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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 이야기

에르미타주 미술관(he State Hermitage Museum, 1852)

작성자관운|작성시간16.01.16|조회수237 목록 댓글 0

 

에르미타주 미술관(he State Hermitage Museum, 1852)

 

 

 



 

 

국립 에르미타주 미술관(The State Hermitage Museum, Государственный Эрмитаж)은 러시아의 상트 페테르부르크(Saint Petersburg)에 위치한 예술과 문화 박물관이며, 세계에서 가장 크고, 가장 오래된 미술관 중 하나로 꼽히는 곳이다. 1764년 예카테리나 대제(Catherine the Great)가 미술관 컬렉션의 기초를 마련하였으며, 외부에 공개되기 시작된 것은 1852년부터이다. 일반에 공개되기 전, 왕실이 겨울궁(Winter Palace)’ 옆에 작은 궁전을 지어 미술 컬렉션을 보관 전시했기 때문에, 그 궁전에 에르미타주(Ermitage: 불어로 은둔소라는 뜻)’라는 닉네임이 붙게 되었고, 이 별칭이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기원이 되었다.

 

겨울궁은 1754년부터 건축가 라스트렐리(Bartolomeo Francesco Rastrelli)가 세운 바로크 양식의 대표적인 러시아 건축물이며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본관으로 사용되고 있다.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겨울궁 뿐 아니라 소에르미타주, 구에르미타주, 신에르미타주, 에르미타주 극장, 예비 보관소(Reserve House) 6개의 건물들이 통로로 연결된 거대한 미술관으로 유럽 미술품을 가장 많이 소장하고 있는 세계 최대 미술관 중 하나이다. 1917, 10월 혁명 후, 귀족들로부터 몰수된 수많은 미술품들이 에르미타주 미술관으로 유입되어 컬렉션의 규모가 크게 증가하였으며, 현재 3백만 여 점의 컬렉션을 보유하고 있다. 미술관 입장료가 러시아 내국인과 외국인 사이에 큰 격차가 있는 것으로 유명하지만, 매달 첫째 목요일은 입장료가 무료이며, 매주 월요일은 휴무이다. 연 관람객의 규모는 약 259만 명(2010)이다.

 

 

러시아의 예카테리나 대제(Catherine the Great)1764년부터 자신의 미술 컬렉션 수집을 시작했다. 그녀의 첫 번째 컬렉션은 러시아를 방문했던 베를린의 상인, 요한 에른스트 고츠코스키(Johann Ernst Gotzkowsky)로부터 구입한 회화들이었다. 고츠코스키는 본래 이 컬렉션을 프러시아의 왕이었던 프레드릭 2세에게 팔기 위해 구성했지만, 최종적으로 프레드릭 2세가 구입을 거절하자 러시아 황실을 찾게 되었다고 한다. 고츠코스키는 플랑드르와 네덜란드 회화 3백 여 점을 러시아 황실에 제공했으며, 컬렉션에는 13점의 렘브란트의 작품, 11점의 루벤스의 회화, 7점의 요르댄스(Jacob Jordaens)의 작품 등이 포함되어 있었다.

 

1764, 예카테리나 대제는 유리 벨텐(Yury Velten)에게 의뢰하여 겨울궁 동쪽으로 별관을 짓도록 했으며 증축 작업은 1766년에 완료되었다. 이 별관이 바로 지금의 소에르미타주(Small Hermitage)의 남관이다. 1767년에는 프랑스 건축가 발랑 드라 모트(Jean-Baptiste Vallin de la Mothe)이 북관을 증축하였고, 그 후 모든 갤러리들을 연결시킨 후 예카테리나 대제의 컬렉션을 보관 전시하기 시작했다. 극소수에게만 공개되었던 예카테리나의 컬렉션은 해가 갈수록 그 규모와 품격이 높아졌고, 유럽의 유명 컬렉터들과 귀족들에게서 작품들을 계속 사들여 매우 훌륭한 컬렉션이 완성되었다. 1769년에는 6백여 점의 회화 작품으로 구성된 브륄 컬렉션(Brühl's collection)을 구입했으며, 1772년에는 프랑스에서 크로자 컬렉션(Crozat’s collection), 1779년에는 런던에서 198점의 회화 컬렉션을 구입했다. 1781년에도 파리에서 119점의 회화를 추가로 구입했다.

