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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 이야기

02. 세계의 아파트(apartment)-북한

작성자관운|작성시간18.01.05|조회수743 목록 댓글 0


02. 세계의 아파트(apartment)-북한

 

 

 

 

 

 


 













 

 

적지 않은 사람들이 한국의 아파트 문화에 대해 부정적으로 생각하고 구미권의 주거형태는 넓직한 단독주택 위주의 삶이라고 알고 있으며 이를 동경하기도 한다. 아무래도 답답해 보이는 경관을 만들고 한 건물에 여러 사람이 몰려살아야 하므로 개인의 자유로운 활동에 제약이 걸리기 때문이다.

 

물론 서유럽이나 북미에는 실제로 우리나라 같은 단지형 고층아파트는 그리 많지 않다. 한국보다 땅값이 싼 편이라, 교외에서 정원있고 단독주택으로 사는 것을 좋아하지 닭장같은 아파트에 들어가서 살 이유가 별로 없다.

 

 

위 사진은 밴쿠버의 아파트이며 부유한 사람들이 사는 곳이다. 세계에서 두번째로 큰 집을 싸게 살수 있는 나라인 캐나다에서 가장 집값이 높은 동네인데다가 다운타운은 더더욱 비싸다. 특히 노스 밴쿠버는 살인적인 부동산값에 혀를 내두를 정도. 중심부에 있는 아파트들이 렌트값만 한달에 $1900 이상을 부른다. 특히 밴쿠버 다운타운을 벗어나면 땅 넓고 날씨 좋은 곳이니 단독주택이 일반적으로 인기가 많다. 일부 단독주택은 뒷마당의 쪽문을 통해 나가면 바로 공원이 나오기도 하는데, 그 넓은 풀밭과 끝내주는 태양빛, 습도가 낮고 덥지 않은 날씨가 만나 환상적인 조화를 자랑한다.

 

그러나 외국이라고 해서 모두 넓은 교외에 넓은 단독주택에 사는 것이 기본이라고 보기는 어려우며 또다른 문제를 야기하기도 한다. 특히 미국의 널찍한 교외 단독주택 위주의 주거는 인구밀도를 낮게 하여 대중교통이 수익을 내기 어렵고, 인구밀도가 낮으니 주거지 근교에 상업지구가 있기 어렵다. 따라서 차량의 사용 빈도를 높이고 에너지 다소비형 도시구조를 형성하게 되는데, 에너지 자급율이 낮고 산악지대가 많아 도로건설비용이 많이 드는 대한민국에서는 택하기 어려운 방식이다. 교외 주거지가 단독주택 위주임에도 대중교통 수준이 높고 근린상업지구가 발달한 일본을 반례로 들기도 하는데, 이런 곳은 그 대신 녹지비율이 상당히 낮아 '콘크리트 정글'로 불리며, 높은 집값과 살인적으로 작은 1인당 면적 및 도시의 지나친 수평 확장으로 인한 통근거리 증가로 고심한다. 그나마 일본에서도 2010년대에 들어 그 콘크리트 정글을 일부 밀어버리고 '타워 맨션'이라는 아파트로 재개발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그래서 기술의 진보가 오히려 환경보호에 도움을 준다는 '에코 모더니즘'론자들은 오히려 한국식 아파트 문화가 가장 친환경적이고 에너지 절약에 특화된 주거문화라고 주장하기도 한다.

 

대한민국은 아파트가 중산층이나 상류층의 상징이 되어있지만 유럽이나 미국 등에선 일반적으로 서민들을 위한 주택에 가깝다. 특히 유럽의 경우 성냥갑식 아파트는 대부분 가난한 서민과 이민자들을 위한 영구임대인 경우가 많다. 서유럽에서 아파트단지가 어떤 분위기로 대접받는지는 13구역과 2012년 영화 타워블록을 통해 알 수 있다. 2011년 폭동이 일어났던 영국의 토트넘도 아파트가 대다수인 지역이다. 당연히 안전 수준도 매우 열악해서 2017년에는 기어이 이런 화재 참사도 일어났다. 그리고 방리유나 소셜 하우징같은 사례들은 한국인들이 보아도 과거 주공 영구임대나 시영아파트가 연상되는 스타일이라 그렇게 좋아보이지는 않는다. 익스트림 스포츠의 한 종류인 파쿠르도 바로 이런 배경에서 나온 것이다.

