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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문화 이야기

새뮤얼 헌팅턴(Samuel Phillips Huntington, 1927년~2008년)

작성자관운|작성시간18.03.31|조회수162 목록 댓글 0


새뮤얼 헌팅턴(Samuel Phillips Huntington, 1927~2008)

 

 

 



 



 

미국의 정치학자. 하버드 대학교 정치학과에서 58년간 강의를 하면서 유명세를 날린 스타 교수였다.

 

주로 비교정치, 국제정치 분야에서 많은 연구 업적을 남겼다. 다만 그의 저서와 연구는 인종차별적인 개소리라고 비판을 받기도 한다.

 

 

예일 대학교를 졸업 후 시카고 대학교에서 정치학 석사 학위를 얻고, 23세의 나이에 하버드 대학교에서 박사 학위를 취득한 후 하버드 대학교 교수, 컬럼비아 대학교 교수로 재직하다가 37세의 나이에 다시 하버드로 돌아가 종신교수로 사망 직전까지 연구 및 강의 활동을 펼쳤다.

 

콜롬비아 대학교 교수 시절인 1957, 30세의 나이로 저서 <군인과 국가: 민군관계의 이론과 정치>(원제: The Soldier and the State: The Theory and Politics of Civil-Military Relations)를 발표했다. 이 책은 문민통제를 비롯한 민군관계 연구에서 기념비적인 역작으로 평가받았으며, 헌팅턴의 학문적 명성도 크게 높아졌다.

 

민주화의 단계 및 유형 이론으로도 잘 알려진 정치학자이기도 하다.

 

1970년 격월간 국제정치 학술지 <포린 폴리시>(Foreign Policy)의 창간을 주도하였다. 1977년 지미 카터 대통령이 취임하자 국가안보보좌관에 임명된 동료 학자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의 추천으로,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의 안보기획조정관(Coordinator of Security Planning)으로 1년 동안 재직했다.

 

이후 2008년 심장질환과 당뇨병의 합병증으로 세상을 떠났다.

 

1.3. 문명의 충돌

 

 

정치학자로서 헌팅턴의 연구들 가운데 가장 잘 알려진 것은 역시 '문명충돌론'(clash of civilizations)이다. 이 주장은 냉전의 종식 직후인 1993<포린 어페어스>(Foreign Affairs)에 기고한 논문을 통해 처음 발표되었고, 3년 후 동명의 저서로 확대 출간되어 세계 전역에서 치열한 찬반 논쟁을 일으켰다.

 

1.3.1. 역사적 흐름

 

 

헌팅턴에 따르면 인류의 역사를 통틀어 볼 때, 문명과 문명이 만날 때에는 항상 크고 작은 분쟁이 벌어져 왔다. 하지만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문명의 정체성을 대체하여 자유주의와 공산주의라는 새로운 이념이 주도권을 차지하며 50년에 가까운 기간동안 미국과 소련의 냉전체제가 지속된다. 그러나 80년대 말까지 세계 질서를 결정하던 미국과 소련의 양극(bi-polar) 냉전체제가 소련의 붕괴로 막을 내리면서, 다극(multi-polar) 체제로 다시 세계질서가 재편된다. 그리고 냉전 기간동안 미국과 소련의 이념 대립을 위해 대신 싸워온 대리 전쟁 국가들 내부에서 쌓여온 갈등, 그리고 (자유주의와 공산주의)이념을 대체하는 새로운 이데올로기로서의 문명 정체성이 새로운 분쟁의 씨앗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문명의 충돌>에서의 문명

 

 

서구 유럽- 대항해시대 및 르네상스 시대 이후 전 세계 질서를 지배해 왔던 국가들. 이탈리아(베네치아), 스페인, 네덜란드, 영국, 프랑스, 독일 등...

 

 

앵글로아메리카 - 여기서는 미국을 말한다. 1, 2차 세계대전 이후 서구 유럽으로부터 전 세계의 패권을 가져오게 된 초강대국이자 양극 냉전체제의 한 극을 차지한 문명.

 

 

정교회 - 그리스와 러시아를 중심으로 한 동유럽 정교회 문화권.

