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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2.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

작성자管韻|작성시간20.02.26|조회수632 목록 댓글 1


02. 유로파이터 타이푼(Eurofighter Typhoon)

 

 

 












 

이러한 상황이다보니 타이푼의 개량은 유로파이터 유한회사 자비로 진행되고 있고, 이 때문에 개량 속도는 더더욱 느려지고 있다. 하지만, 개발 당사국들은 돈을 쓰기 싫어하고 있으니 어쩔 수 없이 다른 나라의 투자를 유치해야 하는 상황이다. 아래 3FX 사업 항목에서 언급된 계약서 임의 변경 사건도 어떤 식으로든 개발비를 뜯어내려던 꼼수로 볼 수 있다.

 

이 대목에서 주의깊게 봐야 할 것이 2013년 기준으로 개발당사국들 이외에 타이푼을 채택했거나 채택이 유력시 되는 국가들이다. 아래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타이푼의 수출은 유독 아랍권에 편중되어 있다. 이들 국가들은 개별 전술기에 요구하는 사양이 높고, 막강한 오일달러들을 바탕으로 타이푼 개량에 투자할 여력이 있는 국가들이다. 다시 말해, 이들 아랍권 국가들이 타이푼 개량에 필요한 돈줄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소리이고, 실제로 그렇게 되어가고 있다.

 

이렇게 지지부진한 개량의 대표적인 사례가 타이푼 개량 계획의 화룡점정이라고 할 수 있는 Captor-E AESA 레이더 통합이다.

 

Captor-E AESA 레이더 통합은 2013년이 다 지나가도 여전히 이렇다할 투자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개발 당사국 중 영국을 제외한 3개국은 비용 부담이 큰 AESA 레이더 개발 및 탑재에 회의적이었다. 개발 초기부터 레이더 선정에 태클을 걸어댔던 독일의 경우, 만에 하나 AESA 레이더를 장착하더라도 CAPTOR-E보다 저렴한 고정식 안테나 방식의 레이더를 선호했다.

 

실제로 이 고정식 안테나를 가진 AESA레이더는 2007년에 개발 및 시험이 있었다. 그러나, 여기에 사용된 레이더는 기존의 기계식 레이더에 안테나만 바꿔단 물건으로 원래 계획했던 Captor-E AESA 레이더와는 좀 동떨어진 물건이며, 그나마도 정식채용되지 못했다.

 

20142월 하순에 무게를 맞춘 레이더 목업을 장착한 상태에서 첫 비행을 실시했다.

 

그로부터 2년을 넘긴 20167월에 드디어 본격적인 비행 시험이 시작되었다. 20173월 시점에서 본 레이더의 본격적인 장착은 쿠웨이트 공군의 발주분부터가 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엔진 개량도 진전이 없는 상황이다. 기존 EJ200의 추력향상형인 EJ230의 개발은 진행되지 않고 있고, 추력편향 노즐은 엔진 제작사의 자체 지상시험만 하였을뿐, 기체와의 통합은 관련 예산이 배정되지 않았다. 이게 2013년 당시의 이야기인데 그 뒤로 아무런 소식이 없다. 저 위에서 언급된 CFT도 이미 2000년부터 제안되었지만 개발 당사국들이 아무도 관심을 주지 않은 탓에 2014년이 되어서야 겨우 시험에 들어간 상황이다.

 

Tranch 3 개발계획요소의 핵심 중 하나인 미티어 공대공 유도탄은 그나마 사정이 나았다. 20127월에 MBDA와 통합계약이 체결되었다. 그리고, 동년 12월에 타이푼에서의 첫 미티어 투하시험이 진행되었다. 하지만, 라팔과 JAS-39 그리펜이 미티어 개발 과정에서 테스트 베드로 활용된 것과 비교하면, 타이푼의 행보는 이 두 기종에 비해 늦은 셈이다. 타이푼이 본격적으로 미티어를 운용할 시기는 아무리 빨라도 2017년은 되어야 한다.

 

공대지 무장의 통합은 답보 상태에 빠져서 허우적대다가 2010년대 중반부터 겨우 진척을 보이고 있다. 특히 공대지 미사일들은 2013년이 되어서도 어느 것 하나 통합된 것이 없었다.

 

20131127, 스톰쉐도우를 장착한 상태의 첫 시험비행을 실시했다. 스톰쉐도우 순항 미사일의 통합은 위에 나온 Phase Enhancement 계획에 포함되어 있었지만 정작 개발 당사국들은 전혀 투자하지 않고 있었는데, 사우디아라비아가 이 통합계획에 투자함으로서 겨우 첫발을 내딛게 된 것이다.

 

스톰쉐도우 장착 비행이 있은지 한달여 뒤인 2014115일에는 KEPD 타우러스 순항 미사일을 장착한 상태의 시험비행도 시작되었다. 타우러스를 운용하던 기종들의 퇴역이 얼만 안 남은 것을 노린 조치였다.

 

최초 계획대로라면 미티어, 스톰쉐도우, 타우러스의 통합은 Tranche-2의 후기 생산분이 만들어질 시점에서 통합이 끝나야 했지만, 현실은 Tranche-3의 생산을 눈앞에 둔 시점에서도 여전히 시험중... 이 때문에 결국 실전에서 굴욕 아닌 굴욕을 겪게 된다. 상세는 실전경험 항목 참고.

 

영국군용 Brimstone의 경우 20177월에야 첫 발사가 이뤄졌다. 영국 공군의 Brimstone 2의 경우 타이푼과의 통합은 2021년에 가서야 실행될 것이라고 한다. 이 때면 토네이도와 Tranche-1은 퇴역하고 Tranche-2마저도 오늘 내일할 시기이다. 이 때문에 해당 미사일의 전력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라고 한다...

 

이처럼 2010년대 초반을 지나면서 개량에 가속이 붙는 것처럼 보이지만 정작 개발 당사국들의 참여는 앞서 언급되었듯이 미온적이다. 미티어나 순항 미사일 통합의 경우 운용 당사국들의 필요가 있었기에 그나마 굴러가고 있는 상황이다.

 

더군다나, 2014년 들어서 개발 당사국들의 Tranche-3B 도입 거부가 공식화될 조짐이 보이면서, 개발 당사국들의 소요 제기가 없거나 적은 부문에 대한 개발 당사국들의 적극적인 투자가 부족한 상황.

 

이같은 본가의 외면 속에 자사 및 해외 발주국의 투자로 겨우겨우 신형 무장의 통합이 진척을 보이자 유로파이터 측에서는 "패러다임이 바뀌었다.(a paradigm shift)"며 자화자찬했다.

 

이처럼 어떻게든 개량을 진행하고는 있지만, 위에 적혀있듯이 5세대 기종이 시장에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는 시점인지라 이미 때가 늦었다. 라이벌로 취급받는 라팔이 2013년 시점에서 위에서 언급된 개량사항들을 사실상 모두 충족하고 있지만 수출시장에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상황에 비춰볼 때, 타이푼의 등장과 개량은 지금보다 10년은 앞당겨졌어야 했다는게 중론이다.

 

위의 내용을 잘 보면 짐작이 가겠지만, 통합된 개량계획 따윈 이미 2010년대 중반에 사실상 저멀리 날아갔고, 각각의 운용국들이 자신들이 운용하는 기체들에 대해서 필요한 부문만 업그레이드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이러다 보니 유러파이터 타이푼이라는 단일 브랜드로서 이거다 라고 무기시장에 내세울수 있는 업그레이드 품목을 갖추는데 엄청 늦어버렸고, 5세대기를 제껴두고서라도 같은 4/4.5세대기들과의 무기시장 경쟁에서도 밀리게 되었다.

 

위에 나온 유지비 문제와 경제난 때문에 개발에 참가한 4개국들은 이미 인수한 기체들이건, 아직 인수하지 않은 기체들이건 상관없이 어떻게든 다른데다 떠넘기려고 발버둥치고 있다. 도입 거부가 아니라 다른데다 떠넘기려는 이유는 계약 위반시 해당국 정부가 지불해야할 막대한 위약금 때문이다.

 

그리고, 이 폭탄 돌리기의 첨병은 아이러니컬하게도 타이푼 개발 과정에서 제일 크게 주도권을 행사하면서 공동 개발 4개국 중 최대 물주 행세를 하고 있는 영국이다.

