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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호지(水滸志)

작성자管韻|작성시간20.12.25|조회수2,237 목록 댓글 0

수호지(水滸志)

 

 

 

 

 

 

 

 

수호전은 중국사대기서 중 하나로 인정받는 중국의 고전소설이다.

 

원나라 말 시내암이 원작, 그리고 삼국지연의의 작가인 나관중이 손질하여 만들어졌다는 설이 대세지만, 시내암이 실존인물이었는지 불분명하다.

 

 

2. 판본 성립사

 

 

나관중본과 모종강본으로 간단히 구분할 수 있는 삼국지연의와는 달리, 수호전의 판본 성립사는 상당히 복잡하다. 기본적으로 아래에 언급한 세 판본이 널리 알려져 있으며 그 밖에도 여러 판본이 있으나 듣보잡에 가깝다. 일본에서는 120회본이 수입되었기 때문에 120회본이 가장 널리 읽히지만, 중국에서 가장 널리 읽히는 것은 70회본이다.

 

 

• 100회본: 수호전의 가장 초기 판본으로 송나라가 요나라한테 당한 설움을 소설로나마 풀어보고자 하는 성향이 가장 강한 판본. 양산박의 두령들이 이사사의 도움으로 모두 사면되어 죄를 용서받고 송 조정에 귀순하여 요, 방랍을 토벌한다.

 

 

• 120회본: 명나라 말에 양정견이 정리한 판본. 120회본은 요 정벌과 방랍 토벌 사이에 전호, 왕경 토벌이 추가되었다. 송강이 전호 토벌 과정에서 새로 동료로 맞은 인물들이 왕경 토벌 과정에서 전사하거나 떠나버려서 다시 본래의 108 두령들 밖에 남지 않게되고 교도청과 마령이 왕경 토벌 이후에 송강의 휘하를 떠나 나진인의 제자가 되는데 정작 나진인과 면식이 없는 이들을 나진인에게 소개해줘야 할 공손승은 이들과 바로 함께 떠나지 않고 시간차를 두고 방랍 토벌 직전에서야 떠나는 등 본래의 100회본과 이야기를 끼워맞추려 하다 보니 생긴 어색한 설정이 많이 등장한다. 또한, 전호토벌전에서 등장하는 경영 등의 인물이 108성에 끼지 못하는 것도 이들이 120회본에서 추가된 인물이기 때문이다.

 

 

• 70회본: 청대 초기의 문학비평가인 김성탄이 정리한 판본. 김성탄은 도적을 미화하는 내용은 사회에 좋지 않고, 뒷부분의 내용 자체도 너무 산만하여 수준이 떨어지는 것으로 보아서, 송강의 반역시 등 일부를 제외한 시(詩)와 사(詞)를 모조리 삭제하고, 108성 집결 이후의 후반부를 뚝 잘라서 70회로 정리하였다. 70회본은 노준의가 불길한 꿈을 꾸는 것으로 끝난다. 또한, 김성탄은 70회까지가 시내암의 저작이고 그 뒷부분은 나관중이 가필한 것이 아닌가 의심했다. 이에 대해 미야자키 이치사다는 문헌학적으로 보았을 때는 뒷부분도 같은 작가가 쓴 것이 맞는 것으로 보이나, 문학의 입장에서는 김성탄의 심미안에 수긍할 수밖에 없다는 견해를 제시했다. 아닌게 아니라 등장인물이 너무 많아진 후반부에는 이야기가 지나치게 산만해진다.

 

 

 

3. 줄거리

 

 

도입부는 송인종 시대부터 시작, 송인종은 나라에 역병이 돌자 태위 홍신에게 장천사를 찾아가 역병을 물리칠 것을 부탁하라는 명을 내린다. 그런데 장천사가 없자 기고만장해진 홍신이 장천사의 복마전에서 장천사가 봉인해두었던 36천강 72지살의 108 마성(魔星)을 실수로 봉인에서 풀어버리고, 봉인에서 깨어난 108 마성은 세상으로 흩어진다. 인종은 크게 걱정하지만, 역병을 해결하고 온 장천사는 인종에게는 문곡성(文曲星)과 무곡성(武曲星)이 있으니 인종 당대에는 108 마성이 발호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안심시킨다. 다만, 후세에 나타나게 될 것이라 경고한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 때는 중국 북송 송휘종 치세, 세상이 혼란해지고 황제는 무능하여 간신들과 어울려 충신들을 멀리하고, 황제의 측근이었던 고구가 모든 실권을 쥐고 폭정을 일삼고 있었다. 이에 과거에 풀려났던 108 마왕들이 현세에 108 호걸들로 강림하여 양산박을 본거지로 삼고 폭정에 대항하여 새로운 세상을 열어간다는 줄거리.

