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5년 마을인사캠페인을 하며 함께 하자고 제안했던 최수용 삼촌이 있었습니다.
찾아 뵙고 인사드릴 때 마다 인상쓰고 계셔서 처음엔 무서웠지만,
계속해서 찾아 뵙고 인사드리니 웃으시며 반겨주셨습니다.
그렇게 삼촌과 함께 캠페인을 진행했습니다.
주민들에게 캠페인의 취지에 대해 직접 설명해주시기도 하셨고,
캠페인을 홍보하기 위한 전단지를 나누어드리기도 했습니다.
적극적으로 참여해주셔서 항상 감사하다고 말씀드렸습니다.
"내가 뭐 한게 있다고~ 다 이선생님이 한거지, 난 그냥 옆에만 있었는데 뭘~"
항상 겸손한 모습이셨습니다.
어느날, 101동 계단 앞에 앉아 계신 삼춘을 보고 내려갔습니다.
"삼촌 오늘 날씨 너무 좋죠? 창문 밖을 잠깐 바라보고 있었는데 삼춘 앉아 계신 모습 보고 바로 내려왔어요. 저 잘했죠?"
"어디 갈 곳이 없어서 여기 앉아 있었는데, 이렇게 찾아와주니 나야 고맙지~"
잠깐 찾아 뵙고 인사만 드리려고 했는데,
삼촌과 대화를 하다보니 앉아서 30분을 이야기 나누었습니다.
합기도 사범 시절 학생들을 가르치던 이야기, 시골에서 텃밭 가꾸던 이야기, 서울에서 노점상 할 때 이야기, 중국집에서 2년간 일하며 배웠던 이야기 등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습니다. 먼저 묻지도 않았는데 삼촌께서 이야기 해주셨습니다. 마음을 쉽게 열지 못하셨던 삼촌께서 저에게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정말 감사했습니다.
요즘 요리에 관심이 생겼던터라 삼촌께 물었습니다.
"삼촌은 그럼 요리 잘하시겠어요~ 저는 요리를 잘 못해서 걱정이에요~"
"아이~ 나 요리 잘하지. 정말 잘하지. 나는 요리하는게 좋아. 다만 중화요리를 배웠기때문에 1인분이 아니라 많이 하는 것만 할줄 알아. 근데 그럼 뭐해~ 내가 혼자 다 어떻게 먹어."
요리 이야기를 한 번 더 말씀드렸더니 삼촌께서 너무 좋아하셨습니다. 마지막 말씀이 마음에 걸렸습니다.
"삼촌 요리 한 번 맛 보고 싶어요~ 너무 기대되요."
"정말? 안그래도 내가 이선생님 한 번 초대하고 싶었는데 혼자 사는 남자 집에 어떻게 초대해. 말도 못하고 있었는데"
"걱정마세요 삼촌. 그럼 제가 저희 직원이랑 삼촌이 해주시는 요리 먹으러 올게요~"
"아이~좋지. 좋아. 그럼 언제 올거야? 이선생님 시간 괜찮을 때 와~ 난 언제나 환영이야. 내가 맛있게 해줄게"
목요일 오전 10시, 삼촌께서 12시까지 오라고 전화주셨습니다.
그날을 계기로 동료 이은지 선생님과 함께 삼촌의 초대를 받아 점심식사를 하러 다녀왔습니다.
저희가 오기만을 기다리셨던 것처럼 삼촌께서 맛있는 잔치국수를 만들어 주셨습니다.
함께 식사하자고 했지만 삼촌은 요리 하는 것을 좋아하지만 먹지는 않는다고 하셨습니다.
기회가 된다면 검산 주공 1차 아파트 주민들에게 자장면 한 그릇씩 대접하고 싶다고 하셨습니다.
일반 중국집, 분식집 심지어 저희 어머니께서 해주신 잔치국수보다 국물이 더 맛있었습니다.
"삼촌 어떻게 이런 국물 맛이 나죠? 중국집보다 삼촌 잔치국수가 더 맛있어요. "
맛있게 먹는 우리를 보시고 삼촌께서 무척 흐뭇해하셨습니다.
식사를 마치자 삼촌께서 복숭아를 내주셨습니다.
"아래층 누님이 복숭아 조금 줬는데 이선생 온다고 해서 내가 안 먹고 남겨놨어."
"이선생님 맛있게 먹어줘서 고마워. 다음에 또 맛있는 요리 해줄게. 또 놀러와~ 매주 목요일에 와. 내가 요리 해줄게."
누구 하나 찾아오지 않았는데 작년 캠페인을 계기로 먼저 인사해줘서 고맙고,
이렇게 찾아와줘서 고맙다고 매주 목요일 점심식사에 초대해주시기로 하셨습니다.
오랜시간 꾸준히 찾아 뵙고 인사드리고 묻고 부탁드리고 감사드리니 이렇게 삼촌께서 마음을 열어주셨습니다. 앞으로 삼촌이 관계맺는 주민들이 많아질 수 있도록 돕고 싶습니다.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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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은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7.08 삼촌 요리 정말 맛있어요~ 경로식당 중화요리 특식으로 삼촌에게 부탁드리면 좋을 것 같아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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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정수현 작성시간 16.07.07 잘 하셨어요. 캠페인 사업을 구실로 사회사업하는 겁니다. 묻고 의논하고 부탁하여 함께 할 사람을 찾습니다. 마을캠페인 활동에 주민이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부탁합니다. 이번 캠페인 또한 기대가 커요. 캠페인 활동의 사회사업 깊이를 더 하는 기회로 삼기를 바랍니다. / 최수용 아저씨 어떤 분인지 얼굴을 보면 알 듯 한데, 궁금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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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은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7.08 과장님도 삼촌 얼굴 아실거에요~ 다음주에는 또 다른 아버님 댁에 방문하려고 해요~ 캠페인은 구실로 주민들이 주도적인 참여를 하실 수 있게 제안하는 방법을 터득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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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김태희 작성시간 16.07.08 오빠들이 항상 선생님과 수용 삼촌의 관계를 보고 그렇게 되고싶다고 하셨는데 역시 멋있어요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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답댓글 작성자이은정 작성자 본인 여부 작성자 작성시간 16.07.08 고마워~ 태희도 고점순 어머님과 그런 관계 맺을 수 있도록 응원할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