 

영국의 경우 2011년에 Tranche-1 50여대를 스크랩 처리한다고 발표했다. 돈이 없어서 대금지불이 지연되고있는 Tranche-3를 도입하고, 기존 Tranche-1Tranche-3로 업그레이드하지 않겠다는 것이 당시 영국측 발표의 골자이다.

 

55대 계약하고 이미 도입완료한 Tranche-1은 보유물량 대부분의 스크랩이 결정.

 

91대 계약한 Tranche-2는 도입예산은 확보하였으나 군비감축으로 유지비 확보가 불가능.

 

88대 계약한 Tranche-3은 도입예산조차 확보가 불가능해 영국이 받아야할 물량을 대신 소화해줄 해외국가를 찾아다니는 한편, 기존 Tranche-1 보유기체를 스크랩까지 해가며 남는 유지비로 Tranche-3을 도입해야하는 상황이 되었다.

 

사우디 아라비아 수출로 일부 물량을 떠넘기고도 사정이 여의치 않았던 것이다.(참고로 위에 나온 수량은 영국이 계약한 수량들로 실제로 영국 공군이 도입했거나 도입할 수량이 아니다. 사우디에 떠넘긴 수량들이 포함된 것이다.)

 

그나마 2012년부터 경제상황이 나아져서 Tranche-1 스크랩은 철회되고 개량사업에 들어갔으며, Tranche-2도 사우디 수출분을 뺀 나머지를 일단 안기로 했다.

 

하지만, Tranche-1의 경우 일단 떠맡기는 했지만 2015~18년에 퇴역시킬 것이라고 한다. 다른데도 아닌 영국 공군 홈페이지에서 나온 얘기로 사실상 조기퇴역인 셈이다. Tranche-2/3'2030년까지' 라고 하니 Tranche-1과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다. Tranche-3의 경우 초도비행이 201312월에야 실시되었다. 이후의 개발 일정과 실질적인 실전 배치시기를 생각해보면 운용기간이 아무리 길어도 15년이 채 되지 않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 그러나, 2016년 말에 전투대대를 1개 더 늘이기로 하면서 Tranche-1 중 약 30대의 퇴역이 늦춰질 가능성이 생겼다.

 

이런 상황 탓인지 2013년에 오만 공군이 계약한 12대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처럼 영국군 공급 예정 수량에서 빼서 주는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번졌었다. 일단은 영국군의 최종 도입수량이 몇대에서 끝나는지 지켜봐야할 상황.

 

참고로 사우디에 수출한 72대에 대한 영국과 유로파이터 측과의 입장이 확연히 갈리는데, 영국은 자국 도입분에서 빼서 수출한 것이므로 현재 확정수량인 160대만으로 도입 계약은 끝이라는 입장이고, 유로파이터측은 사우디 수출은 별개의 사안이므로 최초 계획대로 232대를 채워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탈리아, 독일, 스페인도 사정은 딱히 다를게 없어서, 2010년을 전후한 시기에 아직 만들지도 않은 Trenche-3b 생산분에 대한 인수 거부 의사를 분명히 한데 이어서, 이미 도입한 Tranche-1 생산분을 매물로 내놓고는 사방팔방에 찔러보고 있다. 그 경쟁상대가 한 체급 아래인 F-16 파이팅 팰컨과 JAS 39 그리펜이라는게 그저 안습이다.

 

스페인의 경우 20137월말에 타이푼의 운용 규모를 더욱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20142, 독일은 2009년에 천명했던 Trench-3 37기의 도입 거부를 공식화했다!!! 기 계약한 143대만 도입하고 쫑내기로 한 것.

 

에어버스측은 이에 대한 위약금으로 총 9억 유로(12억 달러)를 요구하고 있다. 단순히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37기에 대한 1대당 위약금은 T-50 골든이글을 필리핀에 수출할 당시의 T-50 대당 단가와 비슷한 셈이다.

 

이로써 2014년 기준으로, 최초 도입 계획 기준으로 개발참여국들이 도입을 확정하지 않은 물량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39, 도입을 확실히 거부한 물량은 독일의 37대가 되었다. 영국은 상술한 바와 같이 사우디 수출로 퉁치자는 입장이다.

 

2014년에 이들 물량에 대한 최종 발주 여부에 대한 논의를 진행했지만, 2017년 말 시점에서 유로파이터측의 발주 확정 시도는 사실상 무산된 것으로 보인다. 대신에 2017년까지 간간히 이어진 중동국가들의 발주로 최초 계획수량(620)을 채우게 되었다.

 

하지만, 이렇게 수량을 채우기가 무섭게 영국에서는 트란체1에 해당하는 기체들중 일부인 12대의 복좌형을 퇴역시킨다는 소식이 나왔다. 해당기사 이들 기체들은 전부 폐기하여 동류전환에 의한 부품 수급용으로 쓰일 예정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일각에서는 '타이푼이 이미 Death Spiral에 빠졌다.'고 판단하고 있다.

 

하나의 전투기 기종은 '개발-생산-배치-전력화-생산라인 종료-개량사업-퇴역 개시-완전 퇴역'의 단계를 거쳐 태어났다가 사라진다.

 

전투기 1개 기종은 하나하나가 일종의 시장이라고 볼 수 있고, 이를 유지하기 위해서는 해당 기종을 위한 부품/서비스를 제공하는 수많은 협력업체들이 필요하다. 특히 타이푼처럼 자신만을 위해 생산된 부품(EJ-200, CAPTOR radar, PIRATE, DASS )이 많은 전투기의 경우 이런 협력업체들의 중요성이 더욱 커진다.

 

전투기의 수명주기 중 가장 많은 부품을 필요로 하는 것은 생산단계이기 때문에, 개발이 완료되어 FRP(전율생산 : Full-Rate-Production)단계로 들어서면, 협력업체들이 보유한 부품 생산라인도 가동률이 높아지고 개별 부품의 생산단가는 내려가지만, 추가발주가 감소되고 생산라인이 중단되면 생산단계에서의 부품수요는 사라지고, 기존 기체의 유지 및 업그레이드에 필요한 부품수요만이 남게 된다.

 

그런데, 전투기 시장의 크기가 일정 수준 이하이거나, 시장의 수요를 떠받치는 국가가 해당 기종을 정상적으로 운용하지않아 유지를 위한 부품수요가 줄어든다면, 부품 생산업체들의 채산성은 악화될 수밖에 없다.

 

이는 결국 부품 가격의 상승 혹은 단종, 최악의 경우에는 업체의 도산으로 이어진다. 그리고, 이것은 해당 기종의 유지비 상승과 가동율 저하를 초래하는데, 2000년대 들어 한국 공군의 F-4가 이런 상황을 맞이해서 운용유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또한, 운용국들이 기존 기체의 업그레이드에 예산을 투자할 여력이 없다면, 해당 전투기는 변화하는 전장환경에 맞춰 적절한 업그레이드를 받지 못하고 생산 당시의 초기 성능 그대로 남게 된다. 한국 공군의 F-4가 업그레이드를 전혀 받지 못한 탓에 KF-16 전력화 이후로는 장거리 대지공격 이외에는 전력으로서 이렇다할 의미를 찾을 수 없게 되었다. KF-16 역시 도입 당시에는 F-16중 최고 사양이었지만, 이렇다할 업그레이드가 뒤따르지 않다보니 2000년대에 이르면 미국을 비롯한 여타 국가들의 하위 블록 기체들보다 못한 전투능력을 가지게 되었다. 결국, KF-162012년에 본격적인 업그레이드 사업을 실시하게 된다.

 

현재 타이푼이 직면한 상황이 바로 이 Death Spiral이라는 것이 타이푼 비판론자들의 요지이다. 도입계획 취소(T3B 인도거부)에 의해 시장 규모(운용 댓수)는 줄어들고, 그 줄어드는 시장에서 이익을 내기 위해 혈안이 된 각국 업체들은 부품값을 올려받고 있으며, 이는 곧바로 유지비 상승으로 이어지고, 막대한 유지비용에 지친 각 운용국들은 T3B 개발비 분담 거부하고 기존 기체들의 운용을 줄이거나 중단시키면서 다시 시장 규모는 또 줄어들고, 부품값은 그만큼 또 오르고, 유지비도 덩달아......이하생략

 

이런 상황 탓인지 타이푼에 대한 개발 4개국 현지 언론의 태도도 가히 싸늘하다. 특히, 유로파이터 전체 지분의 40%를 가진 영국의 경우 안 그래도 유지비, 가동율 문제에다 최초 계획 대비 미진한 개량에 따른 부실한 성능 탓에 언론에 단단히 찍힌데다, 고작 10년만 쓰고 버릴 물건에 돈 들여서 개량까지 한다는 것 때문에 더 두들겨 맞고 있다. Tranche-1 초기 블럭에 공대지 능력이 부여된게 2012년이다. 이렇게 돈 들이고 나서 사용할 기간이 길어봐야 6년에 불과하니 돈 낭비한다는 소리가 안 나오는게 이상한 일이다.

