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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 이야기

01. P-47썬더볼트(P-47 Thunderbolt)

작성자管韻|작성시간20.12.25|조회수456 목록 댓글 0

01. P-47썬더볼트(P-47 Thunderbolt)

 

 

 

 

 

 

 

 

1.1. P-47D-30

 

 

• 분류 : 단발 단좌 전투폭격기

 

 

• 전장 : 11.0m

 

 

• 전폭 : 12.42m

 

 

• 전고 : 4.47m

 

 

• 주익면적 : 27.87m²

 

 

• 익면하중 : 217.3kg/m²

 

 

• 자체중량 : 4,535kg

 

 

• 전비중량 : 5,774kg

 

 

• 최대이륙중량 : 7,938kg

 

 

• 엔진 : 프랫 & 휘트니 R-2800-59B 더블 와스프 18기통 성형엔진 (워터 인젝션 사용시 최대 2,600마력)

 

 

• 최대속도 : 697km/h (고도 8,839m에서)

 

 

• 항속거리 : 1,290km (전투), 최대 2,900km (비전투)

 

 

• 최대상승고도 : 13,100m

 

 

• 무장 :

 

◦주익에 12.7mm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8정 (3,400발)

 

• 2개소의 추가 무장 하드포인트

 

◦2,500 파운드(1,134 kg)폭장 가능

 

 

◦127mm HVAR 무유도 로켓 10발

 

 

1.2. XP-72

 

 

• 분류 : 단발 단좌 전투폭격기

 

 

• 전장 : 11.15m

 

 

• 전폭 : 12.47m

 

 

• 전고 : 4.88m

 

 

• 주익면적 : 27.90m²

 

 

• 익면하중 : 235.0kg/m²

 

 

• 자체중량 : 5,216kg

 

 

• 전비중량 : 6,560kg

 

 

• 최대이륙중량 : 7,950kg

 

 

• 엔진 : 프랫 & 휘트니 R-4360-13 더블 와스프 28기통 성형엔진 (3,500마력)

 

 

• 최대속도 : 789km/h

 

 

• 항속거리 : 1,932km

 

 

• 최대상승고도 : 12,805m

 

 

• 무장1 :

 

◦12.7mm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6정

 

 

 

• 무장2 :

 

◦12.7mm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4정 (?,???발)

 

 

◦37mm M4 브라우닝 기관포 2문

 

• 무장3 :

 

◦37mm M4 브라우닝 기관포 4문

 

 

◦2,000 파운드(952 kg)폭장 가능

 

 

러시아 출신 개발자가 세운 리퍼블릭(Republic)사에서 제작한 전투기로 육중한 몸매와 사기적인 방어력, 그리고 강력한 2,000마력의 엔진이 특징이다.

 

 

3. 개발과정

 

 

당초 리퍼블릭사는 날렵한 경전투기로 설계하고 있었는데, 미 육군항공대가 화력과 방어력 강화를 요구하게 된다. 이에 따라 M2 브라우닝 중기관총 8정을 장착하기로 결정을 내렸는데, 그러다보니 항공기 덩치가 당초 계획보다 커지게 되었다.

 

그러자 이번엔 항공기 엔진이 증가한 동체의 무게를 견디지 못하고 헐떡거리는 문제가 생겼다. 결국 리퍼블릭사는 프랫&휘트니사가 개발한 2,000마력의 R-2800-8 공랭식 성형엔진을 설치하고, 아예 대형전투기로 설계를 변경했다. 그러면서 남아도는 엔진파워는 모두 구조물을 강화하는데 사용하면서 육군 항공대의 요구를 맞춰버렸다. 간단히 말하자면, 미 육군항공대의 요구를 맞추려다 보니 저 세가지 특징이 나온 셈이다.

 

그 때문에 상당히 둔중하게 보이는 외모를 지녔으며, 실제로도 비행속도를 제외하면 둔한 편이었다.

 

동시대의 다른 전투기들과 비교해보면 알겠지만, 아예 한 체급 더 커보일 정도의 외모를 자랑한다. 덕분에 영국에 처음 이 비행기를 가져다놨을 때, 영국 공군의 반응은 지상공격기가 아니냐였고 전투기임을 알려주자 믿지 못했다.

