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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 이야기

남부독일의 바로크 교회 장인 그룹과 건축가 그룹의 활동

작성자관운|작성시간16.11.05|조회수390 목록 댓글 0


남부독일의 바로크 교회 장인 그룹과 건축가 그룹의 활동

남부 독일의 가톨릭 열풍은 교회 건축의 전성기를 가져왔다. 양과 내용 모두에서 17세기 이탈리아에 버금가는 교회가 지어졌다. 크게 두 경향으로 분류할 수 있다. 하나는 화려한 장식으로 가톨릭의 부활을 찬양하고 종교적 열정을 불러일으키는 경향으로 주로 장인 그룹이 이끌었다. 다른 하나는 이 지역 특유의 선형 평면을 창출하는 경향인데 주로 건축가 그룹이 이끌었다. 두 경향이 공존하면서 풍성한 장식주의가 크게 유행했다.

치머만 형제-구조와 장식의 일체

요한 밥티스트 치머만(Johann Baptist Zimmermann, 1680~1758)과 도미니쿠스 치머만(Dominikus Zimmermann, 1685~1766) 형제와 아잠 형제는 장인 그룹을 대표했다. 치머만 형제의 장식은 프랑스 로코코의 영향을 받아 밝고 부드러운 특징을 보였는데 이는 남부 독일 바로크의 대표적 경향이었다. 장식이 건물 골격을 뒤덮으며 가리지는 않았지만 건축 부재보다는 우위였다.

치머만 형제. 비스 순례교회. 외관은 바이에른의 목가적 자연 분위기에서 형성된 자유형태 전통을 활용했다.

도미니쿠스는 장인 출신으로서 건물을 설계했기 때문에 대형 작품보다는 화려한 실내장식에 대한 수요가 많았던 수도원 교회와 교구 교회 등 소형 교회를 주요 대표작으로 남겼다. 슈배비쉬그뮌트의 도미니크 수도원 교회(Dominican Monastery Church, Schwäbisch-Gmünd, 1724~25)와 슈타인하우젠 순례 교회(Wallfahrtskirche, Steinhausen, 1728~33)가 대표작이었다.

평면은 타원을 많이 사용했고 반지 형 겹 공간으로 응용했다. 장축을 중심축에 맞춘 뒤 출입구 전실과 앱스를 더해서 선형 구성을 강조했는데 바로크 가톨릭의 전형적인 평면 유형이었다. 실내는 장식의 극치였다. 장식을 기둥이나 벽체 등 구조 부재를 피해 주두, 엔타블라처, 천장에 집중시켰기 때문에 전체 양은 많지 않았다. 구조 부재와 피 구조 부재를 명확히 구별한 뒤 피 구조 부재에 집중시킴으로써 과다함을 피하고 절제된 분위기 속에서 장식 효과를 극대화시켰다. 그러나 프랑스 로코코의 영향으로 장식 소재는 식물 문양과 프랑스 레장스(Regence) 양식을 혼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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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머만 형제. 슈타인하우젠 순례교회. 남부 독일 바로크의 교회건축을 이끈 대표적 장인 형제로 프랑스 로코코 어휘를 곁들인 밝고 부드러운 장식을 창시했다.

아잠 형제. 장크트요하네스네포묵. 치머만 형제와 함께 남부독일 바로크 장식을 이끈 또 다른 대표적 장인 형제인데, 프랑스 로코코에 물들지 않고 이탈리아 정통 바로크를 바탕으로 독일 중세 공예전통을 섞은 엄숙주의를 추구했다.

아잠 형제 - 바로크 엄숙주의와 장경주의

코스마스 다미안 아잠(Cosmas Damian Asam, 1686~1739)과 에기트 퀴린 아잠(Egid Quirin Asam, 1692~1750) 형제는 남부 독일 바로크를 대표하는 예술가 집안이었다. 두 형제 모두 건축보다는 장식예술이 주 전공이었지만 건축 작품도 남기는 등 자신들만의 종합예술을 추구했다. 남부 독일 바로크가 로코코와 혼합된 후기 장식 경향을 보인 데 반해 아잠 형제는 바로크에 집중한 차이점을 보였다. 색조가 어둡고 전체적 분위기는 묵직하고 장중했다. 건축 골격을 유지하기는 했지만 치머만 형제와 비교했을 때 장식 어휘가 더 풍성하게 실내 전면을 덮었다.