 

6.2. 생산 중단 위기

 

결국 2018년 이후 사실상 생산 중단 상태에 이르게 되었다는 기사가 나왔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이렇다할 신규수주를 받지 못하다 보니 2018년을 끝으로 독일과 스페인의 최종 조립라인이 가동을 멈추게 되고, 2019년에는 영국의 최종 조립라인이 가동을 멈추게 된다. 2019년부터는 쿠웨이트 공군의 발주분 밖에 남지 않은 이탈리아의 조립라인만이 2022(또는 2023)까지 겨우 가동하지만 이 정도 물량으로는 각 부품 제작업체들의 일감을 지속적으로 보장할 수가 없다. 때문에, 컨소시엄 구성국들로 납품할 분량의 생산이 사실상 끝나는 2018년부터 주요 구성품의 생산이 2년간 중지된다.

 

다행히도 201712월에 카타르와 구매계약을 체결하면서 영국의 최종조립라인이 2020년대까지 가동할 수 있게 되었다.

 

본 항목이 '단점' 항목에서 별도로 나와 있기는 하지만, 어떻게 보면 제일 큰 단점일수도 있다. 특히, 개발 당사국 외에 다른 국가에서 채용을 하는 입장에서 해당 기종이 본가의 지원을 제대로 받지 못한다는 것은 보급과 운용 유지에 있어서 매우 치명적이다.

 

수출 현황

 

개발에 참여한 4개국 외에도 몇몇 사용국이 있어서 언뜻보면 나름대로 수출도 하고 생산량도 늘어난 것처럼 보이지만, 바로 위 항목에 나와있듯이 수출한 내용도 애초에 공동개발국들이 각자 할당된 도입분을 인도 거부하거나 운용을 포기했기 때문에 위약금을 지불하는 대신 제3국에 짬처리해서 자신들이 소화하기로 되어있는 할당량을 다른 나라로의 판매를 통해 채우는 이른바 폭탄 돌리기이다.

 

따라서, 실제로는 처음 계획했던 총 생산량에는 큰 변화가 없는 셈이다. (...)

 

더군다나, 위와 같은 이유 때문에 도입국이 늘어났음에도 불구하고 수주 잔량은 개발 당사국들이 최초에 계획한 수량(620)을 밑도는 기현상이 오래 이어졌다. 이러한 기현상은 201712월에 카타르와의 도입 계약이 성사되면서 해소된다.

 

참고로 타이푼의 수출은 1차적으로 유로파이터 유한회사를 구성하는 각 국의 회사들이 전 세계를 분할하여 담당하고 있다.

 

영국의 BAE Systems(BAe)는 중동, 이탈리아의 알레니아 아에르마키는 터키에 진출하여 중동권에서 BAe가 커버하지 못하는 영역을 보조, 독일/스페인의 에어버스 디펜스 앤 스페이스(EADS)는 중남미와 아시아를 담당하고 있다. 하지만, 후술한 내용을 보면 이런 영역 구분은 아주 절대적이지는 않은 듯하다.

 

오스트리아 공군

 

오스트리아는 2000년대 들어서 기존의 구식화, 노후화된 공군 전력을 일신하고자 전투기 도입사업을 시작하였고, JAS-39 그리펜과의 비교 끝에 2003년에 타이푼 도입을 결정하였다. 최초 계획은 Tranche-1 6+ Tranche-2 12기로 합계 18기였으나, 계약 초기부터 비싼 도입가에다 뇌물 스캔들까지 겹쳐 잡음이 끊이지 않았고, 결국 최초 도입 계획보다 수량과 사양을 낮춰서 Tranche-1 15기를 도입하여 운용중이다. 15기들은 신규 생산분이 아니라, 독일에 배정된 계약 물량을 오스트리아로 갈라서 준 것이다. 다시 말해서 오스트리아 공군이 발주한 15기로 인한 타이푼의 총 생산량 증가는 없다.

 

오스트리아 내에서도 여전히 까임의 대상이다. 도입가 절감 차원에서 기체 생존 관련 장비들과 IRST같은 보조장비들을 하나도 탑재하지 않는 등 별다른 장비도 탑재되지 않은 터라 유지비 상승요인도 적고, 비행시에도 공대공 미사일 1or 2+ 연료 탱크 1()의 단촐한 무장만 하는데도 유지비가 그야말로 폭풍같은 것이 까임의 이유이다. 참고로 중거리 미사일은 아예 도입하지 않았다. 도입가를 한 푼이라도 아끼려다 보니 몇몇 밀리터리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스트리아 공군의 타이푼들은 말 그대로 깡통 취급을 받고 있다.

 

소스에 따라 약간씩 다르지만, 시간당 유지비 55,000~66,000 유로라고 알려져 있다. 달러도 아니고 유로다.

 

오스트리아 국방부의 입장을 요약하면,

 

1. 구매검토 당시 EADS가 제시한 비용보다 훨씬 돈을 많이 먹음.

2. 이 상황에서도 EADS는 운용유지비를 더(2) 올리겠다고 함.

3. 이렇게 비쌀줄 알았으면 안샀을 것.

 

이 유지비 문제와 보유 수량의 부족 때문에 24시간 작전태세는 꿈도 못 꾼다고 한다. 2009년 기준으로 연간 1,500시간 가량 비행했으나, EADS부터 앞으로 유지비용이 더 오를 것이라는 통고를 받고 연간 1,100시간으로 비행시간을 낮췄다.

 

게다가 오스트리아 영공이 워낙에 좁은 관계로 최고속도에 이르면 다른 나라의 영공에 접어들기 때문에 제 성능을 발휘하기 힘들다는 듯하다. 북해를 건너 몰려드는 소련의 폭격기들을 요격하려는 컨셉으로 제작된 기종을 본래 용도와 전혀 안맞는 국가에서 운용하려다보니 트러블은 피할 수 없는 듯하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2011년말, 2012년초에는 보유 기체 전량 매각설까지 나오기도 했다.

 

결국 2013년 오스트리아 정치인들이 EADS로부터 타이푼을 도입하는 대가로 뇌물을 받았다는 유력한 정황이 드러나서 수사를 받고 있다.

 

하지만, 이미 들여온 물건이니 어떻게든 써먹어야 하는지라 201310월에 소소하게나마 업그레이드를 실시했다고 한다. 이 업그레이드의 가장 큰 성과가 다름 아닌 피아식별장치(IFF) 장착이다

 

2014년 중반에 이르러서는 상황이 더욱 나빠졌다. 8월에 나온 현지 언론의 보도에 따르면 재정 긴축의 여파로 인해 안 그래도 줄어든 타이푼의 운용규모를 더 축소할 수 있다고 한다. 말이 좋아서 운용규모 축소이지 사실상 공군이 파산상태에 이른 듯하다. 이 때문에 타이푼에 대한 현지 여론은 더욱 악화되는 상황이다. 뇌물 먹고 산 전투기 덕분에 오스트리아 공군은 망했어요를 외치고, 영공 방어에 뭔가 문제가 생길 때마다 인접국 공군의 지원이 필수라며 한심해하고 있다. 타이푼을 구입한 것은 최근 수십년 중 가장 바보같은 스캔들이며 타이푼에 돈을 쓰는 것은 너무 나쁘다는 둥, 타이푼은 군사용이 아니라 농담용이라는 둥, 타이푼이 자국 군대를 관에 넣고 못질을 했다는 둥 군사장비로서 들을 수 있는 악평이란 악평은 죄다 나왔다.