 

하지만 의외로 롤(Roll, 항공기를 좌/우로 뒤집는 것) 속도는 빠른지라 이것과 빠른 비행속도를 활용하면 꼬리물기에서도 위협적인 전투기가 될 수 있었다. 실제로 P-47 에이스 한 명이 스핏파이어와 가상공중전에서 이 성능을 활용하여 스핏파이어를 잡아버리기도 했다. 이는 미 육군항공대 최고의 P-47 에이스 중 한 명인 R. S. 존슨의 일화로. 귀환비행 중 만난 스핏파이어기와 함께 비행하던 도중 존슨은 "따라올 수 있으면 따라와보라"라는 의도를 장난스레 내보이며 급강하를 시작했고, 스핏파이어의 파일럿은 뒤늦게 의도를 눈치채고 그에 응하면서 몇 차례의 롤링-시저스 기동 및 붐앤줌 기동을 반복한 후에 마지막 줌기동에 들어간 P-47에 대해서 에너지를 먼저 소모해버린 스핏파이어가 먼저 기수를 떨구게 되고 이어 존슨의 P-47이 해머헤드 스톨 기동으로 앞서 강하를 시작한 스핏파이어의 꼬리를 잡게 된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끈한 슈퍼마린 스핏파이어의 조종사들은 P-47을 대놓고 비웃기도 했는데 영국에 의용병으로 가서 스핏파이어를 몰던 미군 조종사들이 대표적이었다. 심지어 그 중에는 탑승을 거부하는 사례도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실제 성능은 외양과는 다른 법, 한번 썬더볼트에 탑승해 전투를 치른 조종사들은 P-47을 절대적으로 신뢰하게 되었다고 한다. 특히 스핏파이어를 몰다가 P-47의 조종석에 처음 앉게 된 조종사들은 그 무지막지한 엔진출력을 온몸으로 느껴본 이후 기체에 대해 겸손해졌다고 한다. P-47C 시절 2300마력, P-47D에선 2600마력에 달한 P-47의 엔진출력은 쌍발기인 Bf110에 맞먹는다. 덕분에 중량 대비 출력은 미군 전투기 중 탑 클래스였다. 무시무시할 정도로 무거운 저 거대한 기체가, 에너지 파이트에는 굉장히 유리했다고. 엔진 출력이 당대 탑클래스인데다가 상대적으로 익면적이 넓기 때문에 고속영역에서 양력과잉 상황에서 유발되는 유도항력이 적고 기체의 형상항력은 형상크기에 비해 표면의 기생항력을 최대한 없앤 덕에 위치에너지를 속도에너지로 변환하는 급강하 과정에서 에너지를 덜 잃고, 급상승시에는 예의 낮은 항력과 더불어 강한 엔진 출력을 이용하여 위치에너지를 더 따먹을 수 있으므로 결국 Boom and Zoom Climb시에 강력했다는 이야기다.

 

좀 어렵게 설명했으나, 간략화 하자면 전체적으로 큰 날개가 고속비행시 기체들림을 막아주며, 둔하게 생긴 썬더볼트의 특징상 표면에 마찰이 덜 일어나므로 에너지 변환과정에서 손실이 적었다는 의미이다. 종이 비행기로 예를 들면, 날개면적이 작을 수록 세게 던질때 제자리로 돌거나 땅에 처박히는 경우가 많고 앞을 뭉툭히 접은 종이비행기가 그렇지 않은 것 보다 안정적으로 날아가는 이치와 같다. 이는 주익의 양항비와 엔진추력 혹은 출력에 의한 출력대 중량비가 최적의 균형을 이룬 상태의 지속상승률과는 구분된다. 붐앤줌과 지속상승률의 차이점을 예로 들면 롤러코스터와 계단을 들 수 있다. 롤러코스터는 롤러의 마찰력에 의한 항력을 0으로 만들면 이론적으로 추가적인 추력이 없는 경우에도 하강 후 상승 단계에서 원래의 위치에너지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다. 하지만 계단을 얼마나 빨리 올라갈 수 있는가 하는 상황에서는 에너지의 증가율, 즉 출력이 높으면서 중량은 낮게, 소위 출중비를 높여줘야 한다. 사실 미군 전투기들은 요격기로 개발되어 요격에 필요한 고도로 빠르게 올라가는 능력에 설게의 중점을 두었던 P-38 라이트닝을 제외하면 대부분 지속상승력이 평이한 수준이었던데다가, P-47은 엔진힘이 있다고는 해도 워낙에 무거운 기체라 지속 상승력은 그냥그런 수준이었다. 이는 사실 미군 전투기들의 개발 방식이 지속상승률에 중점을 둔 요격기와 수평속도에 치중한 추적기(Pursuit)으로 이분화되었기 때문에 발생했던 현상이다.

