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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 이야기

02. P-47썬더볼트(P-47 Thunderbolt)

작성자管韻|작성시간20.12.25|조회수746 목록 댓글 0

02. P-47썬더볼트(P-47 Thunderbolt)

 

 

 

 

 

 

 

 

썬더볼트의 내구성을 증명하는 유명한 사례로는 1943년에 미 육군항공대 파일럿 로버트 S. 존슨이 겪은 사건이 있다. 편대를 유지하며 비행하던 중 Fw190의 붐앤줌 공격을 받고 20mm 기관포에 피탄당해서 엔진 실린더 일부가 통째로 날아가 화재가 발생하고, 캐노피 일부가 깨지고 오일이 튀어서 앞도 제대로 보이지 않는데다가, 파편에 부상까지 입었고, 탈출하려고 해도 캐노피까지 열리지 않는, 거의 고정표적 상태로 기지로 귀환하던 중에 또다시 다른 포케불프의 기습을 받았다. 그래서 존슨은 조종석 패널에 발을 지탱해서 캐노피를 열어보려고도 했고, 깨진 유리 사이로 뛰어나갈 생각도 해봤지만 전부 허사. 캐노피가 고정되어 열리지도 않았고, 창틀이 애매하게 가려버려서 낙하산을 들고 뛰어내릴 수도 없었던 최악의 상황이었다. 물론, 유리는 다 깨지고 얼굴과 앞쪽 윈드쉴드는 오일 범벅이라 정상적으로 조종하는 게 불가능할 정도. 정상적 조종이 불가능하였으므로 포케불프가 3번에 걸쳐 정확히 조준하여 근거리에서 쏟아부은 20mm와 7.92mm 기관총/기관포탄을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으나 썬더볼트는 수백 발의 탄막을 그대로 맞고도 기지로 귀환했다. 게다가 이 당시 공격자는 이때까지 무려 66기를 격추시킨 독일군 에이스 에곤 마이어로 역시 떡장갑을 자랑하는 미군 중폭격기를 공격할 때 12시 방향에서 접근해야 한다는 점을 실천한 사람이다.

 

마이어는 그렇게 일제 사격을 퍼부은 뒤 존슨 옆으로 다가가서 '제법이지만 그래봐야 넌 죽었다.' 라는 뜻으로 고개를 절래절래 흔들었으며, 마이어는 한 차례 더 공격을 가했고 정말로 총알이 다 떨어지자 로버트의 옆으로 날아가 날개를 흔들어서 경의를 표하고는 그대로 날아가 67번째 격추에 실패했다. 즉 Fw190의 공격을 두 번이나 앉은 상태로 얻어맞았다는 것인데... 로버트는 간신히 착륙한 다음에 자기 기체에 난 총알자국을 세어보았는데, 기체 한쪽에만 20mm 21개와 더 작은 구멍(7.92 mm) 200개 정도를 센 뒤에 질려서 포기했다고 한다. 그리고 그는 훗날 유럽전선 미군 에이스 2위(27~28대)가 되었다. 이 이야기는 히스토리 채널의 실전최강 전투기 대전에서도 재현되었다. 그리고 마이어는 1944년 노르망디로 출격했다가 P-47한테 격추당해서 전사한다.

 

또한, 여기에 하나의 도움요소가 있었으니 그것은 R-2800-8 공랭식엔진. 덩치가 큰 엔진 자체가 정면에서 오는 총알로부터 비행사들을 지켜내는 장갑이 되어주었으며, 공랭식 엔진이어서 어쩌다가 총알이 실린더 한두개를 날려먹어도 기지로 귀환할 때까지 엔진이 어찌어찌 돌아가 주어서 귀환율을 높여주었다. 수냉식 엔진이 실린더 내부나 라디에이터나 어디 관계없이 냉각수 라인이 한 곳 터지기 시작하면 얼마 지나지 않아 전체적인 가동 자체를 못하게 되는 것과 대조적이다.

