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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작성자管韻|작성시간18.11.08|조회수293 목록 댓글 0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 괴테

 

 

 

 

 


 

 

1774년 독일의 문학가 요한 볼프강 폰 괴테가 쓴 소설. 음울했던 괴테의 연애경험을 바탕으로 쓰인 소설인데 대체로 서간체(편지) 형식으로 쓰였다. 편집자의 간단한 서술인 프롤로그로 시작하여, 초중반부는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인 빌헬름에게 쓴 편지를 순서대로 보여주는 형식으로 쓰여 있고, 후반부에선 편집자가 베르테르의 편지와 지인들에게 얻은 정보를 엮어 사건을 재구성하여 3인칭으로 서술하고 있다.

 

대부분 괴테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했고, 결말부에 주인공이 자살하는 내용은 괴테가 같은 법원에 근무하던 친구 '예루잘렘'이 유부녀를 사랑하다가 괴로움을 견디지 못하고 권총으로 자살한 사건에서 영향받았다. 특히 아이러니한 점은 이때 예루잘렘이 자살에 사용한 권총이 어쩌다보니 괴테가 사랑했던 샤를로테의 남편으로부터 빌린 권총이었던 것.

 

 

2. 제목

 

 

제목의 '베르테르'는 작중 주인공 남자의 이름인데, 오역된 발음이다. 정확하게 하면 베르터(Werther). 하지만 이제 와서 고치기에는 너무 늦었다. 그나마 을유문화사에서 '젊은 베르터의 고통', 창작과비평사에서 이를 바꿔보겠다고 '젊은 베르터의 고뇌'라는 제명으로 번역해서 출간했다. 슬픔이 아니라 고통, 고뇌인 이유는 독일어 원제인 die Leiden(das Leid의 복수형)에서 Leiden이란 원어에서 슬픔이란 의미는 일부이고, 고통이나 괴로움, 고뇌의 의미에 가깝기 때문이다.

 

여담으로 괴테의 첫째 손자 이름이 베르터 폰 괴테(1818~1885)이다(물론 이 베르테르이다) 폭풍의 언덕-워더링 하이츠 백경-모비 딕처럼 베르터도 출판사들이 계속 밀어붙인다면 차츰 일반적인 표기가 바뀔 수도 있다. 다만 '워더링 하이츠'는 아직까지도 논란이 있고, '모비 딕'은 기존 제목인 '백경'보다 멀리 퍼지는 상황이다.

 

 

3. 줄거리

 

 

소설은 주인공인 베르테르가 친구 빌헬름에게 보내는 편지로 시작된다. 감수성이 풍부한 젊은 예술가인 주인공 베르테르는 어떤 일 때문에 고향을 떠나 다른 고장으로 옮겨 살게 되었다. 그 곳에서 우연히 참석한 파티에서 알베르트라는 약혼자가 있는 아가씨 로테와 만나게 되고, 그녀에게 첫눈에 반하지만, 앞에서도 말했다시피 로테는 이미 약혼자가 있는 상태. 로테도 베르테르를 자신의 지적 감성과 성격이 통하는 사람이라고 느끼게 된다. 이 후 약혼자 알베르트에게도 베르테르를 소개시켜줘서 서로 사이좋게 지내게 하려는 등 나름대로 노력해보지만, 알베르트와 베르테르는 성격도 다르고, 둘 사이에 로테라는 여인이 있었기 때문에 좋은 사이가 되기엔 애초에 힘들었다.

