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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호의 시

석류나무

작성자시와사람|작성시간10.08.12|조회수9 목록 댓글 0

석류나무




한 겨울에도 따스한 석류나무 가지는

봄마다 붉은 꽃을 피어주었습니다.


바람에 밀가루처럼 날려가 버린

풀밭 무성한 곳이 무덤인 그를

십 수년 전에 죽은 줄 알았습니다.


나무가 되고 싶었던

그가 심은 석류나무 서너 그루를

이사온 집 정원에 옮겨 심어놓고

오래 잊고 있었습니다.


새삼 이번 가을에 석류나무가 된

그를 바라보니

벌어진 채 씩 웃어주었습니다.


결국 제 살을 떼어주고

약술이 된 그는

병약한 나의 겨울을 걱정하고 있었습니다.

 

                               -시집 『함부로 성호를 긋다』(2004, 천년의시작) 37쪽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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