 

특히 스핏파이어 같은 경우에는 존슨이 마이어에게 얻어맞는 것 같은 상황에 놓였다면 살아날 수 없었다. 이러한 활약상은 훗날 같은 이름을 사용하는 A-10에서도 보여준다. A-10은 저공비행을 하여 지상 공격 임무가 주된 임무인 공격기인데 조종석 주변은 소구경 기관포탄을 튕겨낼 수 있는 두꺼운 티타늄으로 만들어 조종사의 생존성을 극대화시켰다. 그리고 P-47과 같이 기관총은 물론이고 대공포에 피격당하고도 견딘 사례가 있다. A-10과 유사한 Su-25의 조종석 방탄 테스트 영상

 

실제로 P-47의 손실율은 P-51의 절반. 출격 대비 0.7%에 불과했다. 먼저 전장에 등장하여 훨씬 힘든 상황에서 출발한 것을 감안하면 분명, 파일럿의 생환에 큰 도움이 되는 신뢰성 높고 견고한 전투기임은 분명하다. 심지어 피탄당해 불시착하다 나무를 작살내고 날개가 떨어져나가고 엔진이 박살나는 상황에서도 파일럿은 멀쩡히 걸어나오는 경우도 종종 있었다고 한다.

 

아르덴 대공세에서도 P-47의 맷집은 증명되는데, Y-29 비행장 상공에서 난전중에 독일군 Bf109 2기에게 일격일탈 공격을 당해 오른쪽 날개에 불이 활활 타오르고 있던 상황에서도 기동이 가능하여 역으로 꼬리를 잡아 두 대중 하나를 격추시키고 나머지는 P-51이 격추시키는 일도 있었다.

 

크기와 함께 따라오는 자연적인 맷집도 분명 존재했다. 어차피 공중전에서 보통 파일럿들의 착탄율은 소비한 탄의 10% 미만. 보통은 2%~5% 사이를 오간다. 소수의 탄이 어느 부위에 얼마나 집중적으로 착탄하느냐가 대미지의 정도를 결정하는 셈. 똑같이 5발의 탄을 맞았을 때 작은 면적에 그 5발이 착탄한 것과, 그 보다 훨씬 더 넓은 면적에 5발이 착탄한 효과는 분명 다르다. 또, 전체적으로 크기가 커서 내부에 구조적 여유가 있는 편이 보통은 폭발성 HE탄에 대한 저항력이 더 높다. 좁은 공간에 내부기기가 밀집한 곳에 폭발이 발생하는 것과, 충격이 빠져나갈 여유가 있는 곳에 폭발이 발생하는 것의 차이. 전체적으로는 전형적인 "메이드 인 아메리카"답게 짜임새가 구조적으로 매우 견고했다. 예컨대, 전투 중 피탄으로 특정 조종면이 걸레가 되었다고 가정할 때 여타 국가의 소형 전투기들이 일정한 스트레스 아래 그 부위가 결정적으로 파손되거나 떨어져나갈 확률이 있다면, 구조적으로 튼튼한 P-47은 보다 오래 버텨줄 수 있다는 정도다. 물론 확실하게 피탄되었음을 인지한 파일럿들은 당연히 전장을 벗어나서 귀환을 시도했다.

 

P-47이 그렇게 파일럿들에게 사랑받은 이유가, 썬더볼트 자신은 피탄당해 다시는 못날정도로 만신창이가 되었어도 파일럿들을 '어지간해서는 반드시 기지로 귀환시켜주는 능력' 때문이었다. 아무리 튼튼하다고 해도 뭔가 피탄당한 상황에서 연기가 나거나 엔진이 요동치며 비정상적 기계음을 내고 있는데 그 잠재적 위험을 안고서 계속 전투하려는 파일럿은 거의 없다. 그렇게 귀환하는 와중에 피탄 대미지로 엔진이 멈추거나 결국 추락하는 일이 적었고, 빌빌대고 덜덜거리면서도 끝끝내 기지까지 무사생환을 할 수 있게 버텨주는 그것이야말로 목숨걸고 살아가는 전쟁 중의 파일럿에게 최고의 가치였던 것. 게다가 이런 전투기들은 파일럿의 생존성을 높일 뿐만 아니라 다양한 상황을 거치게 만들어서 노련한 파일럿으로 길들여 준다. 실제로 성능이 아무리 좋아도 신병들로만 채워선 생존성은 물론이고 전적도 낼 수 없다. 온갖 위험 상황에 구르고 굴려도 살아남게 해주니 썬더볼트는 조종사들에게 사랑받을 수 밖에 없던 것이다.

