윈도우 10 대란
2016년 12월 23일~24일에 마이크로소프트 스토어에서 벌어진, 윈도우 10, 오피스 2016 등의 베네수엘라 버전이 다른 지역보다 압도적으로 저가에 팔려서 화제가 되었던 사건.
요약하면 MS 스토어의 허술함과 인플레이션이 발생한 베네수엘라의 막장 환율이 시너지를 일으킨 사태이다.
윈도우를 비롯한 마이크로소프트의 소프트웨어는, 사이트 설정에서 언어만 바꾸면 현지 가격으로 구매가 가능했다. 자세한 원리는 자국 통화 결제 문서 참고. 이 허점을 이용한 일부 유저들은 환율이 저렴한 카자흐스탄, 이집트 등지에서 정가보다 훨씬 싸게 마이크로소프트 제품들을 구매할 수 있었다. 그러다가 2016년 12월 23일 저녁, 베네수엘라의 윈도우 가격이 매우 저렴하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한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사람들이 베네수엘라를 통해 윈도우 10을 구매하였다.
직접적인 원인은 베네수엘라 특유의 환율 제도가 유가 폭락 사태와 연간 수백%에 이르는 급속한 물가 상승률로 제 기능을 못했기 때문이다. 베네수엘라 볼리바르의 환율은 목적에 따라 공식 환율, 산업 환율, 무역 환율로 나뉘며 여기에 추가로 암시장 환율이 있다. 공식 환율은 10 Bs.F = 1 US 달러로 고정되어 있고, 산업 환율, 무역 환율, 암시장 환율 순으로 내려간다. 공식 환율은 생필품이나 의약품 같은 품목의 구입, 기타 다른 목적으로는 산업이나 무역 환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공식환율이나 무역, 산업환율로 환전하는데 제한규정이 있기때문에 외환 거래를 자주 하는 기업들과 상인들, 외제품을 구입하는 부유층-중산층들 사이에서 암시장 환율이 표준이 되었으며, 이 암시장 환율은 유가폭락으로 인한 투매현상과 유가폭락에 따른 세수결손을 메꾸기 위한 통화량 과잉으로 근 3년간 30배 이상 폭등하면서 1달러에 2천 Bs.F를 넘기고 있다. 물론 주요 대기업이나 일부 부패한 관료층들 사이에서 공식 환율로 달러를 사서 암시장 환율로 달러를 파는 경우도 많다. 의외로 짭짤하게 돈벌이가 된다고한다. 사실 이 문제는 베네수엘라 내에서도 말이 많은데 이런 식으로 상당액의 달러가 유출되는 빠져나가는 바람에 외환보유고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올라가지 못해서 경제위기에 대처할만한 자금이 제때제때 마련되지 않는 데다가 베네수엘라 국영 상점에서 물품 부족 현상이 벌어지는 것도 주요 식품 기업들이 공식 환율로 싼값에 원재료를 공급받는데 암시장 환율을 적용한 가격으로 암시장과 민영 상점에다가 물건을 팔아 넘겨서라는 것이 원인 중의 하나로 분석된다. 여행 쿠폰 제도가 있어서 해외 여행 시 일정 횟수 한정으로 외화를 산업 환율로 환전할 수 있었지만 2015년 이후 제 기능을 못 하고 있다. 그래서 환전 한 번 하려고 해도 기준 환율을 어떻게 잡느냐에 따라서 돈이 팍팍 달라진다.
거래가 중단되기 전 윈도우 10 프로 MS 스토어 가격은 2,299 Bs.F, 공식 환율로는 약 229달러이므로 다른 나라와 가격 차이가 거의 없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윈도우 10의 경우에는 일단 생필품 인증을 받았던 모양으로 공식환율로 달러를 받으면서 베네수엘라 시장에 매우 싼값에 풀렸던 셈이다. 베네수엘라로 수입되는 전자 제품들도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이런 식으로 싼값에 판매되곤 한다. 삼성전자에서 생산된 휴대폰도 이런 식으로 싼값에 베네수엘라 시장에 풀렸다. 물론 그 중에서 일부는 암시장에 수십 배의 바가지를 씌워서 비싼값에 팔려나가곤 한다는 문제점은 있다. 그러나 카드 회사에서 적용한 환율은 약 650 Bs.F = 1 US 달러인 무역 환율로 추정된다. 덕분에 실제 결제된 금액은 약 3.47달러였다. 원화로는 4천 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다(!)