 

로테에 대한 사랑이 깊어질수록 로테의 사랑을 얻는다는 것이 불가능하다는 걸 느낀 베르테르는 한동안 로테 곁을 떠나기로 하고 친구 빌헬름이 추천해 준대로 공사의 비서로 일을 하는데, 남 밑에서 일하는 것도 적성에 안 맞는 데다 공사라는 사람의 성격도 마음에 들지 않고, 속물적인 귀족 사회에 신물이 나 약 8개월 만에 사직서를 낸다. 그 후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서 순례도 하고 전쟁터에도 나갈까 고민하는 등 로테를 잊으려 애쓴다. 그러나 그는 그가 살아있음을 느끼게 해줄 유일한 여인을 찾아 다시 되돌아오게 되고, 이 후 로테의 남편인 알베르트에 대한 질투심은 점점 커져만 간다. 로테 역시 베르테르에 대한 자신의 감정에 동요하게 되고, 베르테르가 찾아온 뒤면 알베르트와의 관계가 불편해졌다. 나중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죄악감을 느끼고 로테에 대한 사랑을 체념한 베르테르는 죽음만이 그의 사랑을 완성시켜줄 수 있다고 생각하기에 이른다. 로테를 향한 마지막 사랑의 표현까지 거절당한 베르테르는 결국 알베르트에게서 빌려온 권총을 이용해 자살함으로써 자신의 삶을 마감했다. 로테는 그의 자살 소식을 듣자마자 실신했으며, 알베르트는 그녀의 목숨이 걱정되어 베르테르의 장례식에 참석할 수 없었다. 알베르트, 로테의 아버지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베르테르의 죽음을 슬퍼하며 그의 유언대로 보리수나무 두 그루가 있는 곳에 묻어주었다.

 

 

4. 평가

 

 

200년 전의 소설이지만 현대인에게도 공감이 갈 수 있는 내용과 믿기지 않을 정도로 풍부한 감수성이 묻어나는 아름다운 문체로 쓰인 희대의 명작이다. 오늘날의 독자들은 젊은 남자와 유부녀의 불륜 이야기가 무슨 의미가 있냐는 의문을 표할지 모른다.막장 드라마 그러나 이 소설이 몇 세기 전에 쓰여졌는지, 그리고 당시 문학의 주류가 어디에 있었는지 생각해보면 여러 모로 큰 의미를 가진 소설이다. 또한 막연히 짝사랑에 실패한 남자의 이야기가 아니라 속에 상당한 깊이를 가지고 있다. 베르테르와 알베르트의 대립은 '이성''감정'의 대립을 상징하며 넓게 보면 '개개인의 감성''획일화된 집단'의 갈등을 상징한다. 베르테르가 쓴 편지에도 짝사랑의 고단함만 있는 것이 아니라 사회생활을 하면서 받는 스트레스와 상사 뒷담, 속물스런 귀족들로부터 모욕을 당하거나 출세지향의 안일한 공직사회에서 고통받는 모습과 함께 자연과 종교, 행복 등을 아우르는 철학적인 고민이 쓰여 있다.

 

이 소설은 그 당시에도 유럽에서 엄청난 인기를 끌어 왕족이나 귀족들도 너나 할거 없이 서로 읽어 세계 최초 베스트셀러라는 평도 있다.

 

하지만, 알려진 거와 달리 이 작품으로 괴테는 그다지 돈을 벌지 못했다. 출판사가 듣보잡 애송이 작가이던 인세를 조금 내줬고 유럽 곳곳에 해적판이 나왔기 때문. 하지만, 이로 인해 큰 유명세를 떨쳤고 결국 이 소설을 보고 감탄한 바이마르 공국 고위 귀족인 칼 폰 아우구스트 공작이 그를 초청해 공무원으로 고용한다. 공무원으로 3년동안 지내면서 돈은 두둑히 받았지만 괴테는 공무원이 지겨워져 이탈리아 여행간다면서 공작을 속이기도 했다.

 

하지만, 공작은 그가 공무원을 지겨워한다는 걸 알고 글만 잘 쓴다면 그만큼 돈을 주고 후원하겠다고 그를 이해해주면서 비로소 괴테는 생활에서 불편함이 없게 되었다. 이 때, 나이가 30대였으며 이 아우구스트 공작은 나중에 괴테를 친구같이 여겨 늘그막까지 매우 친하게 지냈다. 즉 이 소설 자체로 돈을 많이 벌지못했지만 괴테를 유명하게 만들고 풍족하게 살게 만들어줬다.