 

특히 썬더볼트의 경이적인 맷집이 가지는 또다른 의의는, '숙련된 파일럿들의 손실률 저하 및 사기진작'에 있다. 일단 몇대 맞아도 어지간하면 살아 돌아오는데다, 파일럿 특성상 비행기가 있어도 한명의 파일럿 육성에는 어마어마한 시간과 돈이 소요되는데다 경험까지 쌓으려면 무지막지한 시간이 소요된다. 전쟁 중에는 전투기 한대를 잃을지언정 파일럿이 살아서 복귀했다면 전투기만 보충하면 바로 전장에 나갈 수 있으니 기체보다 파일럿이 훨씬 소중하다. 이런 맷집은 또 파일럿의 자신감과도 직결되어 더 대담한 작전수행을 가능케 하는 원동력이 되었다. 그래서 나중에는 독일 전투기들과 마주치면 아예 정면공격을 걸었다. 보통 공중전에서 헤드온은 제아무리 유리한 상황을 만들었다 하더라도 당할 수 있기 때문에 되도록이면 기피하는 전술이지만 워낙에 튼튼한데다가 8정의 중기관총이 형성하는 탄막 덕분에 독일 전투기들은 정면에서 공격해오는 P-47을 상대할 수가 없었고, 어쩔 수 없이 선회를 한다면 이미 꼬리를 내주는 상황인지라 독일 조종사들 입장에서는 그야말로 골치아픈 상대였다고 한다.

 

물론 그렇다고 해서 P-47이 진짜 전차처럼 장갑 두르고 포탄 튕겨내며 날아다녔다고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경량화를 통해 하늘에 떠야 하는 전투기인 것은 P-47도 마찬가지: 파일럿을 보호하기 위한 콕핏 주변 장갑이 튼튼하고, 전면에는 거대한 P&W 엔진이 장착되어 있다는 점을 제외하면 P-47도 다른 전투기와 다를 바 없이 '얇은 두랄루민판'으로 만들어진 것은 다를바 없다. 즉 P-47의 전설스런 튼튼함의 요체는 떡장갑 같은 게 아니라 '구조강도'가 튼튼했다는 것이다. 제아무리 P-47이라도 미넨게쇼스 등 폭발성 탄을 제대로 맞아 아예 표면적이 뭉텅 뭉텅 뜯겨나간다면 답이 없다. 쉽게 말하면 방어력이 아닌 체력이 더 뛰어난 것이었다.

 

문제는 연료를 만땅으로 채워도 독일 영토 근처까지도 못 가는 항속거리였다. 1943년도 중반까지는 쓸 수 있는 보조연료탱크 사정이 시원치 않아서 독일 영공에서는 아헨까지만 호위가 가능했는데, 이는 독일군도 알고 있어서 주로 이 근방에서부터 독일 공군의 공격이 시작되었고 이 때문에 P-51이 각광받게 된다. 다만 P-47도 44년부터는 동체중앙뿐 아니라 주익에도 연료탱크를 장착하게 되면서 장거리 호위에 필요한 항속거리를 충분히 얻게 되었다. 물론 D-Day 이후 프랑스에 비행장을 확보한 후로는 독일 공군에게 더 이상의 희망은 없었지만...

 

P-51보다 고고도 비행성능만은 터보슈퍼차저를 단 썬더볼트가 더 우수했었다. 머스탱은 연료탱크가 기체 전반에 걸쳐 있었기에 연료 잔량에 따라 비행 특성이 달라지는 단점이 있었지만 종합적으로는 머스탱이 더 낫다고 판단되었으므로 폭격기 호위 및 독일 전투기 사냥에 투입되었는데 효과 만점이었다.

