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도주(wine) 이야기
"신은 인류에게 포도를 선물했고, 악마는 인류에게 포도주 담그는 법을 선물했다."
- 탈무드
포도로 만든 과일주. 영어 단어인 와인은 단독으로 표기할 때는 포도를 이용한 과실주를 나타내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발효주 중에서도 과일을 발효한 술을 뜻하기도 한다. 즉, 포도주 외에도 다른 과일주를 뜻하기도 하는데, 이때는 해당 작물이나 곡류의 이름을 함께 병기하여 블루베리 와인, 라즈베리 와인, 체리 와인, 감 와인 등으로 쓴다. 하지만 포도로 만든 술이 너무 유명하고 많다 보니 보통 저 단어를 한국어로 번역할 때에는 과일주보다는 포도주로 번역한다.
이탈리아어와 스페인어로는 비노(vino)로 철자는 같지만, 발음은 약간 다르다. 이탈리아어에서는 /vino/라고 읽지만(영어의 v발음), 스페인어에서는 v가 b 발음이 나기 때문에(스페인어에는 영어의 v 발음이 없다) /bino/라고 읽는다.
참고로 일괄적으로 포도주로 번역했는데 정작 원문에서는 포도주가 아닌 다른 과일 발효주를 의미하는 경우도 있다. 자세한 내용은 과일주 항목 참조.
2. 역사
술 중에서도 과일주(과실주)라고 하면 제일 먼저 떠오르는 양조주의 일종으로 고대 그리스 시대부터 와인을 식사에 곁들이거나 요리에 사용했으며, 이는 현재 서양 음식 문화의 기본이 되었다. 다만 포도라는 과실 자체가 당과 효모를 동시에 가지고 있어서 자연발효를 통해 와인이 되기에 어디서 누가 처음 만들어 먹었는지 추정하는 것은 많은 난제가 따른다. 아프리카에서 원숭이나 코끼리가 물이 괸 웅덩이나 나무구멍 등에 나무열매가 떨어져 자연발효되어 생긴 자연 과실주를 음용하는 사례가 목격된 바 있는데, 동물도 이럴진대 사람은 더 말할 필요가 있을까?
기원전 7,000년 무렵 조지아 ~ 아르메니아 ~ 터키 동북부 지역, 이른바 코카서스 지방에 최초로 포도를 재배한 흔적이 발견되었다. 또한 기원전 약 4,000년에 와인용기의 뚜껑으로 추정되는 유물이 조지아에서 발견되기도 하였다. 기원전 약 3,500년경의 것으로 추정되는 와인용기 안에 와인이 있었던 흔적이 발견되기도 하였다. 이러한 발견 기록에 따르면 가장 오래된 와인 항아리 유물이 발견된 조지아를 '포도주'의 기원으로 볼 수 있지만, 시대차이가 있을 뿐 동시다발적으로 나타났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다만 코카서스 지역을 시작으로 소아시아를 통해 발칸(고대 그리스)으로, 그리고 이탈리아(고대 로마)로 전래되었다가 로마 제국의 영향으로 이베리아 및 프랑스 지역까지 퍼져나갔다는 것은 대개 부정하지 않는다. 대략 올리브와 거의 전파경로를 같이 한다. 때문에 공식적으로 포도주는 유물로 증거가 남아있는 한에선 가장 오래된 술로 꼽힌다.
수메르의 길가메시 서사시에도 와인과 관련된 기록이 있을 정도로 와인의 역사는 매우 오래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예수 그리스도 가 최초로 행한 기적이 물을 포도주로 바꾼 것이다. 카나의 혼인잔치 이야기에서, 예수의 어머니 성모 마리아가 "잔치에 쓸 포도주가 다 떨어져서 큰일이다"라고 예수에게 말하자 잠시 고민하다가 물을 포도주로 바꾸었다고.
2.1. 그리스/로마시대
플라톤 - "신이 인간에게 내려준 선물 중 포도주만큼 위대한 가치를 지닌 것이 없다."
헬레니즘 시대의 포도주와 직접 관련된 신으로는 디오니소스가 있으며, 신화와 함께 번성하게 되었다. 그리스인들은 예술, 문화 등의 발달과 함께 즐기게 된 것으로 보인다. 야생종 포도는 접지하여 재배되기 시작하였고, 그리스 당시에는 91가지의 포도품종이 있다는 기록이 남아 있다. 고대 그리스 포도주는 심히 걸쭉한 시럽이나 진배없는 것이라 반드시 물을 타 팔도록 로크리스가 법으로 정할 정도였다. 물 안 타고 마시는 사람이나 타 민족을 야만인 취급하는 경우도 있었다. 로마군인들이 현지의 물을 마시고 탈이 생기는 것을 방지하기 위하여 포도주를 마시도록 하기도 했다. 식초처럼 산화된 포도주는 오염된 물을 소독하는 용도로 쓰이기도 했고, 포도주 없이 물을 마시게 하는 것이 군대에서 처벌 대상이었을 정도이다.
포도주와 물을 섞는 데 쓰는 그릇을 크라테르(κρατήρ)라고 하는데(라틴어로는 cratera. 동양 쪽에는 없었던 물건이다 보니 딱히 대응하는 단어가 없고, 그래서 혼주기(混酒器)라는 요상한 표현으로 번역하기도 한다), 이는 크레이터라는 어휘의 어원이기도 하다.
성경에 나오는 해면에 적신 쓸개 탄 신 포도주(혹은 몰약이나 그냥 신 포도주)를 십자가에 매달린 예수에게 먹이는 것도 사실 당시 로마군에서 식용수로 잘 쓰던 식초화한 저질 포도주를 탄 물인 Posca를 말하는 것이다. 이러한 것은 로마가 멸망하고 중세에 와서도 별반 달라지지 않았다.
그리스/로마시대와 더불어 이후의 시대에 걸쳐 유럽에 포도주가 널리 퍼진데에는 종교와 예식과 관련된 문화적 요소가 큰 영향을 끼쳤다. 그리스신화의 디오니소스에 대한 의식은 로마 신화의 바쿠스 의식에 영향을 주었으며, 이후 그리스도교의 성체성사에 영향을 주기도 하였다.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가 빵을 가리켜 자신의 몸(성체)이라 일컫고, 포도주(물론 적포도주)를 가리켜 자신의 피(성혈)라고 일컬어 성체성사(또는 성만찬)에서도 사용되는 등 빵과 함께 신성한 의미가 부여되면서 유럽에서 포도주는 위상이 높다. 로마 제국의 팽창과 함께 전파된 기독교 문화의 영향으로 유럽에서 중요한 가치를 가지게 된 것이다. 다른 술은 안 마셔도 포도주만은 예외로 마시는 신자도 있다.
2.2. 중세시대
로마 제국이 쇠퇴하면서 포도재배와 와인산업이 크게 감소하게 되었으나, 미사에 필요한 포도주를 조달하기 위하여 성당이나 수도원에서 포도나무를 재배하여 명맥을 유지하게 되었다.
수도원은 풍부한 노동력과 조직력을 바탕으로 포도재배와 포도주 생산이 가능하였으며, 고품질의 와인을 생산하기 위한 방법을 연구하여 관련지식을 축적하게 되었다. 일부 수도원에서는 대량으로 와인을 생산하여 의식에 필요한 분량을 제외한 나머지를 판매하여 부를 축적하기도 했다. 포도주 판매에 이윤이 남게 되자 과학적인 방법들을 연구 및 도입하는 계기가 되었으며, 지역에 따라 다른 맛을 가진 와인들이 생산되기 시작했다.
한편, 유럽은 지반에 석회가 포함된 지역이 많아서 물에 석회가 섞여 뿌옇게 되고 당연히 마시지 못하는 물이 되는 경우가 많았던 데다 각종 오물로 인해 강물이 더러워 지는 일이 빈번했기에 그대로 마실수가 없었다는, 전설과도 같이 널리 퍼진 속설이 있다. 그렇기에 당시 중세에서는 와인과 맥주를 물을 대신해서 마시기 시작했다고 알려졌으며, 이것에 대해 심지어 서양권에서조차 오랫동안 큰 이의가 제기되지 않은 채 학자들까지도 인용해오곤 했다.
하지만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는 것이 최근의 여러 연구를 통해 밝혀지고 있다. 중세 사람들이 맥주를 식사와 함께 항상 마신 것은 사실이지만, 그 목적은 물 대신 마시기 위해서라기보단 맛을 위해서나, 혹은 식사의 일부로써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서라고 보고 있다. 맥주를 괜히 '액체 빵'이라고 불렀던 것이 아니다. 중세 수도원의 경우에도 금식기에 식사 대신 영양을 보충하기 위해서 맥주를 마셨다. 반면 물을 마셨다는 기록은 계속 발견되고 있다. 예를 들어 7세기 비잔틴의 의사인 Aegina의 Paul은 '물은 모든 종류의 식이요법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며, 가장 좋은 물은 맛과 향이 없고 눈으로 보기에 맑으며 마실 때 무엇보다도 기쁨을 주어야 한다.'라고 말했다. The Regimen Sanitatis Salerni에서는 갈증에 물이 좋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중세의 많은 수도원들이 양질의 수원을 도시에 보급하기 위해 애썼으며 이것은 도시의 최대 관심사이기도 했다.