 

초반에는 108 마왕 중 주축이 되는 무송, 노지심, 임충, 양지 등을 중심으로 무협 이야기를 끌어나가고, 중반부에는 108인의 우두머리 격이 되는 송강이 주인공이 되며 후에는 108 호걸들이 양산박에 결집하고 조정에 대항하여 일어서는 내용이다. 개성이 뚜렷한 108명의 호걸들과 거칠지만 풍부한 어휘 등으로 옛부터 많은 사랑을 받으며 현재도 대중적으로 읽히고 있다. 108인 중 다수가 독립된 야담, 전설의 주인공이며, 말하자면 저스티스 리그나 어벤저스와 비슷하다 할 수 있다.

 

이 소설의 주요 사상은 '사해(四海)는 모두 형제'라고 할 수 있다. 작중 양산박 호걸 108명은 모두 의형제를 맺어 서로를 호형호제한다. 양산박의 주요 이념은 '체천행도(替天行道)', '충의쌍전(忠義雙全)'이다. 즉, "하늘을 대신하여 도를 행하며", "충과 의가 모두 온전하다"라는 뜻으로, 부패한 북송 조정을 개혁하고 어려운 백성을 구휼하고자 한다. 특히, 주인공인 송강을 비롯한 조정 관리, 장수 출신 인물들은 황제(휘종)가 양산박을 인정하여 조정에 귀의하고자 하며, 천하가 혼란하여 부득이하게 도적이 되어 고구를 비롯한 탐관오리를 척결하려 한다고 주장한다. 다만, 양산박은 이들의 주장과는 달리 100% 의적이라고는 보기 힘들다. 물론 북송 조정은 아예 답이 없는 상태. 그래서 수호지를 안티히어로 작품이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동아시아의 주된 사상인 유교, 불교, 도교의 요소도 적잖이 반영되어 있다. 체천행도(유), 노지심과 무송, 등원각(불), 공손승과 그의 스승 나진인 그리고 108성, 올안광의 태을혼천상진(도) 등을 예로 들 수 있다.

 

소설 전개 동안 거의 죽지 않던 양산박의 호걸들이 마지막 전투인 방납의 반란 사건에서 70명 가까이 우수수 죽어버리는 걸 보면, 이것도 소드마스터 야마토 식의 결말이라 해야할지도. 사실 양산박이 시대와 장소를 달리한 당시 창궐하던 산적과 호걸들의 얘기들을 억지로 끌어모은 것이라서 행적을 알 수 없거나 가상의 인물들을 정리할 필요가 있었기에 어쩔 수 없이 쉽게 죽어나가는 것이다.

 

 

4. 국내 출판본

 

 

국내에는 흔히 삼국지, 초한지 등과 묶으려고 그랬는지 수호지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소설의 제목은 수호지(志)가 아니라 수호전(傳)이다. 삼국지와 초한지는 왕조를 중심으로 다루기 때문에 '지'가 붙지만, 수호전은 인물 중심의 이야기(傳)이기 때문. 그런데 위키에 존재하는 등장인물 문서는 대개 '○○(수호지)'이지 '○○(수호전)'이 아니다. 영문 제목으로는 Water margin 또는 All men are brothers. 코에이에서는 수호지의 제목을 Bandit Kings of Ancient China라고 번역했다.

 

국내에서는 이문열이 편역을 해서 출판한 10권짜리 이문열 평역 수호지가 가장 많이 읽힌다. 처음 나왔을 때는 70회본이 기준이어서 6권만 나왔고 뒤에 가서야 120회본에 기초해 4권이 추가되었다. 그나마 마지막 10권은 상당 부분을 진침의 수호후전 요약과 작가의 양산박 기행으로 때웠다.

 

이문열 편역판 6권까지 편역의 기준으로 삼고 있는 김성탄본은 70회 완결로, 호걸이 모이는 부분까지다. 관군의 수차례의 침입을 물리치고 이후 자발적으로 송에 귀순하고 요 → 전호 → 왕경 → 방랍 순으로 정벌을 나서는 부분은 김성탄본이 아닌 다른 판본(100회본, 120회본)을 근간으로 편역했는데, 원래 100회본은 당대 역사에 맞추어 요 → 방랍으로 진행되었고 이것이 인기를 끌자 중간에 가상의 역적인 전호, 왕경을 넣었던 120회가 만들어졌다.