 

그래도 제공전투에는 꾸준히 참여하였는데, 이 때문에 머스탱만 운용하는 부대와 썬더볼트만 운용하는 부대 사이에는 라이벌 관계가 형성되고 피튀기는 격추 경쟁이 펼쳐졌다고 한다. 물론 서로 조종하는 전투기에 대해서는 서로 느린 전투기, 약한 전투기라며 싸우기도 했다. 특히 유명한 것은 제4전투비행단(P-51)와 제56전투비행단(P-47)간의 혈투. 전투비행단 총 격추수가 둘이 비등하였다. 참고로 제4전투비행단은 한국전쟁당시 F-86을 몰고 한반도에서 싸웠으며, 제56전투비행단은 현재 미국에서 F-16 훈련비행단으로 존재한다.

 

아무튼 비록 장거리 폭격기 호위임무를 P-51에 양보하기는 했지만, 당시 유럽전선에서 가장 많은 활약을 한 미군전투기는 P-47이었다.

 

P-47은 전쟁 전 기간동안 746,000 소티를 수행했다. 그 과정에서 유럽전선에서의 약 2700기를 포함, 3,752 기의 적기를 공중전에서 격추했으며, 공중전 및 대공포화를 포함 각종 이유로 총 3,499기를 손실했다. (지상파괴까지 포함하면 1943년에서 1945년 종전까지 11,874기의 적 항공기를 격파했다.)

 

특히 노르망디 상륙작전을 앞두고 서부유럽의 제공권을 장악하기 위해 총력을 기울이던 1944년 전반기 동안 P-47은 무려 423,435회의 출격소티를 기록했는데, 이는 P-51, P-38 그리고 P-40의 출격 소티를 모두 합한 것 보다 많은 숫자였다. 또한 독일의 산업시설과 베를린에 대한 전략폭격이 한창이던 1944년 첫 3개월 동안, P-47은 미군이 격추한 독일 공군 전투기 873대 중 570대를 격추, P-51 보다도 많은 숫자의 독일 전투기를 격추시켰다. 그리고 1944년 전반 6개월 동안 보고된 1,983기의 격추성과 중 900 여 기를 격추했다. 즉 P-47은 유럽전선 항공전의 분수령이던 1944년 초반의 항공전에서 독일 공군의 등뼈를 꺾어놓은 주역이었다. 사실 독일 공군의 입장에서는 P-47 하나만 상대하기도 벅차다가 P-51까지 뛰어드니 그대로 털리는 게 당연지사였겠지만.

 

마지막까지 P-47을 운용했던 56전투비행단은 전쟁이 끝날 때까지 677.5건의 공중전 승리와 311기의 지상격파를 기록했고, 128기를 손실했다. 56전투비행단은 1:8의 공중전 손실-격추 교환비를 기록했다.

 

노르망디 상륙작전 이후로는 지상공격 임무의 비중이 늘었는데, 이는 어디까지나 머스탱을 투입했더니 지상 포화에 냉각계통에 피탄당하고 엔진과열로 뻗는 사례가 많았기 때문이다. 물론 머스탱뿐 아니라 수냉식 레시프로 전투기면 냉각계통에 피탄시 과열로 뻗는 것은 공통적인 단점이지만, 반면 저 말도 안되는 맷집을 가진 썬더볼트한테 쑥 재배가 맡겨진 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 물론, P-51이 완전히 배제되었던 것은 아니었다. 이 당시 두리틀 장군에 의해 제안된 전술은 일단 독일군이 보이면 쏘고 보자. 땅이건 하늘이건! 이었으니 머스탱도 심심하면 독일군의 수송기차, 주기된 비행기들, 대공포 진지 등을 공격하고 귀환하기도 했다. 오죽하면 아르덴 대공세 때 날이 맑아지자마자 독일군들이 숨어다니느라 바빴을 정도였다.