 

 

컬렉션은 금세 증가하였고, 예카테리나 대제는 생전에 이미 4천 점에 이르는 대가들의 명작 회화들을 보유하고 있었으며, 38천 여 권의 장서들, 1만 여점의 보석들, 수많은 소묘와 동전, 메달들, 그리고 자연사 유물까지 고루 소장하고 있었다. 겨울궁과 소에르미타주 궁만으로는 전시 공간이 부족했기 때문에 1771년 대제는 다시 유리 벨텐을 불러 또 하나의 전시관을 짓도록 명하였다. 네오클래식 양식의 새 궁전이 1787년에 완공되었는데, 이 건물이 바로 현재 대에르미타주(Large Hermitage) , 혹은 구에르미타주(Old Hermitage)라고 불리는 전시관이다. 대제는 1783년에는 에르미타주에 개인 극장을 건립하게 되는데, 극장 건축은 이탈리아 건축가 지아코모 콰렌지(Giacomo Quarenghi)가 담당했다. 이어서 1787년 예카테리나 대제는 런던에서 고대 로마의 대리석 조각품들을 구입하여, 자신의 궁전과 정원을 꾸몄으며, 이 컬렉션은 현재의 고대 로마 유물 컬렉션의 기초가 되었다.

 

1815년에는 알렉산드르 1세가 나폴레옹의 아내였던 조세핀(Joséphine de Beauharnais)으로부터 38점의 그림을 구입하게 되는데, 이로써 에르미타주의 렘브란트 컬렉션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가 큰 컬렉션이 되었다. 조세핀 컬렉션에는 이탈리아의 신고전주의 조각가 안톤 카노바(Antonio Canova)의 초기 조각 작품 4점도 포함되어 있었다. 191710월 혁명 이후, 에르미타주와 겨울궁은 왕족들의 거주지가 아닌 국립 미술관이 되었으며, 러시아 왕족과 귀족들로부터 몰수한 미술품까지 합류하여 더욱 방대한 컬렉션을 갖추게 되었다.

 

1922, 19세기 유럽의 주요 회화 작품들은 러시아 미술 아카데미로부터 에르미타주로 이관되었고, 대신 1927년에는 소비에트 연방 정부의 명에 따라 5백 여점의 회화 작품들이 새로운 수도, 모스크바에 세워진 모스크바 서양미술관(Central Museum of old Western art in Moscow)’으로 옮겨졌다. 1930년대 초반, 70여 점의 회화가 다시 모스크바로 이관되었고, 1932년에는 중요도가 높지 않은 수많은 회화 작품들이, 소비에트 연방의 곳곳에 새롭게 건립한 미술관들로 옮겨갔다.

 

1928년 소비에트 연방 정부는 에르미타주 미술관의 주요 소장품의 목록을 작성하도록 했고 이들은 국외에 수출하도록 명령했다. 그 결과 1930년부터 1934년 사이 2천 여점이 넘는 미술품들이 유명 옥션하우스나 외국 관공서, 사업가들에게 팔려나갔다. 당시에 팔려나간 작품으로는 라파엘로(Raphael)[성모자(Alba Madonna)], 티치아노(Titian)[거울을 든 비너스(Venus with a Mirror)], 보티첼리(Botticelli)[성모 예찬(Adoration of the Magi) 1475], 얀 반 에이크(Jan van Eyck)[수태고지(Annunciation)], 렘브란트와 반 다이크의 명화들이 있다. 1931년 몇 회에 걸친 흥정을 통해 21점의 회화 작품들이 앤드류 W. 멜론(Andrew W. Mellon)에게 판매되었는데, 훗날 멜론은 이 컬렉션을 미국 워싱턴 시에 기증하여, ‘워싱턴 국립미술관(The National Gallery of Art in Washington, D.C)’의 초석을 다지게 된다.

 

2차 세계대전 동안 에르미타주의 미술품들은 안전을 위해 두 대의 기차에 실려 스베르들롭스크(Sverdlovsk)로 이송되었는데, 그 후 두 번의 폭격으로 미술관 건물 외관들은 심하게 손상을 입게 된다. 전쟁 후 1945년 컬렉션들은 다시 돌아왔고 그 해 11월에 미술관은 재개관을 하게된다.