 

한국 아파트 수준 정도의 주택은 유럽이나 미국에서도 아파트가 아니라 콘도 등으로 불리며, 도심지역의 중산층 주거 형태다. 실제로 한국에서 아파트 생활을 하는 외국인과 얘기를 해보면 아파트 생활에 크게 만족하는 경우가 많음을 알 수 있다.

 

유럽 또한 대도시(대표적으로 파리)는 단독주택보다는 공동주택의 비중이 더 높다. 심지어 서울보다 공동주택 비율이 더 높은 도시도 많다. 우리나라 같은 고층아파트만 아닐 뿐이지 고밀도 공동주택이라는 사실은 마찬가지다. 오히려 나홀로 아파트, 빌라촌 같은 분위기도 나는데 이런 곳은 국내에서는 인기가 없는 주거형태다. 이렇게 서유럽도 도심으로 가면 과밀화된 저층형 공동주택이 대부분이다. 이러한 논란에서 자유로운 국가는 어느정도 경제적 힘이 있으면서 국토에 비해 인구가 적은 나라들, 스칸디나비아 국가, 미국, 호주, 일본 같은 나라들 밖에 없다.

 

위의 사진은 파리 시가지 주택지 사진이다. 런던이나 파리 같은 유럽의 대도시는 이미 19세기 초반부터 인구 100만을 찍는 대도시로 발전했었다. 자동차도 없어서 원거리 통근도 힘들었고 고층건물 건축기술도 없던 시기에 인구 100만을 찍으려면 대도시 중심부 인구밀도는 높을 수밖에 없었고 결국 저렇게 건폐율이 매우 높은 나무 하나 없는 우중충한 고밀도 시가지가 된다. 반면 한국은 인구밀도에 비해 건폐율이 낮고 최근 지어지는 아파트들은 모든 주차장을 지하로 내리면서 녹지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그 대신 서북유럽국가들의 아파트는 15층 이상의 고층이 아닌 중저층형 위주로 이루어져 오히려 우리네의 빌라나 연립주택으로 불리는 것들과 비슷해 녹지를 더 돋보이게 해주는 효과가 있다.

 

 

서유럽, 북유럽, 북미의 아파트 단지들도 처음부터 극빈층이나 이민자들 살라고 지은 건 아니었다. 이는 동유럽도 마찬가지 2차대전 이후 마셜 플랜과 고도경제성장의 영향으로 삶의 질이 나아지면서 이른바 '자기 집'을 가지려는 수요는 폭증하는데 공급이 부족한 현상이 일어나자 국가가 나서서 복지 정책의 일환으로 아파트를 교외에 대량으로 짓게 된 것. 당연히 이 당시만 해도 보통 중간은 가는 계층(좀 잘 사는 서민~중산층들)을 대상으로 공급했었다. 영국에서도 이런식으로 대량의 임대 아파트를 공급했었는데 마가렛 대처 시절에 대거 민간에 불하되었지만 잘 찾아보면 아직도 남아있는 곳이 존재한다. 탄광 근처인 경우도 흔하다. 하지만 70년대 이후로 오일쇼크와 이민자 문제가 겹쳐서 서서히 슬럼화가 시작되더니 1980년대 후반 이후로는 현재처럼 돈 없는 이민자들의 차지가 되었다. 그리고 이때부터 서유럽인들은 다시 단독주택이나 저층아파트, 연립을 선호하게 되었다. 대표적인 예가 바로 뉴욕이다. 뉴욕은 고도로 과밀화된 도시여서, 맨해튼외 브루클린, 브롱스, 퀸즈까지 Project Housing들이 들어서기 시작했는데, 이게 바로 문제의 시작이었다. 1984년 당시 페덱스가 배달가지 않았던 미국의 몇 안되는 동네중, Project housing 들이 밀집한 베드포드 스투이브상트가 들어가기도 했다. 항상 살인, 강도, 살인미수 등 강력범죄가 발생하는 지역이라 페덱스도 두손 두발 다 들었었다. 이 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은 아파트가 TenementProject Housing이라는 자기들의 주거 개념이 너무 싫었던 나머지 자기들 스스로 동네이름을 베드-스타이(돼지축사속 침대 라는 의미)라 불렀을 정도이다. 맨해튼의 다운타운 바로 옆 이스트빌리지나 미트패킹 디스트릭트는 Project Housing의 슬럼화가 너무 심해 주변의 동네개발까지 수십년을 늦추는 결과를 불러왔다. 그러므로 뉴욕이나 시카고를 제외한, 고도로 과밀화된 대도시에서는 아파트라는 주거개념이 그리 슬럼화되지는 않았다 할 수 있겠다.