 

 

이슬람 - 아라비아 반도를 중심으로 중앙아시아와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무슬림 문화권

 

 

힌두 - 인도 대륙을 중심으로 동남아시아를 아우르는 힌두 문화권

 

 

중화 - 여기에서의 중화권은 중국 뿐 아니라 베트남, 동북아시아(일본 제외, 대한민국 포함) 지역과 세계 각지의 화교 공동체도 포함시킨다.

 

 

일본 - 학자들 간 분류가 모호하긴 하지만, 기원후 100~400년 사이에 출현한 일본 문명을 독자적인 문명으로 서술한다.

 

 

라틴아메리카 - 토착 문명과, 에스파냐 계열 민족이 혼합되어 가톨릭 + 스페인어(or 포르투갈어)의 특성을 지닌 문명.

 

 

 

1.3.3. 냉전 이후 세계 질서 예측

 

 

서구(서구 유럽 + 미국)의 영향력은 줄어들 것이며, 동아시아와 이슬람 문명의 영향력이 증대될 것이다. 이슬람 국가들과 인근 국가들간의 세력 균형이 위협을 받을 것이며, 비서구 문명들은 자신의 문화의 고유한 가치를 강화해 갈 것이다.

 

 

서구의 압도적인 패권은 점차 약화될 것이며 그 패권은 점차 비서구 세계, 특히 동아시아 문명으로 빠르게 이동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패권의 이동은 비서구 사회의 자긍심과 서구 사회에 대한 거부감을 증대시킬 것이다.

 

 

자유주의와 공산주의 이념의 쇠퇴로 인하여 종교의 이념적 가치가 부활하여 더욱 큰 영향력을 행사하기 시작할 것이다. 특히 비서구 국가들은 서구 문명의 타락성에 반감을 가지며 서구 문명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 종교의 순수성을 강조할 것이다.

 

 

, 이슬람과 동아시아의 도전의 기반은 서로 다르다. 동아시아는 빠른 경제 성장에 기반을 둔 자기주장을 펼칠 것이며 이슬람은 인구 증가를 기반으로 자기 주장을 펼칠 것이다. 이 두 차이점은 두 문명의 각기 다른 도전이 세계 질서의 위협에 끼치는 정도의 차이를 야기한다. 경제 성장에 기반을 둔 동아시아는 이미 구축되어 있는 세계 질서 하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하고 있지만, 그렇지 못한 이슬람은 비 자본주의적인 방식, 즉 테러리즘과 같은 무력 행사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낼 것이다. , 동아시아보다는 이슬람이 더욱 세계 질서에 위협적인 존재가 될 것이다.

 

 

자신들의 가치가 세계 보편적인 가치임을 주장하는 서구 문명에 맞서 동아시아(특히 중국), 이슬람의 도전이 앞으로의 세계 질서의 위협 요소 중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치는 요소가 될 것이다. 그리고 정교회(러시아), 일본, 인도 문명은 이 문명의 경계선에 걸쳐서 있어, 협력과 갈등의 요인을 모두 가지고 있기 때문에, 사안에 따라서는 서구의 편에, 또는 비서구의 편에 설 것이다.

 

 

중국이 아시아의 패권국으로 부상하려는 것을 미국이 저지하려고 할 경우 대규모 전쟁의 가능성도 존재한다.

 

 

1.3.4. 현실 세계 대입

 

 

 

이 책은 냉전이 종식된 직후인 1993년도에 출간된 책이지만, 이후 세계 질서 변화에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다수의 주요 사건들이 발생했다.

 

 

이슬람 문명과의 갈등 - 새뮤얼 헌팅턴이 예언한 이슬람 문명의 부상과 갈등은 2001년 가장 극적인 형태로 나타났다. 이후 IS의 등장과 이로 인한 일련의 테러 역시 이슬람과 서구의 갈등이 격화되는 과정으로 해석될 수 있다는 것.