 

역시나 어지간한 지상포화는 잘근잘근 씹어드시면서 쑥을 재배하는 포스를 보여주었는데, 연합군의 지상진격에 큰 도움이 되었다. 당시 미 육군의 가장 우수한 기갑 장비(tank weapon)가 P-47이었다는 발언이 있을 정도다. 독일군은 썬더볼트와 영국군의 호커 타이푼 전폭기를 야보(Jabo)라고 불렀는데 이 말은 전폭기의 독일어인 Jagdbomber(전투 폭격기)의 약어다.

 

물론, 이런 화려한 별명들은 공중에서부터 날아오는 공격에 당하는 지상군 장병의 공포와, 지상공격으로 땅에 먼지꽃과 폭발을 만들어내는것을 목격한 파일럿들에 의한 과장이 많이 섞여들어가서 붙은 별명임은 감안해서 받아들여야 한다. 실제로는, 지상공격을 통해 전차와 같은 초소형 목표물에 폭탄이나 로켓을 명중시킬 확률은 엄청나게 낮다. 물론 보병의 경우에는 직격하지 않더라도 피해를 입겠지만 기갑전력에게는 그것도 기대하기 어려운 일이다.

 

얼마나 명중률이 떨어지냐면 영국왕립공군 자체 조사에서, 지상공격을 위해 발사 된 로켓은 200발 당 5발의 비율로 실제로 목표물에 착탄한다는 것이 밝혀졌다. 즉, 2.5%. 폭탄의 착탄율은 더 낮았다. 즉, 기체 당 총 16발의 로켓을 실은 45년형 타이푼 13대를 동원했을 때 그들이 날린 로켓 중 한 발이 전차 한 대에 명중했다는 소리다. 괜히 전차의 적은 전차라는 소리가 있는게 아니다. 일반적으로, 이 시절까지는 '탱크킬러' 항공기의 개념은 미약했다. P-47은 물론, 100mm 장갑을 뚫는 대전차포로 무장한 Ju-87G '카노겐포겔'형도, 우수한 공격기였던 IL-2 시리즈도 마찬가지. P-47이 정말로 진가를 발휘하는 목표는 탱크라기보다는 트럭 등의 비무장 경장갑 차량들로, 트럭 수송행렬을 8정의 12.7mm가 긁고 지나가면 순식간에 표적은 난장판이 되었다. 전차가 있어봐야 수반할 보병부대를 태운 수송차량이랑 연료를 싣은 보급트럭이 전부 고철이 되 버리면? 그 성격 더럽기로 유명한 패튼도 P-47의 지상지원에 찬사를 아끼지 않은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보급망을 직접 타격하면 보급이 언제나 부족한 독일군에게 충분히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패튼의 경우에 한정된 게 아니라 P-47에 대한 육군의 신뢰는 대단했는데, 위협에 처했을 때 부르면 달려와주는 편리함은 분명 거대한 사기진작 요소다. 또, 상대방 지상군에 대한 직접공격이 생각보다 비효율적이었다고 해도 전체적으로는 충분히 유효한 타격 수단이었는데, 이는 P-47 등 지상공격기들의 진정한 역할이 적 지상군 자체에 대한 직접공격이라기 보다, 그 지상군을 운용할 수 있는 여러 인프라를 핀포인트 정확성으로 아주 모조리 박살내놓은 인터딕션 임무에 있었기 때문이다. 도로와 교량과 유류저장소에 통신시설, 창고, 수리시설까지 죄다 쑥밭에 콩밭을 만들어 놓았으니 티거가 아무리 강력하다고 하더라도 한 번 연료/포탄 떨어지거나 승무원 다치거나 궤도 끊어지면 그저 고철이 될 뿐이다. 거기다가 독일은 소련, 미국, 영국과 다르게 전차의 무게를 동시대 국가들보다 늘린 탓에 중전차로 치부되는 보병전차인 처칠 전차와 판터의 무게가 동등한 급에 이르러서 변속기에 부하가 많이 생겨 어떻게든 판터, 티거 시리즈를 철도 수송으로 옮길려고 기를 썼는데 이를 다 부숴놓았으니 주행거리가 미친 듯이 짧아지게 됐으니 더 난처해졌다. 조종사들은 심지어는 열차를 숨겨놓은 터널 안쪽까지 폭탄을 던져넣어 가뜩이나 끔찍한 독일의 철도 사정을 더 어렵게 만들었다.