 

북유럽의 경우 슬럼화된 아파트와 그렇지 않은 아파트가 모두 존재하며, 위도에 따른 기후적 요인 때문인지 북쪽으로 갈수록 고층 아파트의 비중이 은근히 높아진다. 이에 대해서는 '스웨덴의 아파트' 문단에서 후술한다. 또한 아이슬란드나 핀란드도 (단순한 공동주택 수준이 아니라 우리가 생각하는) 아파트가 상당히 많은 편이다.

 

물론 유럽에서는 도심지를 벗어나면 영화에서 흔히 보는 넓직한 단독주택단지가 나타난다. 그렇지만 프랑스같은 몇몇 유럽국가들의 경우 오히려 빈민들이 사는 아파트 단지들이 교외에 있으며 오히려 시내 중심가에 있는 19세기식 아파트들이 호화아파트라는 인식이 많다. 파리의 시테 섬이 대표적인 예. 한국인들이 가격을 보면 뒷목잡고 넘어갈 듯하다.

 

 

비교적 소득이 낮은 국가로 가면 아파트에 대한 인식이 한국과 비슷해진다. 동남아나 중남미쯤 가면 아파트는 꽤 사는 사람이 사는 곳이며 수영장 등은 기본으로 딸려있는 주택을 연상한다. 소득이 낮은 국가에서는 아파트를 지을 기술이나 인력, 자원 등이 부족하여 아파트는 필연적으로 분양가가 높아지기 때문이다. 특히 이들 국가는 치안이 매우 불안한 경우가 많은 것도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필리핀이나 브라질 같은 경우가 그러하다.

 

 

터키의 아파트들도 다른 유럽국가들과 비슷하다. 위 사진은 터키의 전형적인 아파트로 4~6층 정도 높이에 꼭대기에는 기와지붕으로 덮는다. 터키에서는 아파트를 site라고 부르고, 아파트 단지를 apartman이라고 부르는데 (불어의 영향이다.) 단지아파트나 연립주택이나 생긴건 비슷비슷해서 구분되지 않는다. 다만 인구가 밀집한 이스탄불에서는 한국의 아파트와 비스무리한 것들도 교외를 중심으로 점차 늘어가고 있다.

 

 

따라서 대부분의 경우 문제는 아파트냐 아니냐가 아니다. 이러한 논쟁에서 진짜 쟁점은 사실 건물이 얼마나 매력적이냐, 독특하고 매력적인 양식을 가지고 있냐인 경우가 많다. 위 사진들을 보면 건폐율이 높고 도로가 좁지만 건물의 디자인에 상당히 신경 쓴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건물의 매력이란 것도 쉬운 문제는 아닌 것이 장식이 있고 없고는 취향의 영역이며, 기능성과 생산성까지 따지기 시작하면 상당히 복잡해지는 문제다.