대표작은 뮌헨의 장크트 요하네스네 포묵(Sankt Johannes Nepomuk, 1733~38)이었다. 바로크의 상상력을 발휘한 자유로운 분위기 위에 장식을 구사했다. 실내 벽면은 물결치는 곡면처럼 나타났다. 그 위로 크기가 다른 아치와 벽기둥가 어지럽게 벽면을 메웠으며 다시 그 위를 공예 장식이 가득 덮었다. 장식 어휘는 이탈리아 바로크와 독일 전통 공예를 합한 것이지만 화려한 정도나 건축 부재를 가린 점 등에서는 로코코 분위기도 느껴졌다.

아잠 형제. 장크트요하네스네포묵. 이탈리아 성기 바로크를 이끈 두 거장에서 영향을 받았는데, 비정형 자유윤곽은 보로미니에게서, 제단의 장경주의는 베르니니에게서 각각 영향을 받았다.

제단은 베르니니의 장경주의로 처리했다. 제단 본체 위 2층에 작은 무대를 만들어 조각상을 세웠고 무대는 나선형 기둥이 골격을 이루었다. 색조는 전반적으로 어두운 황색, 적색, 청색 등의 로마 바로크 풍을 유지했다. 중간에 금을 섞은 것도 경쾌한 느낌보다는 묵직한 엄숙주의를 도왔다. 장식 종류도 로코코의 식물문양을 자제하고 성인과 성경내용 등 종교적 대상에 한정했다. 식물문양을 쓸 경우에는 로코코의 사실성을 버리고 선형어휘나 기하 문양으로 추상화시켰다. 아잠 형제 특유의 바로크 엄숙주의였다.

노이만 - 탈 물질화와 신비주의

남부 독일 바로크의 건축가 그룹을 대표한 것은 노이만과 피셔였다. 가톨릭이 부활하면서 선형 교회를 요구했는데 이들은 이것을 이끌면서 남부 독일만의 바로크 교회 유형을 새롭게 창출했다. 요한 발타자르 노이만(Johann Balthasar Neumann, 1687~1753)은 보헤미아에서 태어나 뷔르츠부르크로 이주한 뒤 이곳과 뮌헨을 본거지로 삼아 40여 채에 달하는 주요 작품을 남겼다. 타원을 조작해서 자신만의 독특한 평면 유형을 창출했으며 실내에서는 겹 공간을 바탕으로 탈 물질화를 이루어 신비주의 분위기를 만들어냈다. 타원을 이용한 자유 곡면으로 실내 골격을 짜서 축조성을 지웠으며 그 위에 성화와 장식을 더해서 초월적 천상 세계를 그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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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 발타자르 노이만. 피어첸하일리겐 교구교회 겸 순례교회. 크고 작은 타원을 종-횡 방향으로 적절히 활용해서 선형과 중앙집중형을 섞은 노이만만의 기하주의를 완성했다.

요한 미카엘 피셔. 장크트안나암레흘 교회. 사각형 본체를 분절해서 타원형 방사선 구도로 변형시켰다.



피어첸 하일리겐 교구교회 겸 순례교회(Pfarr- und Wallfahrtskirche, Vierzehnheiligen, 1742~53)는 삼랑식 라틴 크로스를 기본 평면으로 삼았지만 네이브 월에 조작을 가해서 실제 모습은 타원 셋을 장축 방향으로 연속시킨 것처럼 나타났다. 네이브 월의 기둥과 벽체를 타원 장변을 따라 곡면으로 부풀게 만들었다. 실내는 ‘작은 타원의 전실-큰 타원의 신도석-작은 타원의 성소’ 순서로 분할되었다. 분할 효과를 높이기 위해 기둥 간격을 불규칙하게 배치했고 각 타원의 천장을 돔으로 처리했다. 이는 긴 선형을 세 개의 ‘타원 돔식 바실리카’로 분절한 것으로, 중앙 집중 형을 섞은 것에 해당된다.