물론 수질, 특히 오염 때문에 맥주 등을 마셨다는 말은 양조를 해본 경험이 있는 사람이 듣는다면 "이게 아닌데?"라고 갸웃거릴 만한 이야기이다. 왜냐하면 술을 빚을 때 가장 중요한 것은 양질의 물이며, 가장 방해가 되는 것은 잡균을 통한 오염이기 때문이다. 중세에는 에일 양조를 할 때 몰트를 끓이지 않았다. 세균에 오염된 물로 맥주를 빚을 경우, 세균과 효모가 싸우면서 발효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거나 산폐할 수 있다. 술이 빚어지더라도 '오염된 술'이 나오지 깨끗한 술이 나오지는 못한다. 실제로 중세의 양조장에서 양질의 수원이나 우물을 독점하려고 하다가 문제가 된 기록이 많이 남아있다. 또한 중세에 빚어진 에일에 대한 기록을 보면 '일주일이면 마실 수 없게 되었고, 여름의 경우 2~3일만 지나도 마실 수 없었다.'라는 말들이 나온다. 에일이 세균을 이기는 작용이 있었다면 이렇게 빨리 산폐하여 마시지 못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애초에 이 시대에는 세균의 개념뿐만 아니라, 왜 술이 산폐하는지 그 원인을 추측하지도 못했다. 18세기에조차 항해를 하면서 배에 럼주를 싣고서 물에 섞은 이유가 소독의 의미보다는 배에서 오랫동안 묵어서 악취가 나는 물의 냄새를 덮기 위한 것이었다.
수질 문제 중 석회질에 대한 부분도 애매하다. 국내의 인터넷에서는 중세 맥주와 석회질에 대한 블로거들의 글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하지만 영어권의 주류/맥주 관련 서적이나 인터넷에서는 '중세 수질에 대한 전설' 이야기를 할 때 항상 오염 이야기를 하지 석회질 문제는 언급하지 않는다. 특히 맥주와 관련해서 석회질이 언급되는 가장 많은 경우는 석회질이 페일 에일 등을 양조할 때 좋아서 현대에도 일부러 물에 석회를 섞는다는 등의 이야기들이다. 독일권에 거주하는 많은 이들은 독일의 식수의 석회질이 음용하는데 문제가 없다고 전문가들이 발표했다고 이야기한다. 혹시 중세에 물 대신 술을 마셨다는 전설과 관련하여 석회에 대한 정확한 자료와 출처를 아는 분은 내용을 추가해주었으면 한다.
다시 본론으로 돌아오자면, 한편 와인은 맥주의 경우와 더욱 달랐다. 와인은 중세의 많은 지역에서 상당한 고가품이었다. 귀족 집안조차도 평소에 와인을 물처럼 마시는 경우는 거의 없었다. 와인은 보통 귀한 손님이 방문할 경우에 내는 고급 만찬의 일부였으며, '귀한 손님을 따라온 기사들'의 경우는 대부분 그 식사에서 와인을 마시지 못했다. 계급과 중요도에 따라서 특별한 자에게만 차별적으로 내놓는 사치품이었던 것이다.
2.3. 근대
16세기 이후부터는 와인 자체에 대한 소비가 증가하고, 상류층은 고품질 와인을 요구하기도 하였다. 신대륙 발견으로 와인이 아메리카대륙으로 전파되기 시작하였다. 그 이후 17세기 남아프리카, 18세기 호주와 미국 서부지방까지 전파되었다. 19세기에는 필록세라로 인해 큰 피해를 입어 와인산업이 침체되기도 하였으나, 농업기술발전, 경제발전, 교통수단발전, 국제화 등으로 더욱 발전하고 있다.
현재 '근대' 항목의 설명이 매우 부족하나, 이 시기는 파스퇴르의 술에 관련된 연구와 더불어 현재 우리가 마시는 종류의 와인이 탄생한 시기이다. 중세에 마시던 와인과 19~20세기 이후 마시게 된 와인은 다른 술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의 차이를 갖고 있다. 발효에 대한 비밀, 오크통이나 숙성에 대한 과학적인 연구가 이루어지고 제조법의 표준화가 이루어지기도 했다. 아직 근대의 양조사에 대한 지식이 부족하여 이 항목을 채우지 않지만 매우 중요한 결정적인 시기였다는 것을 알아주길 바라며, 관련 지식이 있는 분이 이 항목을 수정해주길 바란다.
2.4. 아시아권
중국의 경우 허난성에 위치한 자후 유적지에서 초기 신석기 시대인 약 9천년 전 최초로 포도를 사용해서 술을 빚었던 흔적이 발견되었다. 이 술은 포도와 산사나무 열매, 그리고 꿀을 사용하여 만든 것으로 밝혀졌다. 중국에서는 전 세계 야생 포도종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50종 이상의 포도가 발견되었다. 하지만 원사시대를 거치면서 곰팡이로 곡물을 당화시킬 수 있는 단계를 맞이한 중국에는 수수나 쌀로 만든 술이 널리 퍼지게 되었다. 그렇다고 과일주가 완전히 사라진 것은 아니었다. 상나라의 도시 타이시에 과실주가 양조되었던 흔적이 남아있으며, 주나라 시대의 주례(周禮)에는 적어도 두 종류 이상의 술이 묘사되어 있는데 그 중 하나가 과일로 만든 술(酪)이다. 한편, 역사적으로는 기원전 2세기 말에 유라시아의 포도가 중국으로 전래된 기록이 남아있다. 한무제의 특사로 중앙아시아로 갔던 장건 장군은 유라시안 포도(Vitis vinifera ssp. vinifera)가 재배되는 것을 보고 장안(長安)으로 와인 제조용 포도를 가져왔다. 이후로도 쌀과 포도를 사용하여 포도주를 빚은 기록들이 여럿 남아있으며, 한반도 또한 고려 말 근제집, 16세기 수운잡방, 17세기 동의보감에 쌀과 포도로 빚은 포도주 양조법이 실려있다. 이렇게 쌀을 추가하는 이유는 동아시아권에서 주로 먹는 포도종인 캠벨이 양조를 하기에는 당도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현대 한국 와인의 경우 부족한 당도를 보충하기 위해 발효 전에 정확히 계량된 만큼의 설탕을 추가한다. 술의 발효란 기본적으로 당이 알코올로 바뀌는 과정이다.
이러한 종류의 포도주가 아시아권의 역사적인 포도주라고 할 수 있으나, 근현대에 와인(wine)이란 단어가 '포도주'라는 포도로 빚은 술을 총칭하는 말로 번역되어 동아시아의 포도주를 따로 칭할 말이 없는 것은 다소 안타깝다고 할 수 있다. 사실 서양의 와인(wine)이란 단어는 포도만이 아니라, 과일이나 꿀 등의 재료에 들어있는 당을 바로 발효시켜서 만든 술의 총칭이다. 이것은 곡식의 낱알에 들어있는 탄수화물을 일단 당화시킨 이후에 발효시키는 방식과 비교된다. 대표적으로 맥주가 맥아를 만드는 과정에서 곡물을 당화시키며, 중국/한국/일본의 쌀로 만든 술들이 누룩을 이용해서 곡물 당화를 한다. 이 과정이 와인(wine)과 비어(beer)의 결정적인 차이이다.
유럽의 와인은 중국을 비롯한 동북아시아까지도 전해지긴 했지만 그다지 큰 반향을 불러일으키진 못했다. 가장 큰 이유는 대부분 수입산이어서 매우 비쌌고, 기존의 곡주의 영향력이 강해서 제조법의 갈피를 못잡았기 때문이다. 후한대에는 포도주를 뇌물로 바쳐서 주자사가 된 인물이 있어서 후대의 소동파까지 시로 조롱했는데, 이건 포도주가 뇌물이 될 정도로 희귀성을 만족시켰다는 이야기. 이백을 포함한 시인들의 시들로 그 존재가 널리 알려진 당 대 이후의 포도주 제조 시도에는 포도와 쌀을 섞어서 만들려고 한 흔적이 보인다. 즉 포도로만 만든 포도주는 모조리 서역 수입산. 이백의 시에도 포도주에 맞는 술잔은 유리잔이라고 하고 있는데, 유리 역시 대표적인 수입 사치품이었다.
결국 고급품의 이미지가 확고해져서 이후 포도만으로 발효시켜 마신다는 것을 발견한 뒤에도 곡주처럼 그 영향력을 확대시키지 못했다. 포도주를 만들어 마셨던 중앙아시아권과 접한 중국이 이 지경이니 한반도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는 상황. 일본의 경우 전국시대부터 남만인(포르투갈인)이나 홍모인(네덜란드인) 등 서양에서 온 상인이나 선교사들에게서 정말로 어쩌다 입수하여 귀한 것을 조금씩 마시는 정도였으나 사실상 과시용 사치품이나 다름없었고, 역시 본격적으로 마시기 시작한 것은 근대 이후다.
일본에선 과거 버블 경기 시절을 통해 와인이 부의 상징으로 떠올랐고 그래서 와인에 대해 잘 알지도 못하면서 이름난 와인을 농장째로 싹쓸이하는 졸부들도 많았다고 한다. 갑부가 아닌 일반인들도 룸살롱 등지에서 로마네 콩티에 돈 페리뇽 로제를 섞은 폭탄주(?)를 마시며 허세를 부리기도 했다고 한다. 버블이 빠진 뒤에 죠 아라키의 소믈리에, 소믈리에르 같은 만화를 통해 와인에 대한 지식이 높아지고 와인 소비형태가 다양화 되고 있다고 한다.