 

 

노어의 'квартира(크바르치라)'라는 단어가 아파트로 보통 번역이 된다. 그러나 한국처럼 '건물 그 자체로의' 아파트를 뜻하는 단어는 그냥 'дом()'이다. 크바르치라는 호, 302, 102호 등 거주자가 사는 공간 그 자체를 말한다. 소련은 명실공히 아파트의 천국이라 불릴만한 국가인데 정말로 일률적이고 몹시 단순한 디자인의 아파트가 넘쳐난다. 이것은 소련의 시스템과 사회주의를 받아들인 동유럽이나 중앙아시아 등지도 똑같아서, 헝가리, 동독, 소련 아파트를 외관만 보고는 구분할 수가 없을 지경으로 일률적이다. 상당수가 페인트가 칠해져 있지 않고, 회색의 콘크리트 벽돌을 쌓아서 상자 모양으로 다 똑같이 지어놓은 듯하게 보이는 경우가 많은데 이것이 60년대 이후에 대량으로 많이 세워진 흐루쇼프식 아파트들이다. 이 흐루쇼프식 아파트가 소련식 아파트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이긴 한데, 엄밀히 뜯어보면 외견만 다 똑같을 뿐 내부는 거주자에 따라 천차만별이다.

 

그리고 소련 때 건설한 아파트가 많이 남아 있는 러시아 연방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땅도 큰 나라가 왜 아파트 천국일까 싶을 수도 있으나, 소련은 원래 공업에 몰빵하던 나라라서 공장이 많은 도시로 인구가 모여들었다. 현대 부자들은 시 외곽에 맨션(크기는 천차만별이지만 이런 주택들은 보통 'Коттедж(꼬테쉬)'라고 한다. 영어의 'cottage'를 옮긴 것.)등을 지어 살기도 하지만 대다수 서민의 경우, 상황은 그다지 나아지지 않아서 인구의 80% 이상이 도시에 밀집되어 거주하며, 넓은 주거 공간을 가지는 경우는 드물다. 물론 러시아에도 개인주택 거주자들은 많이 있지만, 러시아는 매우 추운 나라이며 눈도 많이 온다. 시골이나 도시 외곽에서 많이 볼 수 있는 전통적인 목조식 개인주택(частный дом)은 난방이나 수도문제로 겨울에 매우 거주하기 힘들다. 그러나 도시의 아파트는 이런 문제가 사라지기 때문에 선호되었다. 러시아에서는 도시에 거주하면 보통 사회주의의 영향이 크므로 중앙난방을 받을 수 있다. 그것도 건물마다 난방기를 돌리는 게 아니라 도시 중간중간에 난방수를 공급하는 공장이 있어서 난방비를 지불하면 거기서 일률적으로 주변 건물에 난방수를 공급하는 방식이다. 화석연료가 썩어나는 나라라서 겨울이라도 일단 집 안에는 더울 지경이 된다. 더군다나 소련식 아파트가 허름해 보여도 벽이 원채 두꺼운 것들이라 튼튼하며 단열도 잘된다.

 

소련은 본디 기존에 있던 주택의 방을 나누어 여러 가구가 거주하도록 해서 주택난을 해결했지만, 산업화가 급격히 지속되는 1950년대부터 도시 집중화 현상으로 엄청난 주택난을 겪기 시작하자 사회주의 시스템을 십분 이용, 국가 차원에서 아파트를 다량으로 건설해서 보급했다. 당장 한국의 시민아파트도 그냥 이런 소련식 아파트 방식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아파트가 대량으로 건설되기 이전에는 모스크바 같은 대도시에도 판자촌이 즐비하고 거주 형식은 매우 조악한 공용 아파트 밖에는 없었으므로 아파트의 건설은 소련인의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높혀 주었다.