 

그래도 역시 워낙 엔진출력이 깡패다 보니, 상승력이 절대적으로 형편없는 건 아니었다. 이를테면 P-47D의 경우, 해수면 최대상승률은 16.15m/s로, P-51D의 16.3m/s나, Fw190A-8의 17.6m/s에 비해 생각보다 크게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그러나 Fw190 D-9과 비교하면 최대상승률이 22.4m/s이므로 확실히 밀리며 Bf109 G-6마저 최대상승률은 18m/s를 넘긴다(MW-50 비사용시의 최대 상승률이다). 어디까지나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라는 이야기지 절대로 상승률이 좋은게 아니다. 1944년 4월 Fw-190과 P-47의 성능을 비교한 미군 자료에 따르면, 고도 2000ft에서 7000ft로 상승시 첫 1500ft 동안은 Fw-190A이 앞서지만 그 이후로는 P-47이 분당 500피트 정도로 지속적으로 앞선다고 나온다. 그리고 10000피트에서 15000ft로 상승시에는 역시 처음에는 Fw-190A이 앞서지만 이후 P-47이 따라잡아 P-47이 15,000ft에 도달하는 시점에 Fw-190은 14,500ft까지 상승, P-47이 약간 우세하다고 한다. 물론 그럼에도, F6F 헬캣의 17.8m/s, F4U 콜세어의 19.7m/s과 비교하면, R-2800 더블와스프 엔진 삼총사 중에서 제일 처진다. P-47이 같은 R-2800 계열 엔진 사용 기체 중 가장 대출력의 엔진을 사용했음에도 그렇다. 여기에는 그 삼총사 중, 중량은 제일 무거우면서 반대로 주익면적은 제일 좁다는 것도 한몫 할 것이다. 덧붙여 사실은 Bf109나 Fw-190같은 독일 전투기들도 중량은 더 가볍지만 실제 익면하중은 상대적으로 높은 편이다. Bf109 G-6가 P-47D에 비해 아슬아슬하게 낮고 (40 lb/ft² 대 42.43 lb/ft²) Fw-190는 47.7 lb/ft²로, 되려 P-47보다도 익면하중이 높다. 대신 전반적으로 동세대의 미군기들에 비해 출력/중량비는 더 낮다. 물론 기체 자체가 좀 더 작다는 점도 항력 등에서 이점으로 작용할 수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독일 전투기들도 본질적으로 '엔진빨'에 의한 상승력을 추구했던 점은 마찬가지라는 것이다. 차이가 있다면 독일은 무작정 출력을 올리기 보다는 적당한 크기의 기체에 고성능 엔진을 장착하는 방법을 사용했다는 점이다. 동시기 미군기와 독일기를 비교하면 독일기가 훨씬 작고 가볍다.

