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사업가는 어디에 있든 무슨 일을 하든 사람 사이 관계를 돕고 더불어 살게 돕는 사람입니다. 사회복지를 모르는 시민들에게 남을 돕는 일이 나와 관계없게 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일상에서 사람을 배려하고 더불어 살아갈 수 있게 돕는 사람입니다.
그렇게 도우려면 사회사업가가 의도를 잘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일의 가치와 목적을 명확히 설명해야 합니다. 사회사업가가 어떤 가치와 철학으로 설명하는가에 따라, '불쌍한 사람을 돕는 일'이 될 수도 있고, '사람을 사람답게, 이웃과 인정이 소통되게' 할 수도 있습니다.
코로나 이전까지만 해도 복지기관마다 김장 사업을 했습니다. 대체로 수십 명의 자원봉사자가 대규모로 김치를 담그고 대상 가정에 김치를 배달하는 방식입니다. 한 번에 많은 양을 준비해야 100세대, 200세대, 500세대에 나눠 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나는 왜 안주냐!'며 받지 못하는 분들의 불만, 원망, 잔소리, 쓴소리, 욕설까지, 한 달 내내 고생하고도 욕이나 안 먹으면 다행입니다.
이 방식이 옳고 저 방식은 그르다고 단정 지어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을 돕는 사회사업가라면 문제 현상만 보고 도울 것이 아니라 인격 염치 자존심 사람다움을 생각하며 돕는 것이 중요합니다.
김제사회복지관은 2015년부터 김장 방식을 조금씩 바꿔 나가고 있습니다. 김장을 구실로 당사자를 세우고 지역사회 관계를 살리는 방식으로 변화해 가는 과정에 있습니다. 기존 방식을 하루아침에 바꾸기는 쉽지 않습니다. 당사자 또한 마찬가지입니다. 받는 것에 익숙해진 방식에서 하루아침에 주체적으로 참여하셔라 한다면?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2015년부터는 매년 김장 받는 대상 가정을 전 직원이 전수 조사부터 하고 진행합니다. 혹시 거동이 괜찮으시면 김장할 때 자기 입맛에 맞게 양념만 버무려서 가져가실 수 있겠는지 물었습니다. 2015년에는 대규모 김장 부스 일부를 직접 양념을 버무려 가져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그래서 제 기억에는 약 20~30세대가 직접 속을 바르고 가져가신 것으로 기억합니다.
2016년에는 전체 김장 지원 세대 중, 일부(마을 만들기 참여 중인 어르신)가 삼삼오오 가정에 모여 김치를 담갔습니다.
2017년에는 담당자가 의지를 갖고 추진했습니다. 전 직원이 200세대를 전수조사하여, 가정에서 삼삼오오 김치를 담그실 10개 그룹을 만들었습니다. 혼자 사는 어르신, 거동 불편한 어르신, 혼자 사는 중년 남성들이 모여 집에서 김치를 담글 수 있도록 주선했습니다. 1 모둠에 3~4가정이 모였으니, 약 30~40세대가 가정에서 김치를 담그셨고, 몸이 불편하여 김치를 담그기 어려운 가정 것까지 만들어 나누시게 했습니다.
올해도 그렇게 합니다.
김장을 구실로 당사자를 세우고 지역사회 관계를 살리는 김장 방식으로 진행합니다. 옆집, 윗집, 아랫집 이웃이 모여 김치를 함께 담급니다. 복지관에서는 최소한의 재료를 지원하고, 김장을 함께할 모둠끼리 십시일반 비용을 모아 재료를 사고 당신 입맛에 맞는 김치를 담급니다. 김장을 구실로 사람을 만나고, 사는 소식도 나누고, 자식 걱정, 건강 걱정, 서로 웃고 떠들며 정겹게 김치를 담그시는 모습을 상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