 

급기야 20172월에 오스트리아 정부가 유로파이터 컨소시움을 고소할 것이라는 소식이 나왔다. 도입 가격, 부품 업그레이드 비용, 부수장비 가격 등을 속여팔았다는게 오스트리아 정부가 내세운 고소 이유이다. 위에서 언급된 뇌물 관련 혐의 조사와 같이 얽혀 있는데, 일단 독일측에서는 2017년말에 조사를 종료할 예정이라고 한다. 앞서 각종 생존 관련 장비들이 빠진 이유가 도입가 절감차원이라고 했었고 실제로 그렇게 알려졌었는데, 본 조사과정에서 드러난 바로는 원 계약은 생존 장비 옵션이 포함된 것으로 했는데, 이걸 싹 빼먹고 값은 되려 더 받아갔다고 한다.

 

결국에는 포기하고 다른 나라에서 새로 신품이나 리스로 전투기를 15대 들여오는게 타이푼 15대를 30년간 운용하는 것보다 싸겠다고 하면서 2020년부터 단계적으로 폐기처분할 계획이라고 발표를 했다.

 

2018년에 정부가 바뀌면서 새로 취임한 국방장관은 타이푼의 조기퇴역을 재검토하겠다고 했지만, 유러파이터 컨소시엄의 손해배상이 먼저라는 입장이다.

 

사우디아라비아 공군

 

실상은 재정 부담에 시달린 영국의 물량 떠넘기기. 당연히 타이푼의 총 생산량 증가는 없다.

 

이 과정에서 90년대 대처 정권 당시, BAe가 사우디아라비아에 막대한 뇌물을 뿌렸던 사건에 대한 수사가 사우디측의 압박으로 중단되기도 했다. 더 이상 수사를 진행하면 타이푼 도입을 철회하겠다는 사우디아라비아의 강경한 입장에, 2006년 당시 영국 총리였던 토니 블레어는 국가안보상의 필요라는 이유를 들어 수사를 중단시켰으며 결과적으로 사우디아라비아에 200772대를 수출하는데 성공한다.

 

운용국이 운용국이니만치 유지비 얘기는 나오고 있지 않지만, 먼저 도입한 Tranche-2에 대해서 부정적인 평가를 했다. 부실한 공대지 전투능력이 주된 원인이다. 더군다나 후속 인도분 48대의 경우 2012년부터 인도 예정이었는데, Tranche-3 개발이 지연되자 인도 시작을 2014년으로 연기해버렸다. 48대들은 2012년 말이 되어서야 겨우 동체를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성능과는 별개로 다른 부문에서 타이푼에 대한 감정이 나빠지는 일이 있었으니, 그 하나는 영국이 타이푼 조종사 양성 비용을 과하게 책정하여 요구한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사우디 현지 생산의 무산이었다. 본 항목 제일 윗줄에서 언급된 48기가 그 대상이었는데, 사우디의 기술력 부족으로 인해 파토났다.

 

72기의 후속으로 24기의 Tranche-3 추가 도입 움직임이 있었으나, 타이푼에 이래저래 실망한 탓인지 F-15SA 84기 도입으로 취소되었다.... 하지만, 그 속사정을 파고 보면 제3자 입장에서는 그저 혀를 찰 수 밖에 없다. 사우디아라비아가 새로 도입한 F-15SAF-15 계열기 중 가장 최신 사양의 전자장비들을 넣었지만, 미국의 이스라엘 입김 때문에 스탠드 오프 병기들의 통합이 빠진 반쪽 짜리 물건이었던 것.

 

기체 개량 항목에서 언급된 스톰쉐도우 통합에 대한 투자도 이러한 배경하에 이뤄진 것이다. 타이푼의 AESA 레이더 장착 역시 사우디 공급기체가 최초가 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20148월 시점에서 AESA 레이더 장착이 확정되지는 않았다.

 

후속 인도분의 경우 가격 협상에 난항을 겪다가 20142월에 타결지었다. 아무리 석유 부국이라도 타이푼 특유의 높은 도입가는 만만찮은 부담인 듯하다. 기존 도입분의 업그레이드와 관련해서도 마찰이 있었으나, 2014년 중반에 타결을 보았다고 한다. 업그레이드 관련 비용은 약 13억 파운드.

 

위에 나왔듯이 사정이 사정인지라 추가도입설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사우디가 추가로 도입하게 된다면 중동 지역의 판로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치므로 유로파이터측에서도 계속 꾀고 있기도 하고...

 

2017년에 72대 모두 인도 완료했다.

 

 

2012년 인도 MMRCA사업

 

 

F-35도 아니고 라팔에게 패했다. 그리고, 이어진 희망고문...

 

과거 인도는 영국의 핵심 식민지였고, 인도가 독립한 이후에도 영국과의 관계는 상당히 깊었다.

 

이런 상황은 군사협력에도 예외가 아니어서 영국이 독자적인 전투기 라인업을 유지하던 시절에는 영국제 전투기의 주요 해외 사용처에 반드시 들어갈 정도였다. 영국제 전투기의 명맥이 끊어지고 인도의 외교 노선이 변하면서 인도 공군의 전술기 구성은 소련/러시아제와 프랑스제의 혼용으로 바뀌었지만 그 외의 다른 무기체계를 비롯하여 군사적인 부문에 있어서 영국의 영향은 알게 모르게 컸다.

 

이 때문에 비록 독자적인 영국제 전투기는 아니었으나 영국의 입김이 많이 들어간 타이푼의 인도 입성은 충분히 가능성이 있었다. 실제로 다른 후보들이 속속 나가떨어지는 와중에도 마지막까지 라팔과 함께 후보로 남아서 경합을 벌였다.

 

그러나, 결과는 라팔에게 '낡아빠진 기술' 소리까지 해가며 승리를 자신한 EADS였으나, 자만이 결국 독이 되었는지 2012년 최종 기종 선정에서 고배를 들었으며 126기나 되는 대규모 사업을 라팔에게 넘겨주고 말았다. 개발사의 이탈리아 출신 간부는 그렇게 자랑하던 e-captor AESA 레이더는 고사하고 제대로 된 정찰 포드, 공대지 병장도 없으니 인도에서 라팔에게 물먹은 것은 당연하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한다.

 

거기에다 가격조차 후보군들 중에서 최고가...... 다른 후보들은 비싸도 8천만달러 수준이었던데 반해, 타이푼은 12천만달러를 불렀다.

 

거기에다, 이 사업에서는 항공모함 탑재형도 요구했었는데, 함재기형을 따로 개발하지 않았던 타이푼의 경우 부랴부랴 씨-타이푼이라는 이름의 함재기형을 제시했다. 하지만, 함재기형이 이미 개발되어 있던 라팔이나 MiG-29, 그 자체로 이미 함재기였던 F/A-18E/F 슈퍼 호넷 등의 타 후보들과 비교하면 이래저래 불리한 상황이었다.

 

한편으로는, 인도 공군 조종사들의 미라주 2000에 대한 선호도가 높았던 것도 은근히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인도 공군이 라팔을 선정한 뒤에도 타이푼에 대한 희망고문은 계속 이어졌다.

 

2013년초만 해도 인도 공군이 라팔 64대 추가도입을 거론하는 등 라팔 도입 계약은 거의 기정사실로 굳어지는 듯 했다. 그러나, 그 이후 라팔 도입 협상이 난항을 겪기 시작했고, 이 때를 놓칠세라 타이푼을 비롯한 다른 후보들이 인도에 다시 접근했다. 특히, 차석으로 고배를 마신 타이푼의 경우, 만에 하나 라팔의 인도 입성이 무산된다면 다음 후보로 거론될 가능성이 매우 높았다.

 

인도 옆구리 찌르기에 총대를 맨 건 영국이었지만, 중간에 독일도 잠깐 끼어들었다.

 

20148, 인도 현지 언론 보도에 따르면 독일의 주도하에 총 금액을 175억 유로로 할인해서 판매하겠다고 제안했다고 한다. 2012년 기종 선정 당시 제시된 총 금액이 210억 유로였으므로 약 20%를 깎은 셈. 그러더니 9월 초순에 독일 외무장관이 직접 인도를 방문한 자리에서 총 금액으로 76억 유로를 제시했다는 보도가 줄줄이 쏟아져 나왔다. 2012년 당시 제안 가격과 비교하면 무려 75% 할인(!!!). 전체 금액이 아닐 수도 있지만 만약 이 보도들이 진짜라면 그야말로 엄청난 떨이인 셈이다. 할인폭도 할인폭이지만 그동안 영국이 주도하던 인도 수출에 독일이 앞장선 것 역시 눈길을 끌었다. 영국의 사우디 판매를 전례삼아 자국의 중고기와 미계약분을 한꺼번에 떠넘기려는 것일 수도 있다. 위에서 언급된 바와 같이 2014년 현재 독일은 타이푼의 정신줄 놓은 유지비와 그로 인한 처참한 가동율에 학을 떼고 있는 상황이므로 충분히 가능한 얘기이다.