 

 

종교의 순수성 강화 - 서구의 타락성에 대한 안티테제로서의 종교의 순수성이 강조된 이슬람에서는 탈레반, IS와 같은 이슬람 근본주의 세력이 성장하여 서구와 대립하면서 자신의 세력권 안에 있는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원리주의를 강요하고 있다.

 

 

중국의 경제적 부상 - 중국의 부상은 헌팅턴이 예상한 방식으로, 경제적인 성장과 그로 인한 경제적 패권 장악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중국의 위안화가 준 기축통화화 되면서, 미국의 달러화 본위제 기반 경제 패권 역시 위협을 받고 있다.

 

 

서구와 비서구 사이의 경계선 - 서구와 비서구 사이의 경계선에서는 지속적으로 갈등이 발생하고 있으며, 경계선 상의 몇몇 국가들은 서구와 비서구 사이에서 시소처럼 자국의 이득을 위해 움직이고 있다.

 

 

패권 이동에 따른 대규모 전쟁 - 기존의 전통적인 정치학 이론에 의하면 세계의 패권이 한쪽에서 다른 한 쪽으로 이동할 때 대규모의 전쟁이 발생한다고 한다. (다행히도) 아직까지 미국과 중국 사이의 전쟁 가능성은 희박한 편이지만, 이 추세가 지속된다면 십수년 안에 미국과 중국의 경계선에서 대규모 전쟁이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4. 비판

 

 

 

전형적인 오리엔탈리즘적 학자

 

헌팅턴의 문명충돌론은 냉전 이후 국제질서의 장래에 대한 낙관적인 전망이 팽배했던 학계에 경종을 울렸으며, 새로운 분쟁의 원인을 제시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의 주장은 좋게 말하면 '명쾌하고 냉철한 선견지명'으로 비춰질 수도 있겠지만, 나쁘게 말하면 '이분법적 숙명론에 사로잡힌 대립 선동'으로 비판받을 여지가 충분하다.

 

1.4.1. 문명 간의 충돌은 숙명인가?

 

 

문명충돌론에 대한 가장 대표적인 비판은 서로 다른 문명들 사이의 대화, 공존 가능성과 이를 위한 노력의 필요성은 평가절하한 채, 대립과 충돌의 숙명성만을 강조한다는 점이다. 문명도 엄연히 인간이 만든 것인데, 인간이 문명에 일방적으로 지배받기만 한다는 주객전도식의 오류를 저지르고 있는 것이다. 이에 반발하여 1998년 독일 학자 하랄트 뮐러도 <문명의 공존>(Das Zusammenleben der Kulturen)이란 저서를 통해 헌팅턴의 견해에 반박했다. 그는 문화는 섬처럼 독립돼있는것이 아니라 네트워크를 통해 움직이며, 서로 다른 두 문화가 만났을 때 충돌이 아니라 양립하거나 새로운 문화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에드워드 사이드는 20019.11테러 직후 "무지의 충돌"(The Clash of Ignorance)이란 글로 문명충돌론을 비판했다.

 

문명충돌론의 지지자들은 코소보 전쟁, 9.11 테러, 이라크 레반트 이슬람국가 등의 사례가 헌팅턴의 주장이 옳았음을 보여주는 증거라고 주장한다. 그러나 알카에다와 이슬람국가가 세력, 규모 측면에서 이슬람 전체의 입장을 반영한다고 단정할 수 없다. 그보다는 이슬람 인구가 많은 국가들 내부의 정치, 사회적인 불안정 및 취약성으로 이들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을 제대로 예방 및 통제하는 데 실패한 것이 문제의 본질에 가깝다고 여겨졌다. 하지만 이란과 사우디의 동향은 둘째치고라도 아랍의 봄으로 시작된 이집트 시민혁명의 귀결, 세속주의를 고수하던 터키의 원리주의 회귀 경향, 인도네시아의 동향은 모두 이슬람 세계를 대표하는 국가들이 "시민의 뜻으로" 세속주의에서 원리주의로 한 걸음 자리를 옮기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이것은 결코 일부 국가의 통제 실패가 아니며, 비록 숙명따위는 아닐 지 몰라도, 지금의 추세라고 할 수 있다.