 

괴테와 절친한 친구이자 후배이자 괴테를 존경하던 극작가 실러(1759~1805)16살 때 이 소설을 읽고 경악했다고 한다. 소설을 심리적으로 공감이 가게 만드는 이 괴테는 대체 누구냐고 경악했는데, 5년 뒤에 자신이 살던 곳의 영주 명령으로 억지로 사관학교로 들어가서 공부하면서 괴테를 직접 만나게 되었는데, 그 영주가 일개 평민에 불과한 젊은 나이의 괴테를 정중히 모시는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았다고 한다. 실러는 나중에 회고록에서 소설 하나 때문에 영지민들에게 가혹하고 제왕처럼 군림하던 영주가 스스로 몸을 낮추게 했다는 것도 처음 알게 되었다고 회고하며 자신도 글을 쓰기로 마음먹게 한 계기가 되었다고 썼다. 실러는 괴테에게 부러움과 존경을 많이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나폴레옹은 전쟁터에도 이 책을 가지고 다녔으며 16번을 처음부터 끝까지 읽고 또 읽었다. 심지어 이 책을 토대로 2차 창작 자작 소설까지 써봤지만 당연히 망했다고. 대불동맹을 분쇄하고 독일을 점령한 나폴레옹이 드디어 괴테와 직접 대면하게 되었는데, 이 때 나폴레옹은 '다 좋은데 주인공이 귀족들로부터 창피당하는 장면은 내용에 좀 안 어울리는 것 같다'며 태클을 걸었으나, 괴테는 그렇지 않다고 반박했다. 나폴레옹(그리고 그를 비롯한 당대 사람들)은 본 소설을 단순히 연애 소설로 보고 연애와는 아무 연관없는 장면에 대해 그러한 조언을 한 것이겠으나 여러 주제를 담으려던 괴테의 입장에선 그렇지 않다는 뜻인 것 같다.

 

그 밖에 영국 총리 벤저민 디즈레일리(1804~1881)는 사악한 책이라 비난하면서도 이 책을 20번 넘게 읽었다고 회고한 바 있다. 이 영향으로 멀리 중국의 두 남녀가 그려진 도자기가 유럽에 팔리기도 했다는 기록까지 있다. 굿즈

 

결국 교황청에서 금서로 지정했다. 하지만 해적판으로 더더욱 많이 나와 더 유명해지게 만들었다고 한다.

 

또한, 이 책은 근대화 시대의 동아시아에서 소개되었을 때 신지식인들에게 엄청난 문화적 충격을 던진 작품이기도 하다. 마오쩌둥이 미국의 언론인 아그네스 스메들리를 처음 만난 자리에서 질문한 것 중 하나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에서 다루는 것과 같은 연애가 그저 문학가의 상상력 속에서 탄생한 것이 아닌 실제로 존재하는 것이냐는 것이었을 정도. 이는 동아시아의 근대화 시기 일어난 가장 중요한 변화 중 하나인 '개인의 발견' 과 관련이 있다. '충효'와 같은 가치관 이전에 개인과, 개인의 자유 및 감정이 있다는 근대 서구적 가치관이 유입되면서 사회적으로 엄청난 충격을 가져다 주었고, 그런 '개인' 의 가장 중요한 상징은 결혼과 같은 문제를 가문의 판단이 아니라 자신의 욕망에 의해 결정할 수 있다는 '연애' 였으며, 이 때문에 연애소설들이 엄청난 사회적 반향을 가져오고, 더 나아가 자유연애가 '모던 보이, 모던 걸'의 상징으로써 유행하게 된 것. 그런 상황에서 이 작품은 특유의 섬세한 감정묘사와 '개인의 욕망 때문에 기존의 사회적 가치관을 완전히 져버린 인물''에에잇! 저런 천하에 몹쓸 것! 소문날까 두려우니 시체일랑 거적에 싸말아서 내다버려라!'가 아니라 많은 사람 속의 애도 속에 묻히는 이야기가 소설의 형태로 널리 퍼졌다는 점에서 특별한 충격을 일으킨 것이다.