 

하지만, 타이푼의 동체 결함 보도가 나오고 난 뒤로 독일은 조용해 졌다.

 

독일이 조용해진 뒤로, 영국이 다시 나서서 인도의 옆구리를 찌르는 와중에 20154월에 MMRCA가 파토났다. 도입 협상의 난맥상을 보다 못한 인도가 그동안 벌이던 라팔 면허생산 협상을 파기해 버린 것이다. 인도는 대신 직도입으로 36기의 라팔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타이푼을 도입하겠다고 결정한 것도 아니면서 굳이 호재라고 할만했던 이유는 바로 인도군의 수요 때문이었다.

 

인도군의 상황을 보면, 원래 MMRCA에서 계획했던 수량의 신조기가 추가 도입되지 않으면 MiG-21과 미라지 2000 대체기가 부족해진다. 그렇다고 Su-30MKI를 더 도입하지는 않을 것이다. 인도 공군은 Su-30MMRCA로 도입할 기종의 임무를 다르게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이유로 제2MMRCA가 추진될 가능성이 있었기 때문이었다.

 

동년 5, 인도 정부는 라팔의 도입 수량을 36대로 못박으면서, 남은 예산은 자국산 테자스의 개발에 돌리겠다는 발표를 해버렸다. 이 말은 제2MMRCA 같은 외국제 전술기 도입은 이른 시일내에 없을 것이라는 얘기였다. 하지만, 테자스로 MMRCA의 요구조건을 충족한다는 것은 인도 스스로가 보기에도 뭔가 아니었기에 MMRCA의 후속 사업을 계속 물색하고 있는 중이고, 유로파이터는 여기에 희망을 걸고 인도와 접촉중이다. 물론, 다른 기종들이 가만히 있을리도 없고, 인도내 방산업체와 정계 간 유착도 고려해보면 앞길은 여전히 험난하다.

 

오만 공군

 

2012년에 도입 확정으로 알려졌으나 사실은 영국측의 설레발이었고, 실제로는 20136월에야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2008년부터 시작된 영국의 타이푼 판매 시도에도 불구하고 2011년에 F-16 블록 50 도입을 선언해 끝난 것 같았지만, 영국이 그 뒤로도 계속 제안()을 넣자 "타이푼도 살까?" 하고 마음이 움직인 듯하다. 한켠으로는 F-16 추가도입을 고려했지만 결국 타이푼으로 낙찰되었다.

 

12대가 영국 공군이 발주하였던 Tranche-3 물량 중 일부로 알려져 있었지만, 영국 공군 홈페이지에서 언급된 영국공군의 도입수량과 비교해보면 신규발주로 보인다. 영국 공군 최초 계획 232- 사우디 공급수량 72= 160. 이 수량과 영국 공군 홈페이지에서 언급되는 수량이 같다. 오만 공군 공급 수량을 계산에 넣게 되면 차이가 발생한다.

 

최초 제안 당시보다 확 오른 도입가가 눈에 띄어서 밀덕들 사이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오만의 타이푼 12대 도입가격은 약 23억 파운드로 대당 19,100만 파운드. 당초 영국은 타이푼 24대를 14억 파운드에 도입할 것을 제안했었다. 대당 가격 기준으로 보면 2013년 계약가는 최초 제안 가격의 3배 이상 뛰어오른 것이다. 일단 표면상으로는 이전에 없던 PBL 계약이 들어가면서 전체 비용이 증가한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밀덕들 사이에선 위에 나온 대 오스트리아, 대 사우디 판매 건의 전례 때문에 이쪽도 겉으로 드러난 거 말고 뭔가 있는 거 아니냐는 시선도 있다.

 

201712월에 8대가 인도되었다.

 

 

쿠웨이트 공군

 

 

20155월에 쿠웨이트는 F/A-18E/F 슈퍼호넷을 도입하기로 잠정 확정했지만, 이와는 별개로 타이푼 도입 협상을 시작했다. 이쪽의 경우 이탈리아 정부,공군 및 유로파이터 유한회사를 구성하고 있는 아에르마키가 협상 주체로 나섰다.

 

동년 9월에는 쿠웨이트가 28기의 유로파이터를 도입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총 금액은 80억 유로. 이후 동년 10월에는 쿠웨이트와 이탈리아가 유로파이터의 도입에 합의했다는 기사가 나왔다. 201631일에 이탈리아 의회가 쿠웨이트에 대한 타이푼의 판매를 승인하고, 동년 45일에 최종 공급계약이 체결됨으로서 쿠웨이트는 타이푼의 4번째 해외운용국이 되었다. 단좌 22기에 복좌 6기 구성으로 전량 트란체 3이며 타이푼 해외운용국들 중에서는 최초로 AESA 레이더를 장착하게 될 예정이다.

 

쿠웨이트가 타이푼과 슈퍼호넷 양쪽 모두와 구매 협상을 벌인 배경에는 이스라엘이 있다. 쿠웨이트가 F/A-18E/F 슈퍼호넷 도입을 잠정 결정하던 시기에, 이스라엘은 미국 정부에 이 건을 비롯한 일련의 대 중동 전투기 판매 건에 대하여 우려를 표했다. 미 정부 역시 겉으로는 이스라엘의 입김을 부인했지만, 쿠웨이트에 대한 슈퍼호넷의 판매승인을 차일 피일 미뤘다. 이렇게 슈퍼호넷 도입 협상 과정에서 분위기가 심상치 않게 돌아가자 쿠웨이트는 일종의 보험 격으로 타이푼에 손을 뻗었다. 설령 미국제 무기를 도입해도 상술한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우처럼 이스라엘의 입김 때문에 어딘가 한군데 모자란 물건이 될 공산이 큰데다가 오일머니가 넘쳐나는 쿠웨이트로서는 상술한 유지비 문제에 대한 부담이 상대적으로 적으므로 타이푼이 유효한 선택지가 될 수 있었다. 쿠웨이트가 타이푼에 손을 뻗은 또 다른 배경에는 중동의 맹주이자 인접한 강대국이며, 원 개발국들을 제외한 타이푼의 최대 사용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있을거라는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 쿠웨이트 판매분이 신규 발주인지, 아니면 이탈리아에 배정된 Tranche-3물량을 포함한 자국 배정분의 일부인지는 확인된 바 없다. 다만, 이탈리아도 다른 컨소시움 구성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기 계획분의 전량 도입에 부정적인 입장을 보인 바 있다. 참고로 쿠웨이트와의 계약 체결 시점에서 이탈리아가 도입을 확정하지 않은 물량은 25대이다.

 

201611월에 미정부가 쿠웨이트에 대해 F/A-18E/F 슈퍼호넷 40대에 대한 판매 승인을 내줬다. 보잉과 미 의회의 압박에 결국 미 정부가 입장을 변경했는데 반대 급부로 이스라엘에 대해 F-15 중고기체 원조가 이뤄졌다. 하지만, 유로파이터 도입은 그대로 진행해서 201712월에 쿠웨이트 공군용 기체의 생산이 시작되었다. 최초 인도 예상시기는 2020년이다.

 

카타르 공군

 

카타르의 경우 20146월에 라팔 도입 협상을 시작하더니 20154월에 끝내 라팔 도입을 확정지었고, 20163월에 1차 도입분에 대한 협상을 마무리지었다, 하지만, 타이푼의 구매도 계속 진행중이었다.

 

카타르의 이러한 행보는 위의 쿠웨이트 공군의 경우와 똑같은 배경을 배경을 가지고 있다. 사실 카타르는 2014~15년경부터 F-15SE 72기의 구매를 진행하고 있었다. 그런데, 같은 시기에 F-15SE의 구매를 추진하던 이스라엘이 미국 정부에 카타르의 F-15SE 구매에 대해 우려를 표하면서 일이 틀어지고 말았다. 쿠웨이트의 F/A-18E/F 슈퍼 호넷 구매건까지 들먹인 이스라엘의 땡깡 덕에(...) 미국 정부는 카타르에 대한 F-15SE의 판매를 좀처럼 승인해주지 않았다. 졸지에 전력 증강에 차질이 생긴 카타르는 F-15SE의 구매가 틀어질 가능성에 대비하여 유럽제 전투기들의 구매를 추진하게 된 것이다.