 

그러나 강력한 엔진과 낮은 항력, 높은 동체하중이 한데 어우러지면서 한 번 급강하를 시작하면 그 누구도 쫓아올 수 없었던 기체가 되고 말았다. 원래 급강하는 독일군의 장기였는데, 유일하게 독일이 보유한 그 어떤 전투기보다 우수한 급강하능력을 보여준 게 바로 P-47이었다. 당장 독일군의 에이스 발터 크루핀스키의 말로는 급강하하는 P-47은 '나중에 다시 보자' 하고 사라지는 악마 같았다고 한다. 이렇게 급강하로 얻은 속도를 이용해 상승하면 도리어 그 순간급상승시에 상승력이 좋다는 독일기들을 압도했기 때문에 이런 말이 나온 것이다. 즉, 나는 P-47을 쫓아 밑으로 가다가 올라가는데, 못 따라가고, 상승하면 자연히 속도가 느려지니 그동안 같이 급강하 해 따라온 다른 미군기의 먹음직한 고정타겟이 되어버리는 것. 영국군 파일럿 왈 "저렇게 생긴 전투기는 당연히 아래로 떨어지는 건 잘 할 수밖에!" 워낙 급강하 성능이 좋다보니 급강하중 음속에 도달했다거나 돌파했다는 말도 나돌 정도. 물론 프로펠러기는 음속의 0.7 정도에 도달하면 프로펠러의 끝부분이 음속에 도달하면서 충격파에 의한 항력이 급증하게 되고 또한 직선익의 상부에서 발생하는 부분충격파 등으로 인해 소위 천음속 대역에서의 항력발산 현상에 노출되기 때문에 음속돌파는 쉽지 않다. 일단 매뉴얼상 제한속도는 마하 0.8, 즉 960km/h 이상. 동시대의 다른 연합군 일선 전투기들이나, 독일주력기들은 대체로 900km/h 정도. 실전에선 저 매뉴얼 이상의 속도를 낸 적도 있어서, 음속돌파 같은 루머도 탄생한 듯하다.

 

따라서 P-47은 수직면에서의 붐앤줌 전법을 유효하게 써먹을 수 있는 상황에서는 말 그대로 무적에 가까운 기체였다. 2차대전 공중전은 후기로 갈수록 이런 양상이 더욱 심해졌다. 여기에 우수한 맷집과 우수한 속력, 전투기를 상대로 준수한 화력을 보여주는 8연장 50구경 기관총, 롤특성, 고속 선회 능력이 괜찮은 점 등 저속 선회가 당대 전투기 중 최악급이라는 점만 제외하면 격투전에서조차 P-47을 무시할 수 없는 기체로 만들었고 지상공격에서도 뛰어났으므로, 사실상 2차 세계대전에서 미군이 운용한 가장 아메리칸 터프가이적인 전투기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더구나 제2차 세계대전은 특히 후기로 갈수록 저고도에서의 저속선회보다 고고도에서의 붐앤줌같은 급강하 기동 우선으로 전술교리가 바뀌던 시기라 의미가 없었다.

 

 

루프트바페 역시 썬더볼트를 꽤나 난감한 상대로 평가했는데, 어지간한 독일공군기보다 고공성능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썬더볼트는 터보슈퍼차져라는 것을 사용했다. 터보슈퍼차져는 슈퍼차져(과급기)의 일종으로, 엔진에서 나오는 고온고압의 배기가스를 재활용하여 공기를 압축하여 공급하는 물건이기 때문에 공기가 희박한 고공에서 효율이 높으며 출력도 비약적으로 커지는 효과가 있다. 덩치가 커지는 것이 단점이었다. P-47이 비슷한 R2800 엔진을 사용하는 F6F나 F4U보다도 훨씬 덩치가 큰 것도 이 터보슈퍼차져 탓이다.

 

요즘은 그냥 터보라고 부르고 자동차에도 많이 달리지만 그 시대에는 과급기를 슈퍼차저라고 부르고, 배기가스를 재활용하는 터빈 형식이었기 때문에 터보슈퍼차저라고 길게 불렀다. 이것은 본래 크기 때문에 폭격기에 쓰던 물건이나, 전투기 중에는 드물게 썬더볼트도 채용했다. 본래 썬더볼트가 맡은 주 임무는 고고도로 비행하는 폭격기를 호위하는 고고도 전투기였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국은 2차대전 이전에 가스터빈엔진에 대한 연구를 하다가 때려치고 대신 기존 레시프로엔진을 고고도에서 운용하기 위하여 가스터빈 엔진을 연구하다가 파생된 원심압축기 기술과 터빈기술을 이어받아 터보슈퍼차저를 연구했다. 덕분에 다른 나라들에 비해 순수 제트엔진기술은 뒤처졌던 반면, 고고도를 비행하는 폭격기용 터보슈퍼차저 기술에서는 꽤 앞서있던 편이라 전투기 수준의 기체에도 달아줄 생각을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앞서 설명한 것처럼 독일의 급강하전술을 엿먹일 정도로 뛰어난 붐앤줌 능력을 갖추고 있었다.

