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꼬를 트다
한관식
수천의 올챙이가 웅덩이에서
햇볕에 갇혀
따락따락 목이 쉬도록 우는데
뒷다리로 온 힘을 다한 엄마 개구리
철삿줄 같은 발길질로 미친 물꼬를 터서
새 길을 열어 강섶에 당도하게 했다
낮은 곳으로 흐르는 강물과
키보다 껑충 뛰어오르는 가뭄과
고통 중에 고통인 목마름을 안
엄마 개구리의 눈은
힘겨운 노동 뒤라 더 튀어 나왔지만
수천의 올챙이가
평영 접영 배영 자유형으로
온 천지을 향해 강단있게 나가는 모습에
끔뻑거리면서 지켜 본 엄마 개구리
멀쩡하게 또 다른
자신의 길을 갈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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