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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 (3) ㅡ 창작시

어디로 가 볼거나 / 김중일

작성자김중일|작성시간26.06.06|조회수13 목록 댓글 0

따뜻한 봄날
지하 마구간에서 자고 있는
늙은 애마녀석을 깨워 밖으로 내었다
 
수도권 고속도로가 막힐까
새벽부터 채찍질하여 벗어나니
마땅히 갈 곳이 없다
 
거문고를 안고 수 백 년 홀로 누워 있는
부안의 매창 누님께 가 볼거나
봄꽃이 만발하였는데 님이 안 오셨나
거문고 뜯는 소리 들리지 않네
 
보안면으로 옮긴 오랜 친구
목판화가 김억  작업실을 찾았건만 
갑갑한 마음은 여전히 열리지 않음은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인가
 
순창의 널따란 마구간에 녀석을 묶어놓고
인접한 금산여관 103호
 
이불속에 병든 심신을 넣어
밤새 이리저리 뒹굴였지만
상처는 아물지 않고 아리기만 더하고
 
여관 주인 *홍대빵은 제주여행 가고
언니가 타 주는 믹서커피의 달달한 맛은
나그네의 발길을 잠시 잡는다
 
애마 녀석에게 북쪽으로 가자 했으나
지하 마구간에 갇히기 싫은지 
자기 마음대로 달리네
 
녀석은 말 안 듣고
내 마음 나도 모르겠다
 
어디로 가 볼거나 
 
 
* 홍대빵 : 전북  순창에 있는 금산여관 주인의 애칭

                   

                                                      전북 순창의 금산여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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