 

설명을 하자면, 전투기의 고고도 성능의 문제는 결국 엔진출력 부족의 문제로 귀결된다.

고공으로 올라갈 수록 공기밀도가 저하되고, 공기가 희박할 수록 가솔린 내연기관이 정상적 힘을 내기 위해 필요한 산소의 유입량이 부족해지기 때문에 말 그대로 엔진 파워가 하락하는 것. 또한 공기밀도가 저하되면 주익에서 발생하는 양력도 밀도저하에 비례하여 줄어드는데 이 양력을 보충하기 위해서는 결국 비행속도를 올려야 한다. 하지만 비행속도를 올리기 위한 엔진출력에도 제약이 걸리니 항공기로서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처하게 되는 것이다. 때문에 2차대전 당시의 대부분의 전투기들은 터보슈퍼차저든 일반적인 기어드-슈퍼차저든 공기를 과급(슈퍼차지)하기 위한 별도의 장치가 장착된다.

 

하지만 대부분의 기어드-슈퍼차저의 경우 1단 압축기만으로는 고고도에서까지 대응할 수 있는 충분한 압축비를 얻을 수 없었고 결국 압축공기를 다시 한 번 압축하는 2단 압축기까지 도입하고서야 원활한 고고도성능을 얻는데, 문제는 기어드-슈퍼차저의 경우 압축에 필요한 동력을 엔진에서 바로 뽑아서 쓰는 거라서 통상 2~30%의 엔진출력을 잡아먹는 구조일 수 밖에 없었다. 터보슈퍼차저의 장점이 여기에 있었는데 우선 터빈의 최고 회전속도가 2만RPM을 넘어서 1단압축기만으로도 충분한 압축비를 달성할 수 있었고 터빈의 작동 동력을 엔진에서 뽑아쓰지 않고 버려지는 배기가스의 압력을 유효일로 전환해서 쓰는 구조라서 엔진출력을 까먹을 일이 없었다. 따라서 전반적으로 고공에서의 효율이 높을 수 밖에 없는 구조다.하지만 터보슈퍼차저 역시 기술적인 문제가 있었으니, 우선 고온의 엔진 배기에 의해 2만RPM의 속도로 작동하는 터빈의 내열설계와 터빈 냉각을 위한 오일쿨러의 개발이 쉽지 않았고 배기가스 덕트와 압축공기 덕트를 한정된 기체 공간에 설치하는 문제, 흡기효율의 저하를 막아주는 인터쿨러의 설치와 같은 기술적 난제가 도사리고 있었다. 특히 이러한 것들을 전투기 사이즈에 쑤셔넣는 것은 상당한 난제일 수 밖에 없었다.

 

바로 이 부분에서 P-47의 엄청난 떡대가 그 진가를 발휘했다. 기체가 워낙 크기에 터빈과 압축기, 덕트, 인터쿨러, 오일쿨러 등을 모두 때려박는 데 성공한 것이다. 터보슈퍼차저를 풀파워로 작동하는데 필요한 모든 장치들을 풀옵션으로 박아넣는데 데 성공한 것이다. 이것이 P-47의 높은 고공 비행성능을 뒷받침하는 원동력이 된다.

