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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 수필 시

무덤사이에서

작성자끔찍한 그녀|작성시간26.06.22|조회수18 목록 댓글 0

무덤사이에서
                 -박형준-

논과 밭 사이에 있는 우리나라 무덤들은 매혹적이다.
죽음을 격리시키지 않고 삶을 껴안고 있기에
둥글고 따스하게 노동에 지친 사람들의 영혼을 떠안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나라 봉분들은 밥그릇을 닮았다.
조상들은 죽어서 산 사람들을 먹여 살릴 밥을 한 상 차려놓은 것인가.
내가 찾아 헤메고 다니는 꽃과 같이 무덤이 있는 들녘
산 지와 죽은 자가 연결되어 있는
밥공기와 같은 삶의 정신.
푸르고 푸른 무덤이 저 들판에 나 있다.
찬 서리가 내릴수록 그 속에서 잎사귀들이 더 푸르듯이
내가 아직 인간의 언어를 몰랐을 때 나를 감싸던 신성함이 밭 가운데 숨 쉬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부산을 떨며 물가와 같은 기슭에서 놀고
농부들이 밭에서 일하다 새참을 먹으며
죽은 조상들과 후손들이 이야기를 나누던 저 무덤.
그들과 같이 노래하고 탄식하던 그 자취를 따라
내 생이 제 스스로를 삼키는 이 심연 속으로 천천히 걸어
내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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