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느리밥풀꽃 이야기
심한 시집살이에 허기진 며느리가 밥풀을 훔쳐먹다가 시어머니에게 맞아 죽은 뒤 꽃이 되었다는 설화.
식물유래담의 하나로 ‘밥풀나물의 유래’라고도 불린다. 구전설화로 부녀자들 사이에서 간간이 전해지고 있다.
옛날에 아주 못된 시어머니 밑에서 시집살이하던 며느리가 배가 몹시 고파 몰래 밥풀을 훔쳐먹었다. 이를 알게 된 시어머니가 음식을 훔쳐먹었다고 나무라면서 모진 매를 때렸다. 며느리는 매를 맞으면서, “음식이 아니라 요거예요.”라고 하면서 밥풀을 혀끝에 내밀면서 죽었다.
예로부터 시집살이는 많은 문학 작품의 소재로 쓰였다. 이 설화에서는 아들을 빼앗겼다고 생각하는 시어머니가 며느리에게 ‘밥[食]’ 한 톨조차 허락하지 않고 그녀를 죽이는데, 이는 인간 생활의 가장 기본적 욕구도 허락되지 않았던 당시 며느리들의 인생을 대변한다고 하겠다.
며느리밥풀꽃(정식 명칭은 꽃며느리밥풀)은 고부 사이라는 관계에 얽매여 아무런 대꾸조차 못 하던 며느리들의 한 많은 삶의 반영이다. 또한 붉은 입술에 하얀 밥알을 문 듯한 모습의 며느리밥풀꽃은 죽어서나마 자신의 억울한 사연을 이야기하고 그 원한을 풀려는 것으로, 원혼은 반드시 위로받아야 한다는 한국인의 인식도 담겨 있다.
그 혼이 밥풀나물이 되었는데, 낮은 산에서는 부끄러워 있지 못하고 깊은 산에만 나 있다고 한다. 이 설화는 밥풀나물의 모양에 관한 설명에 초점을 맞추어서 내용이 짜여져 있다.
이러한 시집살이설화는 시집살이민요와는 달리 견딜 수 없는 상황에서 동물 또는 식물로 변신하는 경우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시집살이민요와 이 유형 설화와의 비교도 더 검토될 필요가 있다.
진미령 - 하얀 민들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