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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십육계(三十六計) 줄행랑

작성자관운|작성시간16.07.06|조회수28 목록 댓글 0


삼십육계(三十六計) 줄행랑

 

 

 

 

 

삼십육계달아나는병법

 

중국의 고대(古代)전쟁의 역사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넓은 땅에 우후죽순으로 생겨난 작은 나라들이 영토를 넓히기 위해 주변 나라들과 끊임없이 싸우고 투쟁을 벌인 역사이다. 그래서 발달한 것이 무기 제조법과 병법(兵法)이다.

 

중국의 병법으로 가장 유명한 것은 오나라 손무(孫武)가 개발한 손자병법(孫子兵法)’이다. 손자병법보다 더 앞서 나온 것으로 추정되는 병법이 삼십육계(三十六計)’이다.

 

삼십육계는 본래 전쟁을 하는 데 쓰이는 36가지 계책이라는 뜻이다. 1계에서 제36계까지 있는데, 1계는 만천과해(瞞天過海, 하늘을 기만하고 바다를 건너간다)’, 2계는 위위구조(圍魏救趙, 강한 적은 분산시켜 쳐부수다)’이다. 31계는 우리가 익히 잘 아는 미인계(美人計)’이다. 그리고 그 마지막인 제36계가 주위상책(走爲上策, 도망가는 것을 상책으로 삼는다)’이다.

 

이렇게 보면 삼십육계36가지 계책 모두를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고, 36가지 계책 가운데 36번째 계책을 가리키는 것일 수도 있다. “삼십육계 줄행랑이라는 관용 표현에서의 삼십육계는 분명 후자에 속한다.

 

36번째 계책은 정확히 말하면 삼십육계주위상책(三十六計走爲上策)”이다. 이는 ‘36번째 계책은 달아나는 것이 상책이다라는 뜻인데, 이것을 줄여 주위상또는 주위상책이라 한다. ‘달아나는 것이 상책이라니 이것이 무슨 병법이 될 수 있는가 의아해할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의 달아남은 아무 대책 없이 비겁하게 도망치는 것을 의미하지 않는다. 당장의 싸움에서 승산이 없음을 깨닫고 내일을 기약한 채 작전상 후퇴한다는 것일 뿐이다. 일단 퇴각했다가 전력을 보강하여 다시 싸움에 임한다는 적극적인 의지가 담겨 있다. 전투에서는 적당한 때에 퇴각을 결정하는 것도 지혜이자 용기이다.

 

그런데 우리말에서는 삼십육계주위상책(三十六計走爲上策)”이 아니라 삼십육계 줄행랑이라는 표현이 자주 쓰인다. 물론 삼십육계 줄행랑을 놓다(부르다, 치다)’와 같이 문장 형식으로 쓰이기도 한다. 어쨌거나 주위상책(走爲上策)’줄행랑으로 대체되어 있는 것이다. ‘주위상책줄행랑으로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줄행랑주위상책의 의미를 대신할 수 있기 때문이다.

 

줄행랑행랑(行廊)’이 결합된 어형으로 대문간에 줄처럼 길게 이어져 있는 문간채를 가리킨다. 솟을대문에서 보면 좌우로 길게 이어져 있는 행랑채가 바로 줄행랑이다. 그 집의 종들이 주로 거처하기 때문에 줄행랑하면 대문의 좌우에 죽 벌려 있는 종의 방으로 정의한다. 줄행랑의 반대말이 단행랑이다. ‘은 한자 이어서 단행랑은 아주 단촐한 문간채를 가리킨다.

 

행랑을 길게 치는 것을 줄행랑을 치다라고 표현한다. 그런데 줄행랑을 치다는 이러한 의미가 아니라 피하여 도망가다라는 비유적 의미로 많이 쓰인다. 길게 행랑을 치듯이 재빠르게 줄달음질을 친다고 하여 줄행랑을 치다에 그와 같은 비유적 의미가 생겨난 것으로 볼 수 있다. ‘줄행랑을 치다도망가다의 의미를 띠자 그 구성 요소의 하나인 줄행랑까지 도망의 의미를 띠게 된 것으로 보인다. ‘도망을 뜻하는 줄행랑줄걸음의 동의어이다.

 

줄행랑이 갖는 도망이라는 의미는 주위상책(走爲上策)’이 갖는 의미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래서 어려운 한문 표현 대신 줄행랑을 써서 삼십육계 줄행랑으로 표현하게 된 것이다. 이는 매우 급하게 도망을 가다의 뜻이다.

 

그런데 삼십육계주위상책(三十六計走爲上策)”이라는 한문의 뜻을 충분히 고려한 속담도 있다. “삼십육계 줄행랑이 제일(으뜸)”이 바로 그것이다. ‘달아나는 것줄행랑으로, ‘상책제일로 대체 표현한 것으로, 만약 이것을 삼십육계 도망이 제일(으뜸)”이라고 표현하면 아주 어색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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