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의 빈 바다를 지키는 이는
막노동꾼 김 아무개이다
수도권 위성도시 뒷골목
불 꺼진 원룸
구석에 놓인 소주병
책상 위에 써놓은 시 수십 편
그는 어디에 갔을까
그 역시 젊었던 시절
연애도 했으리라
그러면 여자친구도 있었겠지
하지만 술을 더 사랑했으니
그녀는 훌쩍 떠났고
홀로 살아왔다
고달팠던 삶을 글로 썼지만
남들에게 알리기 싫어
혼자 움켜진 채
그만이 아는
허무의 빈 바다를 지키려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고 떠났다
ㅡ 허무의 빈 바다 : 김 ㅇㅇ의 유고시집 제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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