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건강하게 살아요

02-03 도교와 불교의 주술적 의학

작성자김인선|작성시간13.12.26|조회수25 목록 댓글 0

 

02-03 도교와 불교의 주술적 의학

 

 

 

15·16세기 조선 의학은 상당히 주술적이고 구복적인 세계에 머물러 있었다. 고려시대 이후 널리 행해졌던 수경(守庚, 경신일을 지킨다는 의미로 밤을 세워 삼시충이 몸 밖으로 빠져나가지 못하게 하는 풍속이다) 풍습은 도교의 주술이 의학의 담론으로 받아들여진 결과다. 도교에서는 삼시충(三尸蟲)이 사람의 몸속에 있다가 경신일 밤에 상제에게 올라가 인간의 죄과(罪過)를 고발한다고 보았다. 삼시는 3마리의 벌레로 몸 안의 위치에 따라 상시(上尸), 중시(中尸), 하시(下尸)로 구분되었는데, 사람이 도를 닦는 것을 싫어하고 마음이 타락하는 것을 바랐다. 때문에 장생불사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 반드시 삼시충을 제거할 필요가 있었다. 여기서 수경의 풍습이 발생하였다. 경신일 밤에 잠을 자지 않고 환하게 불을 켜놓아 삼시충이 상제에게 보고하지 못하도록 한 것이다. 특히 불교와 습합되어 수경신(守庚申)을 하면서 『원각경(圓覺經)』을 낭송하기도 했다.

 

이미 고려시대에 밤새도록 풍악을 울리고 잔치하며 술 마시는 떠들썩한 수경신 풍속이 왕실로부터 민중들 사이에 널리 행해졌다. 그리고 이는 조선시대에도 그대로 이어져 많은 학자들이 삼시의 풍속을 노래하였다.

 

불교 역시 구복적인 도덕관의 한 차원으로 받아들여졌다. 15·16세기 가장 널리 읽히고 전파되었던 『장수경(長壽經)』은 의학과 연관된 불교의 담론을 잘 보여준다. 장수와 멸죄를 구하는 한 우바새의 질문에 석가모니가 답하는 형식으로 이루어진 불경이다. 사람들은 악업을 멸하고 장수를 위한 방편으로 『장수경』을 필사하여 전파하거나 향을 사르고 지성으로 기도했다. 그밖에도 장수를 위해 지켜야 할 금기 사항이 자세히 나와 있는데 부모가 될 줄 알면서도 성교를 하여 아이를 잉태하거나 출산 시 피를 땅에 흘려 지신(地神)을 쫓아내거나, 아이의 배꼽을 충실히 마감하지 못하여 독충이 들어오거나, 아이의 입 안에 있는 나쁜 기운을 솜으로 잘 닦아주지 못하거나 임신이나 출산 도중 부정한 것을 보아서는 안 된다. 또한 아이가 병들었다면 어미의 젖을 짜 허공에 뿌려 원귀들에게 제공하고 청정한 마음으로 장수경을 독송하면 병이 낫는다고 보았다.

 

이처럼 불교의 장수경이나 도교의 수경 풍속은 여전히 인간의 행복과 장수를 기복적 차원에서 구원하려는 데 지나지 않았다. 마땅히 지켜야 할 장수의 방법과 건강한 삶을 위한 지침들이 주술적이고 미신적인 세계의 소산이었던 것이다.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