 

201611월에 F-15 판매를 미국 정부가 승인하면서 유러파이터 도입이 무산될 가능성이 점쳐졌지만, 2017917일에 영국과 24대 구매 의향서를 체결했다. 그리고, 동년 12월에 24대 구매 계약을 체결하여 도입을 확정하였다.

 

유러파이터 컨소시움 입장에서는 이 계약이 또다른 의미를 갖는다. 이 계약이 확정되면서 본 사업을 시작할 때 컨소시움에 참가한 4개국들이 도입하기로 했던 620대의 수량을 드디어 넘겼기 때문이다.

 

그리스는 타이푼 개발 당시만 해도 아주 유력한 도입 예정국이었다. 실제로 1999년에 60기의 도입을 결정했으나, 도입조건을 두고 EADS와 그리스 사이에 합의가 되지 않으면서 파토났다.

 

일본에서는 '꿩 대신 닭', 그나마 닭조차도 되지 못했다.

 

항공자위대는 2007년부터 F-4EJ 대체기종을 물색하고 있었다. 처음에는 오직 F-22만 바라고 있었지만 미국이 끝까지 F-22 판매를 허락하지 않아서 결국 포기하고, F/A-18E/F, F-15E 개량형, F-35와 함께 타이푼이 후보군에 올랐다. 일본 내 밀리터리 매니아들과 주요 언론사를 중심으로 F-22 다음 가는 공대공 능력을 지녔다고 평가받으면서 자국내 라이센스 생산이나 마개조에도 크게 제약이 없는 타이푼을 선호하는 여론이 일었지만, 막상 일본 항공자위대는 타이푼을 조기 탈락시켰다. 비싼 획득가와 대함공격능력이 전혀 없다는 것이 주 원인이었다.

 

유지비 문제의 경우 2011년 경부터 본격적으로 이슈화 된 사안이다. 이때는 이미 일본의 FX 사업에서 타이푼이 떨어진 시기이므로, 유지비 문제가 해당 사업의 향방에 영향을 줄 사안이 되었을 가능성은 낮다. 결국 201112월에 F-35가 최종 선정되었다. F-35가 선정된 이후에도 데이빗 워렌 당시 주일 영국 대사는 자국이 F-35와 유로파이터를 함께 운용할 예정인만큼 일본도 그렇게 할 수 있을 것이라며 끝까지 유로파이터를 팔기 위해 노력했지만 일본은 걸려들지 않았다. 여담으로 유로파이터는 그 생김새로 인해 일본 군사 마니아들 사이에서 오징어라는 별명으로 불리고 있다(...).

 

스위스에서는 라팔의 대안 취급을 받은 끝에 JAS-39 그리펜에게 패배, 터키와 노르웨이에서는 F-35에게 패했다.

 

이래저래 수출시장에서 물먹은 상황을 타개하고자 여기저기 찔러보고 있고, 그 중 영국의 경우 과거 자국의 영향권 아래에 있었던 국가들을 상대로 타이푼 판매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지만 그다지 신통치 않다.

 

특히, 자금사정에 여유가 있는 중동에 대한 판매에 열을 올렸는데 그 중에서도 아랍 에미리트에 특히나 공을 들였었다. 단순한 군사, 방위산업 부문을 넘어 영국 정부 차원에서 산업 전반에 걸친 협력을 약속하며 타이푼 판매를 시도했지만, 결국 201312월에 퇴짜를 맞았다. 아랍 에미리트측은 표면적으로는 주변 정세 완화에 따른 무기수요 감소를 내세웠지만, 실상은 높은 도입가가 문제가 되었다는 것이 중론이다. 2000년대 이후에 진행된 아랍 에미리트의 무기도입 사업들이 이런저런 이유를 갖다붙이며 질질 끌고가는 경향이 있음을 감안하면 별 기대를 말아야 할지도... 설령 사업을 다시 진행해도 이전부터 관심을 보였던 라팔이나 이미 운용중인 F-16 블록 60을 도입할 가능성이 높다고 한다. 20154월에 들리는 소식에 따르면 라팔 도입 협상이 순조롭다고...

 

역내 유력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채택한데다 영국 정부 차원의 전폭적인 지원을 등에 업었음에도 불구하고 수출에 실패한 것 때문에, 본 수출건의 실패는 이후 타이푼의 대외 수출에도 나쁜 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3FX 사업으로 인해 한국내 인지도가 올라간 탓인지 이 소식은 국내 언론에도 실렸다.

 

브라질에서는 라팔과 F/A-18E/F 슈퍼 호넷에게 치이다가, 201312월에 브라질 정부가 JAS-39 그리펜 도입을 전격적으로 결정함으로서 결국 수출 실패.

 

이외에 2013년 기준으로 신규 수출을 모색한 곳(별도로 언급한 국가들은 제외)은 바레인, 말레이시아, 캐나다, 덴마크 등이 있었으나 이 나라들에서의 상황도 그리 좋지 않았다. 캐나다와 덴마크는 양국 모두 F-35 개발 투자국인데다 캐나다의 경우 국방 관련 신규사업들을 잇달아 축소하고 있다는 것이 변수이고, 말레이시아는 신규 도입 사업 자체가 상당히 지지부진하더니만 2014년 초에 전투기를 임대하기로 방침을 바꿨다. 덴마크는 2016년에 F-35 도입 방침을 굳혔다. 결국 남은 곳은 중동권 국가들 뿐이었다.

 

이처럼 여러 군데 찔러보고 있지만, 20141/4분기에 이르러서는 자기들 스스로도 절반쯤 체념한 분위기이다. 본가에서는 여차하면 발 뺄 궁리나 하고 있지, 중동권에서나 좀 입질이 있을 뿐 실속은 없는 수출시장에서의 참담한 상황도 그렇고...... 이런 상황에 대해 Airbus Group CEO는 유로파이터 판매 실적에 대해 "실망"했다며 산하 업체들을 비난했다.

 

2015년에는 인도네시아의 차기 전투기 사업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한국의 3FX 사업때와 마찬가지로 현지 생산 떡밥을 흘리면서 판촉에 나섰지만, 인도네시아 공군은 동년 9월에 Su-35를 채택했다고 발표했다.

 

폴란드는 NATO 가입 이후 국방예산을 계속 증액하면서 F-16을 비롯한 서방권 무기들로 자국군의 장비를 바꾸고 있다. 그런데, 2019년을 목표로 F-16 16대를 추가 도입하려던 계획을 취소하고, 그 뒤에 목표시한을 2021년으로 미루면서 도입수량을 64기로 늘렸다. F-35의 도입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이지만, 계획 취소 소식이 나왔던 2014년 당시엔, 예산 절감과 자국 방산업계의 서유럽과의 연계를 고려해서 타이푼 중고기체, 또는 개발당사국들이 도입을 거부한 Tranch-3B를 도입할 가능성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분석'이 나오기도 했다. 2017년 현재 이탈리아의 레오나르도 아에르마키사가 입찰에 참여중이다.

 

이와는 별도로 영국을 제외한 나머지 개발 당사국들의 Tranche-1 중고품 판매 시도(...)2013년 초 기준으로 아래와 같다.

 

독일 : 불가리아에 8, 체코에 14대를 제안. 그러나 체코는 독일의 제안을 거부하고 그리펜리스 기간을 연장. 불가리아는 미국제 중고기 도입으로 가닥을 잡고 덴마크, 네덜란드, 그리스 등에 중고 F-16 구입을 타전 중. 독일 측도 파나비아 토네이도를 대체할 전폭기가 요모양 요꼴인 것에 대해 심각함을 절실히 느꼈는지 F-15F/A-18E/F 슈퍼호넷으로 퇴역하는 토네이도를 대체할 것이라고 한다.

 

이탈리아 : 루마니아에 24대를 제안. 그러나, 결국 F-16에게 패배. 루마니아군은 포르투갈군에서 운용하던 중고 F-16들을 들여오는 것으로 결정.

 

스페인 : 페루에 18대를 제안. 페루는 Su-35와 저울질 중이다.

