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AFE

우리나라 시 소개

있는 그대로, 라는 말 / 손택수

작성자홍주(弘舟)|작성시간26.06.17|조회수10 목록 댓글 0

세상에서 제일 힘든 게 뭐냐면 있는 그대로더라

나이테를 보면서 연못의 파문을, 지문을,

턴테이블을, 높은음자리표와 자전거 바퀴를

연상하는 것도 좋으나

그도 결국은

나이테를 있는 그대로 보는 것만은 못하더라

누구는 아는 만큼 보인다고 했지만

평화 없이는 비둘기를 보지 못한다면

그보다 슬픈 일도 없지 

나무와 풀과 새의 있는 그대로로부터 나는 

얼마나 멀어졌나 

세상에서 제일 아픈게 뭐냐면,

너의 눈망울을 있는 그대로 더는

바라볼 수 없게 된 것이더라

나의 공부는 모두 외면을 위한 것이었는지

있는 그대로 , 참으로

아득하기만 한 말 

 

ㅡ 붉은빛이 여전합니까 / 손택수

     창비시선 440호 (2020.02)

다음검색
현재 게시글 추가 기능 열기

댓글

댓글 리스트
맨위로

카페 검색

카페 검색어 입력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