 

5. 기타

 

 

줄거리에서 베르테르와 로테의 관계에 대한 베르테르의 심리 묘사 때문에 묻히는 감이 있는 점으로, 사실 로테의 약혼자(후에는 남편이 되는)인 알베르트는 대인배라는 점이다. 다른 로맨스 소설이라면 알베르트와 같은 캐릭터는 연적이자 악역으로 설정하는 경우가 많다. 소설이 베르테르의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되기 때문에 알베르트가 베르테르와 로테의 관계에 대해 눈치를 챘는지 안 챘는지에 대해서는 모호한 점이 없잖아 있다. 베르테르와 로테의 관계는 눈치를 못 챌 수가 없는 관계이기 때문이다. 알베르트는 처음에는 베르테르를 친구로서 존중했기 때문에 베르테르가 로테를 찾아올 때면 자신 때문에 둘이 불편할까봐 자리를 비켜주기도 했다.

 

하지만 마을에서도 세 사람의 관계에 대한 말이 나오기 시작하자 로테에게 베르테르와의 관계를 정리할 것을 부탁한 것이다. 알베르트는 그들와 관계를 눈치챘건 안 챘건 간에 자기에게 뻑하면 적대감을 드러내는 기미를 보이는 베르테르를 최후까지 감싸줬으며, 그가 자살함으로써 생을 마감하자 진심으로 슬퍼했다. 또한 로테만큼은 아니어도 베르테르가 자살할 기미를 보이는 것에 대해 걱정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등, 아무리 베르테르 입장에서는 첫사랑이라고는 해도 자기 아내인 로테에게 자꾸 애정공세를 해대는 베르테르를 이정도까지 걱정해주고, 그의 죽음을 진심으로 슬퍼해준 것까지 보면 진성 대인배이자 인격자이다.

 

이 소설을 읽고 베르테르의 모습에 공감한 청년들이 소설 속에 나온 베르테르 옷차림, 푸른 연미복에 노란 조끼까지 똑같이 따라입고 잇달아 자살하는 일이 벌어지면서 '베르테르 효과'라는 말이 생기게 되었다. 하지만 정말 이렇게 잇달아 자살하는 일이 있었는지에 대한 의문도 존재한다. 사람들의 관심을 모으려는 광고 수법이었을지도...

 

정작 실제 실연의 주인공인 괴테는 자살은커녕 심지어 80살 넘게 장수했다. 물론 괴테 본인도 실연의 아픔 때문에 죽고 싶다는 충동을 많이 느꼈으나, 본작을 쓰면서 많이 힐링이 되었다고. 그래서 당시 한 사람이 괴테에게 "선생님이 쓰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의 영향을 받아 많은 젊은이들이 자살을 한다는 사실을 알고 계신가요?"라고 묻자 괴테가 도리어 어리둥절하면서 "난 그걸 쓰고 나서 슬픔에서 벗어났는데?"라고 했다고 전해진다.

 

어쨌든 여러모로 베르테르는 작가 괴테의 오너캐라고 볼 수 있다. 괴테 본인의 경험을 바탕으로 쓰여졌다는 점도 그렇고, 작 중에서 베르테르의 생일이 828일로 나오는데, 이는 괴테의 생일과 동일하다는 점도 그렇다.