 

201510월 대한민국 공군에서 F-4, F-5의 퇴역과 KFX연기에 따른 공백을 메우기 위해 유로파이터 리스를 검토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원래는 F-15, F-16을 임대하려 했으나 미국에서도 물량이 없다고 통보받았으니 말하자면 꿩 대신 닭이었는데 다행히도 유로파이터가 도입되는 일은 없었다.

 

2011년 리비아 내전시 오디세이 새벽 작전에 참가한 영국군에 의해 첫 실전을 경험했다. 대체로 공대공 무장을 한 CAP 임무에 투입되었지만, 본 작전의 특성상 대지 공격임무의 비중이 컸기 때문에 타이푼도 대지 공격임무에 나섰다. 하지만 이 시기에 영국공군 소속 타이푼들이 가진 공대지 능력은 무유도/유도 자유낙하폭탄류를 운용하는 것이 전부였고, 영국의 집안사정 때문에 타이푼 조종사들은 지상공격훈련을 충분히 받지 못한 상태였으며, 지상공격 라이센스를 획득한 소수의 조종사들 외에는 단독으로 레이저 유도폭탄을 목표물에 유도하지 못하고 파나비아 토네이도의 유도를 받아야 했다. 과거 걸프전 당시 파나비아 토네이도가 블랙번 버캐니어의 유도를 받아 지상공격을 했던 사실을 떠올려보면, 역사는 반복된다는 말이 실감난다.

 

또한 아직 순항 미사일 통합이 이루어지지 않은 관계로, 순항 미사일 공격은 전부 토네이도에게 맡겨야 했다. 순항 미사일 운용능력을 미리 갖춘 프랑스군의 라팔이 카다피군 방공망 파괴에 순항 미사일을 사용한 사실과, 토네이도와 라팔이 운용하는 순항 미사일이 공히 영국-프랑스 공동개발의 Storm Shadow/Scalp EG였던 것 때문에, 이 당시 유로파이터의 공대지 전투능력 부족을 대표하는 사례가 되었다.

 

참고로, 이 당시 투입된 영국 공군의 타이푼들은 '라이트닝' 타게팅 포드를 운용했는데(물론 바로 위에 나와있다시피 실제로 타게팅 포드를 활용할 수 있는 조종사들은 극히 제한되었지만), 이 타게팅 포드의 장착, 통합은 Tranche와는 상관없이 영국군이 독자적으로 진행한 것이라고 한다.

 

분쟁 타이틀이 붙은 전장은 아니지만, 2010년대 즈음부터 부쩍 잦아지고 언론에서도 오르내린 러시아 공군의 서방권 국가 영공 근접 사례에서 영국 영공 방어를 위해 긴급 출격한 영국 공군 소속 타이푼들이 여러번 메스컴을 타기도 했다. 흔히 볼 수 있는 비무장, 또는 훈련장비 탑재한 상태가 아닌 공대공 완전무장을 한 상태로 러시아 공군기들을 요격하는 장면들은 밀덕들의 관심을 끌기에 충분했다. 일선 조종사들도 요격기로서의 타이푼에 대해서는 크게 만족하는 듯하다.

 

2015년부터 사우디아라비아가 예멘 내전에 본격적으로 개입하여 후티반군을 공격하면서 사우디아라비아군 소속 타이푼도 당연히 전장에 투입되었다. 위의 리비아 내전 당시와 마찬가지로 공대지 전투가 주임무이다. 2017913, 타이푼 1대가 근접항공지원임무중 기술적인 문제로 인해 추락하여 조종사가 사망하였다.

 

유로파이터 지지자들에게는 미국산으로 도배된 한국 공군을 바꿀 꿈의 전투기라는 평가를 받았다.

 

당시에는 여러가지 문제로 반미감정이 상당히 강했고, 밀덕들 사이에서도 미제무기 일색인 무기체계에 대한 문제의식이 있었다. 그렇다고 러시아제를 도입한다는 것은 뭔가 께름칙하고, 고속철과 규장각 도서로 인해서 프랑스에 대한 반감도 불신이 상당히 강했다는 점에서 이것저것 제끼고 나면 남는건 유로파이터였다. 그 외에도 유로파이터가 꿈의 전투기로 보일 여러가지 이유가 있었다. 우선 1FX사업 당시에는 완성되기도 전에 엄청난 양의 도입대수가 확정되어서 규모의 경제가 확실하게 보장되었으며 유럽에서 알아주는 회사들이 연합해서 만드는 만큼 상당한 완성도가 기대되었다. 더구나 초음속 순항을 보장하는 슈퍼크루즈 기능은 '차세대 전투기'라는 말에 걸맞는 미래형 전투기의 이미지를 확실하게 심어주었고, 서유럽 군사강국들의 공동개발이니 미국제 NATO 호환 규격 무장을 당연히 사용할 수 있을 것이라는 예상도 있었다. 거기에 대한민국이 유로파이터를 도입하면 공동개발국으로 참여하게 될 것이라는 립서비스로 밀덕들의 꿈을 부풀린 면도 있다. 더구나 국제정치적인 측면에서도, 유로파이터 프로젝트를 주도하고 있는 영국이 미국의 가장 중요한 동맹국들 중 하나이므로 라팔이나 Su-35와 달리 미국에서 강하게 반발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계산도 은근히 있었다. 그런 꿈같은 요소 대부분이 당시에 실현되지 않았다는 점만 제외하면(...) 모든 면에서 완벽한 전투기라고 볼 수 있었던 셈이다. 유로파이터 지지자들의 명예(?)를 위해 언급하자면, 유로파이터는 여전히 개발중인 기체라는 것이 주지의 사실이었으므로 여러 요소들이 아직 구현되지 않았다는 점은 치명적인 단점은 아니었다. 당시 밀덕들 입장에서는 "자기들이 쓸 기체니까 제대로 개발을 마무리하겠지" 라고 생각하는 것도 그다지 불합리하지는 않았다.

 

1999년 한국의 1FX 사업에도 후보기종에 선정되었지만 1차 선정에서 탈락했다. 미국제 무장을 혼용 사용가능하는 것 같은 장점이 많았기 때문에 꽤 막판까지 강력한 후보가 될 것이라고 예측되었으나, 생각보다 꽤 빨리 탈락했다. 당시에는 완전한 완성형 기체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는데() 이는 라팔도 마찬가지였다. 가격조율 및 기술이전 등에서 문제가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아무래도 국제공동개발이기 때문에 기술이전이나 가격조정에서 상당히 유연하지 못했을 것이다. , 당시 홍보에 있어서도 4개 후보들 중 제일 미진한 모습을 보여주었는데, 해당 사업을 진행하던 시점에서는 공동개발국의 계약 물량에다 추가 수출까지 거론되던 상황이어서 한국에서 도입하려던 40대는 그다지 눈에 들어오지 않았던 듯 하다.

 

117월 한국의 3FX 사업에도 후보기종 중 하나로 선정되었다. 1FX 사업때와는 다르게 3FX 후보기종 중 유일하게 실전배치중인 기종이었다.

 

하지만, 위 항목들에 나왔다시피 상황이 다급한지 3FX 사업에서 파격적인 제안을 올려놓았는데 바로 한국 라이센스 생산이었다. 2011819일에 공식제안까지 했다.

 

1단계 : 타이푼 10대를 유럽에서 조립해 한국에 인도한뒤 실전배치해 조종사 훈련 등에 활용한다.

2단계 : 유럽 산업체들의 지원을 받아 한국에서 24대를 조립한다.

3단계 : 26대는 한국에서 생산되는 부품들을 써서 한국 내에서 최종조립(사실상 한국내 생산)하도록 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공동개발 국가간 합의가 확실하지 않은 상태라 어떻게 될지 알 수 없었고, 결국 2013년에 제안이 다시 수정이 되었는데, 48대의 한국내 최종조립을 제안했다.

 

위에 나온 '한국에서 생산되는 부품'얘기는 쏙 들어가 버렸다. 다시 말해서 '라이센스 생산'에서 '녹다운 생산'으로 바뀌었다. 방위사업청 관계자 역시 최종 조립을 한국에서 하겠다는 뜻으로, 제작과는 다르다고 밝혔다.