 

호걸이 모이기 전까지의 이야기와 비교했을 때 문장의 정채로움이나 사건의 짜임새가 김성탄본에 비하면 한참 떨어지는 것을 생각해보면…국내에 번역된 수호지는 어린이용까지도 대체로 뒷부분의 이야기도 수호지 본편으로 쳐주어서 같이 묶어내는 듯하다.

 

현재까지 확인된 범위에서는 1978년에 금성출판사에서 김하중 역 수호전으로 나온 70회본이 최초의 완역으로 추정된다. 이 판본은 90년대까지도 금성출판사의 여러 세계문학전집에 재수록되었다. 전통적인 장회 구성에 충실하고 역자의 문장도 매우 훌륭하다. 다만 90년대 이후로는 세계문학전집의 일부로만 출간되어 구하기는 매우 어렵다.

 

1990년 12월에 청년사에서 연변대학의 조선족 역자들이 번역한 120회본 수호전을 신역 수호지라는 제목으로 7권으로 나눠 출판했다. 이 판본은 현재까지 유일하게 확인된 120회본 번역이다. 이후 2014년 7월에 홍정욱이 운영하는 올재재단에서 4권으로 편집하여 수호지라는 이름으로 소량 발매한 후 품절된 상태였다가 많은 독자들의 재발행 요청이 있자, 올재 셀렉션즈로 재출간했다. 이 번역은 교수신문에서 나온 '최고의 고전 번역을 찾아서'에서 다른 번역본들이 너무 좋지 않다는 이유로 추천본으로 뽑혔다. 연변대학 판본은 120회본을 유일하게 장회 구성에 따라서 완역했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다. 그러나 조선족 번역이라 출판사에서 다소 수정을 거쳤음에도 불구하고 한국인에게 낯선 문화어가 더러 쓰였다. 그리고 제목도 수호'지'로 해버리는 바람에 모처럼의 완역본이라는 타이틀에 흠이 되었다.

 

2012년 10월에 글항아리에서 방영학, 송도진이 번역한 김성탄의 70회 판본을 6권짜리 수호전으로 번역해서 나왔다. 전통적인 장회구성에 따라 완역했다. 연변대학본과 같은 문화어 문제도 없다. 김성탄의 발문과 수호전 인물평까지 옮겼기 때문에, 이를 통해 김성탄의 수호전에 대한 관점을 엿볼 수 있다. 그러나 수호전의 진면목을 파악하기 위해서는 120회본을 기준으로 한 나머지 부분도 번역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아쉬운 부분.

 

그외 팔봉 김기진의 번역(수호후전을 합친 164회본 기준)이 있었으며, 기타 번역들은 대부분 원문을 축약해서 번역하였다.

 

아마도 시내암의 원형에 가장 가까울 것으로 생각되는 100회본의 한국어 번역은 현재까지 알려져 있지 않다.

 

고우영 수호지에서는 고렴을 때려잡는 것으로 결말을 맺는다. '여기가 수호지 이야기의 1/3이다' 하는 식으로 뒷부분을 예견하는 대사를 이것저것 집어 넣은 걸 볼 때, 연중은 역시 의도치 않았던 것인듯. 고우영 수호지의 경우 1973년부터 연재를 했지만 노준의 등장 직전, 정확히는 사진을 구하러 출발하는 장면까지 그린 직후 군사정권의 압박에 의해 중단되었다. 2000년부터 리메이크 판으로 수호지 2000을 연재했으나 건강상의 이유로 앞선 판보다도 이른 시점(고당주 공략 직후, 호연작 등장 직전)에서 중단되었다. 후에 자음과모음을 통해 새로 그린 20권짜리 수호지가 나왔으나 결국 고우영의 사망으로 미완성이 되어버렸다.

 

 

5. 역사적 사실과의 관련

 

 

송나라 시대의 역사서인 <송사>에 송강 등 도적의 괴수 36인이 귀순하였다는 기록이 있으며 또한 방랍이 강남에서 반란을 일으켰다는 기록이 있다.

 

즉, 송강이 조정에 항거하다 귀순한 것과 방랍이 반란을 일으켰다는 부분만이 사실이었다는 소리다.

 

수호지에 등장하는 인물 중에 실존인물로는 송강 이외 36인(이 36인도 어떠한 사람이 실존인물인지 분분하다.), 양지, 이충, 임충, 유당, 왕륜, 방랍, 여사낭, 정마왕(수호전에서는 정표), 고구, 동관, 양전, 채경, 양사성, 후몽, 장숙야, 이사사 등이 있다.

 

 

6. 삼국지연의와의 공통점?