 

여담으로 롯데그룹의 창업자인 신격호 회장은 젊은 시절 이 작품을 읽고 큰 감동을 받아서 작중 히로인 - 즉 샤롯데(Charlotte)의 이름을 따서 자신의 기업 이름을 롯데(lotte)라고 지었다. 그 덕분에 롯데백화점 상품권에도 샤를로테 관련 도안이 그려져 있다. 이 때문에 소설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의 여주인공보다는 대기업 롯데에 더 익숙한 한국에서는 개그 프로그램의 소재로 사용된 사례도 있다. KBS의 개그 프로그램 '한바탕 웃음으로' 의 봉숭아 학당 코너에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 여주인공 이름이 뭐야?" 라는 질문을 받은 오서방이 왠일로 "롯데요" 라고 제대로 대답한 것. 놀란 선생님이 다른 등장인물들 이름을 묻자 나온 대답은 해태나 빙그레와 같은 당시 프로야구 구단들. 물론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 무슨 야구소설이냐고 한대 맞는다.

 

후대에 연극, 오페라, 영화로도 자주 만들어졌으며 한국에서는 뮤지컬로 제작되어 2000년 초연했으며 201211월에도 재연했다.

 

TV 애니메이션 난다 난다 니얀다의 에피소드 중 하나인 카사양과 테르테르의 등장인물인 테르테르와 관련이 있어보인다.

 

 

: 요한 볼프강 폰 괴테(Johann Wolfgang von Goethe, 1749-1832)

 

 

17498, 황실 고문관인 아버지와 프랑크푸르트 시장의 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났다. 1765년에 법률학을 배우기 위해 라이프치히 대학에 입학했다. 이때 처음으로 자유롭게 레싱, 빙켈만 등을 읽었다. 그러나 1768년 폐결핵으로 학업을 중단하고 귀향했다. 1770년 슈트라스부르 대학에 입학하여 다시 법률 공부를 하는 동시에 의학 강의도 들었다. 이때 헤르더와 교제하면서 호메로스, 성서, 오시안, 민요, 셰익스피어 등을 알게 되는데, 이로써 '슈투름 운트 드랑', 즉 질풍노도 문학 운동이 준비되기 시작했다. 법률 학위를 받은 괴테는 고향 프랑크푸르트로 돌아와 변호사 활동을 시작하는 한편, 문학에도 열성을 다하여 괴츠 폰 베를리힝엔의 초고를 완성했다. 이 희곡은 출간되자 대중과 지식인들의 열광적인 갈채를 받았고, 괴테는 독일의 작가로 명성을 떨쳤다.

 

1772년 괴테는 베츨라의 고등 법원에서 견습 생활을 시작했다. 이곳에서의 생활은 괴테에게 남다른 의미를 갖는다. 바로 그를 독일의 작가에서 세계적 작가로 우뚝 서게 한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Die Leiden des jungen Werther의 무대가 된 곳이기 때문이다. 베츨라에서 괴테는 약혼자가 있는 샤를로테 부프를 연모했는데, 이 체험은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에 거의 사실 그대로 담겨 있다. 부프에게 사랑을 거절당한 괴테는 도망치듯 고향으로 돌아왔다. 그 후 3년간 괴테는 프랑크푸르트에서 생활하면서 많은 문학적 결실을 거두었다. 바로 기존의 무미건조한 형식미에서 탈피하여 인간 본연의 감정에 충실할 것과 인습적에 것에 대한 저항을 모토로 한 슈투름 운트 드랑의 시기였던 것이다. 그 절정을 이룬 것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었다.

 

1775년 카를 아우구스트의 초청으로 바이마르를 방문하여 그곳에 정착하기로 결심했다. 이로써 괴테는 슈투름 운트 드랑의 시기를 마감하고 추밀참사관에 임명되어 행정적인 활동을 했다. 다망한 정무 생활 틈에서도 지리학, 식물학, 광물학 등 자연에 대한 연구에도 몰두했다. 그러나 창작 면에서는 침체기였다고 할 수 있는데, 1786(37) 이탈리아 여행길에 오름으로써 다시 예술의 세계로 돌아가는 계기를 마련했다. 2년간의 이탈리아 여행은 괴테에게 예술가로서의 자신을 재발견한 시기였다고 할 수 있다.