네레샤임 베네딕트 수도원 교회(Benediktiner-Abteikirche, Neresheim, 1747~53) 역시 겹 공간을 이용한 신비주의를 잘 보여준다. 돔을 받치는 구조 부재인 기둥을 외벽에서 분리시켜 겹 공간을 만들었다. 천장 돔의 두께를 가능한 한 얇게 하고 장식과 성화를 그린 뒤 빛을 끌어들임으로써 돔은 얇은 막처럼 보였다. 중앙의 큰 돔을 네 개의 쌍기둥만으로 받침으로써 돔은 무거운 하중의 이미지에서 벗어나 투명한 막으로 변했다.


피셔 - 기하 파노라마와 모서리 둥글리기 

 

요한 미하엘 피셔(Johann Michael Fischer, 1692~1766)는 석공으로 경력을 시작한 뒤 뮌헨의 궁정 건축가가 되어 평생 이곳을 본거지로 삼아 남부 독일 여러 곳에 대표작을 남겼다. 본인이 실내 장식까지 담당하는 종합 예술을 추구하기는 했지만 많은 경우 치머만 형제와 아잠 현제 등이 실내 장식을 맡았다. 교회 건축가로서 32개의 교회와 23개의 수도원을 설계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겹 공간과 탈 물질화를 바탕으로 신비주의를 추구한 점에서 노이만과 공통점을 공유하며 남부 독일 바로크 교회 건축을 이끌었다.




요한 발타자르 노이만. 네레샤임 베네딕트 수도원 교회. 기둥을 벽에서 분리시켜 겹공간을 만들었으며 네 개의 기둥만으로 접시형 돔을 받친 뒤 돔 천장에 성화를 그렸다.

요한 미카엘 피셔. 장크트안나암레흘 교회. 실내는 치머만, 아잠, 노이만의 기법을 혼합해서 남부독일 바로크 내에서의 절충주의를 보여준다.



노이만과 차이도 많았다. 평면 유형은 노이만보다 다양했다. 돔식 바실리카를 섞은 선형은 공통점이지만 네이브를 하나의 큰 단일 공간으로 두거나, 극단적으로 길게 해서 네이브를 강조하거나, 성소를 네이브와 같은 길이로 늘이면서 동시에 크로싱을 강조해서 선형과 중앙 집중 형을 섞는 등 다양한 유형을 창출했다. 혹은 네이브 주변의 아일을 예배당으로 분할해서 네이브를 에워싸는 형식으로 중앙 집중 형을 섞었다.


뮌헨의 장크트 안나 암레 흘 교회(Sankt Anna am Lechl, 1727~37)는 직사각형 단일 공간을 변형시켜 타원형 방사선 구도로 발전시켰다. 전체 윤곽은 직사각형인데 실내 양쪽 벽에 감실을 각각 세 개씩 파서 겹 공간 형식으로 만들었다. 감실은 서로 통하지 않기 때문에 완전한 겹 공간으로 발전하지 못하고 중심 공간의 초점하고만 일대일 대응관계를 가졌다. 네 모서리에 위치한 네 개의 감실은 사선 방향으로 틀어져 중심 공간은 타원에 근접했다. 건물 골격을 벽체만으로 세워서 축조의 기본을 충실히 지켰으며 이는 단일 타원 공간의 기하학적 윤곽을 강조하는 기능을 했다.


실내 장식은 치머만의 프랑스-남부 독일 분위기와 아잠의 이탈리아-독일 전통 분위기의 중간쯤으로 나타났다. 조도를 균질하게 유지해서 백색 바탕과 장중한 장식 사이의 대비를 줄여 현실성을 높였다. 음양 대비를 줄인 빛은 초월적 신비주의보다는 타원 단일 공간의 통일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 중심 공간이 나뉘는 것을 방지한 대신 성소를 성가대석과 앱스로 이원화해서 교회의 제식 기능을 보장했다.



·사진 임석재 | 이화여대 건축학과 교수동서양을 막론한 건축역사와 이론을 주 전공으로 하며 이를 바탕으로 문명비평도 함께 한다. 현재까지 37권의 저서를 집필했다. 공부로 익힌 건축이론을 설계에 응용하는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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