환율 제도를 여러 개로 나누어 운영하는 상태에서 경제까지 망했을 때 최악의 상황을 단적으로 보여 주는 예. 더군다나 베네수엘라의 외환보유고가 2013년에 비해 반 이하 수준으로 떨어져서 유가가 일정 수준으로 올라가지 않는 이상 환율 체제가 당분간은 이렇게 유지될 듯 하다. 다른 나라 입장에선 좋지만 해당 국가는 죽을 맛이다.
먼저 제일 처음 언급된 곳은 쿨엔조이이고 구매 설명글이 먼저 올라온 곳이 쿨앤조이와 1분 차이로구매설명 글이 올라온 클리앙이다. 윈도우10 프로버전을 현지 화폐로 Bs.F 2.299,00, 미화 3.47달러로 결제가 가능하다는 소식이 들려오면서 이 사실을 수많은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퍼 나르게 되고 실시간 검색어까지 오르게 되었다. 새벽 2시 40분 현재 네이버 검색 1위를 차지했다.
참고로 한국 마이크로소프트에서는 310,000원 짜리 제품이다. 오픈마켓발 정품키 단품조차도 프로 기준으로 2만원에서 3만원 사이로 팔린다. 그래서 수많은 사람들이 이 기회에 윈도우 10을 왕창 사버리게 되었다. 물론 마이크로소프트 입장에서 보자면 손놈이다.
그 당시에 윈도우를 싸게 살 수 있었던 방법은 다음과 같았다. 먼저 마이크로소프트 홈페이지 계정이 있어야 한다. 그 다음에 홈페이지를 접속한 뒤 맨 아래로 내려 언어를 베네수엘라(스페인어)로 변경한 뒤, VISA 카드 등 국제 카드로 쇼핑몰 결제하듯이 결제하면 끝이다. 반드시 결제 시에 가격이 달러가 아닌 Bs.F인지 확인해야 한다. 확인 안 하고 결제했다가 249달러를 결제한 사람들도 있다. 이후 지역락이 걸려 접속이 차단되었으며, vpn으로 우회해서 구매해도 전부 환불 처리되는 듯 하다
오피스의 경우 365버전은 1년 구독이기 때문에 살 때 몇 개를 더 사두는 식으로 해야 하고, 2016버전은 언어를 바꾸는 주의 사항만 지킨다면 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한국어로 바꾸는 법은 MS 오피스 계정관리 페이지에서 제품 키를 등록한 후 언어 및 설치 옵션에서 한국어로 바꾸고 다운로드 하면 된다. 추가 설치 옵션으로 들어가면 64비트 버전으로 다운로드 하는 것도 가능하다.
오피스 2016의 경우는 이미 정품등록을 마쳤더라도 키가 블럭되며 정품인증이 풀리고 있는 상황이고, 윈도우 10은 Pro 버전의 키가 블록되는 사례가 나오기 시작했다. Home 버전 마저도 곧 블럭될 것이 유력하다는 전망이다. 전자의 경우는 키 블럭 사례가 우수수 쏟아져 나왔으나 후자는 발생 사례가 손에 꼽고 아직 마이크로소프트의 오피셜 피드백이 뜨지 않은 상황이므로, 윈도우 쪽은 지켜봐야 할 듯 하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몇 백만 건 이상의 결제가 이루어졌다고 하며 금액으로도 1조 원 정도 규모의 손실이 일어났기에 마이크로소프트 측에서 그냥 판매증여할 가능성은 낮다고 보는 시각이 있다. 이 규모는 마이크로소프트 전체 매출의 약 1%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대규모 사재기를 한 이들은 약관상으로도 위반이므로 회수 및 계정블락 조치 당해도 할 말이 없지만 소규모 구매자들도 그냥 넘어가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크다. 각종 포털과 커뮤니티를 통해 퍼진 한국에서 많은 구매가 있었는데, 실물이 아닌 라이선스 키만을 판매증여했으므로 키를 블락처리하면 되기에 회수절차도 간단하다.