 

 

• 여담이지만, 오늘날처럼 유도식 무기가 아닌, 중력과 비행 중 관성을 이용한 자유낙하식 폭탄을 사용하던 당시에는, 비행 중 폭탄을 투하하여 좁은 터널 안에 던져넣기 위해서는 상당한 조종실력과 두둑한 배짱을 필요로 했다. 비행물체의 자유낙하 특성 상, 상당한 저공에서 굉장한 속도로 터널 입구를 향해 수평에 가까운 접근을 하여 저공 수평투하를 해야만 낙하물체가 얼마 안 되는 y축(수직낙하 거리)를 떨어지는 동안 상당량의 x축(수평이동)을 달성하기 때문. 이탈하는 타이밍을 놓치면 벽에 터널 입구에 부딛혀 박살나는 위험성을 떠안고 있는 고난이도의 위험한 공격방식이다. 그리고 전쟁 말기에 미군 조종사들은 단순한 숫적 우위만 점한게 아니라 그런 묘기를 밥먹듯 하는 괴수들을 대량으로 배출하고 있었다.

 

 

 

P-47의 위력을 보여주는 다음과 같은 일화가 있다.

 

 

2차 세계대전 말기, 독일 영토로 진격하던 미군 보병부대가 독일군의 토치카에 가로막혀 발이 묶였다. 통신병은 아군 전투기를 호출했지만, 날아온 것은 단 한 대의 P-47... 이 P-47을 향해 독일군 진지에서 기관총이 불을 뿜었지만, P-47은 유유히 날아다니면서 기관총과 로켓을 퍼부어서 독일군 토치카를 별로 힘들이지도 않고 쑥대밭으로 만들어버렸다. 이 광경을 보던 미군 병사들은 "우와, 굉장하다! 저 비행기만 있으면 우린 베를린까지 한걸음에 갈 수 있겠다."며 기뻐했다.

 

 

이런 활약상으로 한 P-47조종사는 "자네들은 정말 굉장한 일을 해냈어. 자네들만 나타나면 적군의 포화가 울려퍼지다가도 금새 멈추니 말일세. 다시 만날 날을 기대하겠네."라고 쓰여진 감사편지를 받기도 했다.

 

P-47은 전투폭격기로 활동하며 기관차 9,000량을 포함 철도차량 86,000량과 6,000대의 장갑차량 그리고 트럭 68,000대를 파괴하는 등의 전과를 올렸다.

 

이런 활약상 덕분에 그 이름은 제공 전투기가 아닌 지상 공격기 A-10이 물려받았고, 선대의 명성에 한점 부끄럼 없는 활약상을 기록하고 있다.[17]

 

 

7. 말년의 P-47

 

 

한편, P-47은 초반부터 전쟁에 투입되어 전쟁 후반까지 잘 써먹었던지라 미군이 생산한 단발 전투기 중에 가장 많은 숫자가 생산되었다.

하지만 대전이 종전된 후 급하게 퇴역한데다가 더 이상의 실전을 치루지도 못했기에 현재 남아있는 숫자는 머스탱보다 적다.

 

P-47의 활약은 유럽전선에서의 활약만 잘 알려져 있으나, 태평양에서도 많은 활약을 한 편이다.

특히 P-47 최후기형인 P-47N은 연료탑재량을 크게 늘려서 사이판에서 일본을 폭격하러 가는 B-29 호위임무에도 나섰다.

