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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이란 죄로 교실이란 감옥서 공부라는 벌을 받은 아이들에게

작성자정기자|작성시간12.01.31|조회수108 목록 댓글 0

학생이란 죄로 교실이란 감옥서 공부라는 벌 받은 아이들에게

 

학생이라는 죄로 학교라는 교도소에서 교실이라는 감옥에 갇혀 출석부라는 죄수 명단에 올라 교복이라는 죄수복을 입고 공부라는 벌을 받고 졸업이라는 석방을 기다린다.”
어느 날 어린 아이들이 눈사람을 만들며 부르던 노래다. 몇 학년이냐고 물어보았다. 눈 하나 깜짝하지 않고 3학년이라고 한다.

지금 대한민국에 왕따 봇물이 터진 듯하다. 그러나 아이들의 왕따 문제는 우리 사회의 총체적인 부실에서 나온 문제이지 학교에서만 일어나는 일이 아니다. 아이들에게 어른들이 지금 저지르고 있는 일들을 한번 생각해보자. 아이들에게서 빼앗아버린 것이 무엇인지 생각해보잔 말이다.

어렸을 때부터 우리는 아이들을 교육이라는 제도 속에, 공부라는 감옥에 가두어버렸다. 놀이를 빼앗아버린 것이다. 놀 줄 모르면 살 줄 모른다. 논다는 것은 상대를 인정할 때만 가능하다. 우리는 아이들에게 엄마하고 아빠하고 형제하고 친구들하고 노는 것도, 나무와 풀과 흙과 햇살과 물과 구름과 바람하고 노는 것도 다 빼앗아버렸다. 학교에 가두고 학원에 가두어두고 어른들은 놀랍게도 정답을 가르쳐주고 정답을 외우게 해서 한 개의 정답만이 맞다는 캄캄한 외통수 공부를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세상에 대해, 가족과 이웃에 대해, 자기들이 사는 세상에 대해 생각하고 고민하고 방황하는 인간들의 정상적인 활동을 무시해버리고 단 한 가지 정답만을 맞히게 하는 끔찍한 경쟁의 우리속에 아이들을 가두어버렸다. 아이들이 그 감옥 속에서 지금 짐승처럼 신음하고 있다.

 

우리가 언제 아이들의 고민을 들어본 적이 있는가? 우리가 언제 아이들에게 공부라는 말 말고 다른 말을 해본 적이 있는가? 스스로 자기 삶을 선택할 여지가 없이 꽉 막힌 감옥에 있다는 아이들의 말이 틀린 말인가? 하나를 알게 해서 열을 알게 하는 게 공부다. 아는 것이 인격이 되는 게 공부다. 그렇다면 인격이란 무엇인가? 관계를 깨닫는 것이다. 세상에 나만 있는 게 아니라는 것을 둘러보고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것들과 조화로운 세상을 만들어가는 과정 속에서 일어나는 갈등이 곧 인격이 된다. 아이들의 생각을 귀하고 소중하게 가꾸어주는 것이 공부다. 점수가 아니면 그 어떤 것도 용납을 하지 않는 어른들의 일방적인 가치가 아이들을 저렇게 길 없는 거친 황야로 내몰고 있다. 무너지고 있는 아이들의 영혼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정신이 번쩍 들고 등골이 서늘해진다. 나도 좋고 너도 좋아서 우리 모두 좋은 삶, 그게 사람 사는 세상이다. 어느 날 문득 인류대학에 합격하면 일생의 행복이 보장되는가? 행복은 가꾸어가는 것이지 문득 벼락을 맞는 것이 아니다. 행복을 모르는데 어찌 아이들이 행복을 찾고 창조하겠는가? 남을 누르고 남의 것을 빼앗는 게 공부가 아니라, 내 삶이 세상의 희망이 되고 내 행복을 세상에 보태는 일을 배우는 게 공부여야 한다.

 

아이들은 어른의 거울이다. 아이들이 하는 짓을 보면 어른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지를 똑똑하게 볼 수 있다.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돈을 벌면 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출세를 하면 되고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선거에 당선만 되면 된다는, 돈과 출세가 인간다운 삶의 모든 아름다운 가치를 집어 삼켜버린 이 짐승스러운 어른들의 삶이 그대로 아이들에게 교육되고 있다는 것을 우린 왜 잊고 있는가? 지금 자기가 살고 있는 하루를 생각해보라. 정상적인가? 인간다운가? 비겁하거나 비굴하지는 않는가? 모두들 제정신이 아닌데, 아이들보고 제정신을 갖고 살라고? 자기들은 옆으로 가면서 아이들더러 바르게 가라고? 부정과 부패가 일상화된 타락한 우리 사회를 들여다보라. 아이들도 귀가 있고 눈이 있다. 다만 어른들이 입을 막고 있을 뿐이다.

가정을 살려야 한다. 우리 가정들은 지금 정상이 아니다. 부모 노릇을 제대로 하고 있는지 생각들을 해보라. 부부의 정다운 일상을 보여준 적이 있는지 한번 곰곰이 생각해보라.

학교를 살려야 한다. 교사들은 싸늘한 직업인이 되어 가고 있다. 그렇지 않고서야 우리 아이들의 정신이 이렇게 급속도로 무너지고 있는데 이렇게 두 손을 놓고 있을 리가 없다. 우리 교육의 이 부실함이 모두 교사들의 책임만은 아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라. 어디서 우리 아이들이 무너지고 있는가를 교사들이 가장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교사들 스스로 학교가 감옥이라는 아이들의 말을 여러 가지로 해석해보라. 교육은 자기 교육이다. 가르치면서 동시에 배워야 한다. 그래야 감동이 일어나지 않겠는가? 감동 없는 교육은 죽은 교육이다. 교육의 뜻은 인간을 바로 바꾸고 가꾸는 것 아닌가?


가슴이 무너져버린 아이들의 앞에서, 어떻게 해볼 도리가 없는 상처받은 불쌍한 이 어린 영혼들 앞에서 나는 무릎을 꿇고 용서를 빌며 통곡하고 싶다. 가난이 약속된 땅은, 이런 사회는, 이런 나라는 나라가 아니다. 사람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데, ‘감옥을 부수자. 도대체 못할 게 뭐가 있는가? 우린 사람이다.

 

시인 김용택

 

- 상하이에듀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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