「민법」 제109조(착오로 인한 의사표시)에 따르면 계약은 신의성실의 원칙에 따라 이행되어야 하나, 의사표시 당사자가 중요 부분에 착오가 있었다면 취소할 수 있다.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례에서의 베네수엘라 가격이 통상가의 10%이하 가격'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판매자의 착오 주장은 인정될 수 있다고 보이는 만큼 판매자의 계약취소 요구에 대해 소비자가 계약이행을 주장하기는 어렵다. 또한 현행「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에서는 이를 보다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는데 제15조(재화 등의 공급)②항에서 판매자가 청약을 받은 재화를 공급하기 곤란하다는 것을 알았을 때 “그 사유를 소비자에게 알리고 대금을 3영업일 이내에 환급하거나 해당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판매자가 계약체결 및 결제 이틀이내 소비자에게 '고지 및 환불' 조치를 완료할 경우, 관련법상 문제의 소지가 없고 소비자의 계약이행 주장은 실효를 거두기 사실상 어렵다.
반대되는 시각도 존재한다. 가장 큰 이유로는 마이크로소프트의 제품들은 순전히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추가 생산 비용이 없다는 점에 주목한다. 구매자들이 압도적인 폭리를 취한 상황이지만 위에서 말하는 1조 원 규모 손실은 실구매였을 경우의 실손익의 손실일 뿐이고, 이론상 마이크로소프트 사는 이번 사태로 매우 적은 금액이지만 어쨌든 매출을 올렸으므로 그들에게 금전적인 손실은 간 게 없다는 주장이다. 이들은 스팀의 게임들이 어째서 98%의 할인이 가능했는지 생각해보라고 한다. 또한 이 경우, 대부분의 유저가 원래는 구매를 하지 않았거나 하더라도 적은 수의 구매를 했을 유저들이 많다.
그러나 스팀의 경우 팔다 팔다 사람들이 앞으로 제값주고는 절대 안 살 거라 믿는 게임들을 재고처리 하는 상황이고, 어디까지나 철저한 순이익 계산 아래에 이루어지는 계획적인 할인이라 잠재적인 구매자들에게 헐값에 제품을 넘겨버린 이 경우와 절대 같지 않다. 스팀에서도 98% 할인은 거의 경우가 없다. 동일한 논리를 적용하려면 절대 정가에 팔릴 일이 없는 윈도우 98 정도는 되어야 하는 셈. 원래 구매를 결정한 구매자의 경우, 이를 대폭 할인된 가격으로 사게 되어 버리면 영업손실로 이어진다. 하지만 구매 계획이 전혀 없던 사람이 구매를 한다면 그것이 매우 저렴한 가격이었다고 할지라도 일단은 회사의 이익이다. 다만 그런 사람들이 나중에 제값주고 구매를 해줄 고객이 될 가능성은 확신할수 없다. 이용을 해봐서 자연스럽게 구매 후 이용하는 고객이 될지 아니면 운좋게 싸게 얻어서 한번만 쓰고 끝나는 고객이 될지 아무도 모른다. 일부 스팀 이용자들은 모든 소프트웨어가 출시되고 시간이 지나면 당연히 할인해서 판매해야 한다는 이상한 생각을 가지고 있다. 호의가 계속되면, 그게 권리인 줄 알아요의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는 상황. 그러한 할인 판매가 게임 판매에서는 쉽게 볼 수 있을지 몰라도, 전체 소프트웨어로 확장하면 드문 일이다. 특히 윈도우 같은 인기 소프트웨어는 더욱 드물다.