 

 

나관중이 손질해서 그런지는 몰라도 삼국지연의에서 차용한 듯한 요소들이 많다. 주인공 송강은 유비, 오용은 제갈량, 이규는 장비와 이미지가 중복된다. 주동의 별명인 미염공은 관우의 별명이기도 하며, 관승은 아예 관우의 후손으로 등장하여 청룡언월도를 사용한다. 임충은 장비의 무기인 장팔사모를 사용하고, 여방과 곽성 등은 여포의 무기인 방천화극을 사용한다. 그리고 연의에서 나온 가상진법인 장사팔괘진이 나온다. 요나라와의 진법 싸움에서의 모습을 보면 요나라는 조인의 위군에 대비되고 주무는 서서에 대비된다.

 

 

7. 평가

 

 

중국사대기서의 하나로 꼽히며, 또 다른 사대기서인 금병매의 모체가 되는 작품이다.

 

젊어서는 수호전을 읽지 말고 나이 들어서는 삼국지연의를 읽지 말라고 한다. 원래는 '젊어서는 삼국지연의를 읽고, 나이 들어서는 수호전을 읽어라'라는 말이 와전된 것이지만, 수호전은 정의감을 불러일으키기에 적합하니 젊음 자체가 발산하는 혈기를 주체하지 못하는 젊은이들은 굳이 읽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고, 삼국지연의에는 경험이 부족한 젊은이들에게 필요한 인생의 지혜가 담겨 있으니 이미 삶의 연륜이 쌓인 노회한 사람들에게 불필요하니 결국 업어치나 메치나.

젊어서는 시간이 충분하니 함부로 나서지 말고 때를 기다리며(삼국지), 나이가 들어서는 시간이 얼마 없으니 현실에 안주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세기라는(수호전), 교훈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고금(古今)을 통틀어 큰 인기를 누리는 삼국지연의와는 달리, 수호전은 상대적으로 한 단계 낮은 평가를 받거나 논란에 휩싸이는 경우가 많다. 그 이유로는 다음과 같다.

 

7.1. 범죄 미화

 

 

도적, 건달, 살인범 등 범죄자를 미화한다.양산박 108호걸들은 환생한 마왕이면서도 부패한 조정과 맞서싸운다는 스토리 때문에 완전한 악인도 아니지만 그렇다고 도덕적이라고 보기도 어려운 인물이 많다. 식인, 유아 살해, 불륜(염파석,장문원,반금련,서문경,반교운,배여해,가씨,이고 등) 등 미풍양속에 어긋하는 내용이 많다. 특히 호걸들 저지르는 범죄가 부패한 송나라 조정의 관리들이 하는 짓과 대등할 지경이다. 그래서 조선 후기에 소설이 유행하는 것을 경계하던 문인들이 항상 예시로 들곤 했던 게 수호전이었다.

 

특히, 108호걸 중 일부가 잡혀갈 경우, 무고한 민간인들조차 대량학살 당하곤 한다. 노준의가 옥에 갇혔을 때는 구하는 과정에서 그 성에 있던 민간인의 1/3이 피해를 입었다. 이 정도면 미풍양속 수준이 아니다. 그리고 수호지에서 인기 많은 캐릭터 이규의 행적은 싸이코패스 살인마이나 다름없다. 작품 내내 양산박 호걸들이 "백성들을 추호도 범하지 않았다"라는 구절이 반복되는 것이 아이러니.

송강이 귀순할 때 "백성들에게 누를 끼친 것이 적지 않으니 가진 재물을 나눠주겠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반대로 이러한 요소 때문에 유교적인 영웅의 전형상에 갇혀버리기 쉬운 다른 고전소설보다 훨씬 더 '진솔한 인간상'을 드러낸다.

 

이러한 점 때문에 수호전이 일종의 전근대 암흑가를 소재로 한 '무서운 이야기'에서 파생된 것이라고 보는 견해도 있다. 이른바 '무서운 수호전' 이론으로, 본래는 훨씬 잔인하고 비도덕적인 이야기였지만, 출판화되면서 오히려 점차 순화된 것이라는 주장이다.

 

한편 범죄자뿐 아니라 암군도 미화되었다.

