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우라’(aura)는 원래 독일말에서 ‘미묘한 분위기’ 또는 의학용어로서 몸에 이상이 생기기 전에 나타나는 현상을 뜻하는 ‘전조’(前兆)라는 의미다.
독일의 철학가 발터 벤야민(Walter Benjamin:1892∼1940)의 예술이론으로, '예술작품에서 흉내낼 수 없는 고고한 분위기’라는 뜻으로 쓰기 시작하였다.
1934년 벤야민의 논문
《기술복제시대의 예술 작품 Das Kunstwerk im Zeitalter seiner Reproduzierbarkeit》에 등장한 예술 개념이다. 벤야민은 기술복제 시대의 예술작품에 일어난 결정적 변화를 '아우라의 붕괴'라고 정의하였다.
아우라는 유일한 원본에서만 나타나는 것이므로 사진이나 영화와 같이 복제되는 작품에는 아우라가 생겨날 수 없다고 하였다. 또 아우라는 종교 의식에서 기원하는 현상으로 "아무리 가까이 있더라도 먼 것의 일회적 현상(einmalige Erscheinung einer Ferne, so nah sie sein mag)"이라 정의하였다.
그러나 그는 르네상스 이후의 예술에서도 과거의 종교적 숭배가 세속적인 미의 숭배로 대체되었으므로 아우라가 존재한다고 보았다. 또 아우라는 예술작품의 원본이 지니는 시간과 공간에서의 유일한 현존성이 있어야 한다.
그러므로 사진이나 영화처럼 현존성이 결여된 작품은 아우라가 없다는 것이다. 독특한 거리감을 지닌 사물에서만 가능한 아우라는 복제품이나 대량생산된 상품에서는 경험될 수 없는 것이다. 벤야민은 《사진의 작은 역사 Kleine Geschichte der Photographie》《보들레르의 몇 가지 모티브에 관하여 ber einige Motive bei Baudelaire》에도 아우라에 대해 언급했는데, 이 두 논문에서도 현대사회에 일어난 지각 구조의 변화를 아우라 붕괴 현상으로 기술하였다. 그는 아우라가 극복해야 할 대상인지 아닌지에 대해 모호한 태도를 취했다. 그의 이론은 기술주의적 사고라는 비판을 받기도 하였다. 브레히트는 "모든 것이 신비주의일 따름이다. 유물론이 그런 식으로 소화될 수 있다니 놀랍다"라고 하였다. 브레히트는 예술의 역사적 변화를 아우라처럼 모호한 개념을 빌어 설명한다는 것은 벤야민이 신비주의적·신학적 경향을 극복하지 못했음을 뜻한다고 했다. 또 위르겐 하버마스도 《의식 비평인가 구제 비평인가》에서 아우라의 신비주의적·비의적 요소를 비판하였다.
우리 사회에서도 의학용어로서는 1994년 이전에 이미 쓰였을 것이고, 철학용어로서도 그전에 쓰이던 것이 언론 매체에 등장하면서 일반으로 퍼지기 시작했을 것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처럼 아우라라는 말은 벤야민이 예술 이론으로서 도입한 이래 '예술 작품 등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고고한 분위기'를 가리키는 단어로 사용되어온 것이다. 영어사전을 뒤적여보면 'aura'라는 말은 '(사람, 물체에서 발산하는) 매력, 기운', '독특한 분위기', '(심령학에서의) 영험한 기운', '(히스테리 등의) 전조' 등의 뜻도 갖고 있다.
이상의 내용을 검토해보면, aura라는 말은 바람, 분위기라는 뜻에서 독특한 분위기, 기운, 조짐 등의 뜻을 갖게 되었고, 이것이 예술 용어로도 활용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aura라는 말은 그리스어에서 유래한 것으로 보이며, 라틴어에서도 사용되는 말이었다.
라틴어 aura의 복수형은 aurae이기 때문에 오로라가 아우라의 복수형이라는 말은 성립하지 않는다. (영어에서도 오로라(aurora)는 그 자체로 단수형이다. 별개의 단어인 것이다.)
그리고 영미식으로는 aura를 '오라'라고 발음한다. 국어사전을 살펴보면, 예술 용어로서의 aura는 '아우라', 심령학 용어로서의 영험한 기운을 나타내는 말로서의 aura는 '오라'라고 해 놓았다.
어떤 표현을 쓰는 것이 더 적합할 지는 판단이 서지 않는데, 예술 이론 용어인 '아우라'보다는 심령학적 용어인 '오라'가 낫지 않겠는가 하고 조심스레 생각해본다.
오로라(aurora)
로마신화에서 여명의 여신을 가리키며, 그리스신화에서의 에오스(Eos)라고 한다.
그래서 영문학에서 aurora라는 말은 서광 내지는 여명이라는 뜻의 시어로 자주 사용되었으며, 이 말이 확대 이용되어 극지방의 초고층 대기에서 발생하는 발광현상으로 화려한 색상을 하늘에 수놓는 '극광'을 가리키는 데에도 사용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