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아니면 된다는 생각
세상에 사람들은 정치적 입장이 다르고,
역사를 바라보는 시각도 각기 다르다.
어떤 이는 누군가를 위대한 지도자로 기억하고,
어떤 이는 같은 사람을 독재자며 살인자라고 기억한다.
평가는 각자의 자유다.
그러나 한 가지 분명한 것이 있다.
역사는 논쟁할 수 있지만,
인간의 고통은 조롱의 대상이 되어서는 안 되는 것이다.
누군가 폭력을 당했는데
나와 상관없는 일이다 하고 외면한다면
그 폭력은 그 자리에서 끝나지 않는다.
오늘은 남의 일이지만
내일은 내 일이 될 수도 있다.
힘이 없어 직접 막지 못하더라도
신고라도 하고 도움이라도 요청해야 한다.
편을 들어주거나 침묵 방관하는 것은
악을 더 키워주는 거름이 된다.
내 가족이 피해자가 아니라고 해서
억울하게 죽은 사람들을 조롱하거나,
유가족의 상처를 헤집어 놓는다면
그것은 인간으로서 해서는 안 될 일이다.
세월호 희생자든,
5·18 희생자든,
전쟁과 국가폭력의 희생자든,
정치적 입장이 무엇이든 간에
가족을 잃은 슬픔의 무게는 다르지가 않다.
내 부모가,
내 자식이,
내 형제가 그 자리에 있었다면
과연 지금과 같은 생각이나 말을 할 수 있을까.
사상과 신념의 자유는 있다.
무엇을 믿고 어떤 생각을 하든 개인의 자유다.
그러나 그 자유가
남의 상처를 조롱할 권리까지 주는 것은 아니다.
나에게 이익이 되었다고,
내 편이 저질렀다고,
내가 지지하는 사람이라고 해서
악을 외면하거나 정당화하는 순간
당신은 비열한 사람이 되는 것이다
역사를 평가하는 기준은 다를 수 있다.
하지만 사람의 목숨이 소중하다는 사실만은
좌우가 따로 없고,
진보와 보수가 따로 없다.
선을 행하지 못할 수도 있다.
용기가 부족할 수도 있다.
그러나 최소한 악을 찬양하거나 두둔해서는 안 된다.
내 가족이 아니니까 나만 아니면 돼.
이 말은 세상을 병들게 하는 가장 위험한 말 중 하나다.
우리가 외면한 악은
언젠가 더 큰 모습으로 돌아와
우리 자신이나 후손의 현관문을 두드리게 된다.
그래서 사람은 선을 지향해야 한다.
이것은 거창한 이념이 아니라
사람답게 살기 위한 최소한의 조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