 

이는 실로 엄청난 강점이 되는데, 당대 전투기를 다루는 현실적인 전투비행심 등을 오래 동안 플레이 해 본 사람들은 간접적이나마 체험할 수 있지만 고공에서의 싸움은 저공에서의 싸움과 양상이 완전히 다르다. 어느 전투기가 기동성이 어떻고, 저 전투기는 무엇이 장점이고, 이러한 내용은 죄다 그 전투기들이 최적의 성능을 내는 중저고도에서에나 통용되는 상식이다. 고공으로 올라가면 이런 익숙한 '전투기의 특성''이 완전히 뒤바뀌게 되는데, 예를 들어 고공에서 우수한 성능을 낸다고 하는 독일공군 전투기들의 경우에는 보통 최적 성능의 고도가 2만5천~2만8천 피트(7,620m ~ 8,534m) 사이에 속한다. 이 이상 올라가게 되면 그 우수하다는 최고속도, 가속능력, 상승력 등등이 죄다 급격하게 하락한다. 반면, P-47은 올라가면 올라갈 수록 강력해진다.

 

이것은 제2차세계대전 동안 항공기술력과 항공전의 양상이 급격히 발전해나간 것에서 기인하는데, 대전의 초중반에는 실제로 2만 피트(6,000m)면 '고공'에 속했다. 이런 상황에서 2만 5천 피트 정도까지는 계속해서 성능이 상승하여 2만 5천 피트 부근에서 최정점에 도달하는(= 카탈로그 상 '최고스펙'을 내는 최적의 고도) 독일군 전투기는 실제로 고공성능이 장점이었던게 맞다.

 

그런데, 대전 중반에 멍청한 삽질로 폭격임무 중 어마어마한 손실을 당한 미육군은 대전 중후반에 들어 각 항공단 소속의 폭격기들의 임무 고도를 무려 3만 5천 피트(10,668m)까지 올려버리고, P-47들은 3만 7천 피트 (11,277m) 이상에서 호위편대를 이루도록 했다. 이 시절을 회고하는 파일럿들은 심지어는 4만 피트 (12,192m) 이상에서 호위했다는 증언도 많이 나온다. 3만 7천 ~ 3만 8천 피트면 P-47이 최고속에 도달하는 고도인 반면, 독일공군의 Bf109는 이 고도에 올라오면 전투용 비상동력을 가동해도 엔진이 내는 본래 능력의 60~80% 선 밖에 낼 수가 없다. Bf109 기종보다도 고공성능이 약한 Fw190이면 더욱 성능이 떨어졌다.

 

앞서 말한 것처럼, 이러한 고공에 올라와서 엔진이 빌빌거리게 되면 제대로 추력을 내지 못하게 되고, 비행기를 띄우는 양력도 약해지는데, 이것은 곧 기동을 가능하게 하는 힘이 약해진다는 소리이다. 즉, 선회력이 좋다거나 하는 기동성의 요소는 모두 엔진의 힘이 제대로 받춰주어 공기를 가르며 날아가는 항공기에 작용하는 힘들이 정상적일 때에나 가능하다. 빌빌거리는 엔진에 시달리는 기종은 초고공의 희박한 공기밀도라는 악조건 아래에서는 일반적인 가벼운 선회기동만 해도 에너지를 팍팍 잃게 되며, 그렇게 잃은 에너지를 제대로 회복하기도 힘들다. 붐앤줌을 시도해봤자 "붐" 구간 동안 고도에서 속도로 전환시킨 에너지가, 기수를 다시 올리는 "줌" 구간에서 다시 고도에너지로 전환이 제대로 안되기 때문이다. 엔진이 빌빌거리기 때문이다.

 

쉽게 말하면, 그 고도까지 올라가면 그 둔중하다는 P-47이 순수한 선회력 측면에서도 Bf109와 같은 날렵한 전투기들을 따라잡았다는 이야기다.

 

여기서 또 배가되는 어려움이 있는데, 그 정도의 고공에서라면 소위 날렵한 요격기라는 것들이 느릿느릿 편대를 이루어 일직선으로 날아가는 폭격기 편대를 따라잡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때도 있다.