한국은 일본보다 더욱 늦었다. 머루로 담그는 머루주는 리큐르에 가까운 물건이고, 산림경제, 증보산림경제, 임원경제지 등에 포도, 쌀, 누룩으로 포도주를 담그는 양조법이 기록되어 있긴 하나 이를 유럽 등지의 와인과 같은 술로 보기는 힘들고, 유럽의 와인이 들어온 것은 개항기 이후이다. 여담으로 헨드릭 하멜이 제주도에 포류한 다음에 제주 목사에게 포도주와 은잔을 뇌물로 바쳐서 환심을 사보려 한적이 있었는데 포도주를 맛본 조선 관리들은 그 맛에 몹시 감탄하여 포도주를 모조리 해치우고 기분이 매우 좋아져서 네덜란드인들을 호의적으로 대해줬다고 한다. 아마 당시 제주 목사와 관리들이 기록상으론 유럽의 와인을 맛본 첫번째 한국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일제강점기 때는 극소수의 사치품이나 다름없었고, 독립 이후에도 한동안 마찬가지였으며 대중들에게 와인이 유행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이후로 볼 수 있다. 2004년~2008년 정도에 걸쳐 한국 와인 시장은 매년 수 십%씩 폭발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그래서 떠오르는 신흥시장으로 외국의 주요 와이너리 오너들이 저마다 한 번씩 한국을 찾아와 프로모션 행사를 갖는 일도 많았다. 웰빙 열풍 때 웰빙 식품의 하나로 각광을 받게 되는데, 이른바 폭탄주라 불리는 음주 문화의 개선과 양주나 소주보다 알코올 함량이 낮은 저도수 주류 섭취 권장이라는 기치를 내걸고 꽤 잘나가는 듯 했다.
하지만 2008~2010년에 걸쳐 거품이 크게 꺼지게 되는데, 여기에는 몇가지 원인이 있다. 첫째로는 환율의 상승. 1,300~1,400원 하던 유로화는 1,700~1,800원을 넘게 뛰어올랐고, 이는 고스란히 유럽산 와인 가격 상승으로 이어졌다. 2번째로는 국제경기경색. 미국의 서브 프라임 모기지론(비우량장기신용대출) 붕괴 사태와 PIGS의 재정 악화등으로 국제 경기에 적색신호등이 켜지면서 사치품에 해당하는 와인 수요가 급감하게 되었다. 셋째로는 수입사의 난립과 출혈 경쟁에 따른 유통질서 교란이다. 와인 시장이 성장하며 너도나도 수입사를 세워 중소 수입사가 난립하게 되고, 여기에 LG, 신세계등 대기업까지 가세했다. 이 과정에서 출혈 경쟁과 연이어지는 세일로 인해 수익성이 악화되었다.
관세, 주세, 교육세, 부가세를 포함하여 총세율 68%에 이르는 높은 세금, 또한 관련 법령에 의해 규제에 묶여있어 면허제로 되어있는 주류 판매망과 수입사-도매-소매로 이어지는 다단계의 유통경로에서 들러붙는 업자들 마진이 우리나라가 와인값이 (외국에 비해) 비싼 원인임에는 틀림없으나, 그런 악조건에도 불구하고 한동한 폭발적 성장세를 구가하던 와인 시장이 급랭하게 된 것은 관세/유통의 문제보다는 환율과 국제 경기의 영향이 더 크지 않았나 싶다. 붐이 휩쓸고 지나간 후 거품이 빠지면서 경쟁력이 약한 중소 수입사들이 적잖이 정리되었고, 와인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했고, 와인의 유통망 역시 그간 쌓은 경험을 통해 진일보하였으며, 결정적으로 FTA가 체결되자 저렴하면서도 질 좋은 신대륙 와인이 수입되어 오기 시작했다.
그러나 15%에 달하는 관세가 철폐되었음에도 칠레산 와인 가격은 오히려 상승했다. 하지만 이 부분에서는 생각해 봐야 할 부분이 있다. 칠레는 급격히 경제가 성장하고 임금이 오르고 있는 개발도상국이며 몇년에 걸쳐 15%에 달하는 관세가 사라지는 것보다 칠레 자체의 물가 상승율이 더 클 수 있다. 실제로 전 세계 칠레 와인 가격 상승폭에 비하면 FTA의 영향을 받는 기간 동안 한국의 가격 상승폭이 더 낮았던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이런 변화와 더불어 와인에 대한 인식이 다른 나라에서도 그렇듯 그냥 자연스럽게 좋아하는 사람이 찾아 먹는 술로 점점 변해가고 있긴 하지만 여전히 보통 술이라기 보단 비싼 술의 이미지를 많이 갖고 있다. 아마도 그 이유는 와인이 일반적으로 서민의 친구로 인식되는 희석식 소주에 비해 상대적으로 비싼 것과 고가품스러운 이미지 위주로 홍보가 이루어진 것, 운송비 등의 문제로 일정 가격 이상의 와인만 수입하는 것이 이유일 것이다. 만원 내외에서도 충분히 맛있는 와인을 구할 수 있다. 이 때문에 포도주에 대해 지나친 환상을 가지고 허세를 부리는 와인 스노비즘 환자들이 있는가 하면, 역으로 와인 자체를 터부시하고 부유층 아니면 된장녀들이나 마시는 술 수준으로 폄하하는 부류도 존재한다.
가톨릭에서는 미사 중의 성체성사 때, 사제가 물과 포도주를 섞어 마신다. 성체성사의 의미는 최후의 만찬과 관련이 있다. 그리고, 특별한 미사 때는 신자들에게도 나눠주는데, 이를 양형 영성체라고 한다. 주로 화이트 와인을 사용하는데, 얼룩이 남지 않는다는 단순한 이유이기는 하나 여기에 종교적인 이유가 숨어 있다. 가톨릭에서 축성된 포도주, 즉 성혈을 옷자락에 흘렸을 때는 비누나 세제를 사용하지 말고 얼룩이 없어질 때까지 세탁한 뒤에 그 물을 모조리 마셔야 한다. 레드 와인일 경우에는 이게 감당이 안 되므로 화이트 와인을 쓰는 것. 한국 천주교의 경우 롯데칠성음료에서 제조하는 마주앙을 미사주로 사용한다. 원래는 두산그룹 산하 두산주류BG에서 생산하던 것인데, 두산그룹에서 두산주류BG를 롯데그룹에 매각하여 오늘날까지 이어지고 있다. 교황청의 인증을 받은 것이며 미사주용으로 따로 생산되는 것이기 때문에 일반 소매점에서 구매할 수는 없다.
3. 종류
로마시대부터 제조법, 산지와 연도를 구분하는 경향이 생겼다. 이는 제조법마다, 산지마다, 생산된 연도마다 다른 와인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산지에 위치한 포도원이라도 각자 밭의 토질, 포도나무의 수령, 취급법 등이 다르다. 게다가 매년 조금씩 달라지는 기후나 상황 등에 따라서 생산되는 포도의 품질에 차이가 발생한다. 유명한 포도원(와이너리)에서 생산한 우수한 연도의 와인의 가격이 대체로 비싼 이유이다.
좋은 품질의 와인은 오래된 것일 수록 숙성기간이 길기 때문에 가격은 더욱 비싸지나, 너무 오래되면 산화되기 때문에 포도주로서의 가치는 없어진다.
3.1. 색에 의한 분류
화이트 와인, 레드 와인, 로제 와인 등 와인의 색으로 구분이 가능하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항목을 참고.
3.2. 식사순서에 의한 분류
와인의 종류는 미칠듯이 다양하기 때문에 맛과 향도 천차만별이고, 고기에 화이트, 생선에 레드를 곁들여도 괜찮은 경우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음식에 맞는 와인을 고르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서양의 코스음식(전채-스프-가금류-육류-후식)의 순서에 맞추어 와인을 분류하기도 한다.
• 식전주(스페인 셰리, 이태리 베르못, 알자스 또는 독일의 리슬링, 드라이한 샴페인 등)
• 테이블 와인: 식사 중에 메인음식과 함께 곁들이고, 14%내외의 알콜함량을 가진 와인을 말한다.
• 화이트 테이블 와인: 일반적으로 가금류나 생선류의 식사에 맞추어 제공되는 와인이다. 녹색이나 황갈색 계열의 포도를 사용한 것. 포도알에서 즙을 짜내어 만들었기에 적색도 아니고 흰색도 아닌, 투명함을 띈 황담색이나 황금색 등의색을 낸다. 청포도 계열로 담그는 것도 있다. 주로 사용되는 포도 품종으로는 샤르도네, 리슬링, 소비뇽 블랑등이 있다. 항목에도 나와 있듯이 가톨릭에서 미사주로 널리 쓰인다.
• 레드 테이블 와인: 일반적으로 육류의 식사에 맞추어 제공되는 와인이다. 잘 익은 흑색 계열 포도를 이용하여 껍질의 색소를 그대로 우러나게 만든 술. 색이 고우며 따로 클라레(Claret)이라고 지칭한다. 보통은 달콤하기보다는 쌉쌀하고 떫은 드라이 계열이며 향기가 몹시 좋다. 세간에는 고기를 먹을 때 곁들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사용되는 포도 품종으로는 피노 누아르, 카베르네 소비뇽, 메를로, 시라(쉬라즈) 등이 있다.
• 디저트 와인 - 후식에 맞추어 제공되는 와인(포르투갈 포트, 헝가리 토카이 등)
• 셰리: 색에 의한 구분으로는 화이트 와인의 일종이며, 디저트 와인또는 식전주로 활용된다. 주정강화와인으로, 일단 1차적인 숙성이 종료된 이후 브랜디와 섞어서 알콜 도수를 맞추고 오크통에서 3년간의 2차 숙성을 거친다. 그 후 병입해서 판매하게 된다. 오크통에서 숙성된 기간이 아닌, 병입 후부터 숙성 연도를 세는 것이 또 다른 특징이다. 특유의 향 때문에 제과가 아닌 일반적인 조리용으로는 거의 사용되지 않으며, 주로 식전주나 식후주로 소비된다. 당도에 따라 크게 드라이 셰리 / 미디움 셰리 / 크림 셰리로 구별하며 보통 한국에서 구할 수 있는 건 드라이 셰리와 미디움 셰리. 감칠맛이 뛰어나지만, 워낙 입지가 마이너한지라 구하기는 쉽지 않은 편이다.