 

1948, 에르미타주에는 인상파와 신인상파의 작품들이 대거 유입되었다. 모스크바의 서양미술관으로부터 이관된 316점의 근대 미술 작품들이었는데, 이 컬렉션은 주로 개인 컬렉터들이었던 세르게이 쉬추킨(Sergei Shchukin)과 이반 모로조프(Ivan Morozov)로부터 몰수, 국유화되었던 작품들이었다. 마티스, 피카소의 작품들을 많이 포함하고 있던 이들 컬렉션을 유입함으로써 에르미타주에는 20세기 회화 작품들이 훨씬 풍부해졌다. 1967년에는 마티스의 수많은 작품들이 또 한번 유입되었는데, 그의 연인이었던 리디아 데렉토르스카야(Lydia Delectorskaya)가 자신이 소유하고 있던 마티스의 작품들을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기증했기 때문이었다.

 

 

구조

 

본래 에르미타주 미술관에서 컬렉션을 보관하던 곳은 소에르미타주(Small Hermitage) 한 곳이었다. 하지만 오늘날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무려 6개의 건물로 이루어진 거대한 미술관이 되었다. 소에르미타주 뿐 아니라 구에르미타주, 신에르미타주, 에르미타주 극장, 겨울궁의 5개의 전시실과 1개의 예비 보관소로 구성되어 있으며 전시관들은 서로 통로를 통해 연결되어 있다. 최근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겨울궁 앞 광장에 새로운 건물을 지어 미술관장의 관저로 사용하고 있으며, 관저의 명칭은 멘쉬코프 궁(Menshikov Palace)’이다.

 

에르미타주 미술관은, 13세기부터 20세기에 이르는 유럽의 회화, 조각, 응용 미술 작품들을 비롯한 서양 유럽 미술 컬렉션을 4개의 건물의 1층과 2, 3층에 위치한 120개 전시실에서 전시하고 있다. 소묘와 판화 작품은 임시 전시실들에서 전시하고 있다. 에르미타주의 방대한 컬렉션을 모두 보는 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한 자료에 의하면 에르미타주의 각 컬렉션을 1분씩 감상한다면 모든 작품을 감상하는 데 8년이 넘는 시간이 들 것이라는 계산이 나올 정도로 에르미타주의 컬렉션의 양은 방대하기 때문이다. 자신의 취향에 맞는 컬렉션을 선별하여 감상하여도 하루 동안 주요한 작품들을 모두 감상하기가 쉽지 않다는 말이다. 에르미타주를 방문하게 된다면 동선을 고려하여 감상할 작품들을 선별하여 감상 경로를 꼼꼼하게 계획해야 할 것이다.

 

 

소장품

 

고대 유물

 

에르미타주 1층 전시실에서는 고대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다. 선사 시대, 고대 이집트, 메소포타미아, 그리스, 로마 유물 등이 전시되고 있다. 겨울궁 서쪽 궁에는 시베리아에서 발굴된 BC.4~5세기 유물들과 스키타이 족들의 유적들이 전시되고 있다. 시베리아의 동토에서 보존되었기 때문에 스키타이 족의 유적들은 그 보존 상태가 매우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특히 머리카락과 치아가 생생하게 보존된 스키타이 족의 미라는 많은 이들의 관심을 받는 유적이다. 1940년대부터 전시되고 있는 이집트 유물은 겨울궁의 동쪽 1층의 커다란 전시실에 자리잡고 있으며, 앗시리아를 비롯한 고대 메소포타미아 문명의 컬렉션들도 같은 건물, 같은 층에서 전시되고 있다. 고대 유물들이 전시되고 있는 갤러리들의 인테리어는 독일 건축가인 레오 폰 클렌제(Leo von Klenze)가 맡았으며, 1850년대에 그리스 스타일을 재현하여 꾸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천연 대리석으로 만든 기둥들과 페인트로 광을 낸 치장벽토(stucco)를 응용하여 그리스 스타일의 인테리어를 완성했다. 1층의 가장 유명한 인테리어로는, 에투루리아의 화병들을 전시하기 위해 만들어진 ’20 기둥 갤러리(Hall of Twenty Columns)’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세 부분으로 나뉘어 줄을 선 듯 두 줄로 일목요연하게 늘어선 회색 돌기둥은 모자이크 무늬의 대리석 바닥, 치장벽토 벽, 청정화가 그려진 천정과 조화를 이루어 장관을 이루고 있다. 서쪽 전시실에 있는 거대 화병(Great Vase)2.57미터 높이의 벽옥(jasper)으로 만든 콜리반 화병(Kolyvan Vase: 콜리반은 러시아 알타이 지역의 도시 이름)으로 그 크기와 움장함으로 화제가 되고 있다. 1843년에 만들어진 이 화병은 무게도 19톤이나 되며 크기가 거대해서 전시실의 벽을 올리기 전에 작품을 먼저 들여놓은 후 건축을 완성했던 일화가 유명하다.

