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린이 좀 특이하지 않냐?
왜 핸드폰이 없어? 왜 맨날 혼자 다녀?
걔만 단톡방에 못 끼니까
우리끼리 팔짱 끼고 학원에 간다
우리끼리 떡볶이를 먹으러 간다
우리끼리 키링을 사고 인생 네 컷을 찍는다
우리는 초대 안 한 게 아니야
신나게 웃으며 헤어진다
잘 가 또 같이 놀자 내일 학원에서 봐
방과 후에 편의점에서 일하는 거
예린이가 말하지 말랬는데
우리라는 말 안에는
보이지 않는 금이 그려진 것 같다
기다란 가로등 그림자
예린이처럼 목이 길고 쓸쓸한 그림자
등 뒤에서 네 이름 부르면
깜짝 놀라 돌아보겠지 활짝 웃겠지
ㅡ 도넛을 나누는 기분 / 김소형 외 19명
시절 시집 ( 창비. 2025. 02)
다음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