• 포트 와인(port wine): 주정강화와인으로 브랜디를 넣어 18~20%의 알코올을 갖도록 강화한 포도주다. 역시 구하기 쉽지 않은 편이다. 포르투갈의 포르투라는 이름의 도시가 어원이다. 코냑처럼 포르투 인근에서 만든 것에만 이 이름을 붙일 수 있다.
• 귀부 와인(토카이 등)
3.3. 양조방식에 의한 분류
• 스파클링 와인: 탄산이 함유된 와인, 탄산가스가 포함되어 있어 마개를 따면 펑! 소리가 나고, 흔들었다 따면 탄산이 폭발적으로 치솟는다. 색도 황금색으로 아름답기에 기념식, 축하식 등에서도 다양하게 사용된다. 다만 이건 어디까지나 행사용이므로 정말 마실 용도인 스파클링 와인은 흔들지 말자. 콜라 같은 탄산음료를 흔들어서 김빼고 마시는 꼴과 같다.
- 샴페인: 샹파뉴 지방에서 만든 스파클링 와인. 다음과 같은 과정으로 만들어진다. 세간에서 샴페인이라고 파는 건 거의 다 가짜고, 프랑스 샹파뉴 지방에서 만든 와인만 샴페인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다.(심지어는 광고문구에 "이 가격에 구매하시면 스파클링 가격이 샴페인을 사시는 것과 같습니다!"라고 적었다고 태클이 들어온다!) 나머지는 그냥 스파클링 와인이므로 구매 시 주의를 요한다. 포도 수확 뒤 특별한 통 속에서 1차 발효하고 병 속에 넣고 당분, 향신료를 넣어 2차 발효하는 과정을 거친다.
• 로제 와인: 레드 와인을 만드는 것과 비슷한 품종을 쓰지만 즙만 짜내고 껍질은 버리거나 숙성 과정에서 껍질을 걷어낸 와인으로 분홍색 또는 진홍색의 말간 모습을 보인다. 껍질을 벗긴 포도로 담근 와인은 화이트 와인이 아닌 로제 와인이라고(...) 맛의 종류가 몹시 다양하며, 세간에는 생선이랑 곁들이면 좋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 주정강화 와인: 발효과정중에 알콜을 첨가하여 발효를 중단시키는 방법을 사용한 것이다.
- 셰리, 포트 와인 등
• 귀부 와인: 곰팡이 균에 의해 부패되어 수분이 증발되고 당도가 높아진 포도만을 선별하여 양조하는 고급 와인
주변에 흔하여 쉽게 만들어지는 술로 생각할지도 모르나 만드는데 다소 까다로운 조건을 요구한다. 우선 포도주를 만들기 위한 포도는 수확한 것을 바로 발효시켜 사용해야 하며, 이 기회가 1년에 한 번이고, 기후 조건, 토질, 품종, 숙성 기간 등 여러 요소가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일정한 품질의 포도주를 뽑기 위해선 요령이 필요하다. 게다가 포도주를 만들 수 있는 포도품종은 아주 제한적이며, 적합한 토양과 기후가 뒷받침되어야 하기 때문에 포도주생산지도 흔치 않은 것이다.
대신 이렇게 다양한 조건의 변화에 따라 맛이 천차만별로 달라지는 특성 덕에 종류도 굉장히 늘어났다. 원래 품질은 프랑스나 독일 것을 으뜸으로 쳤고, 생산량은 이탈리아나 포르투갈, 스페인 등의 것이 많았지만 세계대전과 병충해인 필록세라 등으로 프랑스의 포도가 완전 초토화돼서 와인산업이 위기를 겪기도 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와 이탈리아, 스페인은 와인 생산 1~3위를 계속 다투고 있는 중이다.
포도주의 산지를 구분할 때 쓰는 표현으로 구세계 와인(Old world wine)와 신세계 와인(New world wine)이라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구세계는 로마 제국 이후 오랫동안 포도를 재배해 포도주를 생산한 유럽 지역을 뜻하며, 신세계는 근대 이후 유럽 국가들이 세력을 확장해 식민지를 삼으면서 유럽식 포도주를 생산하기 시작한 아프리카, 아메리카, 오세아니아 등의 지역을 의미한다.
신세계 와인에 비해 구세계 와인이 좀더 값 비싸고 품질이 좋다는 선입견이 강하다. 그러나 현대에는 신세계 와인도 구세계 와인들을 따라 잡기 위해 꾸준한 포도재배 및 양조기술의 개량을 통해 구세계와인을 사실상 따라잡은 상황이라 단순히 신세계, 구세계만으로 와인의 품질을 판단할 수는 없다. 가장 대표적인 예가 바로 파리의 심판이다. 칠레,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등을 비롯한 신세계와인들은 대체로 구세계와인보다 못하지만, 가성비를 생각해보면 좋다라는 식의 평가가 많은데, 대체로 편견에 기반한 평가들이며 블라인드테스트에서 더 좋은 평가를 받는 경우도 제법 있다. 구대륙의 유명 와인 메이커들이 직접 또는 합작으로 신대륙에서 와인을 만드는 경우도 있다. 대표적인 것이 프랑스의 샤또 무통 로쉴드로 유명한 바롱 필립 로쉴드가 칠레에서 만드는 알마비바. 북반구와 남반구는 계절이 반대기 때문에 양조 전문가들이 유럽의 포도 수확철에 와인을 양조한 다음 남아메리카나 오세아니아에 가면 그곳 포도 수확철에 맞춰서 와인을 양조하는 것이 가능하다.
3.4.1. 구세계 와인
• 프랑스: 지형과 토양, 기후 등 포도에 영향을 주는 모든 요소에 최적의 자연조건을 갖추고 있는 국가. 농산물 중에서 와인이 차지하는 비율이 10%이며 전체 와인 중 레드 와인이 약 60%로 생산된다고 한다.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와인 생산국으로 이탈리아와 더불어 최고의 와인 생산량을 자랑한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항목을 참고.
• 이탈리아: 로마시대부터 와인의 종주국으로 3000년의 역사를 가지고 있다. 길게 뻗은 국토의 특징으로 언덕과 산악지대가 많은데다 바다로 둘러싸여 있기 때문에 지역별로 와인의 특징이 강하고 다양하다. 포도재배 면적은 스페인과 프랑스에 이어 3위이고 와인 생산량, 소비량 수출량은 1위인 프랑스에 이어 2위이다.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산지오베제, 네비올로, 바르베라, 코르비다 등이 있다. 오랜역사와 전통을 와인에도 점목시켜 상당히 풍부하고 세련된 느낌이 강하다. 대표 와인들은 산지오베제의 변종인 브루넬로를 사용해 만든 '브루넬로 디 몬탈치노(BDM)', 네비올로를 사용해 만든 '바롤로'이다.
• 스페인: 포도재배 면적이 115만 핵타르로 세계 최대지만 넓은 경작지에 비해 관련 시설이 빈약하고 날씨가 대체적으로 건조하기 때문에 생산성은 좋지 않은 편이다. 그걸 극복하기 위하여 과학적인 방법을 도입하여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중. 자세한 항목은 해당항목을 참고.
프랑스, 이탈리아에 가려서 그렇지 가성비도 나쁘지 않은 편이고 주로 카탈루냐 지방에서 생산된다. 잘 알려진 스페인 와인으로 셰리(Sherry)가 있는데, 스페인의 와인생산량의 6%정도에 불과하다.
• 포르투갈: 포르투갈은 생산의 절반은 영국과 프랑스, 미국, 독일에 수출하는 와인의 왕국이다. 이름난 술은 열손가락을 넘는데,향기와 맛의 비밀은 포도의 종류와 꼼꼼한 관리에 있다. 북서부의 대서양 연안에에서 생산되는 비뉴 베르드는 빨강이나 하양이 다같이 맛이 산뜻하고 향기가 높으며, 적당한 산도와 거품으로 온 세계의 사랑을 받고 있다. 병에 넣어 익히는 방법도 특이하지만, 포도의 재배방법도 재미있다. 덩굴이 4.5m에서 때로는 10m를 넘는 것도 있다. 포트 와인이라고 하는 도루 강 유역에서 생산되는 포도주는 식전주와 식후주로 인기있는데, 수출항 포르투에서 유래한 이름이다. 쏘는 맛이 있고 산도는 적으나 세례와 결혼의 피로연 등 특별한 모임에는 빠질 수 없는 고급술이다. 포도재배에 잔손질이 많이 가므로 값이 비싸진다. 당(포르투갈어: Dão)은 도루 남쪽으로 이어지는 지역인데, 레드와인 및 화이트와인 모두 향기와 맛에서 높이 평가되고 있다. 화이트 와인은 오래되지 않은 것을 높이 평가한다. 포르투갈 와인은 대부분 여러 품종을 섞어 사용하는대신 각 지역의 고유 품종이 있다. 대표적인 품종으로는 토우리가 나시오날, 틴타 카웅, 틴타 로리즈, 틴타 바로카, 토우리가 후란세사, 틴타 아마렐라 등이 있다.
와인의 등급은 V.Q.P.R.D(산지 한정 고급와인)로 고급을 DOC, 고급와인에 들기 위한 준비단계를 IPR로 두고 있고 Vinho de Mesa(일반 와인)의 범주 안에 지역 와인을 포함하고 있다. DOC 지역 와인 생산업체들은 V.Q.P.R.D보다는 DOC 표기를 고집하고 있다. 전국에서 포르투갈의 와인이 생산지만 지명도 높은 산지는 포트와인의 산지로 유명한 도우로(Douro)지역에 대부분 있다.
