 중심으로 적당한 출력 이상이 되면 충분히 사운드의 본질을 느낄 수 있다.
동사의 제품들은 철저히 가청주파수대를 고려하여 설계와 튜닝이 이루어진다. 그렇기 때문에 쉽게 소리에 싫증이 나거나 특정 주파수대역에 대한 편견이 심하지 않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단 출력이나 구동력이 현저히 부족한 앰프와 매칭시에 중역에서 가끔 둔한 사운드가 느껴지기도 한다.
나르시소 예페스의 기타곡을 듣다 보면 아크가 상당히 밝게 느껴진다, 그런 것이 오히려 예페스에게 유리하게 작용하는데, 90년 녹음한 앨범이지만 그가 20년은 젊어진 느낌이다. 그렇다고 활달하다는 것은 아니다. 마치 전성기 시절의 자신감이 표현한다고 하는 말이 설득력 있을 텐데 이로 인해 삶을 산다는 즐거움이 느껴진다. 또한 섬세한 트위터는 현의 질감 표현으로 변화되어 유연하고 순화된 표현이 돋보이는데, 가끔은 차갑게 느껴진다.
퀸의 보컬인 프레디 머큐리의 목소리에서는 단순히 스피커의 성향만이 아닌 또 다른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데, 반응은 빠른 대신 음의 진행은 결코 빠르게 진행되지 않는 독특한 개성을 들려주고 있다. 이런 점에서는 앰프의 성향보다는 소스기기의 성향이 유난히 드러나는 제품이란 느낌이 강하다.
지난달 인티앰프의 특집에서 청취했던 아크의 기억이 다시 떠오르는데, 그때의 분석과 이번의 시청결과로 보아 앰프에 따른 변화는 단순히 사운드의 느낌의 차이이며, 그보다 소스기기의 차이는 반전에 가까운 분위기 전체의 변화로 느껴진다. 스피커가 개성 있다고 말하거나 모니터적이라 말하는 것이 큰 의미는 없겠지만, 이런 점에서는 주변의 성향을 잘 찾을 수 있다는 장점으로 아마도 아크가 레퍼런스로도 충분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리베르 탱고>에서는 아코디언이 강조되고 요요 마의 첼로는 한발 물러서 있다. 첼로의 선율은 기타의 그것과 달리 현의 느낌이 밝거나 호방한 성향은 아니다. 물론 탱고 특유의 음 밸런스를 위한 조율이 있었겠지만 차이는 분명히 나타난다.
<월령공주> OST를 들어보면 동적인 표현과 정적인 표현이 확실히 구분된다. 먼저 동적인 성향은 호른을 비롯한 금관악기 쪽에서의 리듬의 변화가 잘 표현되는 반면, 어두운 그림자를 연상케 하는 분위기 재생이 정적인 요소로 작용되고 있다. 조금은 동적인 모습이 더욱 살아나 호른이 시원하게 연주되었으면 하는 아쉬움은 있지만 정적인 공간감과 함께 악기 하나하나의 표현력은 결코 놓치지 않는다.
이 곡에선 전반적으로 적극적 성향과 긴박감이 있으며, 북셀프형으로는 상당히 넓은 스테이지감과 화려함을 갖추고 있다. 아쉬운 부분을 굳이 지적한다면 흐트러짐이 없는 강한 밸런스의 절제력과 고역의 잔향이 없기 때문에 여운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최근에 유난히 소형 북셀프형 스피커들이 많이 출시되는 시점이기 때문에 더욱 노하우와 완성도 높은 제품을 다시 찾게 되는데, 그런 의미에서라도 아크는 좋은 레퍼런스 스피커가 될 수 있다. 아크는 비록 작지만, 윌슨 베네시가 추구하는 사운드를 제대로 표현할 줄 아는 함축적인 스피커인데, 소리의 성향은 젊은 귀족으로 느껴진다.
주관적인 생각일지는 모르나 소스기기나 앰프의 매칭을 강조하는 400만원대 전후의 북셀프 스피커를 찾는다면 Arc를 반드시 검토대상에 포함시키기를 권한다.
수입원 : 캄피아 (02)717-4274
구성:2웨이 2스피커
인클로저:베이스 리플렉스형
사용 유닛:우퍼 17cm 윌슨 베네시 택틱 돔, 트위터 2.5cm 소프트 돔
크로스오버 주파수:5kHz
재생주파수대역:46Hz-24kHz(±3dB)
출력음압레벨:88dB/2.83V/m
임피던스:6Ω(최소 4Ω)
권장앰프출력:200W
크기(WHD):23x31x37cm
무게:11k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