 

다만 러시아인들도 사람인지라 아무래도 이런 아파트를 갑갑해하는 사람도 있는것은 당연지사. 그래서인지 소련 시절에는 여름 별장인 '다차(да́ча)'도 세트로 주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하지만 소련 해체 이후 이러한 생활패턴도 점차 사라져가고 있다고 한다.

 

 

코뮤날카. 헬게이트. 제 아무리 불곰국의 기상을 보여주는 러시아인들도 이 아파트는 별로 좋아하지 않는데, 다른 보다 나은 아파트를 구입할 돈이 없거나 해서 어쩔 수 없이 거주하는 곳이라고 보면 된다. 매우 오래된 방식이지만 의외로 대도시에서는 아직까지 많이 남아 있는 아파트 형태이기도 하다. 이 아파트를 한 마디로 정의하자면 러시아 혁명 이후에, 도시에 산재해 있던 귀족들의 저택들을 몰수했는데 이걸 부수긴 아까우니 아파트로 재활용하기로 하고 그 많은 방들에 칸막이를 설치해서 사람들을 살게 만든 것이다. 거주자들 중 대표들이 소비에트(위원회) 등을 구성하고 적절하게 공간을 나눠서 썼다. 초기에야 가구당 방 하나씩을 배정받았겠지만, 도시로 몰려오는 인구가 늘어나면서 그 방에다가도 칸막이를 설치해서 매우 조밀하게 살게 된다. 따라서 안그래도 좁은 생활 공간이 매우 비좁아졌으며 화장실이나 주방 등은 한두개 뿐인지라 무조건 공용이다. 소련의 소설이자 영화로도 제작된 '견심(Собачье сердце; 犬心)' 에서 공용 아파트가 무엇인지 잘 나온다. 배경은 적백내전 시기인데, 의학교수인 주인공 프레오브라젠스키(Преображенский)는 공용 아파트에 거주한다. 그는 의사라서 수술실, 진료실 등 다른 거주자와 달리 꽤 많은 공간을 가지고 있었기에 주거인 대표자 소비에트에서 매일 같이 공간을 내놓으라고 협박을 한다. 그러나 교수는 꽤 유명인사였기에 바로 당 간부에게 전화를 걸어서 '이놈들이 자꾸 나대는데 그럼 당신 수술은 없었던 걸로 하지...' 라고 해결을 본다. 현재 이 공용아파트식 주거형태는 후진적인데다 비효율적이어서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데, 화장실 먼저 쓰려고 살인이 발생하기도 한다.

 

 

40년대 후반부터 50년대에 지어지기 시작한 아파트이기 때문에 이오시프 스탈린의 이름을 땄다. 러시아에서는 "스탈린카"라고 부른다고. 현대 기준에서도 고급 아파트이다. 그 당시에도 당 간부, 관료들을 위해 지어진 것이었다. 확실하게 이웃과 구분된 거주공간, 넓은 실내 공간과 높은 천장 등으로 대표된다. 매우 오래된 건축물이지만 튼튼해서 지금도 매우 값이 비싸다. 화려한 궁전처럼 생긴 것도 있지만 보통 단순하게 상자형으로 생긴 것들도 있다. 그러나 그냥 벽돌로 쌓아올린 흐루쇼프식 아파트와는 달리 그냥 보기만 해도 딱 명품이라는 느낌이 온다. 호텔이나 백화점, 학교 등으로 개조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1950년대 이후 매우 심각해지는 주택난을 해결하기 위해 만든 서민용 아파트. 시대적 배경 때문에 니키타 흐루쇼프의 이름을 땄다. 60년대부터 만들기 시작해서 그냥 많이 만들었다. 61년부터 68년까지 7년동안 64000여채가 건설되었다고 한다. 본래 흐루쇼프식 아파트는 과도기적 형태로 기존의 스탈린식 아파트가 건축 비용이 많이 소모되고 건축시간이 너무 오래 걸리기 때문에 보다 기능적인 주거환경을 채택하여 땜빵형태로 지어진 것이었다. 원래 계획이라면 흐루쇼프식 아파트로 주택난을 해결하고 새로운 주택을 건설하여 해결볼려고 했던 셈