• 독일: 프랑스, 스페인, 이탈리아 등에 비해 독일은 추운 날씨와 잦은 비로 포도재배에 적합하지 않은 자연환경을 가지고 있지만 이러한 환경을 극복하고 품질 좋은 화이트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독일은 다양한 화이트와인을 만들고 있으며 알코올 도수가 낮고 약간 단맛이 있는 와인이 특히 유명하다. 1980년대까지 독일에서 생산되는 와인의 약 90%가 화이트와인이었으나 프렌치 패러독스 이후 레드 와인이 선호되면서 생산비율이 증가하여 현재 약 30% 정도가 레드 와인이다.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마니아 층에서는 알코올 도수가 낮고 약간 단맛이 있는 와인이 유명하다. 자세한 것은 와인/독일 항목 참조.
• 조지아: 한국이나 서유럽에서는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러시아를 비롯한 구 소련권, 동유럽에서는 아주 유명한 와인 생산지다. 과거 공산진영에서는 조지아 와인을 최고로 쳤을 정도. 조지아 와인은 종류만 해도 어마어마하게 많은데 대표적인 브랜드로는, 조지아 동부 카헤티 지역의 우수한 포도종 사페라비(Saperavi)로 만들어지는 조지아 와인의 대표 브랜드 사페라비와 킨즈마라울리(Kindzmarauli), 무쿠자니(Mukuzani)가 있고, 또 르카치텔리(Rkatsiteli)와 므츠바네(Mtsvane) 포도종으로 만들어지는 치난달리(Tsinandali), 스탈린이 즐겨 마셨다고 해서 유명해진 흐반치카라(Khvanchkara)도 있다.
'이 작은 나라에서 무슨 와인이 나와?' 하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조지아가 와인의 최초 발생지라는 점은 흑해 연안에서 족히 8천년 전의 포도씨가 발견되어 입증이 됐다고 한다. 즉 8천년 전부터 와인을 만들어왔던 셈이다. 그런데도 과거 소련 가맹국이었던 데다가 국력이 떨어지다 보니 프랑스, 호주, 미국, 이탈리아, 칠레 등 선진국 와인의 등살에 밀려서 잘 알려지지 않았다. 그래도 러시아에서는 조지아 와인을 정말 최상으로 치는데, 남오세티아 전쟁으로 러시아에서 잠시동안 조지아 와인 수입을 금지했을 때 조지아와 러시아 양쪽 모두에서 난리가 났다니 러시아 쪽에서는 많이 찾는 듯 하다. 조지아가 친서방정책을 펼치며 러시아와의 관계가 소원해진 것이 와인 수출에 악영향을 끼치게 되었고 미녀들의 수다의 조지아 출신 출연자 타티아 마나가제가 미녀들의 수다에서 자국 와인을 홍보하는 등 수출 노선의 다양화에 힘쓰고 있다.
• 몰도바 : 위 조지아와 함께 옛 공산권 최고의 와인 생산국 중 하나. 냉전의 영향으로 공산권 바깥 특히 한국에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와인 창고인 '밀레스티 미치'는 과거 석회석을 채굴하던 광산으로 세계에서 가장 거대한 와인창고로 기네스북에 등재되어있는데 그 길이가 무려 250km이며 일반인에게는 55km구간만 개방했다. 자동차로 들어갈 수 있다.
• 터키: 이슬람 국가이자 지난 수백년간 이슬람 문화권인 터키도 와인생산국 중 하나이다. 과거 로마시대 기독교가 박해를 받을 때, 수 많은 신도들이 박해를 피해 카파도키아로 이주하고 포도재배를 시작한 역사가 있다. 그리스인들의 정착마을인 쉬린제 등에서도 와인을 생산하고 있다.
• 튀니지, 알제리, 모로코 : 술을 종교적으로 금기시하는 이슬람교를 믿는 북아프리카 국가들이라 "앵?이 나라도 포도주 생산함?"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으나, 지중해성 기후에 포도주를 생산하기에 적합한 기후와 지형을 가진 곳이다. 이슬람 전래 전 로마 제국의 지배의 영향으로 포도주를 만들어 먹던 시절도 있었다. 현재에도 양조용 포도 재배 농가들이 있으며, 각국의 정부에서 법적으로 포도주, 맥주 등의 주류 생산 및 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마공, 마모니아, 투랄, 뵈 파페, 발 피에르 같은 포도주들이 유명하다.
3.4.2. 신세계 와인
최근에는 신세계 와인이 가성비를 무기로 뜨고 있다. 신세계 와인은 미국과 아르헨티나, 오스트레일리아, 칠레, 남아프리카공화국 순으로 생산량이 많다. 특히 한국에는 칠레와의 FTA 체결을 계기로 뛰어난 가성비를 바탕으로 한 칠레산 와인을 흔히 볼 수 있게 되었다.
• 칠레: 생산량 대비 수출 점유율 1위인 수출 주도형 와인 생산국으로 포도재배에 가장 이상적인 환경을 가진 곳이다. 가성비가 좋은 와인을 생산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세한 내용은 해당항목을 참고하자.
• 미국: 유럽 와인에 비해 저렴하고 좋은 품질로 알려져 있다. 필록세라와 경제 대공황, 금주법 등으로 와인산업이 발전하지 못하다가 1933년 금주법이 폐지 되면서 캘리포니아에서 와인산업은 부흥 하기 시작한다. 캘리포니아의 생산량이 90%라고 하니 미국와인은 대부분 캘리포니아 산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품종으로는 카베르네 소비뇽, 진판델, 메를로, 쉬라, 피노누아, 샤도네이 등이 있다. 높은 알코올 도수, 오일리, 버터리한 향이 레드, 화이트 가릴것 없는 특징이며 기업 차원에서 수출 대상 국가 사람들의 입맛에 맞게 전략적으로 제조하여 판매하는것으로 유명하다. 또한 고급 와인들의 경우 프랑스 스타일의 와인을 생산하려는 노력을 많이 한다.
• 호주: 19세기부터 유럽에서 포도를 도입하여, 뉴사우스웨일스의 헌터 밸리에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하였다. 이 때부터 영국이 주요 시장으로 발전하였고, 요즘은 경제적으로 발전하여 소비층이 늘어나 가까운 동북아시아권에서 판촉을 활발히 하고 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달콤한 디저트 와인과 값싼 테이블 와인 위주로 생산했으나 1980년대부터 펜폴즈 그랑지를 위시한 고급품을 만들어 국제적인 명성을 얻기 시작하였다. 세계 4위의 와인 수출국이면서, 와인 소비도 영어권에서는 뉴질랜드와 더불어 1인당 소비량이 가장 많다. 여느 신대륙 와인처럼 가성비가 괜찮고 한국의 할인마트 등에서도 비교적 저렴한 가격에 구매할 수 있다. 또한 국가 차원에서 코르크대신에 스크류 캡을 쓰길 권하기 때문에 소주뚜겅같은 스크류캡이 달린 와인이 많다. 주요 품종은 단연 쉬라즈. 이 곳의 최고급 와인들은 문화재로 지정되어 있는데, 영국인들의 대단한 와인사랑과 더불어 1788년에 호주에 이주해서 척박한 땅을 가꾸고 영유하게 된 고급와인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것이다. 최대 130년가까이 수령이 된 포도나무에서 양조된 와인이라면 충분히 그럴만한 가치가 있다는 것.
• 남아프리카공화국: 아프리카에서 비교적 비옥한 편이고 일부 포도품종을 재배하기 적합한 환경을 가지고 있다. 식민지개척시대 이후로 백인들이 많이 이주해서 와인산업이 시작되고,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스파클링 와인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3.4.3. 기타 지역
참고로 중국이나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지역의 와인은 이 구분이 애매한 편이다. 사실 중립적으로 보자면 이 신/구세계 표현이 다분히 유럽 중심주의적인 시각이기 때문이다. 시중의 와인 관련 서적에서도 아시아 지역의 와인은 신세계와는 별개의 지역으로 놓거나 아니면 신세계와인으로 포함하되 별도로 설명하는 등 통일이 되어 있지 않다. 우선 대표적인 와인 생산 국가(프랑스, 이탈리아, 스페인, 포루투갈, 독일, 칠레, 미국, 오스트레일리아, 남아프리카 공화국, 튀니지 등)가 적성되어 있으며,
• 일본: 메이지부터 와인시장 개척을 시작했으나, 일본 제국 시절의 각종 병크와 더불어 마찬가지로 닫힌 시장, 인지도 부족 등으로 100년가까이 침체되어 있었다. 그러던 와중 도쿄 올림픽과 1970 오사카 엑스포를 통해 국제교류가 활발해지면서 국민들에게 와인의 인지도가 높아지며 소비자층이 생기게되었고 유럽의 울타리식 재배를 도입하고 다양한 종의 해외 와인포도의 재배도 시작하였다. 이후 본격적인 와이너리들도 등장해 해외에 수출할 수준은 안되지만, 각각 지역마다 특성있는 특산물로서 와인이 명맥을 잇게 되었다. 21세기에 들어서 겨우 대기업에서도 일본에서 재배한 포도로 생산한 와인을 내놓기 시작하였고, 순수 일본산 와인들만을 모아 품질경쟁을 하는 일본 와인 대회가 열리는 등, 다시금 와인시장에 활기를 불어넣고자 하는 움직임이 보이기 시작했다. 2014년엔 국회에서도 와인 법 제정을 위한 연구회가 발족되었고, 2015년엔 산토리에서 제대로 된 일본산 와인을 싱가포르 등의 아시아 시장으로의 수출을 시작했다.