 

고대 유물 컬렉션에서는 다양한 그리스 유물들을 선보이고 있기도 하다. 기원전 5세기의 고대 그리스 도자기, 고대 그리스 도시들로부터 출토된 유물들, 헬레니즘 조각과 각종 카메오를 비롯한 보석류 등도 다양하다. 특히 고전적인 헬레니즘 그리스 조각품의 모각품들이 풍부하며, 기원전 1세기부터 기원후 4세기에 이르는 대리석과 청동상들을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다. 주목받는 작품으로는 [토리드의 비너스(Tauride Venus: 토리드는 러시아 영토인 크림 반도의 옛 지명)]가 있으며, 이 작품은 로마 때의 카피본이 아닌 오리지널 헬레니즘 조각상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고대 유물 컬렉션에 포함된 대부분의 그리스 조각상들과 기념비들은 카피본인 경우가 많다. 한편 겨울궁의 1, 서쪽 전시실에서 전시되고 있는 유물들은 선사시대 유물들이다.

 

보석류와 장식미술

 

고대 유물들의 전시되고 있는 신에르미타주의 1층 전시실 중앙의 작은 전시실 4개에는 보석류들이 전시되고 있으며, 이는 BC 4세기부터 AD 20세기에 이르는 서양 보석들을 전시하고 있는 보석 전시실이다. 한편 겨울궁 1층에는 코카서스와 아시아 초원 지역에서 발견된 스키타이(Scythian) 족과 사르마티아(Sarmatian) 족의 금세공품을 전시하는 보석 전시실이 있는데, 보석 전시실들을 관람하기 위해서는 특별히 입장권을 따로 구매해야 한다. 한편 신에르미타주의 북쪽에는 1858, 쉬타켄쉬나이더(Andrei Stakenschneider)가 디자인한 파빌리온 전시실이 있는데, 그곳에서 18세기에 제임스 콕스(James Cox)가 황금으로 만든 [공작 시계(Peacock Clock)]를 볼 수 있다. 예카테리나 대제가 구입한 것으로 알려진 이 시계는 황금으로 만든 진귀한 시계로서 특별한 황실의 행사가 있을 때에만 작동시켰던 것으로 전해진다. 소에르미타주의 서쪽 전시실에서는 12세기부터 15세기에 이르는 서유럽의 장식 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안드레이 쉬타켄쉬나이더가 인테리어 디자인을 맡았던 구에르미타주의 전시실에서는 이탈리아 르네상스 화가들의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조르조네(Giorgione), 티치아노(Titian), 베로니즈(Veronese) 등의 작품들을 소장하고 있으며, 무엇보다도 레오나르도 다 빈치(Leonardo da Vinci)[꽃의 성모(Benois Madonna)][리타의 성모자(Madonna Litta)]를 소장하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꽃의 성모]는 이 세상에 몇 점 남아있지 않은 다 빈치의 청년 시절 작품이라는 점에서 의미있는 작품이며, 엄숙하고 우아하기만 했던 성모의 모습을 우화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점도 특별하다. 어린 어머니가 아이와 함께 천진난만하게 놀고 있는 듯한 모습을 그리고 있어서, 르네상스 회화 작품으로는 드물게 엄숙함 대신 귀여움과 정겨움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한편 에르미타주에 소장된 다빈치의 또 하나의 명작 [리타의 성모자(Madonna Litta)]는 초기 르네상스의 최고 걸작으로 꼽히는 작품으로 아기 예수에게 젖을 물리고 있는 마리아의 모습을 섬세하게 표현해냈다. [리타의 성모자]라고 불리는 이유는,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유입되기 전에 이 작품을 소유하고 있던 사람이 이탈리아 밀라노의 리타 공작이었기 때문이라고 알려져 있다.