 

기술 이전도 얼핏 보기에는 '100% 이전. 우왕'이지만 실제로는 '엔진, 레이더, 기타 납품받는 파트를 제외한 기체 제작과 관련된 기술로서 한국이 원하는 것 중에 일부에 한해서 100%' 라는 심히 아리송한 입장이었다.

 

한국 언론에는 'KFX 사업에 2억 투자' 같은 식으로 계속 떡밥을 투척했지만 대부분 실제 제안서에 명기된 건 아닌지라 아무래도 국방부의 거대 떡밥으로 전락할 것으로 보는 시각이 많았다.

 

이 떡밥론과 관련하여, 위에 적힌 것과 달리 정작 유로파이터 스스로는 그다지 적극적이지 않다는 얘기도 있었다. 한국어로 번역하여 제출하도록 한 제안서의 번역 비율도 별로 높지 않았고, 한국내 홍보는 홍보대행사에 일임했다는 게 그 이유이다.

 

20136월말 7월초에 걸친 가격 입찰에서 탈락했다. 다른 후보들도 가격 상한선을 상회 입찰하는 바람에 결국 유찰되었다. 그런데, 입찰가가 제일 싼 것이 F-35, 아니면 F-15SE라는 얘기가 언론을 통해 흘러나왔다. 뒤집어서 말하자면 타이푼은 F-35또는 F-15SE보다 높은 가격을 불렀다는 얘기가 된다.

 

때문에, 8월 중순에 진행된 재입찰에서도 타이푼은 별 가망이 없을 것이라는 추측이 많았지만...816일 재입찰 종료 직후, 놀랍게도 가격 상한선 이내로 입찰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가격 인하 여지가 별로 없는 타이푼이 무엇을 어떻게 해서 가격을 낮췄는지는 모를 일이었는데.....

 

가격 인하와 관련해서 이런저런 추측이 나오던 와중에 유용원의 군사세계에서 조선일보 유용원 기자는 818일 방위사업청이 .타이푼을 탈락시키기로 결정했다고 전했다. 이유는 최초 계약조건을 임의 변경하여 가격을 맞췄기 때문이라고 한다. 계약 주체간 합의없는 어느 한쪽의 일방적인 계약서 임의 변경은 계약 주체간의 신뢰를 해치는 행동이다. 자칫하다간 법적문제로 비화될 소지도 있는 중대한 사안이다.

 

유로파이터측이 임의 변경한 내용은 아래와 같다.

 

 

도입물량 60대 중 복좌기 15대 납품을 합의했으나 6대로 임의 축소 : 세부 사양이 같다면 복좌기 쪽이 조종석 관련 설비(생명유지장치, 조종계통, 계기판 등의 인터페이스 설비)가 단좌형보다 배로 들어가므로 단가가 더 비싸진다. 따라서 전체 수량 중 복좌기 비중을 줄였다는 것은 제조 원가를 줄여서 어떻게든 이윤을 가져가려는 의도. 질소과자를 생각하면 간단하다.

 

 

성능 개량에 대해서도 합의했으나 합의내용 임의 변경 : 위 항목을 보면 알겠지만 한국이 원하는 수준의 다목적 전투기로서의 성능은 사업이 막바지에 치닫는 시점에서도 미완성인 상태이며, 개발 당사국 차원에서의 추가 개량 계획은 한국군의 요구조건을 한참 밑돌고 있다.

 

 

기술협상을 통해 합의한 기존 장비와의 체계 통합을 위한 연구개발비를 총 사업비에서 임의 제외 : 무장통합비나 항공전자장비 소프트웨어 통합비용을 안 적어냈다는 얘기. 위의 성능개량 및 한국 공군이 요구하는 무장을 통합하려할 경우 별도의 비용을 받아내려는 수작. 또한,이와 관련된 기술 이전도 여차하면 입 싹 닦을 여지를 만들어 둔 것이다.

 

 

 

유로파이터측은 서류의 하자 발생을 빌미로 FX 사업의 참가자격을 박탈한 것에 대한 공식적인 대응을 하겠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고, 이에 대해 방위사업청 관계자는 타이푼을 포함한 3기종 모두 완전히 탈락한 것이 아니고 가격 문제를 참고하여 세 기종 모두 평가를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다만, 유로파이터 타이푼의 경우 계약서 임의 변경 이전의 조건과 가격을 토대로 평가하겠다고 밝혀서 사실상 가격 제한선에서 벗어났다고 판정한 상태로 평가하겠다는 의사를 내비쳤다.

 

계약 과정에서 신뢰를 잃고, 가격 조건에서 핸디캡을 극복하지 못한데다 최종 성능평가에서마저 후보들 중 최하점을 받으면서 타이푼은 방위사업추진위원회의 최종 후보에는 올라가지 못했다.

 

20139월에 방위사업추진위원회에서 사업을 원점 재검토하기로 결정하자, 유로파이터측은 크게 반색하면서 계약 임의 변경 이전의 조건 그대로 가격을 맞춰주겠다는 입장을 보였다.

 

20131122, 합참에서 본 사업으로 도입할 기종의 작전요구성능(ROC) 중 스텔스 성능의 비중을 높이기로 하면서, 안그래도 후보들 중 제일 취약한 스텔스 성능을 가진 타이푼은 사실상 탈락이 확정되었다.

 

최초 60대 도입에서 40+20대의 분할 도입으로 바뀌면서 합참에서 후속 20대에 대해 타 기종 도입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이미 다른 후보들보다 뚜렷하게 부각될 만한 장점이 없다고 평가받은 타이푼을 도입할 가능성은 낮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로파이터측은 F-35의 개발 지연에 따른 적시 전력화 여부의 불확실성을 지적하고 "한국이 원하는 시기에 빨리 공급할 수 있다"면서, "타이푼 40대 선구매 + F-35 20대 후구매" 방안을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군 당국의 반응은 "이뭐병" 설령 한국 공군이 F-35의 도입 지연을 보완하기 위한 비스텔스기의 우선 도입을 선택한다고 해도, 한국 공군이 원하는 사양의 개발에 드는 시간과 비용 및 기보유한 기종과의 공통성과 그에 따른 유지비용을 따져보면, 이미 60대를 보유 중인 보잉의 F-15K 계열 기종을 선택하는 편이 훨씬 합리적이므로 타이푼이 한국 공군에 채택될 가능성은 희박했다.

 

그리고, 2014324. 방위사업청이 F-35 계약 방침을 발표하면서 실낱 같던 희망은 끝내 날아가버렸고, 타이푼은 결국 국방부의 거대 떡밥으로 전락해 버렸다.

 

한편, 3FX사업과는 별도로, 타이푼에 탑재되는 엔진의 제작사인 유로제트사가 KFX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섰다. 미국제 F414 엔진과 2파전 양상을 보이고 있으며, 미국과는 비교도 안되는 수준의 기술 이전을 조건으로 내걸고 가격의 불리함을 상쇄하는 듯 했지만......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말을 바꿨다. 기술 이전 비중을 58%로 최종 제안한 것이다. 유로제트 관계자는 전적으로 기술이전에 협력하겠다는 의미였지 100% 기술이전을 약속한 적은 없다면서 커뮤니케이션상의 오해라고 해명했다. 결국, 20165월에 미국제 F414엔진이 KFX용 엔진으로 선정되면서 유로제트의 한국 입성도 실패했다.

 

비록 타이푼이 한국공군 마크를 달지는 못했지만, 2016118, 경기도 오산에서 개최된 최초의 한--3국 공군합동훈련에 참가하면서 타이푼이 한국 상공을 비행하는 장면이 연출되었다. 영국 공군의 아시아 순회 훈련을 맞아 성사된 것.

 

xwing에 의하면 4개국의 이윤마진이 함께 있는 군단이라고 한다.

 






뛰어난 공중전 능력을 자랑하는 4.5세대 전투기 유러파이터 타이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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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자管韻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 작성시간 20.02.26 전세계 무기를 만드는 나라는 미국이 압도적이고 그외 러시아, 독일, 프랑스, 영국, 중국, 일본 그리고 우리나라가 있습니다. 이중 무기 사양을 속이는 상습범으로 중국, 러시아와 프랑스가 있습니다. 중국은 그렇다 치고 프랑스는 같은 주변국에도 사기를 치는 비양심적인 면모를 보였습니다. 프랑스에 바퀴달린(다륜형) 자주포가 우리나라 K9 자주포보다 더 비싸게 팔아 먹기도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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