• 중국: 유럽식으로 와인을 만들기 시작한 것은 1892년 장필사(張弼士)가 장유(張裕)포도양주공사를 설립하면서 부터이다. 이 장유 와인이 중국산 와인 중 가장 대표적인 와인. 산둥성, 허베이성 등이 포도 산지로 유명하다. 의외로 양적으론 중국 또한 작지 않은 규모의 와인 생산국이다. 사실 중국은 세계 최대의 포도 생산국이다. 일단 포도주 제조로 다수가 소비되는 유럽과 다른 나라와 달리 중국 포도는 생식용이나 기타 식품 가공용으로 더 많이 소비되기에 중국의 포도주 생산량은 많지 않은 편이었으나, 최근 중국의 와인 수요가 크게 늘어나고 있고 포도주 제조 기술도 발전하면서 메이드 인 차이나의 악명과는 달리 질 또한 상당히 좋아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간쑤 성, 신장웨이우얼 자치구, 허베이 성 등이 포도 생산에 매우 적합한 지역인데다가, 제조 기술도 발전하면서 중국은 최근의 포도주 생산국으로 떠올랐다.
• 한국: 한국에서 와인의 첫 생산은 1968년 '선리 포트 와인'이 시초이나, 본격적으로 와인이 대중화된 것은 1977년 '마주앙'을 생산하면서 부터이다. 포도 산지로 유명한 무주군, 영동군 등의 포도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현재 토종 와인 브랜드로는 마주앙이 유일하다시피 하다. 1976년 막걸리 생산이 금지되던 시절에 동양맥주가 정부의 권유를 받아 경상북도 경산시에 농장, 공장을 세워 생산한 브랜드로, 와인 수입이 거의 없던 때 국내 시장을 독점하다시피 할 정도였다고. 물론 현재는 그런 거 없고 천주교의 미사주 등으로 겨우 명맥을 이어 가는 중이다. 국내에서 생산한 포도로 레드 와인과 화이트 와인을 만드는데, 국산 와인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준수한 퀄리티를 보여 준다.
참고로 국내 주류 브랜드인 진로에서 만드는 '진로와인'은 국내에서 볼 수 있는 와인 중 가장 가격이 싸다. 보통 2000원대 중후반에서 볼 수 있다.
• 북한: 믿기지 않겠지만 북한에서도 포도주를 생산한다. 북한의 포도주는 북한 지역 중 상대적으로 과일을 많이 재배하는 자강도에서 주로 생산된다. 주요 포도주 공장으로는 1956년에 세워진 강계포도술공장이 있다. 이 공장에서는 강계포도술, 목련포도술, 붉은포도술, 탄산포도술 등의 포도주를 생산하며 포도주 이외에도 포도 리큐르인 인풍술과 배 리큐르인 백로술도 생산한다. 북한의 포도주는 남북관계가 상대적으로 나았던 시절 남한에도 수입된 적이 있다.
4.2. 와인의 라벨 읽는 법
와인병에 붙어있는 종이인 라벨(Label)은 일종의 신분 증명서로 와인의 이름과 원산지, 등급, 제조업자등이 상세하게 적혀있기에 읽는법을 알아두면 현재 마시는 와인에 대한 정보나 와인을 구매할때 많은 도움이 되니 알아두자. 단, 국가나 생산지마다 라벨의 표기법이 약간씩 다를 수 있으니 참고할 것. 그리고 아주 오래된 고급 브랜드의 와인 라벨은 수집가들 사이에서 고가에 거래되는 컬렉션이 되기도 한다.
• 1(와인의 이름): 샤토 마르삭 세귀뇨(Château Marsac Seguineau)
• 2(등급표시): 크뤼 부르주아 급
• 3(생산지역): 보르도의 마고
• 4(AOC): 마고(Margaux) 원산지
• 5(빈티지): - 포도 수확연도
• 6(생산자주소)
• 7(소유주): 와인 양조장의 소유주
• 8(병입주체): 와인 병입작업 회사와 대표 작업자의 이름
• 9(알콜도수)
• 10(용량)
• 11(생산국가)
• 12(레콜테(Récolte)) - 수확(harvest)이라는 뜻으로 빈티지와 같은 내용을 표기.
• 13(병입번호) - 병입한 와인의 번호
• 14(수상기록) - 각종 와인대회의 수상경력 및 기록
• 15(생산코드) - 생산 관리와 유통 경로 등의 추적을 위해 사용하는 코드.
이 외에 와인에 사용된 포도품종/비율을 표기하기도 한다
4.3. 고를때 주의할 점
편의점이나 할인 매장에 파는 것이라고 해서 다 나쁜 것은 아니다. 될 수 있으면 뉘어져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겠지만 할인 매장의 와인은 회전율이 빠른 편이기 때문에 오래된 것만 아니라면 크게 문제 없다. 오히려 와인샵보다 가격도 저렴하기 때문에 현명한 선택이 될 수도 있다. 단 편의점에서 판매되는 것은 직사광선에 노출되기도 하니 조심할 필요가 있다.
와인은 주변 요리와의 조화가 중요한 술이니 무작정 고르는 것보단 전문가의 추천을 받는 게 좋다. 전문가가 없다면 일단 아래와 같은 방법을 택해 보자.
• 빛깔을 확인한다. 다갈색이면 병속에서 산화된 저급 와인.
• 흐린 색이면 양조되다가 탱크의 금속 성분 등이 녹았을 가능성이 있다. 최악.
• 냄새를 맡을 수 있다면 맡아보자. 고약한 냄새나 마른잎 냄새가 나면 발효중 밀폐가 안된 것.
• 신 냄새는 효모가 스며들었을 가능성이 있는 것.
• 누린내가 난다면 포도 안의 당분이 과다 숙성된 탓.
4.4. 와인 병과 잔
와인을 생산한 지역에 따라 병의 모양에 차이가 있지만, 레드 와인은 짙은 갈색, 화이트 와인은 초록색, 귀부 와인은 투명한 병의 색을 사용하는 편이다. 신대륙에서는 품종 또는 와인스타일에 따른 구대륙의 병을 사용하는데, 대체로 병이 두껍고 조금 멋을 부린 세련된 형태로 디자인한다. 병의 크기도 천차만별인데, 주로 유통되는 와인병의 크기는 하프(0.375L), 스탠다드(0.75L), 매그넘(1.5L)정도이다. 적절하게 보관할 수 있다면 와인병이 클수록 장기보관에 유리하다고 한다.
포도품종이나 지역에 따라 권장되는 와인잔의 모양도 다르다. 예를 들어, 부르고뉴/피노누아 와인잔은 넓지만 테두리가 좁아지는데 향기를 충분히 즐기도록 설계된 것이라고 한다. 스파클링 와인잔의 경우 좁고 깊은 모양에 받침대가 긴데, 기포를 오래 유지하면서 체온이 직접 닿지 않도록 받침대를 손잡이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한 것이다. 하지만 품종마다 와인잔을 구비할 필요는 없고, 시음에 사용되는 국제표준규격의 글라스만 있어도 충분하다. 와인의 빛깔을 제대로 확인하기 위해서 얇고 투명한 글라스를 상품으로 취급한다.
4.5. 보존법
병에 넣은 뒤에도 숙성이 진행될 수 있다는 게 브랜디와 다른 점이다. 코르크가 완전히 밀폐되지는 않기 때문에 극미량의 공기와 접촉하면서 숙성이 가능하다고 한다. 이상적인 보관 조건은 섭씨 12~14도 전후의 항온, 60~70% 정도의 항습, 어둡고, 잡냄새가 없으며 진동이 없는 곳이다. 이런 조건에서 고급 와인은 10~20년에 걸쳐 서서히 숙성하여 젊은 와인이었을 때는 없었던 복합적인 풍미를 띠게 된다. 하지만 코르크가 아니라 스크류 캡 와인에서도 숙성은 여전히 진행되는 점과 병안의 숙성은 코르크의 산소 투과가 문제가 아니라 그냥 병입할 때 처음부터 들어가는 공기로 충분히 발생한다는 연구도 있다. 보관이 중요한건 맞지만 코르크의 밀폐성 따문에 숙성이 가능한 것은 아닐지도 모른다는 말.
단독 주택이라면 어둡고 시원한 지하실, 혹은 마루 밑이나 계단 밑에 보관함을 만드는 게 이상적이며 여기 보관할 때도 신문지 등으로 광선이 안 닿게 싸서 병을 옆으로 뉘어 보관하는 게 좋다. 굳이 옆으로 뉘이는 이유는 코르크 마개의 건조를 막기 위해서이다. 하지만 아파트가 대부분인 한국의 주거 환경에서 위의 '이상적' 보관 조건을 만족시키기란 거의 불가능하다. 엉망으로 보관할 바에는 후딱 마셔버리는 게 술에 대한 예의(?). 와인 붐이 일면서 최근에는 저가형 와인셀러도 많이 나오고 있으니 능력이 되면 이런 장비를 갖추면 좋다. 김치냉장고로 와인을 보관해도 괜찮다. 일반 냉장고보다 좀 더 오래간다고 한다.
• 와인은 온도가 올라갈수록 숙성이 가속된다. 온도가 너무 올라가면 숙성이 아니라 아예 산화되어 식초처럼 삭는다. 수 년 이상에 걸친 장기 보관을 생각한다면 높더라도 보관 장소는 20도를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비교적 단기 보관이라도 30도를 넘는 곳에 와인을 두는 일은 없어야겠다.
• 습도가 낮은 곳에서는 코르크가 마르게 되며, 마른 코르크는 탄력이 떨어져서 밀폐성이 약화된다. 결국 외부 공기가 병내로 침투하여 와인이 산화될 수 있다.
• 직사광선은 와인에 치명적이다. 햇빛에 포함된 단파장의 빛, 즉 자외선과 같이 높은 에너지를 지닌 빛은 와인 성분의 결합 구조를 무너뜨린다. 직사일광에 오래 노출된 와인은 빠른 속도로 노화된다.
• 잡냄새가 심한 곳에 와인을 오래 두게 되면 그 냄새가 배어든다고 한다.