 

이탈리아 르네상스 작품들은 신에르미타주의 동관에서도 전시하고 있다. 회화를 비롯하여 조각, 15세기와 16세기의 마조리카와 테피스트리 작품들까지 풍부하게 보유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에르미타주 미술관에는 라파엘로가 바티칸 궁의 로지아(loggia: 한쪽에만 벽이 있는 복도를 말한다)의 벽과 천정에 그렸던 프레스코 화를 재현한 라파엘로 로지아(Raphael Loggia)가 있기도 하다. 이 회랑은 이탈리아 건축가인 지아코모 콰렌지(Giacomo Quarenghi)가 디자인하고 운터베그거(Cristopher Unterberger)와 그의 제자들이 1780년대에 채색하여 완성하였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회화

 

신에르미타주의 2, 중앙부에는 붉은 벽과 자연광이 인상적인 3개의 대형 전시실이 있다. 이곳에서는 19세기 러시아 비문(Lapidary)들과 함께 16세기부터 18세기에 완성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회화들이 전시되고 있다. 이탈리아 베네치아 화파의 거장인 베로니즈(Veronese)와 틴토레토(Tintoretto), 스페인을 대표하는 화가 벨라스케스(Velázquez)와 무리요(Murillo)의 작품들이 포함되어 있다. 자연광 갤러리들 바로 옆에는 조금 작은 사이즈의 갤러리가 있는데 주로 15세기 전후의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회화 작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미켈란젤로(Michelangelo)[몸을 구부리고 있는 소년(Crouching Boy)]과 엘 크레코(El Greco)[베드로와 바울(Peter and Paul)]을 포함하고 있다.

 

네덜란드 황금시대와 플랑드르 바로크 미술

 

신에르미타주의 서관에는 17세기 네덜란드 황금시대와 플랑드르의 바로크 회화 작품들이 전시되고 있다.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화가 렘브란트(Rembrandt)와 벨기에 플랑드르 화파의 거장 루벤스(Rubens)의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성서 속 아브라함의 이야기를 그린 렘브란트의 [아브라함의 제사(Abraham and Isaac)]도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소장되어 있다. 백세가 넘은 아브라함이 하나님의 뜻에 따라 외아들 이삭을 제물로 바치려는 순간, 천사가 나타나서 아브라함의 손에서 칼을 떨어뜨리는 순간을 그린, 렘브란트의 명작으로 꼽히는 작품이다. 한편 렘브란트가 자신의 아내를 모델로 그린 [꽃의 여신, 플로라(Flora)]도 인상적이다. 렘브란트는 생전에 아내, 사스키아를 모델로 [플로라]를 세 점 그렸으며, 노년의 아내였던 핸드리케를 모델로 [플로라]를 한 점 더 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에르미타주 미술관에 전시된 [플로라]는 그의 첫 번째 [플로라]였다. 꽃의 여신이었던 플로라처럼 풍성한 화관을 쓰고, 화려한 무늬의 옷을 입은 화가의 어린 부인의 모습이 인상적이며, 이 그림을 그린 1634년은 렘브란트가 사스키아와 결혼했던 해였기 때문인지, 화가의 신부에 대한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이다. 뛰어난 동판화가로도 유명한 렘브란트가 남긴 훌륭한 동판화 작품, [세 개의 십자가(The Three Cross)]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루벤스의 작품으로는 그 유명한 [로마식 자비(Roman Charity)]를 감상할 수 있다. 이 작품은, 로마 시대 죄를 지어 아사형에 처해졌던 아버지 시몬(Simon)이 갇혀있는 감옥에 면회갔던 딸 페로(Pero)가 굶어 죽어가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젖을 물리는 장면을 드라마틱하게 묘사한 루벤스의 대표적인 작품이다. 에르미타주에서 만날 수 있는 루벤스의 또 하나의 대작으로는 [대지와 바다의 결합(The Union of Earth and Water)]이 있다. 이 작품은 높이 2미터가 넘는 대작으로 대지의 신과 바다의 신의 모습이 사람의 실물 크기로 묘사되어 있으며, 루벤스 특유의 격정적이며 강렬한 테크닉으로 신화의 세계를 표현해내고 있다.

