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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동기들께 올립니다/정개룡

작성자무심거사|작성시간26.06.15|조회수28 목록 댓글 0


​사랑하고 존경하는 부산고등학교 19회 동기 여러분!
​까까머리 학창 시절, 낡은 책상을 물려 쓰며 교정을 누비고 호연지기를 기르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어느덧 세월은 무심히도 흘러 우리가 모교의 교문을 나선 지 60년이라는 기나긴 시간이 지났습니다. 이제는 백발이 성성하고 얼굴에는 세월의 훈장인 주름이 깊게 패어 구십을 바라보는 나이가 되었지만, 가슴 한구석에는 여전히 그 시절의 뜨거운 피가 흐르고 있음을 저는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동기 여러분, 다가오는 **10월 16일(금)부터 17일(토)**까지 1박 2일간, 우리는 단양 소노벨리조트에서 역사적인 ‘졸업 60주년 기념행사’를 개최합니다. 이번 행사는 특별히 부인들의 내조와 보살핌도 잠시 뒤로하고, 오직 우리 동기생들만이 모이는 자리입니다. 세상의 지위와 체면을 모두 내려놓고, 다시 10대 소년으로 돌아가 지난 60년의 희로애락을 나누며 우정을 확인하는 참으로 뜻깊은 축제의 장입니다.
​첫날 오후 5시부터 1층 연회장에서 열리는 공식 기념식과 축하행사를 시작으로, 둘째 날 오전 장회나루에서 출발하는 충주호 크루즈선 단체관광에 이르기까지, 서울동기회가 밤낮으로 고심하며 우리 모두가 만족할 만한 알찬 일정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 역사적인 60주년 행사에 서울에서만 무려 85명의 동기가 참석을 확정 지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미국, 캐나다, 호주,필리핀 등 머나먼 이국땅에서 십여 시간의 비행을 마다하지 않고 날아오는 동기들이 있으며, 포항, 울산, 제주도 등 전국 방방곡곡에서도 만사를 제쳐두고 달려오겠다고 합니다. 육신은 늙었어도 동기들을 향한 애틋한 그리움과 열정은 거리를 뛰어넘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우리의 본진이자 우리의 고향, 모교가 숨 쉬고 있는 부산의 참석자는 현재 단 29명에 불과합니다.
​물론 건강이 예전 같지 않아서, 무릎이 아파서, 혹은 각자의 피치 못할 사정들이 어찌 없겠습니까. 하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십시오. 우리가 언제 다시 이렇게 대규모로 모여 얼굴을 맞대고 그 옛날의 무용담을 나눌 수 있겠습니까.
​이번 졸업 60주년 행사는 어쩌면 우리 생애 가장 큰 규모로, 가장 많은 동기가 한자리에 모이는 마지막 전국구 축제가 될지도 모릅니다. 세월은 결코 우리를 기다려주지 않습니다. 훗날 "그때 단양에 갈 것을..." 하며 후회한들, 지나간 시간과 떠나간 동기들은 되돌릴 수 없습니다. 지금 걷고 움직일 수 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동기들의 손을 맞잡고 체온을 나누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사랑하는 부산 동기 여러분, 간곡히 호소합니다.
​10월 16일, 단양 소노벨리조트 1층 연회장을 우리 부산 동기들의 우렁찬 함성으로 가득 채워주십시오. 이튿날 충주호의 시원한 가을바람을 맞으며 크루즈선 위에서 어깨동무하고, 목청껏 부산고 교가를 불렀던 그 시절로 돌아가 봅시다. 아내의 잔소리도, 자식 걱정도, 세상의 무거운 짐도 모두 벗어던지고, 오직 '부산고 19회'라는 이름 하나로 뭉치는 이 찬란한 1박 2일에 여러분을 애타게 초대합니다.
​29명이라는 숫자는 결코 우리 부산 동기들의 진정한 모습이 아닙니다. 최소한 서울에서 오는 85명의 동기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환영할 수 있도록, 아직 망설이고 계신 동기 여러분은 지금 당장 참석의 결단을 내려주십시오. 부산의 저력을, 그리고 19회의 끈끈한 의리를 보여줍시다.
​여러분의 뜨거운 동기애를 믿습니다. 이번 가을, 단양에서 두 손 굳게 맞잡고 뜨거운 눈물을 흘릴 그날을 고대하며, 동기 여러분의 가정에 평안과 건강이 가득하기를 기원합니다.

​2026년 6월15일
부산고등학교 19회 동기회장 정개룡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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