• 진동이 심한 곳에서도 역시 원만한 숙성을 이루지 못한다고 한다. 숙성 과정에서 타닌 성분은 긴 체인형태의 결합구조를 이루며 침전물을 이루어 가라앉고 여기에 안토시아닌계 색소가 흡착되어 색깔도 루비색이나 자주색에서 벽돌색, 홍차색으로 변화하게 되는데, 진동이 심한 곳에서는 이 체인구조를 제대로 형성하지 못한다고. 일반 냉장고는 냉각기 진동때문에(...) 장기보관에 적합하지 않다. 하지만 와인 셀러가 없다면 실온보다는 차라리 냉장고에라도 보관하는 것이 낫다. 일반 냉장고는 온도가 너무 낮고(5~6도), 진동과 잡냄새가 심하고, 습도도 낮아 와인 보관에 이상적인 조건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한 여름의 일반 실내 (에어콘 안켜면 30도를 육박)에 보관하는 것보다는 백번 낫다. 실제 일반 냉장고에 보관해 본 사람들의 경험담으로는, 1~2년 정도의 보관이라면 일반 냉장고로도 큰 무리는 없다고 한다. 프랑스 부르고뉴 지방에서 메종 루 뒤몽이라는 양조장을 운영하는 한국인 박재화 씨의 수필집에 냉장고 보관에 대한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한국에 들렀을 때 언니에게 선물했던 와인이 1년 뒤에 다시 와보니 그대로 일반 냉장고에 보관되어 있었는데, 따서 먹어보니 맛과 향에 아무런 이상이 없었다고 한다.
4.6. 건강
포도에 있는 폴리페놀이 항산화 물질이라 몸에 좋다고 한다. 그런데 어차피 알코올이고 체내에서 아세트알데히드가 발생하여 간을 훼손시키고 암을 유발하는데 몸에 좋을 리가 없다. 와인을 즐길 정도의 계층은 생활 습관들 중 건강에 좋은 것들이 많아서 건강한 편이란 것이 설득력 있다. 이 세상에 몸에 좋은 술 같은 건 없다. 소량의 알코올 섭취는 건강에 좋을 수도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지만 이는 포도주에만 국한된 것이 아니다. 실제로 끼니마다 와인을 즐기는 프랑스는 간암 발생률 1위 국가라고 한다.
하지만 적포도주에 포함된 폴리페놀 성분에 의해 심장질환 발병률이 프랑스가 매우 낮다. 알코올 때문에 건강에 좋지 않다고는 하지만 하루 한잔정도는 몸에 좋다고 한다.
4.7. 와인과 화학
다음 항목들에 대해 추가바람
말비딘, 안토시아닌, 폴리페놀, 항산화물질, 주석산
4.8. 한식/일식과의 마리아주
술 중에서도 특히 음식과 궁합이 잘맞아서 서양의 음식문화와 항상 함께 해왔다. 허나 와인에 포함된 유기산염으로 인해 김치, 간장, 된장, 고추장, 젓갈 등의 발효 식품 이나 어패류, 해조류 같이 비린내가 강한 음식과의 궁합이 최악이기 때문에, 발효 식품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어패류, 해조류가 상당한 비중을 차지하는 한국 요리나 일본 요리와는 대부분 어울리지 않는다. 흔히 와인의 안주로 치즈를 꼽는 경우가 많은데, 소수의 예외를 제외하면 오히려 치즈의 맛이 와인을 가려버려 궁합이 맞지 않다. 비슷한 예로 사치스러운 이미지 때문에 캐비아에도 와인을 곁들이는 경우가 많은데, 궁합은 당연히 최악이다. 캐비아의 경우 서양에서는 주로 보드카와 함께 먹는다. 딱히 보드카가 캐비아와 잘 어울려서 그런 게 아니라, 보드카 자체가 맛의 개성이 희박한 술이라 적어도 캐비아의 맛을 해치지는 않기 때문이다.
게다가 한국이나 일본이나 전통주가 매우 발달한 나라라서, 한식이나 일식이나 식사에 각각의 전통주, 즉 청주나 사케를 곁들였을 때의 궁합은 한식/일식의 개별요리를 해치지 않는 수준으로 궁합을 이룬다고 평가되는 와인과의 궁합보다 당연히 훨씬 뛰어나다. 특히 한식의 경우는 코스 별로 나오는 서양이나 일품요리가 발달한 일식과 달리 주식과 반찬들이 한꺼번에 나오는 한상 차림이기 때문에 더더욱 와인과의 궁합을 맞추기가 어렵다. 예시로 간단하게 쌀밥에 쇠고기 미역국과 배추김치, 조기구이, 한치 젓갈, 호박나물의 3첩 반상(밥과 김치, 국, 찌개는 첩수에서 제외된다.)을 차려 먹는다고 해 보자. 미역국이나 조기구이, 나물과 각각 궁합이 나쁘지 않은 와인들은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각각의 와인을 다른 반찬과 곁들인다면 그 궁합을 보장할 수 없다. 게다가 배추김치와 한치 젓갈과 궁합이 맞는 와인은 존재하지 않으므로 그 어떤 와인을 가져와도 이 3첩 반상과 어울리게 되지 않는 것이다.
사실 음식과 술은 상호작용을 하면서 발달했다고 보는 편이 옳다. 와인이 발달한 유럽에서는 와인에 어울리는 음식이 발달했거나, 반대로 그들의 음식에 맞는 술이 와인이라서 와인이 발달했거나, 하는 식으로 발달한 것이고, 그와 같은 맥락으로 일본은 사케, 한국은 막걸리나 소주 혹은 약주가 발달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니 와인을 무리하게 끼워맞추려는 강박관념이 문제다.
요리업계에 있어서도 한식/일식과 와인의 궁합은 큰 과제 중 하나라 계속 시도는 하지만 현실은 시궁창(...) 한식과 와인의 관계는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한 실정이다. 사실 한식과 와인을 접목시키는 시도부터가 그리 오래되지 않았으니 연구가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이런 현실이니 신의 물방울의 김치 와인같은 개드립처럼 한식과 와인의 궁합을 억지로 끼워맞추는 와인 스노브들도 심심치 않게 존재한다. 또한 신의 물방울에는 김치를 비롯한 한식 뿐만 아니라 모든 종류의 일식이 와인과 궁합이 맞는다는 와인 스노브다운 내용이 있으나 카리야 테츠의 맛의 달인에서 해당 내용을 정면으로 반박하는 내용이 연재된 적이 있다. 물론 맛의 달인의 해당 부분이 신의 물방울보다 10년도 더 이전에 연재된만큼 신의 물방울을 노린 것은 절대 아니고 신의 물방울 쪽이 그냥 깊은 통찰없이 아무 말이나 쓴 것이지만.
종합해보면 한식/일식은 와인과 어울리지도 않을 뿐만 아니라 와인의 대체재로서 청주와 사케라는 훌륭한 전통주들을 각각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굳이 와인과 궁합을 맞출 이유가 없다.
마리아주라곤 할 수 없지만, 인터넷에 떠돌아다니는 레시피를 보면 장아찌(또는 피클)을 만드는데 와인을 집어넣는 경우는 있다(...)
다만, 삼겹살이나 한우 구이 등과는 궁합이 잘 맞는다. 삼겹살도 쌈을 싸먹을때는 별로지만 간단하게 소금쳐서 구운 삼겹살이나 별다른 양념을 하지 않은 한우 로스구이의 경우는 너무도 당연하게 레드 와인과 궁합이 좋다.
4.9. 페이크? 허세?
하지만 와인 감별, 와인 전문가, 와인 평가 등에 허풍과 거짓이 대다수라는 주장도 있다. 물론 값싼 와인이랑 비싼 와인이 둘다 맛과 향이 똑같다는 의미는 아니다. 모든 와인은 재각각 고유의 풍미가 있는 것이 당연. 와인 전문가들도 와인 맛의 일부 특징을 잡아내서 이러이러하니 이 와인이 어디 산지이고 언제 생산됐는지를 맞춘다기보단, 이미 과거에 마셔본 와인의 맛과 향을 기억해서 알아내는 것이다. 와인도 다른 음식들과 마찬가지로 개인 기호차가 심하게 나뉘는 음료이다. 그러므로 와인의 값이나 명성 등 전문가의 평만 보고 좋은 평가를 받은 와인이 무조건 좋은 와인이라고 여기지 말자.
일단 과학적인 연구결과는 와인 전문가가 꽤 능력이 있다는 결론을 내고 있다. 와인을 잘 모르는 초보자들이라면 심지어 적포도주와 백포도주도 구분 못하는 추태를 보여줄 수도 있으나, 90년도에 시행된 한 연구에 따르면 와인 전문가들은 초보자들에 비해 와인의 차이를 더 잘 감지할 수 있었다.
특히 와인에 대한 허세는 정작 본산지인 유럽보다는 미국이나 동북아시아에 매우 심한 상황. 정작 유럽에서 와인은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술이고(물론 종류별로 다르다) 거의 식생활의 일부화되어 있어서 허세가 덜한 반면, 미국이나 동아시아에서는 비싼 와인을 마신다, 와인에 대해서 좀 안다라는 것을 마치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우월하다라는 식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많다. 와인 소비가 매우 많고 로컬 와인이 대다수를 차지하는 유럽에서는 그런 허세를 찾기는 좀 힘들다. 이는 와인이 소득 대비 매우 저렴한 호주도 마찬가지다.
5. 집에서 만들 때
집에서 만들수도 있는데 약간의 재료가 필요하다. 물론 시중에서 파는 와인 정도의 맛을 기대하면 낭패. 그냥 집에서 자체적으로 와인을 만들 수 있다는 것 정도로 만족하자. 사실 한국산 포도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캠벨종은 그냥 먹기엔 적합하나 와인을 담기에는 부적합한 것도 이유 중 하나다.