 

이외에도 수냉식 엔진을 채용한 실험기도 있었다. 47D형의 성능을 더욱 개량하기 위해 크라이슬러 IV-2220-11엔진을 장착한 실험기를 제작했으며, 이를 XP-47H로 명명했으나 그다지 큰 성능 향상은 없었다. 그러나 2800마력짜리 Pratt & Whitney R 2800-57C 공랭식 엔진을 팬 쿨링을 이용한 방식으로 기수를 수냉식 전투기와 흡사하게 제작한 XP-47J는(당연히 수퍼차져 포함) 최고 속도 505 mph(813 km/h)를 기록하는 등 역사상 최속의 피스톤 엔진 전투기가 된다. 참고로 이는 43년에 기록한 수치. 이후 이 컨셉을 더 발전시켜 XP-72를 제작했지만 세상은 이미 제트 엔진 전투기가 지배하게 되었다.

 

한편, 강력한 폭장으로 인해 다용도(지상공격, 공중 우세, 호위 등)로 사용할 수 있었다는 큰 이점에 미군이 맛을 들여 이후 다목적 전투기들이 주력으로 제작되는 계기를 마련하게 된다. F-86처럼 특수한 경우(MiG-15 충격) 때문에 급조된 물건을 제외하면 F-100이나 F-105같은 경우도 이론상 미사일로 공중전하며 침투해 폭탄을 던지고 돌아오는 컨셉으로 만들어진 것들이며, F-4는 그것의 종결자다. 그러나, 베트남전때 워낙에 심하게 당한지라 이 컨셉을 버리고 다시 F-15나 F-22 등을 개발하게 되며, 하이-로우 컨셉을 도입한다.

 

 

 

• 워 썬더 - 미 육군 항공대 트리에서 P-47D-25, P-47D-28, P-47N-15가 등장한다. 또한 프리미엄 기체로 P-47M-1-RE가 다른 도색으로 2기가 나오며, 중국 공군 정규 트리에 미국이 국민당에게 제공한 P-47D-28이 나온다. 그 외에도 독일이 노획한 P-47D, 미국이 소련에게 제공한 P-47D-27이 프리미엄 기체로 등장한다. 전반적으로 굉장히 둔하고 무거워서 할 수 있는 기동이 많지 않다. 그러나 과급기가 작동하는 고도에서는 동급 전투기보다 한참 빠른 속도를 자랑하며, 적기 서너대는 쏘고도 남는 넉넉한 탄약과 철갑소이탄이 잔뜩 들어간 탄 배합, 왠만한 쌍발 中폭격기와 맞먹는 높은 폭장량까지 갖춘 기체들이다.[18] 덕분에 항공전은 물론, 공지전에서도 빠지지 않고 꼭 등장한다.

 

 

 

• 월드 오브 탱크 - 게임 특징상 직접적인 등장은 없고, 그 대신 역사 웹툰에서 등장한다.

 

 

 

• 월드 오브 워플레인 - 미국의 2차 다목적기 트리인 썬더볼트 트리에서 P-47B, P-47N, XP-72가 각각 6, 7, 8티어로 등장한다.

 

 

 

• 웰컴 투 동막골 - P-51이나 F4U 대신 이 전투기가 미군 전투기로 나온다. 초기에서는 P-51이 등장하려 했으나 어떤 이유로 대신 등장했다.

 

 

 

•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컴퍼니 오브 히어로즈 2 - 미군의 근접항공지원 스킬로 등장한다. 단순 정찰부터 기총소사, 로켓소사까지 모두 P-47이 담당한다. 다만 벨런스 문제인지 사기적인 맷집을 보유하지않고 대공포에 매우 약하다. 심지어 대공기관총 몇정에 추락할때가 있을정도. 이건 IL-2도 마찬가지다.

 

 

 

• 편대소녀 - 미국 4성 기체로 등장한다. 전체적인 능력은 고루고루 높은 편이지만 압도적인 행동속도와 명중력을 가진 Ta-152, 전체 능력치가 골고루 압도하는 A7M 렛푸에 비하면 카탈로그 스펙에서는 밀리는 편이다. 하지만 이 두 기체에 비해 압도적인 체력과 파일럿의 능력치가 합쳐져야 비로소 제 능력을 발휘하는 게임 시스템, 일본기를 제외한 4~5성 기체 중 유일하게 능력치 옵션 보너스가 붙어나오는 점 등을 합하면 실질적인 4성 최강기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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