 

처음에 조우하였을 때에는 제 속도를 내며 "일격"을 시도할 수는 있다. 그렇게 요격기들이 폭격기 편대와 교차하며 쭈욱~ 훑고 지나가 "이탈"을 한 후에는 다시 기수를 틀어 다음 공격을 준비해야 하는데, 문제는 고공에서 성능저하 때문에 이 다음 공격을 준비하는 반경이 저공의 몇 십배 이상으로 커지게 된다. 약해진 엔진성능으로 급선회를 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요격편대가 기수를 돌린 후에는 다시 고도를 올려 공격준비를 해야 하는데, 역시 약해진 엔진 성능으로는 고도를 올리는 와중에 빌빌거리면서 속도가 지나치게 떨어져버린다. 이러다 보니 다음 공격을 준비할 시점이 되었을 때 이미 폭격기 편대는 두 자리 수 km 정도는 될 정도로 거리가 벌어지게 되고, 이 폭격기들을 전력으로 추격하여 따라잡자니 당연히 최단거리인 직선으로 이동해야 한다.

 

그렇게 직선으로 빌빌거리면서 다시 따라 붙으려고 할 때 머리 위에서 쏟아져 내려오는 것이 공포의 P-47들이었다. 결국, 실제 공중전에서 제국공군의 요격편대는 1~2번 이상 공격을 시도하기도 어려웠다. 이런 현장의 어려움을 아는 지휘관들이 Me262를 폭격기로 개발한다는 수뇌부의 망언을 들었을 때 괜히 뒷목잡고 쓰러진게 아니라는 소리. 그리고 그러한 고난을 만들어내는 "고공의 왕자", 미 육군의 주력이 바로 P-47이었으며, 초고공에서의 P-47은 오히려 최신예기인 P-51 을 능가하는 성능을 보여줬던 것이다.

 

즉, 초강력 엔진과 애프터버너가 없던 시절, 레시프로 전투기들이 한계에 도달하는 10,000m 이상의 고공은 중저고도와는 완전히 다른 전장이었다. 터보슈퍼챠져를 갖춘 P-47은 물만난 고기나 마찬가지였던 셈이다. 물론 독일의 융커스 86에도 터보차저가 달려있었다. 하지만 당시 독일의 전투기 설계사상은 경량/소형/고출력이었는데, 2단 수퍼차저나 터보차저는 이 사상에 어긋났다. 그래서 독일 전투기들은 터보차저도 안달고 수퍼 차저도 크기를 키운 1단으로 먹고 살았다. 대신에 남들이 물분사 부스터를 쓸 때 물+에탄올을 이용한 부스터를 써서 10분 동안 출력을 급상승시키는 것으로 때웠다. 그러나 미국은 이런 잔재주대신에 '그냥 깡스탯이 높으면 중간은 간다'는 것을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거기에다 썬더볼트를 격추시키기 힘든 전투기로 평가하기도 했는데, 이건 어디까지나 너무 날렵해서 맞추기 힘든 것이 아니라 아무리 때려도 끄덕않는 그놈의 사기적인 맷집 때문이었다.

 

독일 조종사의 증언에 따르면 분명히 독일 전투기가 먼저 사격을 가하고 엄청난 수의 명중탄을 기록했는데, 탄환이 먼저 바닥나고 썬더볼트는 여전히 비행하고 있었거나, 미군 조종사들의 증언에 따르면 너무 얻어맞아서 엔진이 반쯤 정지됐는데 자력으로 귀환했다거나, 격렬한 전투를 마친 후에 귀환해서 확인했더니 피탄자국만 세 자리 수가 되더라는 이야기는 썬더볼트에겐 자주 있었다고 한다. 한마디로 말해서 든든한 출력과 충만한 방어력 그리고 빠른 속도로 선회력을 커버한다는 이야기로, 일본의 제로센과는 정 반대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셈이다. 속도만 제외하면 태평양 전쟁에서 일본군 제로센들을 상대하던 같은 계열 엔진을 쓰는 그루먼사의 F6F 헬캣과 비슷하다.

 

이 외에도 1945년 3월 Hoyt Benge 중위의 P-47은 8,8cm FlaK에서 발사한 지근탄을 맞고도 생존해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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