준비물은 한국산(한국인이 구하기 쉬울테니) 캠벨종 포도 10Kg 기준으로 설탕 1.5Kg~3Kg, 이산화황, 벤토나이트, 아황산염, 효모. 이 중 포도와 설탕을 제외한 나머지 재료는 인터넷 와인 셀러에서 쉽게 구매 가능하고, 구하기 어려울 경우 없어도 크게 상관은 없다. 단 이산화황은 되도록 쓰는 편이 좋다. 이산화황을 사용하지 않으면, 웬만큼 깨끗하게 살균하지 않는 한 잡균이 번식하여 와인을 망치는 수가 있다.
• 포도를 물에 헹군다. 씻는게 아니다! 불순물을 털어낸다는 느낌으로 가볍게 헹궈만 주는게 포인트. 이때 껍질을 벗겨내서 알맹이만 골라내면 로제 와인화이트 와인에 가까운 술을 만들 수 있다. 껍질까지 넣으면 물론 레드와인에 가까운 술. 그 후 줄기를 따고 알만 자근자근 눌러서 터트려준다. 씨는 들어가도 상관없으나 으깨지지 않도록 조심하자. 쓴맛이 배어 나올 수 있다. 집에서 조금 담가 먹는 것보다는 당연히 생산량이 많아야 했던 와이너리에서는 과거 이 과정을 발로 했다. 그렇다고 무슨 발 페티시 돋는 이유가 있었던 것은 아니고, 손으로 해봐야 그 많은 포도 양을 생각해보면 택도 없는 일인데다가 도구를 이용하자니 씨가 으깨질 위험도 있고, 기계를 쓰려고 해도 그럴만한 기술이 없었던 것. 요즘은 그냥 기계로 하고 발로 밟아 터뜨리는 것은 행사 때나 한다고.
• 깨끗하고 습기 없는 통에 포도알과 즙을 넣고 설탕을 포도 무게의 15~30%정도 넣는다. 와인의 당도를 결정하는 과정이다. 달콤한 와인을 원할경우 설탕을 넣는다. 보통 와인제조용 포도의 경우 당도가 높아 따로 설탕을 안 넣어줘도 되지만, 일반적인 한국산 포도의 경우엔 당도가 떨어져 따로 첨가하지 않으면 식초가 되어 버릴 수도 있다. 설탕을 많이 넣을 수록 도수가 높아진다.
• 이산화황을 소량 첨가한 후 서늘하고 그늘진 곳에 보관한다.(잡균 제거용) 이때 완전 밀폐하면 포도 껍질에 자체적으로 붙어있는 효모가 번식하지 못하므로 먼지만 들어가지 못 할 정도로 용기를 닫아둔다.
• 7~10일 가량 숙성 시킨 후, 개봉하여 흡착기(혹은 깨끗한 천)로 즙을 짜낸다. 남은 찌꺼기는 폐기하고, 착즙한 포도즙을 밀봉하여 보관한다. 효모가 있다면 넣어준다.
• 약 3개월을 숙성 시키면 제대로 먹을 수 있는 와인이 되고 맛까지 제대로 우러나오려면 1년은 있어야 한다.. 숙성 과정에 벤토나이트(쉽게 말해 화산재)를 넣으면 포도즙 내의 불순물을 빠르게 바닥으로 가라 앉혀 보다 투명한 와인을 만들수 있다.
중간에 용기 안에 가스가 들어차게 되는데, 에어 캡이 없다면 최대한 산소가 유입되지 않도록 일주일에 한번씩 가스만 빼주고 바로 뚜껑을 닫아야 한다. 가스를 안빼줘서 용기가 파열해 버리면 대략 낭패.
완전히 숙성이 끝난 와인에는 소르빈산을 첨가하여 효모를 죽이고 병에 담아 밀봉한다. 소르빈산을 첨가하여 밀봉한 와인은 병을 개봉하는 순간부터 품질이 떨어지기 시작하므로 소량에 걸쳐 나눠 담아서 먹을만큼만 개봉하는 것이 좋다.
6. 여담
• 한국에서는 고급스럽고 비싼 이미지지만 사실 나라나 지역에 따라서는 와인이 물보다 싼 곳도 있다. 과장이 아니라 글자 그대로의 의미로 포르투갈, 스페인, 프랑스, 이탈리아 등은 리터 당 가격이 와인이 물보다 싸다(...). 프랑스 마트 가면 한국에서 소주나 막걸리 한 병 사는 것보다 더 싼 것도 많다. 농장에서 주유하듯 바로 플라스틱통에 바로 받아가는 경우도 있다. 물론 물보다 싼 와인은 현지에서도 다들 저급...이라기엔 세계적으로 수출되는 중급 정도 와인들도 왕창 싸다. 한국에선 유명 와인 취급 받으며 팔리는 보졸레 누보나 디아블로 시리즈 등도 현지 가면 거의 한국에서 막걸리 마냥 싸다(...). 대강 한국에서보다 3분의 1~2분의 1 수준. 또 오스트레일리아 역시 워홀러나 유학생들에게는 가장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술이 소주도 맥주도 아닌 바로 와인이다. 다만 이건 알콜 도수와 리터당 가격을 고려했을 경우. 제일 싼 술은 여기서도 맥주다. 호주에서 맥주는 많이 살 경우 리터당 가격이 거의 물 수준으로 내려가지만, 와인은 그 수준까지 내려가지는 않는다. 와인이 맥주보다 더 호주에서 고급이미지고, 맥주는 노동자들 술이라는 인식은 똑같다.
알콜 중독자들 중에서도 이렇게 값싼 와인을 물처럼 마셔대는 부류를 'wino'라고 부르는 말이 있을 정도. 이는 알콜 도수 대비 가격이 제일 싼게 와인이라 와인을 한국사람들이 소주/막걸리 마시듯이 취할려고 퍼 마시기에는 와인이 딱이기 때문이다.
• 숙취에 관해서는 막걸리와 함께 본좌급인 술이니 과음은 절대 금물. 그나마 숙성 과정을 거친 것들은 좀 낫다고 하지만, 숙성 과정을 극단적으로 생략한 프랑스의 보졸레 누보나 오스트리아의 호이리게 같은 햇와인은 과음하면 거의 예외없이 직빵이다. 와인을 증류한 브랜디도 증류주 중 가장 숙취가 심하다. 애초에 서양에서 와인은 취하기 위해 마신다는 개념의 술이 아니다. 독주를 주로 마시는 문화권에서 와인을 그렇게 소비하다 보면 숙취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일 뿐이다.
• 보통 화이트가 레드보다 숙취가 심하다는 설이 있지만, 오히려 해외에서는 적포도주가 더 숙취가 심하다는 게 중론. 아예 Red Wine Headache라는 명칭까지 존재한다. 적포도주에는 백포도주보다 세로토닌 과다 분비를 유발하는 탄닌 외에도, 히스타민, 프로스타글란딘, 타이라닌 등의 아미노산 유도체가 풍부하기 때문에 두통을 유발한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 세계에서 1년에 가장 많이 포도주를 마시는 나라는 바티칸이다. 바티칸 시민이 1년에 마시는 평균 포도주의 양은 약 74L, 병으로 치면 1인당 약 98.6병에 이른다. 이런 높은 수치는 바티칸에서 미사 중 성체성사를 비롯해 대부분의 공동 식사에 와인이 음료로 제공되기 때문이다. 또한 바티칸에서는 거의 대부분의 와인이 면세혜택을 받고 있으며, 와인을 공급하는 업체도 1곳으로 독점 운영되고 있어 와인 소비를 부추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도시국가를 제외한 통계를 보면 1인당 와인 소비량은 당연 프랑스가 1위로, 약 50L 전후로 집계된다. 이탈리아와 포르투갈도 그 뒤를 따라 엎치락 뒤치락하는 수준이며, 의외로 슬로베니아도 상위권이다.
• 스펀지에서 와인에 방사선을 쪼이면 맛이 달라진다는 주제를 다루었을 때 한 소믈리에는 일반 와인(방사선을 쏘이기 전의 와인) 맛을 보고 이렇게 표현하였다.
음... 신세계와 구세계의 중간적인 냄새가 많이 나고요
음... 표현을 하자면, 굉장히 처음 보았지만 처음 본 것 같지 않은 풍경
마치 이베리아 반도의 탱고의 여인, 탱고를 추는 여인
하지만 그 여인이 친숙하게 느껴지는 그런 느낌을 받았습니다.
이 표현은 비웃음을 사기도 했으나 사실 와인 감별사들이라면 누구나 이해할 수 있는 내용이라 한다. 이러한 주장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소믈리에를 참고.
• 서구에는 다음과 같은 격언이 있다.
진리는 와인 속에 있다.
취중진담과 비슷한 의미라고 한다.
• 뱅쇼(Vin Chaud)라고 하는, 와인을 설탕, 계피, 레몬 등의 재료와 함께 따뜻하게 데워 마시는 음료가 있다. 와인 보관 온도 1, 2도 차이에도 예민하게 반응하는 애주가들은 와인을 끓인다니 무슨 짓거리냐고 펄쩍 뛸지도 모르지만, 술이라기보단 개봉한지 오래 되었거나 마시고 남은 와인을 적당히 모아서 만드는 건강식품으로, 북유럽과 독일, 프랑스에서 겨울에 몸을 따뜻하게 하기 위해 즐겨 마셨다. 참고로 와인을 데운다고 해도 물 끓이듯 팔팔 끓이는 것은 아니고 70-80도 정도로 은근히 가열하고, 은은한 알코올 향을 더하기 위해 마시기 전에 코냑이나 위스키를 몇 숟가락 더해 마셨다고 한다.
• 고양이용 와인이 따로 있다. 포도가 고양이에게 해로운지라 이게 없는 와인이 따로 있는 것. 알코올 또한 없다. 대신 캣닢이 있어서 고양이가 와인을 몇 번 핥짝 하면 캣닢에 취한 것과 비슷한 행동을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