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년의 쪽달
삼양동 산마루턱
비스듬히 앉은 슬래브집
마당에서
젖은 신발 속 우주가 걸어 나오고
옹골찬 하루의 수면 아래
툭 떨어진 홍시 하나
빈 뱃속에 슬픈 고봉밥을 짓는다
빨래골 실개천에는
혹 하나 달고 돌아온 정애 이모 이야기와
술주정으로 골목을 흔들던
김씨 이야기에
화들짝 놀란 방망이 부산하게
널을 뛴다
어른이 되면 엄마를 찾아가야지.
둥지를 떠난
비릿한 기억이 되살아나는 밤이면
바다로 간 여자를 떠올린다
아무도 모르게
문 하나 사이에 두고
덜 자란 유년의 쪽달을 잘라냈다
다시 기워
부적처럼 온몸에 두르고 잠들던 시간
이제 기워입던 쪽달은 벗어두고
엄마 무덤가에
풀 한 포기 뽑을 수 있으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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