 

1788년 바이마르로 돌아온 괴테는 정무에서 떠나 고독 속으로 숨었다. 이때 나중에 정식 부인이 된, 평민 출신의 크리스티아네 불피우스를 만나 동거를 시작했고, 실러와도 처음으로 만났다. 1794년부터 실러와 깊은 친교를 나누기 시작한 괴테는 실러가 발행하던 문학 잡지인 호렌에 글을 기고하기도 했다.

1805년부터 1815년에 걸친 나폴레옹 전쟁 동안 나폴레옹을 세 번이나 만난 한편, 독일 문학 최초의 사회 소설로 평가받는 친화력를 완성했고, 자서전의 백미로 꼽히는 시와 진실13부도 완성했으며, 서동시집집필에도 착수했다. 1821빌헬름 마이스터의 편력 시대를 완성했으며, 죽기 1년 전 대작 파우스트를 완성했으며 1832년 바이마르 자택에서 숨을 거두었다.

 

 

언젠가 더운 여름날에 로테와 산책하다가 쉰적이 있었던 버드나무 그늘을 구슬피 내려다보았지만, 지금 그곳 역시 물에 잠겨 버드나무조차 거의 알아볼 수가 없었다. 빌헴름, 그녀의 목장, 그녀의 수렵 별장을 둘러싼 일대는 어떻게 되었을까 하고 나는 생각했다. 우리의 정자는 지금쯤 격류에 휩쓸려 얼마나 형편없이 되었을까 하고 말이다.--- p.170

 

 

사랑하는 친구여, 이것은 어쩐 일일까? 내가 나 자신을 겁내고 스스로에게 놀라다니! 그녀에 대한 나의 사랑은 어디까지나 거룩하고 순수하고 남매간 같은 우애, 사랑이 아니던가? 이제까지 단 한번이라도 마음속으로 죄스러운 소원이나 엉큼한 욕망을 가진 적이 있었던가? 물론 맹세할 수는 없다. 그런데 꿈을 꾼 것이다. 아아, 이처럼 모순되는 갖가지 작용을 불가사의한 간밤의 일이었다! 입 밖에 내는 것조차 몸이 떨린다.

 

나는 그녀를 두 팔로 껴안고 가슴에다 꼭 품은 채, 사랑을 속삭이는 그녀의 입술에다 한없이 뜨거운 키스를 퍼부었다. 나의 눈은 그녀의 황홀한 눈동자 속에서 떠돌고 있었다. 신이여, 지금도 저 불타는 기쁨을 마음속 깊이 가득한 그리움으로 되살려 생각하고 행복감에 잠긴다면, 과연 나는 벌을 받아야 할 죄를 짓는 것입니까? 로테! 로테, 나는 이제 마지막에 다다른 것 같다! 나의 생각은 혼란스러워지고 벌써 일주일 전부터 사고력을 잃었다. 나의 눈에는 눈물이 가득 고이고, 어딜 가도 기분이 좋지 못하고 그래서 어디에 있어도 아무 상관이 없다. 아무것도 바라는 게 없으니, 떠나버리는 것이 좋을 듯싶다.--- pp.171-172

 

 

내 마음을 허물어뜨리는 것은, 대자연 속에 숨겨져 있는 그 침식의 힘, 그것이다. 바로 그 힘이 만들어낸 것은 그 사람의 이웃과 그 사람 자신을 파괴하고 만다. 그것을 생각하며, 하늘과 땅과, 그리고 그곳에서 작용하는 온갖 힘에 둘러싸여, 나는 불안스레 비틀거리는 것이다. 나의 눈에 보이는 것은 오직 영원히 집어삼키고, 영원히 되새김질하는 괴물 뿐이다. (p. 88)--- p.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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