 

내부는 그다지 넓지 않다. 보통 방 2~3개 정도에 화장실 정도가 딸린 것이다. 넓은 곳은 주방도 있다. 한국으로 치면 기숙사 혹은 투룸 정도의 시설이다. 실제로 많은 러시아의 대학교에서 오래 된 기숙사의 구조는 이와 다르지 않으며 일반적인 호텔도 마찬가지다. 소련 시절에 이 아파트는 신청을 해 놓으면 건설이 되는대로 가구당 싼 값에 지급되었지만 대신 이사는 힘들었다. 실제로 소련은 이 아파트를 대량으로 지은 덕에 주택난을 크게 해결했고 거주자 만족도도 대체적으로 높았다. 이 아파트는 외관은 후지지만 소련 특유의 튼튼한 건물이라서 지금까지 30~40년을 잘 굴려먹는 중이다. 러시아인들은 이런 아파트 내부를 싹 현대식으로 리모델링하기 때문에 아파트 외관과 복도는 70년대 수준인데 내부는 한국의 어지간한 아파트 이상인 곳이 매우 많다. 이런 신식 수리는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러시아에선 '유럽식 개수(европейский ремонт)'라고 부른다.

 

흐루쇼프식 아파트는 본래 수명이 25년이지만 워낙 튼튼하게 지어졌고 난방 및 상하수도를 완비하였기 때문에 지금까지도 사용된다. 흐루쇼프가 물러나고 새로 서기장이 된 브레주네프의 이름을 딴 브레주네카라는 아파트도 존재하는데 5~10층 구조인 흐루쇼프카보다 커진 9~17층짜리 아파트지만 획일적인 조립식 건물인 점은 흐루쇼프카와 다를 것이 없었다.

 

소련 영화 '팔자의 아이러니(Ирония судьбы)'의 주된 스토리가 이 흐루쇼프식 아파트 때문에 나온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의사인 주인공 예브게니 루카신(Евгений Лукашин)은 새해를 맞아 친구들과 사우나에서 꽐라가 된다. 그러나가 친구들의 착오로 레닌그라드로 날아가게 되는데 만취상태로 택시를 탄 뒤 자기 집 주소를 말했는데, 하필이면 주소, 건물 구조, 방 번호에 열쇠까지 똑같아서 남의 집에 들어가 벌어지는 이야기이다.

 

 

러시아뿐만 아니라 주변 위성국가들에서도 이러한 식의 아파트들이 상당히 많이 지어졌는데, 나라마다 부르는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가령 체코와 슬로바키아에서는 'Panelák', 헝가리에서는 'Panelház', 동독에서는 'Plattenbau'등으로 불리운다. 아니면 그냥 'Panel'이라고만 부르는 경우도 많은데, 주로 빠르면서 튼튼하게 짓기 위해 두꺼운 조립식 콘크리트 패널을 쌓아서 짓는 방식을 많이 채용했기 때문에 붙은 별명들이다. 체코에서도 'Panelstory'라는 영화가 유명한 편인데 아직 다 지어지지도 않은 아파트에 미리 들어가 살면서 벌어지는 인간 군상들에 관한 이야기이다(...) 그리고 민주화, 연방 해체까지 된지 한참 지난 2008년에는 아예 슬로바키아에서 저 사진과 비슷한 아파트를 무대로 한 'Panelák miesto, kde to žije!(구식 아파트에 살고 있다구!)'라는 드라마가 방영된 적이 있었다.

 

반러 감정을 가진 구 공산권 국가들은 이러한 아파트를 소련 압제의 상징으로 여기고 매우 혐오해서 민주화 이후 단독주택을 선호하는 경향이 늘어났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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