 

신고전주의, 인상파, 신인상파

 

에르미타주 미술관에는 신고전주의, 인상파, 신인상파 작품들이 풍부한 것으로 유명하다. 2층의 일부 전시실 뿐 아니라 3층으로 이어져서 인상파와 신인상파, 그리고 20세기의 주옥 같은 작품들을 대거 전시하고 있다. 특히 1995, 이곳에서는 수 십년간 소실된 것으로 알고 있었던 고흐(Vincent van Gogh)[밤의 하얀 집(White House at Night)]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세계대전 중에 나치에게 빼앗긴 후 행방불명되었던 작품이 에르미타주의 전리품 전시회에 다시 등장했던 것이다. 고흐는 정신병원에서 퇴원한 후 오베르에서 말년을 보냈는데 [밤의 하얀 집]은 당시 그가 그린 그림 중의 하나이다. 이 그림을 완성한 후 6주 후에 자살했기 때문에 이 작품을 고흐의 마지막 작품으로 추정하기도 한다. 이 밖에도 고흐의 [라일락(Lilac)], 르느와르(Renoir)[검은 옷을 입은 여인(Woman in Black)], [채찍을 든 소년(Boy with a Whip)], 모네(Monet)[정원의 여인(Woman in the Garden)], 세잔느(Cezanne)[식탁보가 있는 정물], 고갱(Gauguin)[타히티의 목가][나베 나버 모에(유식의 즐거움)]등의 작품들이 겨울궁 남동쪽 코너에서 전시되고 있다.

 

20세기 초반의 근대 회화들은 3층의 남쪽 전시실에서 선보이고 있는데, 마티스(Matisse)를 비롯하여 입체파 화가들인 피카소(Picasso), 말레비치(Malevich), 칸딘스키(Kandinsky) 등의 작품들을 포함하고 있다. 특히 1967, 마티스의 연인으로 알려진 리디아 데렉토르스카야(Lydia Delectorskaya)가 에르미타주에 기증한 작품 40여 점을 비롯한 마티스의 작품은 훌륭한 컬렉션을 이루고 있다. 대표작으로 꼽히는 마티스의 [음악][]이 전시되고 있으며, 이 작품들은 원초적이고 실존적인 인간의 모습을 컬러와 움직임, 하모니 등을 통해 철학적으로 표현한 작품으로 평가받고 있다. [붉은 색의 조화(The Dessert: Harmony in Red)] 역시 관람객들의 사랑을 받는 작품. 이 작품은 마티스 애호가였던 세르게이 쉬추킨의 주문을 받아 그렸던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일상적인 순간을 자유분방하게 표현하고 있으며 컬러가 지니고 있는 신비로운 마력을 마음껏 활용하고 있는 작품이다. 근대 회화 갤러리 옆에 위치한 작은 전시실에서는 독일 낭만주의 회화들을 주로 전시하고 있는데, 특히 19세기 독일을 대표하는 화가 캐스퍼 다비드 프리드리히(Caspar David Friedrich)의 주요한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한편 3층의 서관에서는 중국, 인도, 몽고, 티베트 등 동양 미술품들을 전시하고 있다.

 

 

글 송혜선 / 자유기고가자유기고가. 월간지 <보그(Vogue)>, <쉬크(Chic)>, <마리끌레르(Marie Claire> 에디터를 거쳐 <노블리안> 편집장을 지냈다. 프리랜서 에디터로서 유행, 문화, 인물 등에 대한 글을 쓰고 있으며, 브랜드를 위한 매체의 기획, 편집을 대행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해피퐁퐁 쿠킹북]이 있으며 현재 출판사 '리틀미리틀'을 운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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