한편, 이정도로 할인율이 극단적이지는 않지만 환율과 가격 차등 정책 등으로 마이크로소프트 사의 프로그램을 다른 국가를 통해 사면 싸다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었는데 몇 달 이상 별다른 제재가 없는 것으로 보아 이번 경우도 그냥 넘어가리라는 추측도 있다. 그러나 할인율이 커봤자 50%를 넘지 않은 그러한 경우에 비해 이번 경우는 98%정도 할인을 했고 판매량의 대부분이 고가품인 Pro버전이었던 것을 생각하면 이번에도 그냥 넘어갈지는 비관적이라고 할 수 없다. 오히려 이번 사태를 수습하면서 그러한 환율이나 가격차를 이용한 사재기도 막으리라는 전망이 크다. 간단하게, 그냥 모든 국가의 결제 화폐를 미국 달러 기준으로 해버리면 끝이다. 즉, 한국에서 사나 베네수엘라에서 사나 미국에서 사나 호주에서 하나 유일하게 '미국 달러' 가격으로만 표시되며 결제도 미국 달러로 하는 것.
국내 총판이나 주 고객인 기업들과의 관계도 크게 영향을 미치는데, 이번에 유출된 품목들이 주로 전문가나 기업에서 사용하는 Pro나 Business 버전이므로 이것을 정가에 대량구매한 기업들이 가만히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것. 나한테는 할인이 절대 없을 것처럼 정가에 팔아놓고 다음 날 바로 공짜로 풀어버린 경우와 유사하며 구매기업 입장에서는 소송전도 불사할 수 있는 수준이다. 또한 총판 입장에서는 몇 년치의 예상 매출이 한꺼번에 증발해버린 상황이므로 곧 생존권의 문제와 직결된다. 이를 잘못 해결할 경우 마소는 국내에서의 판로를 전부 잃어버리고 결국 점유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도 있는 것.
특히, 윈도우 10 이후 마이크로소프트의 윈도우 지원 전략을 생각하면, 회수를 하지 않고 배길 수가 없다. 현재 상황에서는 추측에 불과하지만, 만일 이 사건이 윈도우 XP, 윈도우 7, 윈도우 8 시절에 일어났다면, 마이크로소프트도 키를 회수하지 않고 너그럽게 넘어가 줬을지도 모른다. 이 시절에는 모든 윈도우 소프트웨어는 약 10년 단위의 한시적인 지원 기간을 가졌으며, 그 시간이 지나면 더 이상 어떠한 기술지원과 보안 패치도 해주지 않았다. 그리고, 새로운 윈도우 버전을 따로 발매하여, 사용자들이 자연스럽게 새 윈도우로 넘어가도록 유도하였다. 만일 윈도우 10 이전에 이런 일이 발생했다면, 사람들이 아무리 윈도우를 헐값에 사더라도, 그 윈도우 라이선스들은 시한부 생명이며, 결국은 새 윈도우를 구매할 수밖에 없는 상황에 놓이게 된다. 하지만 윈도우 10은 다르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윈도우 10 이후의 '새로운 윈도우'는 없다고 발표했다. 윈도우 10을 지속적으로 업데이트를 하여 새로운 기능을 추가하고 보완하는 방식이 현재의 MS의 사후지원 정책이며, 언제든지 윈도우 10을 단 한 번구매하면 영구적으로 사후지원을 받을 수 있다. 이런 상황에서, 윈도우 10 대란을 통해 헐값에 풀린 키들은, 그만큼 구매자가 감소한다는 뜻이 된다. 한번 4달러에 윈도우를 사면 앞으로 영원히 윈도우를 살 일이 없어지기 때문이다.
불법 복제품의 비율이 높고 어차피 개인 사용자가 주 고객이 아니니까 개인 이용자에게 4달러에 팔아도 되지 않나?, 기업 이미지를 개선시키려면 할인해서 판매하는 편이 좋지 않나? 하는 잘못된 생각은 자유시장경제를 무시하고 역갑질을 하는 것에 불과하다. 애초에 돈을 내기 싫으면 무료인 리눅스를 사용하면 되는데, 불법 복제를 하면서까지 윈도우를 사용하는 사람을 비판해야 하는 쪽이 맞다. 비판의 화살은 불법 복제한 사람에게 쏴야지 정당하게 판매한 마이크로소프트에 쏘는 것은 황당한 일이다. 개인 사용자들도 정당하게 윈도우 구매해서 쓰는 사람들이 많고 그것이 당연히 옳다. 마이크로소프트는 IT 투자가 어려운 비영리 단체에 소프트웨어를 기증하고 있으니 기업 이미지는 위키러들이 걱정해야 할 수준이 아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