 

 

7.2. 비중 조절 실패

 

 

등장인물의 비중 조절에 실패했다. 양산박 108호걸 중 주연급인 활약을 보이는 인물은 천강성 36명 정도이며, 지살성 72명은 엑스트라 같은 신세를 면하지 못한다. 그러나 지살성인데도 천강성보다 비중이 높은 주귀, 손립, 호삼랑 같은 인물이 있어 분류기준이 확실치가 않다. 한편 노지심, 무송처럼 초중반부에는 주연급으로 분량이 많은 인물들도 후반부 108호걸이 다 모인 이후에는 활약이 크게 줄어든다. 주동과 뇌횡, 여방과 곽성, 공왕과 정득손, 한도와 팽기 등 양산형 인물이 짝을 지어 나오는 경우도 많으며, 심지어 이름만 나오고 거의 등장도 하지않아 "이런 인물도 있었나?" 하는 경우도 많다. 그리고 방랍의 난에 우르르 떼죽음을 당한다. 이러한 양산형 세트인물 중에서 둘다 살아남은 캐릭터들은 동맹과 동위 형제다.

 

사실 이것은 100회와 120회의 설정 구멍때문에 그렇다. 100회본에서는 방랍 토벌 때 108명만 나오지만 120회에서는 전호 토벌 때 가담한 주역급 멤버가 중간에 나오기 때문에 아예 명단에서 짜르고 대부분 왕경 토벌때 사망처리했다. 예외는 왕경 토벌이 끝난 직후에 떠나는 교도청과 마령, 동경으로 귀환하지만 방납 토벌 직전 임신을 이유로 남게 되는 경영, 임신한 경영을 돌보는 섭청.

 

 

7.3. 호평

 

 

이런 단점도 있지만 여성의 비중도 제법 있고 등장인물들의 마초스러운 성격 등을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현대인에게 거부감이 들 만한 내용이 많지만 이 작품은 고전 소설이라는 사실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공산주의 중국 시절에는 반봉건적인 내용 때문에 정부 인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았으며 마오쩌둥도 즐겨 읽었다. 하지만 송강 등은 끝내는 황제 체제를 인정하고 봉건 질서에 영합했기 때문에 제정과 결탁하여 혁명을 망친 반동적인 인물로 보고 있다. 그래서 송강이 투항한 이후 반란군을 토벌하는 대목은 수호전으로 인정하지 않는 쪽도 있다.

 

 

7.4. 교훈

 

 

수호전에서 얻을 수 있는 최대의 교훈은, 세상의 평판만 쫓다보면 몸이 망한다는 것이다. 송강의 판단 착오로 인해서 108호걸들은 지리멸렬 꽃처럼 산화해 갔다. 비록 소설 속 이야기이기는 하지만…관군과 정부를 믿지 말라는 것이 이 소설 최대의 교훈이다. 즉 이왕 칼을 뽑았으면 뒤엎으라는 이야기다. 칼을 뽑아든 순간 이미 기존 기득권 세력, 관군, 조정과는 결별이다. 다시는 화해가 불가능하다. 아울러 원수를 눈 앞에 두었으면 반드시 죽여야 후환이 없다. 고구를 죽이려는 임충, 양지를 말린 것은 송강의 큰 실수이다. 물론 양산박의 전력이 송나라 정부군에 비하면 열세임을 감안하면 고구를 죽여서 송나라와 싸우겠다는 것은 현명한 선택이 아니다. 방랍만 해도 계속 적대하다 망한 것을 보면…더욱이 송강은 송나라 조정이 아니라 간신들이 죽인 거다. 송나라 조정은 호걸들 죽일 생각이 없었다.

 

그나마 스핀오프, 후속작인 수호후전에서는 채경, 동관, 고구 모두 살아남은 호걸들에게 독살을 당한다.(채경은 역사에서는 쫓겨나서 귀양가는 도중에 죽고 가문이 망한다.) 뭐 역사나 소설이나 실질적인 원흉인 송휘종이랑 북송 역시 금나라에게 망하니 고구나 송강한테는 배드엔딩이 맞는다. (실제 1279년 쿠빌라이 칸의 원나라는 남송을 박살내고 중국 통일에 성공한다.)

 

다만 고전 소설적 관점에서 보면 이 부분은 구천현녀가 송강에게 하늘의 부름에 따라가라고 말한 탓이다. 도입부를 보면 알지만, 송강 등 108호걸은 본래 봉인되어 있던 '마왕'이 인간으로 환생한 존재다. 그들에게는 마왕의 본성에 따라서 지상을 혼돈에 빠뜨릴 것인가, 그렇지 않으면 천도에 따라서 살 것인가 하는 '운명적인 선택'이 제시되어 있었다고 볼 수 있다. 말하자면 마왕의 환생이라 지금까지는 이렇게 마귀처럼 살아왔지만 앞으로는 사람답게 살고 싶다는, 거의 샘 레이미판 옥박사의 "괴물인 채로 죽진 않겠다."'급 선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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