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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더치페이 문화 [와리깡]

작성자사에지마|작성시간07.08.10|조회수694 목록 댓글 0

NJ생생 리포트

 

[일본의 더치페이 문화 ‘와리깡’] 2007.08.01

 

 

장마철이 지나고 도쿄에도 무더운 날씨가 계속되고 있다. 여러분들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지. 지난 달에는 필자의 생일이었다. 친한 친구들이 모여 축하를 해주는 건 우리나라와 비슷 하지만 역시 또 다른 점이 있다. 일본에서 두 번 째로 맞이했던 생일날의 일이다.

술집에서 즐겁게 놀고 난 후 계산을 하는데(전문학교 학생이었지만 대다수의 친구들이 아직 미성년자였다는 것은 비밀이다), 인원수대로 나누어서 자기 몫의 요금을 내고 생일을 맞은 필자의 몫은 모두 분담해서 계산해주는 것이었다.

우리나라였다면 생일을 맞은 사람이 한턱내는 것이 일반적이었을 텐데, 친구들에게 얻어먹으니 왠지 이득을 본 기분이었다. 이 이야기를 한국에 계신 어머니에게 하자 어머니의 말씀.

‘니가 좀 사지 그랬니?’

 

 

내가 먹은 건 내가 낸다 ‘와리깡’

 

언젠가 서울의 물가가 도쿄를 추월했다는 기사를 본 적이 있는데, 확실히 예전에 비해 일본의 물가는 크게 올랐다는 느낌이 들지 않는데 반해, 한국은 엄청나게 올랐다(엔화의 약세로 인해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지만)

간홀 한국에 가서 친구나 선배들을 만나면 외국에서 고생(?)한다며 밥을 사고, 술을 사주는데 한 번에 몇만원씩 나오는 걸 보면, 주로 얻어 먹는 입장으로서 상당히 미안하다.

아마도 이제는 일본의 더치페이 문화가 더 익숙하기 때문이리라.

많은 독자들이 이미 알고 있으리라 생각하지만 일본에서는 더치페이가 일반적이다. 더치페이는 일본어로 ‘와리깡(割り勘)’이라 하는데, 이것은 각자 자기 몫을 나누어 계산한다는 의미인 ‘와리마에칸죠(割前勘定)’의 준말이다.

‘식당에서 자신이 먹은 식사 값은 자신이 지불한다’ 이것은 아주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여러분이 일본에서 선배, 혹은 후배와 함께 밥을 먹었다고 하자. 식사가 끝난 후 계산을 할 때 점원이 ‘ご一緒でよろしいですか(같이 계산하시겠습니까?)’라고 묻는 다면 여러분은 보통의 일본인들처럼 ‘いや、別々で(아니요. 따로따로요)’라고 쉽게 대답할 수 있을까?

아마도 쉽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얻어먹거나’,‘사주는' 문화에 익숙해 있기 때문이다.

일본 생활을 하면서 어느 정도 더치페이에 익숙해져 있는 필자지만 한국에서 친구나 지인들이 오면 자연스럽게(?) ‘얻어먹거나’,‘사주게’된다. 왠지 더치페이란 말을 꺼내는 것 자체가 실례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인들은 다르다. 술자리에서도 마지막에는 요금을 인원수대로 정확히 나누어 계산한다 (카운터에서 계산기를 빌려와서 계산하는 모습도 종종 볼 수 있다). 왁자지껄하게 웃고 떠들다가도 돈을 낼 때는 계산기로 마지막 한자리까지 철저하게 계산하는 모습이 우리나라 사람들에게는 왠지 매정하게 느껴질지도 모르겠지만, 일본인들에게 있어서는 ‘지극히 일반적인’ 장면이다.

이 와리깡에 반대되는 말로 ‘おごる’가 있다. ‘おごるよ’하면 ‘내가 살게’정도가 될 텐데, 일본에서는 그리 쉽게 들을 수 있는 말은 아니다. 필자의 경우 친구들과 있을때 그나마 이 말을 자주 듣는 것 같다

 

‘腹減った~~(배고프다)’

‘なんか食べに行く?(뭐 먹으러 갈까?)’

‘じゃ、おごって(그럼 사줘)’

‘カップ麺なら、おごるよ(컵라면이면 사줄게)’

하지만 이런 농담이 아니라 일본인이 ‘おごるよ’라는 말을 한다면 꼭 고마움을 표현하도록 하자.

 

데이트 비용도 더치페이?

 

예전에 한 후배가 ‘일본여자들은 더치페이를 할 테니까 돈도 적게 들고 좋겠어요.’

라고 한 적이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데이트 비용은 대체로 남자가 많이 부담한다. 처음에는 좋은 마음에 돈 나가는 줄 모르지만 어느 순간부터 자금의 압박에 시달리는 남자들을 주위에서 많이 보았다. 필자의 후배도 그 중 하나였다. 그런 사람들에게 일본의 ‘와리깡’은 참으로 합리적이고 좋은 풍습이라고 느껴질 지도 모른다. 하지만 ‘와리깡’문화가 당연시되어 있는 일본에서도 예외는 있으니, 바로 남녀관계이다.

최근 일본의 한 포탈사이트에서 ‘데이트 비용은 누가 부담하는가?’라는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60%이상의 여성이 ‘상대(남성)’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의외인 점은 연령대가 낮아질 수록 ‘남자가 부담해야 한다’고 대답하는 비율이 높아졌다고.

양쪽 다 부담한다고 대답한 경우에도 ‘남자가 비교적 더 많이 무담한다’는 대답이 많았다고 한다. 아무리 ‘와리깡’이 보편화 되어 있는 일본이라 하더라도 남녀관계에 있어서는 우리나라와 별 다를 바 없다는 것을 보여주는 예라 하겠다.

재미있는 것은, 첫 데이트나 소개팅에서는 거의 90%에 육박하는 여성이 ‘남성이 부담해야 한다’고 대답한데 반해, 남성은 ‘마음에 든 여성일 경우에만 부담하고 싶다’고 대답한 사람이 60%나 되었다는 것. 이걸 보면, 마음에 들든 안 들든 일단은 남자가 내야한다고 생각하는 한국 남성이 여성의 마음을 더 잘 이해(?) 하고 있는 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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