 

현재와 장래 동아시아에서 예상되는 미국과 중국 간의 패권 경쟁도 '문명 충돌'이라는 요소만으로 단순화하기 어려운 문제다. 그보다는 동아시아 지역이 차지하는 국제적인 정치, 경제, 군사적 중요성의 비중 강화를 배경으로 하고 있다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이 높다. 만약 동아시아가 정치, 경제, 군사적으로 국제 질서의 주변부일 뿐이라면, 굳이 미국 같은 패권국가가 관심을 가질 이유가 없다. 그리고 헌팅턴의 문명충돌론대로라면 일찌감치 중국과 동일 문명권으로 분류되는 한국과 베트남이 포섭되어 있겠지만, 오히려 문명적으로 이질적인 미국과 동맹 내지는 제휴 관계에 있는 상황이다. (다만, 동남아를 포함해서 대부분의 아시아 국가 중 유독 한국에 대한 얕은 이해는 80~90년대까지 서구권 학자들에겐 이상하지 않은 현상이라는 걸 감안해야 한다.)

 

 

1.4.2. 또 다른 서구 중심주의

 

 

냉전의 종식으로 '자본주의 대 공산주의'라는 이념 대립의 구도가 무너지고, 명백한 적이 사라지자, 헌팅턴이 문명의 논리를 끌어들여 미국과 서구 세계가 상대해야 할 새로운 이념적 적대세력을 만들어냈다는 비판이다. 구 소련과 동유럽은 '정교회', 아랍은 '이슬람'으로, 그리고 중국은 '유교'로 이름만 바뀌었을 뿐이라는 것이 비판의 요지.

 

 

1.4.3. '문명'의 탈을 쓴 세력정치 반영

 

 

헌팅턴은 1차적으로 종교, 문화에 따라 문명권을 구분했다고 주장하지만, 실상은 국제적인 세력 논리를 이름만 바꿔 나누어 놓은 것이 불과하다. 인도와 일본을 굳이 별개의 문명권으로 구분하고, 냉전 시절 공산주의 지배의 영향으로 종교의 정치적 영향력이 약화된 러시아, 동유럽을 '정교회'권으로 구분한 것도 같은 맥락.

 

이 부분에 있어서는, 이 책이 소개되기 전까지 국내에서는 '문명'이란 말을 4대 문명이란 식으로 고고학적인 의미를 담아 주로 썼기 때문에 가지는 반감도 있다. 게다가 고대사에 볼 것 하나 없는 일본을 별개 문명으로 놓으면서 한국을 중국 문명의 일부로 간주했으니 이 부분에서 욕 안 먹으면 이상했다.

 

 

1.4.4. 미국 이민자 문제에 대한 비관적 시각

 

 

애초에 미국은 이민자인 영국 청교도들이 세운 나라이며 건국 이래 (특히 서부 개발 시대) 미국의 발전을 이끈 것도 흑인이나 중국인, 멕시코인 등 외국 이민자들의 비중이 높았음에도 히스패닉 이민자들에 대해 굉장히 비판적인 음모론을 내놓고 있으면서 히스패닉계가 미국 안에 독립 자치령을 만들 것이라는(...) 썰을 내놓았다. 이는 실제로 미국 백인들의 불안감에 부합하며, 히스패닉 불법 이민자들을 막아야 한다는 주장에 힘을 보탰다.

 

물론, 불법 이민자들이 잘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헌팅턴은 미국이 영어를 쓰는 백인들의 나라라고 생각하는 모양이다. 그리고 이 생각은 희대의 개발상이다. 애초에 '미국인'이란 존재가 인종이 있던가? 미국 땅에서 본인이 미국인이라 생각하면 미국인인 거 아닌가?

 

실제로 헌팅턴의 주장은 엄청난 비판을 받았으며 인종차별적 주장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경희대학교 교수 임마누엘 페스트라이쉬 교수는 자신의 저서 <한국인만 모르는 다른 대한민국>에서 중국과 한국의 문명을 같은 문명으로 묶었다고 비판했다. 실제로 조선 시대 성리학과 중국식 성리학은 다른데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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